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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내 아래 너를 두고: Capítulo 151 - Capítulo 160

168 Capítulos

151화.

151화.며칠 뒤.M 호텔, 스위트 룸.툭!소파에 길게 누워있는 문율의 맨몸 위로 흰 봉투가 무겁게 떨어졌다.“웬 떡이야?”문율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봉투를 보고 몸을 빨딱 일으켜 앉으며 신난 얼굴을 했다.“웬 떡은. 용돈이야.”차애란이 벌어진 블라우스 단추를 채우며 말했다.“용돈? 나 또 뭐해야 해?”“네가 제일 잘하는 게 얼굴 아니겠어?”“내 얼굴 또 어디다 써먹게?”“베이비시터 하나 꼬셔 봐.”“뭐야, 이번엔 베이비시터야? 누나, 아무리 내가 아직 근신 기간이라지만 내가 베이비시터 꼬실 급은 아니잖아. 서운하게.”차애란은 입가를 비릿하게 올리더니 문율의 다리를 의자 삼아 마주 보고 앉았다.그러곤 문율의 뺨을 가볍게 툭, 툭. 쳤다.문율의 인상이 잘게 구겨졌다.“지금 찬물 더운물 가릴 때니?”“누나, 존심 상하게 뺨은 건들지 말자.”“정신 차려, 문율.”“뭔 소리야. 나 정신 말짱한데?”다시 뺨을 툭, 툭.“계열사는 날로 먹니? 놀고 있는 몸뚱이 좀 놀려.”“아이, 씨. 하지 말라니까. 그래서 어떻게 놀리면 돼?”문율을 자꾸 제 뺨을 치는 차애란이 못마땅했으나 계열사 얘기에 금세 얼굴색을 바꿨다.“봉투 두께 봐서 알겠지만, 꽤 넣었으니까 네 몸 아끼지 말고 써 봐.”“누나, 진짜 몸도 써?”문율의 눈동자가 의구심과 함께 해방감에 번득거렸다.그동안 차애란 밑에서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얼마나 힘들었었나.그래도 연예계에 있을 때는 중간중간 딴짓이라도 했지.이래저래 숨통이 꽉 막힌 상태에서 몸도 쓰라는 차애란의 말은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다.“뭐니, 너. 너무 티 나게 좋아한다?”“아이, 왜 또 그래 누나. 일이잖아. 일! 그것도 누나가 시키는 일! 베이비시터랑 끝까지 가더라도 다 연기라고, 연기!”문율이 차애란을 꼭 끌어안으며 주인한테 아양 떠는 개처럼 얼굴을 비벼댔다.“야, 얼굴 저리 치워. 이거 한정판 블라우스야.”“그래서 이렇게 부드럽구나. 누나 살결 같다.”기가 찬 표정을 짓던 차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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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화.

