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치우지 못할까!”이른 아침부터 대군저의 앞마당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분노로 가득 찬 이헌의 고함 소리였다.“내 부인께서 거니실 길이다! 발끝에 채이는 돌멩이가 단 하나라도 보이면, 여기 있는 네놈들의 발목을 모조리 잘라버릴 것이다!”“사, 살려주시옵소서, 전하!”마당에 엎드린 수십 명의 하인들과 흑위대 병사들이 사색이 되어 흙바닥을 박박 쓸어내고 있었다.그들은 손끝이 부르트도록, 콩알만 한 자갈돌 하나까지 남김없이 주워 담으며 덜덜 떨었다.아주 미세한 요철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이헌은 눈에 핏발을 세운 채 그들의 빗자루질을 매섭게 감시하고 있었다.“…….”그 기괴한 소란을, 안채 마루에 선 서연이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아, 부인! 깨셨습니까!”서연의 기척을 느낀 이헌이 험악했던 얼굴을 순식간에 지우고, 꼬리를 흔드는 커다란 개처럼 다급히 달려왔다.“어찌 벌써 나오셨습니까. 찬 바람이 붑니다. 어서 방 안으로…….”“아침부터 마당에서 무슨 짓을 하시는 겝니까.”서연이 자신을 부축하려는 이헌의 손을 아주 미세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피하며 물었다.이헌의 커다란 손이 허공에서 갈 곳을 잃고 멈칫했다.그날 밤, 이헌이 낯선 이름 ‘지안’을 부르는 치명적인 실언을 내뱉은 이후.서연은 겉으로는 웃으며 그를 대했지만, 그녀가 뿜어내는 공기는 묘하게 싸늘하고 건조해져 있었다.맞닿은 체온 사이로, 보이지 않는 얇고 차가운 유리 벽이 세워진 것 같았다.그리고 이
Last Updated : 2026-09-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