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의 그 파격적이고 소름 끼치는 선언."조선에서 가장 비참하고 불쌍한, 껍데기만 남은 처참한 핏덩이 패잔병의 모습으로 도성에 기어 들어갈 것이다."그 단 한마디가 좁고 어두운 개인 군막 안의 공기를 무겁게 짓누르자.숨소리조차 죽이고 서연의 입술만을 바라보던 네 명의 신진 실학파 관료들은, 마치 거대한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 아연실색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마, 마마! 그게 대체 무슨 날벼락 같은 말씀이시옵니까……!”홍문관 수찬 김태윤이 덜덜 떨리는 피투성이 손으로 차가운 흙바닥을 짚으며, 사색이 되어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읍소했다.“저희가 이 안에서 아무리 치밀하고 영악한 덫을 짠다고 한들, 그것은 모두 도성 안의 수많은 백성들과 그들의 열광적인 여론을 등에 단단히 업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이옵니다!하오나 방금 마마의 말씀대로, 십만 대군을 모조리 저 척박한 북방으로 돌려보내고.마마와 섭정 전하께서 십만의 호위 병력조차 없이, 그저 상처투성이 패잔병의 몰골로 도성에 입성하신다면……!그것은 우리가 덫을 놓아 놈들을 사냥하기도 전에, 오히려 놈들이 쳐놓은 뱀소굴 한가운데로 우리 스스로 목을 길게 빼고 무방비 상태로 기어 들어가는 꼴이 아니옵니까!”김태윤의 피 토하는 듯한 절규에, 곁에 엎드려 있던 다른 관료들 역시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며 하나같이 피를 토하듯 서연의 끔찍한 결정을 극구 만류했다.“태윤의 말이 백번 천 번 지당하옵니다, 마마!우리가 아무리 훈구파 놈들의 방심을 교묘하게 유도한다 한들, 최소한 놈들의 갑작스러운 금군 기습을 막아낼 수천의 정예 병력은 전하 곁에 반드시 두어야만 하옵니다!어찌 그 끔찍한 뱀소굴에, 아무런 무력의 방패 하나 없이 맨몸으로 걸
Last Updated : 2026-10-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