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회군한 대군의 후회: Kabanata 11 - Kabanata 15

15 Kabanata

[11화] 지옥의 문이 열리다(1)

 끼이익!타이어가 주차장 바닥을 날카롭게 긁으며 거칠게 멈춰 섰다.태경은 차 문을 발로 차듯 열어젖히고 승강기를 향해 미친 듯이 내달렸다.“문 열어! 당장 열어!”펜트하우스 전용 승강기 버튼을 부서져라 내리쳤다.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층수가 올라가는 붉은색 숫자가 마치 시한폭탄의 타이머처럼 태경의 시야를 찔러댔다.띵동.문이 열리자마자 태경은 거실로 뛰쳐 들어갔다.넓은 거실 한가운데, 건장한 경호원 두 명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테라스 쪽을 향해 굳어 있었다.“대표님! 그게, 저희가 다가가려 했지만 사모님께서……!”태경은 경호원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테라스를 향해 내달렸다.활짝 열린 통유리창 너머로 매서운 고층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그리고 그 끄트머리.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는 아찔한 난간 위에, 지안이 서 있었다.“송지안.”태경의 입술 사이로 갈라진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그녀가 입고 있는 낡은 흰 셔츠 자락이 바람에 거칠게 나부끼고 있었다.한 발자국만 뒤로 디디면 까마득한 허공이었다.태경의 핏발 선 눈동자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거기서 뭐 하는 거야. 당장 내려와.”“…….”“내려오라고 했어! 송지안!”태경이 한 걸음 다가가려 하자, 지안의 발끝이 허공을 향해 반 뼘 뒤로 물러났다.“움직이지 마.”바람에 흩날리는 옅은 목소리였지만, 태경의 발걸음을 바닥에 못 박기에는 충분했다.지안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태경을 내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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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끝없는 추락, 그리고 이질적인 각성(1)

 빛이 들지 않는 펜트하우스의 넓은 거실.사방에 나뒹구는 고급 양주병들이 발끝에 채이며 탁한 소리를 냈다.태경은 카펫 위에 쓰러지듯 주저앉아 있었다.단정하게 빗어 넘겼던 머리칼은 헝클어진 지 오래였고, 날카롭던 턱선에는 수염이 까칠하게 자라 있었다.대한민국 최고의 승소율을 자랑하며 법정을 호령하던 에이스 변호사 차태경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의 핏발 선 시선은 오직 두 손에 쥐여진 낡은 종이 한 장에 고정되어 있었다.끝부분이 검붉게 말라붙은 유서.지안의 피가 묻은 종이였다.‘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너 같은 악마와 얽히지 않기를.’‘네가 평생, 내 피를 뒤집어쓰고 지옥에 살기를.’종이를 쥔 태경의 손마디가 하얗게 질리도록 잘게 떨렸다.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폐부가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끔찍한 통증이 밀려왔다.그녀의 짙은 피비린내가 여전히 코끝을 맴도는 것 같았다.“지안아…….”갈라진 목소리가 텅 빈 거실의 허공을 맴돌았다.대답은 없었다.태경은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어둠 속 저편에서, 낡은 하얀 셔츠를 입은 지안이 자신을 등지고 서 있는 환각이 보였다.태경은 홀린 듯이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났다.떨리는 손을 뻗었다. 닿을 것만 같았다.“지안아, 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하지만 허공을 가른 손끝에는 차가운 공기만이 흩어질 뿐이었다.환각이 사라진 자리엔 끝없는 적막만이 남았다.그녀가 없는 세상.어떤 완벽한 승소 판결문도, 천문학적인 액수의 수임료도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그저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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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끝없는 추락, 그리고 이질적인 각성(2)

 옥체에 아직 열이…….”“전부 다 나가라고 했다.”태경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법정에서 상대를 짓누르던 특유의 서늘한 기백.그 압도적인 살기에 눌린 자들은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고 황급히 뒷걸음질을 치며 방을 빠져나갔다.방 안에는 다시 완벽한 정적이 내려앉았다.태경은 두 손으로 관자놀이를 강하게 짚었다.그 순간, 머리가 깨질 듯한 극심한 두통과 함께 수많은 기억의 파편들이 뇌리에 강제로 꽂혀 들어왔다.‘진안대군 이헌.’가상 조선의 실세. 현 국왕의 이복동생.병권을 틀어쥐고 조정의 생사여탈권을 쥔 무소불위의 권력자.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숙청으로 정적들을 베어 넘긴 폭군 중의 폭군.현대의 변호사 차태경의 논리적인 두뇌가, 이헌의 기억을 스펀지처럼 빠르게 흡수하며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죽지 않았다.아니, 차태경의 육신은 바닥에 부딪혀 죽었을지 몰라도 영혼은 이 낯선 시대, 낯선 권력자의 몸에 완벽하게 안착했다.태경은 침상에서 내려와 맨발로 방 안을 걸었다.바닥의 서늘한 기운이 발바닥을 타고 올라오며 이 모든 것이 생생한 현실임을 증명했다.방 한쪽에 놓인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거울 속에는 흉터가 희미하게 남은 턱선, 날카롭고 서늘한 눈매를 가진 낯선 사내가 서 있었다.하지만 그 눈동자 속에는 분명 차태경의 지독한 절망과 독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어째서…….’태경의 주먹이 서서히 쥐어졌다.자신은 지옥으로 떨어져 마땅한 죄인이었다.그녀를 파멸시키고, 죽음으로 몰아넣은 악마.그런데 왜 형벌 대신 이토록 거대한 권력의 정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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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형조 옥사의 그림자, 다시 열린 지옥(1)