152화.연희동.가을 오후의 따가운 햇살이 거실 통창에 강렬하게 부딪혔다.점심을 먹고 낮잠에서 깨어난 여진은 1층과 연결된 정원으로 나갔다.그곳엔 이미 베이비시터와 별아가 있었다.별아는 피크닉 담요 위에 앉아, 앞에 놓인 원목 도구들을 만지작거렸다.소혜는 별아의 움직임에 맞게 추임새를 넣어주며 아이가 심심하지 않도록 놀아주었다.한데 그 모든 놀이 과정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번갈아 가며 사용했다.그 모습에 여진은 괜한 조바심이 일었다. 그녀가 서둘러 별아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파삭, 거리는 잔디 밟는 소리에 소혜가 고개를 뒤로 돌렸다.“나오셨어요.”상당히 사무적인 인사가 여진에게 향했다.“수고가 많아요. 소혜 씨.”여진은 일부러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았다.요 며칠 소혜를 지켜본 결과, 소혜는 정말 자신에게만 ‘선생님’ 소리를 듣고 있었다.서 씨 아주머니 말고도, 집 안 청소를 위해 정기적으로 오는 사용인이나 정원사도 ‘소혜 씨’라고 불렀다.무엇보다 여진이 소혜를 ‘선생님’이라고 부를 때 그녀의 얼굴에 만족감이 스치는 것을 여진은 분명히 보았다.여진은 저를 올려다보며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혜를 지나쳐 별아 앞에 앉았다.“우리 별아, 재밌어?”그러곤 나무 원목을 쌓아 올렸다.“엄마!”“그래 우리 별아, 엄마랑 성 만들까?”꽤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었다.여진은 저를 의식하는 소혜의 시선을 무시한 채 별아와 함께하는 놀이에 집중했다.얼마나 지났을까.별아가 졸린지 칭얼대기 시작했다.“우리 아기 졸려? 자, 엄마한테 와 봐.”여진이 별아에게 팔을 뻗어 아이를 안으려 할 때였다.이를 지켜보고 있던 소혜가 재빠르게 움직여 별아를 단숨에 안았다.여진은 황당한 얼굴로 소혜를 바라봤다.소혜는 여진을 쳐다보지도 않고 별아를 안은 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해를 등지고 일어섰기에 소혜의 표정이 정확히 보이진 않았다.하나 칭얼대던 별아가 소혜의 품에서 곧 안정을 찾는 것은 똑똑히 보였다.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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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화.

153화.준석은 밤 9시가 되어 퇴근했다.현관을 들어서는 준석을 소혜가 별아를 앉은 채로 반갑게 맞이했다.“오셨어요, 대표님.”“여진이는요?”준석이 별아를 향해 빙긋 웃고는 곧장 소혜에게 물었다.“저녁 식사 이후 1층엔 내려오지 않으셨어요.”“그래요?”준석의 얼굴에 금세 근심이 서렸다.“식사는 하셨나요?”소혜가 생글거리며 물었다.“먹었습니다. 소혜 씨는 식사했어요?”“네. 그런데 조금밖에 못 먹었어요.”조금밖에 못 먹다니.그럼 별아를 돌보는 데 지장이 있지 않나?준석은 평소 이런 대화를 소혜와 나눈 적은 없었다.식사를 했냐는 물음에 예의상 물어본 말이었다.한데 별아를 밤낮으로 돌보아야 하는 베이비시터가 식사를 잘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신경이 쓰였다.“어디 불편한 대라도 있나요?”“그건 아닌데…, 아무래도 사모님이 저를 싫어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아서요.”“여진이가 소혜 씨를 싫어한다고요?”“네. 오늘 오후에 별아가 제 품에서 자는데 굉장히 날카롭게 반응하시더라고요. 저는 제 일을 잘하려고 했던 것뿐인데 말이죠.”소혜의 얼굴에 억울한 기색이 역력했다.평소 소혜의 실력을 모르지 않은 준석은 여진의 반응에 잘 뻗은 눈썹을 좁혔다.“수고 많았어요, 소혜 씨. 밤에도 수고해 주고요.”“수고는요. 제 일인 걸요. 전 하루빨리 사모님이 건강을 되찾으시길 바랄 뿐이에요.”준석은 소혜의 말에 짧게 입가를 올리고는 마지막으로 별아의 뺨에 쪽, 뽀뽀했다.“잘자, 우리 딸.”“아빠!”“하하, 그래. 아빠야.”준석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거실을 울렸다.그때였다.“준석 씨.”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2층 계단 앞에서 여진이 준석을 불렀다.준석이 고개를 들어 여진을 바라봤다.“담소가 기네요.”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은 여자의 얼굴이 준석의 눈동자에 한가득 들어왔다.“지금 올라가려던 참이야.”준석은 여진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곧장 계단으로 향했다.여진은 별아를 안은 채로 저를 빤히 응시하는 소혜를 서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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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154화.“이거 놔요, 아파요.”준석은 아프다는 말에 짧게 한숨을 내쉬며 여진의 손목을 놓았다.“이 삼 일 내로 장모님 면회 날짜 잡을 거야.”“엄마… 면회를요?”엄마 이야기에 언제 날을 세웠냐는 듯 여진이 준석에게 바짝 다가섰다.그런 여자를 바라보며 준석이 입을 열었다.“그래. 그러니까 그때까진 소혜 씨 지금 이 스케줄대로 별아 돌보게 해. 장모님 면회 끝나면 다시 낮에만 근무하도록 조정하지. 소혜 씨도 나름 별아 케어한다고 수고가 많잖아. 당신 건강 생각해서 일부러 집에 상주하기로 한 거니까, 소혜 씨한테 싫은 티 내지 말고.”“…!”이건 또 무슨 소리지?싫은 티를 내지 말라니. 하!대체 베이비시터한테 무슨 얘기를 어떻게 들었길래 저런 말을 하는 거지?여진은 기가 막혔다.조금 전 1층에서 마치 단란한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여진의 속이 뒤틀렸었다.그리고 소혜가 준석을 향해 알게 모르게 풍기는 유혹의 향기를 여진은 여실히 느꼈다.한데 아무것도 모르는 차준석은 오히려 소혜를 두둔하고 나섰다.“지금 누가 누구한테 싫은 티를 냈다는 거죠?”여진은 억울함을 넘어 분노가 차올랐다.“당신이 소혜 씨 불편하게 생각하고 신경 쓰는 거 잘 알아. 그래서 나도 당신이 말한 조건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고.”노력이라니.당연히 지켜야 할 행동들을 준석은 노력이라고 말했다.“지난번에 소혜 씨한테 동영상 받아보는 거, 당신이 싫어해서 이젠 동영상도 받아보지 않고 있어. 귀가 시간이 늦고, 출근 시간이 빠른 내가 별아를 제대로 볼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그러니까 이제 내가 별아 돌본다고 했잖아요. 난 소혜 씨가 그만두길 바라요. 이제 정말 몸도 좋아졌어요. 그리고 그동안에 별아 키우면서 베이비시터 없이도 잘 키웠어요.”“그땐 내가 별아 존재를 몰랐을 때잖아. 지금은 달라. 어린아이처럼 왜 이러는지 모르겠군.”“준석 씨!”“당신이 자랄 때도 별아 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지 않았나? 입주 도우미에 때때마다 가정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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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화.

