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회귀한 대군의 후회: Capítulo 21 - Capítul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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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족쇄가 된 구원(1)

 오후 내내 이헌은 대군저 별당에 머물며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과 씨름했다.서연을 사헌부와 형조의 마수에서 완벽하게 빼내기 위한 법적 절차.그것은 서연을 진안대군의 ‘전속 사노비(私奴婢)’로 공식 등록하는 일이었다.‘단 한 글자의 허점도 남겨선 안 된다.’이헌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역적의 핏줄인 서연을 관아가 아닌 대군의 사가로 귀속시키려면 율법의 미세한 틈새를 억지로 벌려야 했다.그는 조선의 노비 문건 양식을 현대식 소유권 이전 계약서만큼이나 촘촘하게 변형했다.[본 노비에 대한 모든 징벌과 생사여탈권은 오직 대군에게만 귀속되며, 타 기관의 감찰이나 양도는 절대 불가함.]탁.이헌은 붉은 인주를 묻힌 관인을 서류 마지막 장에 꾹 눌러 찍었다.이 종이 한 장이면 그 잘난 사헌부 대사헌조차 서연의 머리카락 한 올 건드릴 수 없게 된다.그때, 형조에서 파견 나온 서리가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 대군 자가. 하오나 역적의 핏줄은 본디 관노(官奴)로 속하게 되어 있사옵니다. 이를 사노비로 돌리는 것은 명백히 형조의 관할을 벗어나는…….”“형조의 관할?”이헌이 붓을 내려놓고 서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그 서늘한 시선에 서리는 흠칫 몸을 떨었다.“네놈이 형조판서의 지시를 받고 율법의 절차를 따지는 모양인데. 내가 그 절차를 몰라서 억지를 부리는 것 같으냐.”“그, 그것이 아니오라…….”“형조판서 그 늙은이가 지난달 이조참판의 노비를 뇌물로 받고 사적 장부에 몰래 올려둔 판례가 내 손에 있다. 관노를 사노비로 둔갑시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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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짐승의 맹종(1)

 짜악! 짝!살갗이 터지고 뼈가 울리는 기괴한 파열음이 서연의 고막을 잔혹하게 때렸다.방바닥에 엎드린 거구의 사내가 제 뺨을 미친 듯이 후려치고 있었다.입술이 터져 붉은 피가 튀고, 날카로운 턱선이 멍으로 얼룩졌지만 이헌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잘못했습니다. 제가, 제가 감히 당신을 울렸습니다.”이헌의 눈동자는 이미 반쯤 핀트가 나가 있었다.자신이 서연에게 쥐여준 완벽한 구원의 족쇄(노비 문서)가 그녀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이헌은 스스로를 징벌하듯 무자비하게 뺨을 내리쳤다.짜악!“그만…… 그만해!”서연은 양손으로 귀를 꽉 틀어막으며 비명을 질렀다.공포에 질린 그녀의 비명에, 그제야 이헌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그의 뺨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어올랐고, 턱을 타고 흐른 피가 마루 바닥을 붉게 적시고 있었다.“…….”이헌은 핏발 선 눈으로 서연의 덜덜 떨리는 작은 어깨를 올려다보았다.내가 또 그녀를 겁에 질리게 했다.그녀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망가지는 꼴조차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녀에게는 지독한 공포였다.이헌은 천천히 바닥에 엎드려 이마를 마루에 박았다.그리고 믿을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서연 아가씨.”갈라진 목소리 끝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비굴한 호칭이 매달려 있었다.“쇤네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아가씨의 심기를 어지럽힌 이놈을, 부디 찢어 죽여주시옵소서.”조선의 진안대군이.만조백관을 발밑에 두던 오만한 권력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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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짐승의 맹종(2)

