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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아래 너를 두고: Chapter 161 - Chapter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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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화.

161화.그저 그런 남자가 저런 행동을 했다면 소름이 와르르 돋을 일이었으나, 이웃사촌이라는 남자는 워낙 준수했다.소혜는 은근히 올라오는 살랑거림에 잠시 딴생각을 했다.“맘마!”별아의 옹알이에 소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시간을 확인했다.어느새 별아가 오후 간식을 먹을 시간이었다.소혜는 제 포켓에 들어있는 명함을 한번 만지고는 유모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 손에 잡힌 명함이 상당히 매끈하고 두꺼웠다.그녀가 궁금함에 명함을 꺼냈다.[ JSB 파이넨셜 홀딩스본부장 문율 ]문율?아! 어쩐지! 어디서 본 것 같더라니!소혜는 한때 연예계 쪽에서 주가를 바짝 올렸다 추락한 문율을 기억했다.문율의 성폭행 사건이 대두되었을 때 소혜는 유학 중이었다.그녀는 정, 재계 쪽엔 관심이 상당했으나 연예인 쪽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하나 그 당시 포털 사이트의 메인을 도배했던 사건이었기에 얼핏 기억이 있었다.어쩐지 눈이 절로 갈 정도로 잘 생겼더라니.‘너무 예뻐서. 꼭 연락해요.’소혜는 저를 향해 플러팅을 대놓고 날린 문율을 떠올리며 조소했으나, 그의 명함은 버리지 않았다.***몇 시간 뒤, 저녁.준석이 서재 소파에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소혜와 마주 보고 앉았다.평소처럼 별아에 대한 보고를 마친 소혜는 바른 자세로 준석의 지시를 기다렸다.한데 그녀의 표정이 평소 같지 않게 서늘함이 묻어났다.그것을 알 리 없는 준석은 테블릿에 기록된 별아의 일과를 살피다 의문스러운 것을 발견했다.별아의 오후 산책 시간에 적혀 있는 특이 사항이었다.*빌라 단지에 사는 이웃사촌을 만남 / 남성이웃사촌이라.연희동 빌라는 정, 재계에서 이름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지만 워낙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아닌가.친근하게 이웃사촌 할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비지니스 파트너면 모를까. 더욱이 남자라니.“누구였나요?”“네? 누구를 말씀하시나요?”앞뒤 없는 질문에 서늘함을 풍기고 있던 소혜가 표정을 갈무리하며 반문했다.“여기, 이웃사촌 말입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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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화.

162화.준석이 평소보단 긴장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소혜를 보며 입을 열었다.“이번 달 말까지 근무죠?”“…네.”“그동안 고마웠어요. 앞으로 남은 기간도 별아, 잘 부탁합니다.”“걱정하지 마세요. 별아 양과 곧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벌써 서운하긴 하지만 사모님께서 건강을 회복하셨다는 게 더 기뻐요. 두 분, 재결합하신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축하드려요.”“아, 비서실에서 그런 소식까지 전했나 보네요.”여진과 재결합 얘기가 베이비시터한테 들어갔다는 사실에 준석은 마땅치 않았다.하긴 갑자기 그만두어야 하는 소혜를 이해시키기 위해선 필요한 말이기도 했다.어차피 얼마 지나지 않아 재결합 기사는 경제지에 실린 내용이기도 했고.“그럼 별아 양은 언제부터… 사모님과 함께 자게 되나요?”물어오는 소혜의 표정에 서운함이 가득했다.“곧장은 아니고 시간을 두고 2층으로 데려올 생각이에요. 아직 아내가 안정을 더 취했으면 해서.”“…!”아내라니…!그동안 제 앞에서 여진이가, 여진이가 라고 말하는 것도 듣기 싫었는데, 재결합이 결정되자마자 여진을 아내라 칭하는 준석을 보며 소혜는 묘한 배신감을 느꼈다.“그래도 며칠 뒤가 될 테니 그렇게만 알고 있어요. 그럼, 그만 돌아가 보세요.”“아, 네….”서재에서 보고를 끝낸 소혜는 1층으로 향했다.1층 거실에는 여진과 별아가 인형 놀이를 하고 있었다.별아를 보며 환하게 웃는 여진의 얼굴이 너무 꼴 보기 싫었다.저 여자는 무슨 복을 타고났길래, 바람을 피우고도 전 남편한테 오롯이 사랑을 받는지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소혜는 준석과 여진의 이혼 사유가 그녀의 외도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오래전부터 차준석을 선망했던 그녀는 준석의 이혼 소식을 접하고 일반 신문에서 다뤄지지 않은 정보들을 개인적인 루트로 알아냈었다.윤여진은 자신의 은인에게 흠집을 낸 천하에 어리석고 못난 여자였다.몸은 허약하기 이를 데가 없었고, 아이 양육 방식은 부잣집에서 성장한 여자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별아를 자기 맘대로 키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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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화.