155화.여진은 기가 막히게 저의 약점을 파고드는 준석을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대답이 없다는 건, 내 말에 동의한다는 건가?”“생각할… 시간을 줘요.”“생각할 시간, 좋아. 장모님 면회 후, 당신 대답 듣기로 하지. 그때까지는 소혜 씨가 별아를 돌보는 것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길 바라. 당신 기분 여하로 인해 별아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갈지도 모르잖아. 아무리 프로패셔널한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게 사람 마음이니까.”여진도 준석이 걱정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 줄 모르지 않았다.그래서 소혜가 저에게 무례하게 굴어도 그녀의 행동을 곧장 지적하지 못했었다.소혜가 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에 있어서는 책임감이 강했고, 무엇보다 별아가 소혜를 잘 따랐다.그런 소혜를 그만두게 하는 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준석과 재결합.여진은 지금 이 상황을 전환 시킬 수 있는 열쇠를 가진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칠 뒤, 이천 HK 재활 병원.오늘은 호영의 퇴원 날이다.이준이 호영의 퇴원 수속을 밟기 위해 로비에 있는 수납처로 향했다.“퇴원 때문에 수납하려고 하는데요.”“환자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남호영이요.”직원이 키보드를 두드리더니, 고개를 갸웃했다.“남호영님 수납처리 되셨는데요.”“수납이 되었다고요? 아니, 누가요?”이준이 놀란 눈으로 직원에게 물었다.대체 누가 호영이의 병원비를 내준 거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직원이 이준의 질문에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옆의 직원에게 무어라 묻는 소리가 들렸다.그러더니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호영을 향해 입을 열었다.“정 실장님이 계산하셨다고 하네요.”“네?정 실장님이요?”“아, 죄송해요. 정성훈 실장님이요.”“정성훈이라면….”이준은 그제야 알아듣고 성훈을 떠올렸다.호영이 병원 생활을 하는 몇 주 동안 성훈과 꽤 가깝게 지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자신의 퇴근이 늦으면 성훈이 종종 호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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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화.