 그의 숨소리, 그가 마루에 살갗을 비비는 소리 하나하나가 전부 수천 개의 바늘이 되어 온몸을 찌르는 것 같았다.이 끔찍한 긴장감과 감시 속에서 차라리 미쳐버리는 것이 빠를 것 같았다.“그만…….”서연의 입술 사이로 한계에 다다른 억눌린 비명이 새어 나왔다.그 작은 소리에, 바닥에 엎드려 있던 이헌이 번개처럼 상체를 일으켰다.“아가씨, 어디가 편찮으십니까.”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짐승의 눈동자.그 서늘하고도 맹목적인 시선을 마주한 순간, 서연의 안에서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이성의 끈이 툭 끊어졌다.“그만해! 제발 그만해!”서연이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 악을 썼다.“네가 내 발밑에 기어 다닌다고 내가 기뻐할 줄 알아?! 차라리 나를 죽여! 네 그 잘난 권력으로 내 목을 치라고! 왜 나를 이 숨 막히는 지옥에 가둬놓고 말려 죽이려는 거야!”피를 토하듯 쏟아내는 서연의 절규가 빗소리를 뚫고 처참하게 울렸다.자신을 고문하고, 농락하고, 끝내 껍데기만 남겨버리려는 이 악마의 잔혹한 놀음에 더는 놀아나고 싶지 않았다.“날 죽여! 죽여 달란 말이야!”서연은 방구석에 있던 화병을 집어 들어 이헌을 향해 사정없이 집어 던졌다.챙그랑!도자기가 이헌의 어깨를 맞고 산산조각이 났다.날카로운 파편이 그의 뺨을 스치며 붉은 피가 맺혔지만, 이헌은 피하지 않았다.아니, 오히려 그는 무릎을 꿇은 채로 미친 듯이 앞으로 기어 왔다.“아가씨, 제발, 제발……!”이헌은 문지방에 엎드려, 깨진 도자기 파편이 뒹구는 바닥에 이마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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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비틀린 성역(1)

 소신은 그 가르침에 따라, 역모의 잔당이 어찌 움직일지 그 여식을 미끼로 삼아 철저히 짓밟으려 하는 것이옵니다.”완벽한 궤변이었다.현대 법정에서 배심원들의 감성을 흔들며 교묘하게 논점을 흐리던 차태경의 특기.선대왕의 유훈이라는 거룩한 방패를 내세우자, 그를 애첩에 미친 색정광으로 몰아가려던 사헌부의 논리는 단숨에 패륜적인 불충으로 역전되었다.“또한.”이헌이 말을 이었다.“대군의 사유 재산인 사노비를 두고 국정을 논하는 것은, 전하의 하해와 같은 통치를 고작 계집 하나와 비교하며 깎아내리는 불경이옵니다. 사헌부가 어찌 이리 편협한 상소로 전하의 성심을 어지럽힌단 말이옵니까.”대사헌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왕 이도조차 이헌의 완벽한 수사학 앞에 말문이 막혀 헛기침만 내뱉었다.결국 편전을 뒤흔들던 탄핵의 불길은, 이헌의 날카로운 혀놀림 한 번에 허무하게 사그라졌다.---그 시각, 대군저의 마당.서연은 처소의 창문 틈으로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숨 막히는 정적을 깨고, 대문을 열어젖히며 이헌이 들어왔다.편전에서 대신들을 짓누르고 온 서늘한 기백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다.그의 등장에 가솔들이 혼비백산하며 길을 터주었다.이헌은 곤룡포를 휘날리며 성큼성큼 안채 쪽으로 다가왔다.서연은 창백해진 얼굴로 창문에서 뒤로 물러섰다.또 자신을 찾아와 그 기괴한 맹종을 바치려 할까 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런데 이헌의 발걸음이 안채 앞마당에서 뚝 멈추었다.그의 시선이 마당 한구석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땔감용 통나무들을 향했다.“이것들은 무엇이냐.”“아, 예! 겨울을 대비하여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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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합법적인 도륙(屠戮)(1)

