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이 걱정스러운 듯 사색이 되어 서연의 뺨을 다정하고 조심스럽게 쓸어내렸다.서연은 그의 소름 끼치는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오히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신을 불안하게 내려다보는 그의 핏발 선 눈동자 가장 깊은 곳의 심연을 아주 집요하고 날카롭게 관찰했다.자, 껍데기인 나를 똑바로 보아라.당신은 지금 내 얼굴에서 대체 누구를 겹쳐 보고 있는가.“…….”찰나의 순간이었다.서연의 고운 턱선을 애틋하게 쓸어내리던 이헌의 시선이, 아주 미세하게 허공으로 흩어지며 초점을 잃었다.그의 텅 빈 눈동자 속에는, 명백하게 눈앞의 ‘서연’이 아닌, 전혀 다른 누군가의 환영이 기괴하게 덧씌워져 겹쳐 있었다.자신이 결코 닿을 수 없는 과거.자신이 단 한 번도 알지 못하는, 그가 죽였다던 그 가여운 정인 송지안의 모습.그 기만적이고 텅 빈, 소름 끼치게 이질적인 눈빛을 다시 한번 확실하게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서연은 스스로 가장 날카로운 비수를 들어, 자신의 심장을 갈기갈기 난도질하는 듯한 끔찍한 고통과 자괴감을 느꼈다.‘당신은 지금 나를 만지고 쓰다듬고 있으면서도, 단 한 순간도 온전한 나를 보고 있지 않구나.’서연은 파르르 떨리는 붉은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꽉 깨물고, 억지로 짐승의 구역질을 꿀꺽 씹어 삼켰다.“아닙니다.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저 찬 바람을 쐬었더니 조금 피곤할 뿐입니다.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서연이 이헌의 손을 잡아끌며 다정하게, 완벽한 아내의 얼굴로 방 안으로 이끌었다.그녀는 너무도 완벽하게 웃고 있었고, 너무도 완벽하게 그의 알량한 연극에 속아 넘어간 척 가증스럽게 연기하고 있었다.그날
Last Updated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