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윽……!”서연이 질겁하며 제 목을 감싸 쥐고 몸을 둥글게 말았다.언제라도 이 끔찍한 사내가 다가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짐승처럼 찢어발길 것이라는 확신에 찬 방어 기제였다.이헌의 걸음이 허공에서 굳어버렸다.그는 서연의 피투성이가 된 맨발과, 공포로 점철된 작은 어깨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내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이 여자는 더 끔찍한 지옥을 맛보게 된다.나의 존재 자체가 그녀에게는 가장 잔인한 고문이다.“…….”이헌은 굳게 다물린 턱을 미세하게 떨었다.그는 더 이상 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대신, 닫힌 방문의 문지방 바로 바깥쪽.서연의 시선이 닿는 그 서늘한 마루 위에 멈춰 섰다.스윽.무거운 옷자락이 끌리는 소리와 함께, 이헌의 거대한 몸이 아래로 가라앉았다.“……?”침상 구석에 처박혀 있던 서연의 두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커졌다.조선의 실질적인 지배자.수만 명의 생사를 쥐고 흔드는 진안대군이, 천민으로 강등된 역적의 노비 방 문턱 너머에 스스로 무릎을 꿇고 앉은 것이다.이헌은 고개를 숙인 채, 서연이 있는 방 안을 향해 두 손을 바닥에 가지런히 모았다.그의 넓은 어깨가 눈에 띄게 수축되어 있었다.가장 낮고 비참한 자세.그것은 권력자의 조롱도, 위선도 아니었다.오직 자신이 곁에 다가가는 것조차 공포가 될 그녀를 위한, 철저하고도 맹목적인 복종이었다.“……떨지 마라.”이헌의 입술 사이로 갈라진 음성이 흘러나왔다.평소의 그 서늘하고 위압적인 대
Last Updated : 2026-07-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