 대군저의 은밀한 뒷마당.검은 무복을 입은 흑위대 무사들이 사내 하나를 거칠게 끌고 와 흙바닥에 무릎을 꿇렸다.포박된 채 발버둥 치는 사내는 형조 관아의 하급 관복을 입고 있었다.“대군 자가, 이놈이 어젯밤부터 대군저 담장을 기웃거리며 안채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사옵니다.”흑위대장의 보고에, 툇마루에 앉아 있던 이헌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그의 짙은 시선이 포박된 사내의 얼굴에 닿는 순간, 이헌의 턱관절이 일순간 딱딱하게 굳어졌다.형조 옥사의 옥졸.서연이 참수형을 기다리며 쓰러져 있던 그 끔찍한 지하 옥사에서, 낄낄거리며 그녀의 손톱을 뽑고 인두로 살갗을 지졌던 바로 그놈이었다.“살, 살려주시옵소서! 그저 대군저의 위용이 궁금하여 담 너머를 훔쳐본 것뿐이옵니다! 맹세코 다른 뜻은……!”옥졸이 사색이 되어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변명했다.이헌은 아무 말 없이 툇마루에서 내려와 옥졸의 앞까지 걸어갔다.그의 서늘한 시선이 옥졸의 투박하고 거친 두 손에 머물렀다.저 더러운 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손가락을 짓이겼다.당장이라도 허리춤의 검을 뽑아 저놈의 손목을 날려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이헌은 넓은 소매 자락 안에서 주먹을 꽉 말아 쥐며 살인적인 충동을 억눌렀다.‘단칼에 베어 죽이는 건 너무 가벼운 자비지.’사적인 복수로 피를 묻히면 사헌부의 쥐새끼들에게 꼬투리를 잡힐 뿐이다.이헌은 현대의 로펌에서 상대를 합법적으로 파멸시키던 그 서늘한 이성을 끌어올렸다.폭력보다 더 잔인하고 완벽한 도륙은, 언제나 율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법이다.“이놈의 소속이 형조 옥사라 하였느냐.”“예, 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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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합법적인 도륙(屠戮)(2)

 “들었는가? 형조의 그 옥졸 놈이…… 사지가 찢겨 죽었다네.”“대군 자가께서 직접 그놈의 장부를 털어 능지처참을 명하셨다지. 대체 어찌 그 숨겨진 장부를 단숨에 찾아내셨단 말인가.”“핏물 하나 안 묻히고 사람을 그리 도륙 내시다니, 진정 무서운 분이시네.”마당 한구석에서 덜덜 떨며 수군거리는 하인들의 목소리.굳게 닫힌 안채의 창호지 너머로, 서연은 그 끔찍한 대화를 숨죽여 듣고 있었다.‘형조의 옥졸…….’서연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그놈이었다. 자신의 손톱을 뽑으며 희열을 느끼던 그 끔찍한 고문 기술자.이헌이 그놈을 찾아내어, 사지를 찢어 죽였다.원수가 끔찍하게 죽었으니 속이 후련해야 마땅했다.하지만 서연의 온몸은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무서운 한기에 휩싸여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다.단순히 화가 나서 칼로 베어버린 것이 아니다.이헌은 그자의 과거를 파헤치고, 율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얽어매어, ‘합법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을 선사했다.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완벽한 법의 심판.그것은 서연이 지금껏 보아온 칼과 고문보다도 더 서늘했다. 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삶의 기반을 모조리 빼앗아 무너뜨리는, 바로 그 ‘악마의 방식’과 같았다.“하아…… 하아…….”서연은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채 숨을 헐떡였다.법을 무기 삼아 사람의 숨통을 가지고 노는 저 서늘한 지능.저 남자는 미치광이 폭군이기 이전에, 사람을 어떻게 부수어야 가장 완벽하게 부서지는지 아는 잔혹한 포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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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장막 너머의 맹수(1)