156화.여진이 이천을 떠난 뒤, 희주를 통해 차준석이 윤여진의 전남편이라는 사실과 별아의 친아빠라는 사실을 확인받았었다.하나 두 사람의 이혼 사유에 대해서는 굳이 묻지 않았다. 희주 또한 그 부분은 말해주지도 않았다.자신이 알고 지냈던 여진이 재벌 집 사모님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긴 했으나, 여진이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대표님, 제가 VIP 병실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병원장이 준석과 발맞춰 걸으며 말했다.“장모님 컨디션은 어떠신가요?”준석이 잔뜩 긴장한 채 걷고 있는 여진을 신경 쓰며 병원장에게 물었다.“나날이 좋아지고 계십니다. 회진 때 뵙고 왔는데 모든 수치가 정상입니다.”“다행이네요.”여진은 두 사람의 대화를 숨죽인 채로 듣고 있었다.나날이 좋아지고 있다는 병원장의 말에 속으로 무척 기뻐하면서도 엄마가… 날, 반길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그때 준석이 여진의 어깨를 팔로 감싸며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걱정하지 마. 장모님이 당신 보고 반기실 테니까.”여진은 놀란 눈으로 준석을 올려다보았다.마치 제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조금 빨리 걸을까? 당신을 쳐다보는 눈이 상당히 거슬리는군.”여진은 준석의 말에 발걸음을 빨리했다.이준은 병원 관계자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여진을 구경하듯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차준석이라는 남자는 사방에 눈이 달렸는지 복잡한 로비에서도 저를 알아보고는 사납게 눈을 번득이며 지나갔다.“…!”그의 눈빛에 이준은 흠칫 놀라며 마른침을 꿀꺽 삼켜야 했다.***이정희의 입원실 앞에는 성훈과 몇 명의 가드가 준석과 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성훈은 준석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일부러 문 앞에 나와 대기했다.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건 사람은 호영이였다.병원 생활을 하며 호영과 가까워진 성훈은 언젠가 핸드폰 번호를 주고받았었다.성훈은 지난번 설렁탕집에서 만남 이외에도 종종 호영을 챙겼다.어젯밤에도 호영을 만났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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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화.

157화.철컥.VIP 병실 문이 열렸다.여진은 VIP 병실 내부를 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눈가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최고급 아파트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병실은 창문 안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은은하게 병실을 비추고 있었다.기존에 엄마가 있던 요양병원과는 차원이 다른 안락함과 고급스러움이 물씬 묻어나는 병실이었다.이런 곳에서 엄마가 편히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여진은 안도감과 함께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거실을 지나자 오른편에 오픈된 환자용 침실이 보였다.여진은 아직 엄마 얼굴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 서서 깊게 심호흡했다.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준석은 안쓰러움과 함께 그동안 착하고 여린 딸을 이용하고 외면한 장모에 대해 괘씸한 마음이 올라왔다.모든 지원을 끊고 나 몰라라 하고 싶은 상대지만, 여진의 엄마가 아닌가.마음 약한 이 여자는 이혼 후 제 가족이 겪은 일들에 바보처럼 죄책감을 껴안고 살았다.내 여자가 그런 쓸데없는 감정에 놀아나길 준석은 바라지 않았다.처가의 꼴사나운 진상 짓은 앞으로 자신이 감당하면 될 일이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었다.“장모님이 기다리시겠군. 어서 가봐.”준석이 여진의 등에 손을 대며 말했다.여진은 침을 한번 꼴깍 삼키고는 엄마에게 발걸음을 옮겼다.이정희는 천장을 바라본 채 누워있었다.병실을 들어선 발걸음 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외로 틀었다.여진이 저를 향해 걸어오는 게 보였다.“여진아.”“…!”엄마의 불음에 여진은 순간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일 년이 넘도록 듣지 못한 엄마의 목소리였다.“어, 엄마….”여진은 간신히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내며 엄마 앞에 다다랐다.끝없이 흐르는 눈물로 그녀의 시야가 희뿌옇게 흐려져 갔다.“울기는, 왜 우니. 어린애처럼. 누가 죽은 것도 아닌데.”이정희는 여진을 보자마자 질질 짜는 딸을 못마땅해하며 타박했다.“아, 죄송해요. 엄마.”여진은 얼른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냈다.그때 여진의 뒤에서 눈을 부라리고 서 있는 준석이 이정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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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화.

