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 등잔을 긴 막대 끝에 걸어 문 안으로 밀었다.불꽃은 꺼지지 않았지만 가장자리가 푸르게 변했다. 독성 가스가 즉시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어도, 백휘석 분진이 공기 중에 많이 떠 있다는 뜻이었다.검사단은 젖은 천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짧은 시간만 들어가기로 했다.철문 안쪽에는 정제 도구가 없었다.대신 의자 하나와 낮은 침상, 성력 주입관이 놓여 있었다. 벽면에는 열여섯 개의 유리함이 줄지어 있었고, 각 함에는 환자 번호와 투여 기록이 붙어 있었다.1번부터 16번까지.모두 사망으로 처리된 기록이었다.세레나는 가장 가까운 유리함부터 살폈다.정제소 노동자, 광산 인부, 치료사 견습생. 환자들의 직업과 나이는 달랐지만, 모두 불량 백휘석 노출 뒤 과도한 성력 주입을 받았다. 사망 원인은 신앙 부적합에 따른 성맥 붕괴라고 적혀 있었다.실제로는 독성 노출과 장기 손상, 반복된 고위 성력 사용의 결과였다.나디아가 열여섯 번째 함 앞에서 멈췄다.“여기는 기록이 비어 있어요.”환자 번호만 있었고 이름도, 처치 내용도 없었다.그 옆에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열일곱 번째 유리함이 놓여 있었다.빈 줄은 아니었다.세레나는 유리 표면의 얇은 종이를 읽었다.환자 17.신분: 북부군 최고 지휘권자.기저 상태: 전투 중 늑골 골절 및 내부 출혈 의심.투여 목적: 고농도 성력 안정제와 정제석 혼합물의 귀족 혈통 반응 확인.예정 대상자의 이름은 마지막 줄에 적혀 있었다.테오도르 칼베른.세레나는 유리함을 붙잡지 않았다.장갑 낀 손은 몸 옆에 그대로 내려 둔 채, 종이의 제조 번호와 투여 예정 시간을 확인했다.오늘 자정.군 약제관이 낮게 욕설을 삼켰다.“공작저로 보낸 상자가 이 물건이군.”세레나는 열일곱 번째 유리함 옆에 놓인 작은 상자를 발견했다.상자 안에는 테오도르에게 투여할 예정이었던 백휘석 주입액과 안정 패치, 그리고 환자 반응 기록지가 준비되어 있었다. 결과 항목에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증상들이 미리 적혀 있었다.
Last Updated : 2026-08-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