 ‘네놈이 그자보다 더 끔찍한 악귀야. 율법으로 사람을 찢어 발기며 웃는…… 넌, 악마야.’서연의 비수가 되어 날아든 그 한마디가 이헌의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그녀의 얼굴에 서려 있던 짙은 혐오와 경악은, 이헌에게 과거 송지안이 자신을 바라보던 마지막 눈빛을 떠올리게 했다.그것은 두 여인이 같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전생의 죄책감이 현재의 공포 위로 멋대로 덧씌운 잔혹한 기억이었다.이헌은 안채의 문을 닫고 나와 차가운 마루에 선 채, 제 얼굴을 거칠게 쓸어내렸다.자신이 무리했다.원수를 완벽하게 파멸시켜 주면, 그 치밀한 율법의 칼날이 그녀를 조금이라도 안심시킬 줄 알았다.하지만 자신이 피 냄새를 풍기며 다가가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는 생존을 위협받는 공포였다.이헌의 서늘한 시선이 마당에 엎드린 집사와 하인들을 향했다.“안채에 가림막을 설치하라. 당장.”“예? 가, 가림막이라 하시면…….”“천장부터 바닥까지 빈틈없이 가릴 수 있는 거대한 발과 병풍을 들여라. 방 한가운데를 완벽하게 가로막아야 한다.”집사는 영문을 몰라 눈을 굴렸지만, 이헌의 압도적인 기백에 눌려 즉각 목수와 하인들을 불러 모았다.수십 명의 하인이 안채로 불려 들어가 뚝딱이며 거대한 가림막을 설치하기 시작했다.서연은 구석에 웅크린 채 그 기괴한 공사를 덜덜 떨며 지켜보았다.이헌은 그들이 일하는 동안 안채에 단 한 발자국도 들이지 않고, 문지방 밖에서 서늘한 눈으로 지시만 내렸다.“빈틈이 없게 하라. 아가씨의 옥체에 티끌만 한 바람도 스치지 않도록 두꺼운 명주천을 덧대어라.”“예, 예! 자가!&rdquo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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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장막 너머의 맹수(2)

 과거 자신을 짓밟고 비웃었던 그 악마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이토록 끔찍하게 뒤틀린 맹견만이 남아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밤이 깊어갔다.자정이 지날 무렵, 바깥에서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들렸다.당직을 서던 흑위대장과 늙은 상궁이었다.“대, 대군 자가. 밤공기가 차갑사옵니다. 부디 침소에 드시옵소서.”“옥체에 한기가 들면 아니 되옵니다.”가림막 너머로 하인들의 속삭임이 들렸다.그러나 이헌의 대답은 벼락처럼 서늘하고 무자비했다.“입 닥치고 물러가라.”“하오나 자가…….”“내 목소리가 방 안으로 새어 들어가지 않게 하라 일렀다. 한 번만 더 아가씨의 단잠을 깨우는 소음을 낸다면, 네놈들의 혀를 뽑아버릴 것이다.”소름 끼치는 살기가 가림막을 넘어 서연의 피부에 닿았다.상궁과 무사들이 기겁하며 황급히 물러나는 소리가 들렸다.서연은 숨을 헐떡이며 이불을 꽉 쥐었다.자신에게는 벌벌 떨며 목숨을 구걸하면서, 밖을 향해서는 언제든 사람을 도륙 낼 수 있는 잔혹한 폭군.그 소름 끼치는 이중성이 그녀의 숨통을 더욱 질식하게 만들었다.서연은 침상에 몸을 눕혔지만 도저히 눈을 감을 수 없었다.시선은 오직 가림막에 맺힌 거대한 그림자에 고정되어 있었다.‘언제 돌아가는 거지.’자신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돌아갈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시간은 축시(丑時)를 넘어 인시(寅時)를 향해 가고 있는데도, 장막 너머의 그림자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바닥에 무릎을 꿇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그 기괴한 자세 그대로였다.마치 돌로 만든 석상처럼, 숨소리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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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완벽한 법적 감옥(1)