 옥방 안, 횃불의 희미한 빛이 쓰러진 여인의 얼굴을 비추었다.산발이 된 머리카락, 피와 흙먼지로 엉망이 된 창백한 뺨.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초점을 잃고 허공을 응시하는 텅 빈 눈동자.쿵.이헌의 심장이 벼락이라도 맞은 듯 무섭게 곤두박질쳤다.숨이 턱 막히고, 전신의 피가 차갑게 얼어붙는 것 같았다.‘……송지안.’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고문으로 찢긴 저 처참한 몰골은, 며칠 전 펜트하우스 베란다에서 자신을 서늘하게 내려다보며 투신하던 지안의 마지막 모습과 완벽하게 겹쳐졌다.같은 얼굴. 같은 눈빛. 그리고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그 지독한 절망까지.“문 열어.”이헌의 목소리가 짐승의 으르렁거림처럼 낮게 깔렸다.형조판서가 기겁하며 막아섰다.“자, 자가! 아니 되옵니다! 저 계집은 내일 참수형을 받을 대역 죄인이옵니다! 대군의 옥체에 부정한 기운이……!”“당장 열어라!!”이헌의 핏발 선 사자후가 옥사를 찢을 듯 울려 퍼졌다.그 압도적인 살기에 옥졸이 사시나무 떨듯 떨며 황급히 열쇠 꾸러미를 꺼내 자물쇠를 풀었다.끼이익.무거운 옥문이 열리자마자 이헌은 미친 듯이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그는 짚더미 위에 쓰러진 서연의 곁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값비싼 곤룡포가 더러운 흙바닥에 끌리는 것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지안아…… 지안아…….”이헌의 커다란 두 손이 허공에서 벌벌 떨렸다.감히 그녀의 피투성이가 된 몸에 손을 대지 못하고, 그는 서연의 얼굴 주위를 허우적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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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율법을 비트는 폭군(1)

 서늘한 아침 안개가 형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한양 도성 밖, 서소문 형장.거친 모래바닥 위로 무릎이 꿇린 서연은 텅 빈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피와 오물로 엉망이 된 소복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모진 고문으로 열 손가락의 손톱이 모두 빠지고, 살갗은 불에 지져져 감각조차 희미했다.하지만 서연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빨리 끝났으면.’그것이 그녀의 유일한 바람이었다.형조 옥사에 끌려온 뒤 줄곧 바라왔던 것처럼, 어서 이 끔찍한 숨통이 끊어지기만을 바랐다.“죄인 서연은 들으라!”단상 위에 앉은 판관이 근엄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읽어 내려갔다.“너는 옛 역모 사건의 잔당으로 몰린 죄인으로서, 국법에 따라 참수형에 처한다!”구경꾼들의 야유와 침 뱉는 소리가 사방에서 쏟아졌다.망나니가 비릿한 막걸리를 입에 머금고 번쩍이는 대도의 칼날 위로 뿜어냈다.푸우우-!허연 막걸리 거품이 칼등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자, 간다!”망나니가 기괴한 춤을 추며 칼을 높이 치켜들었다.서연은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칼날이 허공을 가르며 목덜미로 쏟아져 내리려는 찰나였다.“멈춰라!!!”형장을 뒤흔드는 거대한 사자후가 터져 나왔다.동시에, 다급한 말발굽 소리가 구경꾼들을 거칠게 밀치며 형장 한가운데로 난입했다.히이잉-!거대한 흑마가 앞발을 치켜들며 모래바람을 일으켰다.말등에서 가볍게 뛰어내린 사내의 모습에, 형장의 모든 사람의 숨이 멎었다.짙은 붉은색의 곤룡포.어깨와 가슴에 수놓아진 거대한 금빛 용 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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