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디아는 다른 장부를 펼쳤다.폐기 예정 물품은 약제실 내부 창고에서 사라진 뒤, 세 곳으로 나뉘어 반출되어 있었다. 일부는 외곽 진료소, 일부는 성력 측정 시험장, 나머지는 군수품 보관소.마지막 항목을 읽던 세레나의 시선이 멈췄다.수령 기관에는 북부군 제3 야전의무대가 적혀 있었다.“칼베른 북부군에 보낼 물건입니까?”“그렇게 되어 있네요.”나디아가 장부를 가까이 당겼다.“수량은 백 상자. 안정 패치와 성력 증폭제가 함께 묶여 있어요.”“출고 예정일은요?”두 사람은 같은 줄의 끝을 확인했다.전날 새벽.이미 출고 완료 도장이 찍혀 있었다.세레나는 손끝으로 도장을 문지르지 않았다. 잉크가 완전히 마른 상태였다. 조작한 흔적도 당장 보이지 않았다.“칼베른 공작가의 보급대가 오늘 치료동에 들어왔습니다.”나디아가 말했다.“저 물건을 가져온 사람들이 아니라, 받으러 온 사람들일 수도 있겠네요.”“오늘 마차에 실려 있던 것은 천과 물통이었습니다. 약제 상자는 보이지 않았어요.”“그럼 다른 경로로 먼저 출발했거나, 아직 성전 군수 창고에 있을 수도 있고요.”세레나는 출고 담당자의 이름을 확인했다.서명은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흘려 썼고, 성전 군수 인장만 선명했다.“장부 사본을 만들어야 합니다.”“원본을 들고 나가면 바로 들킬 거예요.”나디아가 말했다.“베끼는 동안 누가 들어올 수도 있고요.”세레나는 약제함에서 얇은 모사지와 흑연을 꺼냈다.“전체를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제조 번호, 수량, 반출처, 날짜, 인장만 남기면 됩니다.”나디아는 문가에 귀를 댔다.복도에서는 약제사들이 저녁 재고를 확인하는 소리가 들렸다.세레나는 장부 위에 모사지를 놓고 필요한 줄만 빠르게 옮겼다. 힘을 너무 주면 원본에 흔적이 남을 수 있어 손가락을 일정하게 움직였다. 나디아는 그동안 세 시료를 각각 봉인해 다른 위치에 숨겼다.모사가 끝나자 세레나는 종이를 약제함 이중 바닥에 넣었다.“북부군에 알려야 합니다.”나디아가 물었다.“칼베른
Last Updated : 2026-07-3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