 서연의 손끝을 감싸고 있던 두꺼운 붕대가 조금씩 얇아지고 있었다.모진 고문으로 찢겼던 살갗은 궐내 최고 어의들의 처방 덕에 천천히 아물어갔다.하지만 육신의 상처가 회복될수록, 가림막 너머에 도사린 거대한 짐승을 향한 서연의 이성적인 공포는 더욱 예리하게 날을 세우고 있었다.그사이, 조정에서는 서연을 호시탐탐 노리는 훈구파 대신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진안대군을 무력으로 꺾을 수 없음을 깨달은 그들은, 권력의 방향을 틀어 율법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전하! 아무리 대군의 사가라 할지라도, 역모에 연좌된 핏줄을 사노비로 두는 것은 국가의 기강을 흔드는 일이옵니다!”편전 한가운데 엎드린 우의정이 피를 토하듯 상소를 올렸다.“이에, 대역 죄인의 연좌된 자들은 그 소유를 막론하고 모두 관아의 공노비(公奴婢)로 재배치하여 국가가 엄중히 감시해야 한다는 새로운 법안을 주청하옵니다!”명백히 서연을 겨냥한 표적 법안이었다.합법적인 절차로 법이 통과된다면, 아무리 진안대군이라도 서연을 관아로 내어줄 수밖에 없을 터였다.용상에 앉은 왕 이도가 무거운 침묵을 지키던 그때.“그 법안, 불가하옵니다.”편전의 육중한 문을 열고 이헌이 걸어 들어왔다.붉은 곤룡포 자락을 여유롭게 휘날리며 나타난 그의 입가에는 서늘하고도 오만한 조소가 걸려 있었다.“대군! 이것은 조정의 중대사를 논하는 자리요! 어찌하여 불가하단 말이오!”“우의정. 그대가 올린 법안은 명백히 이 나라 국법의 근간인 ‘사유재산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폭거이기 때문이오.”이헌의 입에서 나온 낯선 법리적 단어에 대신들의 얼굴이 일순간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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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완벽한 법적 감옥(2)

 대신들은 이헌의 압도적인 두뇌 앞에 완벽한 패배를 인정하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그날 오후, 대군저.가림막 너머에 웅크려 있던 서연의 귀로, 마당을 청소하던 하인들의 은밀한 속삭임이 흘러 들어왔다.“들었는가? 오늘 아침 편전에서, 대군 자가께서 우의정 대감을 율법 하나로 완벽하게 짓눌러버리셨다네.”“암, 듣고말고. 안채의 아가씨를 관아로 빼돌리려는 법안을, 무슨 재산권이니 소급이니 하는 무서운 법 논리로 원천 봉쇄하셨다지 않은가.”“글 한 줄로 만조백관의 입을 꿰매버리시다니, 진정 사람의 머리가 아니신 게지.”서연의 호흡이 일순간 멎었다.그녀의 붕대 감긴 두 손이 파르르 떨리며 이불깃을 꽉 움켜쥐었다.조정의 대신들이 자신을 끌어내기 위해 새로운 법까지 만들려 했다.하지만 이헌은 칼 한 번 뽑지 않고, 오직 율법의 조항과 논리만으로 그 거대한 국가 권력의 시도를 산산조각 내버렸다.‘법을…… 가지고 놀고 있어.’서연의 텅 빈 눈동자에 극심한 공포가 일렁였다.칼이 아니라 법과 권력으로 사람의 퇴로를 모조리 막아버리는, 지금 눈앞의 이헌이 선택한 바로 그 방식이었다.그는 언제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상대를 파멸시켰다.그런 그가, 이제는 조선의 율법을 제 입맛대로 비틀고 조립하며 자신을 가두는 완벽한 성벽을 세우고 있었다.드르륵.안채의 문이 열렸다.서연의 어깨가 강하게 튀어 올랐다.가림막 너머로, 붉은 곤룡포를 입은 거대한 짐승의 그림자가 스며들었다.이헌은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늘 그렇듯 차가운 마루 위에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밖에서 만조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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