158화.엄마가 제 손을 잡아주다니…!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엄마의 손이 닿았다. 꿈속에선 노가 들려있던 손이 아니었나.“여진아, 네가 저지른 실수 다 덮어주고 이혼한 와이프 집 챙기는 사람, 이 세상에 눈을 씻고 봐도 없어. 우리 차 서방이 유일하지. 그러니 차 서방한테 잘하렴. 엄마가 바라는 건 그것밖에 없어.”그래야 우리 집안이 살고, 우리 태성이가 살아.“아…, 네.”준석이 더는 이정희의 말을 듣고 있기가 거북해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장모님, 피곤하실 텐데 저희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그래, 그래. 어서 가게 차 서방. 바쁜 사람 내가 너무 오래 붙잡았어. 나도 좀 있다가 재활 치료받아야 해.”이정희는 자신이 보일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여진은 오랜만엔 본 엄마와 이렇게 빨리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웠으나,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다음을 기약했다.“엄마, 또 올게요.”“서울에서 여기가 가까운 것도 아닌데, 됐어.”이정희 말에 준석이 다시금 눈을 가늘게 떴다.“아, 그, 그래. 또 오렴. 난 너 힘들까 봐 그러지.”“오기 전에 연락드리고 올게요.”“그래, 차 서방 기다리는데, 어서 가렴.”“네.”여진의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준석이 망설임 없이 먼저 몸을 돌렸다.그의 넓은 등에 시선을 두며 여진이 그 뒤를 따랐다.오늘따라 그의 등이 참 든든해 보였다.***이천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점심을 먹기 위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렀다.레스토랑 지배인이 준석이 예약해 놓은 프라이빗 룸으로 두 사람을 안내했다.지배인이 나가자 준석이 말했다.“코스 요리로 주문해 놨는데 괜찮지?”“네, 상관없어요.”“아침도 안 먹어서 빈속일 텐데 점심은 좀 먹었으면 좋겠는데.”“그럴게요. 나도 배고팠던 참이에요.”여진은 오늘 엄마를 만날 생각에 잔뜩 긴장해 아침도 거른 상태였다.면회를 끝내고 이천을 벗어나니, 그제야 속이 허함을 느꼈다.준석은 여진의 대답에 만족해하며 물 잔을 들어 입을 축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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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화.

