그의 핏발 선 눈동자에서 생리적인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기침을 할 때마다 입술 사이로 옅은 핏물이 섞여 나왔다.화상으로 식도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하지만 그는 바닥에 엎드려 컥컥거리면서도, 기어이 문을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크윽…… 하아, 하아…….”이헌의 입가에, 소름 끼치도록 처절하고도 다정한 미소가 떠올랐다.“안전, 합니다…… 아가씨.”피 섞인 침을 삼키며, 그가 불에 덴 목구멍을 억지로 쥐어짜 내어 속삭였다.“이제…… 조금, 식었을 것이니. 제발 이 문을 여시고…… 굶주린 배를 채워주십시오.”그것은 이 세상의 상식을 완벽하게 파괴하는 광경이었다.조선 팔도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드는 섭정이.자신의 심기를 거스른 자들을 주저 없이 도륙 내던 그 냉혈한 폭군이.방구석에 갇힌 계집 하나를 먹이기 위해, 스스로 기미상궁을 자처하며 제 입천장을 불태우고 피를 토하며 억지웃음을 짓고 있다.이 끔찍하고도 바보 같은 헌신 앞에서는, 어떠한 권력의 가식도, 사냥꾼의 얄팍한 수작도 성립할 수 없었다.‘……가짜가 아니야.’문틈을 쥐고 있던 서연의 손가락이 하얗게 질려갔다.그녀의 등골을 타고, 살을 에는 듯한 서늘한 한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이 남자의 광기는 겉치레가 아니었다.자신을 길들이려는 덫도, 굴복시키려는 협박도 아니었다.이것은 뼛속 깊은 곳부터 철저하게 망가져, 오직 자신의 숨결 하나에 영혼을 전부 저당 잡힌 미치광이의 완벽한 ‘진심’이었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