159화.미국에 있었던 그가 제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보육원 원장과 접촉했다는 말이었다.그렇다는 건 차준석이 저에게 관심을 가진 시기가 그보다 훨씬 전이라는 뜻.HK 그룹 후계자 차준석이 쓰러져 가는 기업인 금성 산업의 딸인 저에게 청혼했을 때, 의아하긴 했었다.하나 그때 여진은 막 대학을 졸업해 세상 물정을 알기엔 어린 나이였다.자신이 짝사랑했던 차준석과 결혼한다는 사실에 도취 돼 주변에서 갖는 모든 의문은 그녀의 관심 밖이었다.그리고 이어진 금성 산업의 회생과 만인이 질투할 만큼 행복했던 결혼 생활.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엄청난 행운을 운명이라 믿으며 의심하지 않았던 결혼의 과정.그 순진했던 결과물의 말로가 종국엔 이혼이었다.“그래서 결정은 내렸나?”“무슨 결정이요?”“우리 재결합 말이야.”“아, 미안해요. 좀 놀라서… 잠시 잊었어요.”“당신이 고등학교 시절, 우리 파티에서 만난 적이 있었지. 기억나?”“…네, 기억나요.”탄산수를 마시며 눈이 마주쳤던 그때가 현재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그때부터였어. 내가 당신을 마음에 담은 게. 당신이 그때 고등학생이라 다가가지 않았을 뿐이야.”“모, 몰랐어요.”“당연하지. 남자의 눈빛을 읽기엔 너무도 어린 햇병아리 여자 아이였으니까.”준석은 더는 말을 아끼며 제 찻잔에 연녹색의 차를 따랐다.그러곤 단숨에 꿀꺽 마셔 넘겼다.마시는 속도와 다르게 조용히 빈 찻잔을 내려놓은 그가 여진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차가 식기 전에 대답해 줬으면 해.”그의 시선이 연녹색 차가 채워진 여진의 찻잔에 닿았다.여진은 준석이 재결합에 대한 대답을 재촉하고 있음을 알았다.너무 뜨거운 물에 우려진 차는 떫기 마련이었다. 그에 반해 적당히 따뜻한 물에서 우려 난 차는 단맛이 났다.여진은 제가 만든 찻잔에 담긴 연녹색 차를 가만히 응시했다.떫은맛일까, 단맛일까….여진은 맑은 찻물에 시선을 고정한 채 이혼 후, 절망감에 몸부림쳤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홀로 별아를 출산하고 아등바등 키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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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화.

160화.베이비시터에 대해서는 철저히 공적인 처사일 뿐 사적인 어떤 감정도 없어 보였으니까.여진은 그때 깨달았다.자신이 잃을 것에 초점을 두고 정작 얻을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하루라도 빨리 베이비시터가 연희동 집에서 나가야 그녀가 온전히 별아를 돌볼 수 있었다.더는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그 약속, 꼭 지켜요.”“내가 딸을 두고 헛소리할 사람은 아니잖아. 날, 그렇게 모르나.”그러게요. 내가 당신을 잘 알았다면, 우리가 이혼했을까요.여진은 차마 뱉지 못할 말을 삼키며 결심한 듯 찻잔을 들었다.떫은지, 단지 모를 오묘한 맛이 그녀의 입안을 휘감더니 목구멍을 타고 느리게 스며들었다.여진의 찻잔이 흔들림 없이 받침에 닿았다.준석의 시선이 여진의 손끝을 지나 그녀의 얼굴로 향했다.조금은 상기된 남자의 얼굴을 바로 보며 여진이 찻물로 젖은 입술을 열었다.“재결합해요, 우리.”준석의 눈이 보기 드물게 호선을 그렸다.***같은 시각, 연희동.유모차에 별아를 태우고 빌라 단지를 산책하던 소혜는 제 앞을 가로막는 남자로 인해 걸음을 멈췄다.“아기가 너무 예쁘네요. 엄마를 닮았나 봅니다.”지나치게 준수한 외모에 장대한 외형을 가진 남자였다.“누구… 신가요?”“설마, 저를 모르세요?”남자는 꽤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어디서 많이 봤는데….소혜는 낯익은 남자를 떠올리려 했으나 정확하지 않은 기억으로 지레짐작 하고 싶지 않았다.“네, 잘 모르겠는데요.”“아, 그러시구나. 그럼, 이웃사촌으로 하죠.”서글서글한 얼굴에 서린 미소가 아름답다고 여겨질 정도로 남자는 흰 치아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그 미소에 소혜의 심장이 느닷없이 두근거렸다.이웃사촌이라는 남자는 유모차에 탄 별아와 눈높이를 맞추며 몸을 수그리더니, 커다란 손을 펴 제 얼굴을 가렸다. 이내,“까꿍! 까꿍!”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폈다 하며 까꿍 놀이를 했다.그 행동에 별아가 낯을 가리지 않고 ‘까르르’ 웃으며 반응했다.소혜는 스스럼없는 남자의 행동에 잠시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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