163화.준석은 여진이 제 옆에 도착하자 다시 스탠드를 딸깍, 켰다.은은한 달빛이 뾰로통한 아내의 얼굴을 비췄다. 어여쁜 얼굴이 그의 눈에 한가득 들어왔다.“침대에 누워.”여진이 잠시 망설이다 이내 체념한 듯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그의 말을 따랐다.그것도 잠시, 그녀는 얼굴을 돌려 별아를 바라봤다.“여진아.”여전히 별아를 바라보며 대답했다.“말해요.”“재혼 절차가 끝나면, 별아에 대한 친권자 변경 신청이 시작될 거야.”“그게…, 뭔가요?”여진은 낯선 단어에 그제야 준석을 향해 몸을 돌렸다.“내가 별아의 진짜 아빠가 되는 법적 절차지. 당신과 내가 별아에 대해 공동으로 친권을 갖는 거야.”“아….”“서두르긴 하겠지만 절차라는 게 있으니까, 시간은 좀 걸릴 것 같아.”“알려줘서 고마워요.”“여진아.”조금 전 재결합 절차를 전하던 목소리와 다르게 저를 부르는 준석의 목소리가 달콤하게 변했다.침대 헤드에 몸을 기대고 있던 준석도 여진에게 눈을 떼지 않으며 그녀를 바라본 채 모로 누웠다.재결합을 결정한 뒤로부터 두 사람은 매일 한 침대를 썼다.말 그대로 한 침대만 썼을 뿐, 두 사람은 이렇다 할 관계가 없었다. 여진이 빨리 회복되길 바라는 준석의 마음이 크기도 했다.다행히도 여진은 장모님을 만나고 와서는 먹는 양도 늘었고, 웃는 횟수도 많아졌으며 베이비시터를 대하는 태도 또한 유연해져 있었다.어차피 곧 그만둘 베이비시터 였기에 여진 또한 날을 세우는 것이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판단한 듯했다.여러모로 집안이 평화를 찾으니 준석도 출퇴근 길이 한결 가벼웠다.“불러 놓고 왜 말이 없어요.”여진은 저를 빤히 쳐다볼 뿐 말이 없는 준석의 뒷말을 재촉했다.“그냥, 너무 예뻐서. 내 아내가.”아, 아내라니.여진은 오랜만에 듣는 소리에 확 하고 얼굴을 붉혔다.커다란 남자의 손이 발그레해진 여진의 볼을 감쌌다. 이내 그의 엄지가 그녀의 도톰한 입술을 부드럽게 쓸고 지나가길 반복했다.그러다 그녀의 아랫입술을 슬쩍슬쩍 아래로 당겼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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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화.

164화.거친 숨이 두 사람 사이를 오갔다. 여진은 붙잡은 그의 손목에서 빠르게 뛰는 맥박을 느꼈다. 제 심장 소리와 똑같은 속도였다.여진은 그의 손목을 놓았다. 대신 그의 목에 두 팔을 감았다.이내 여진의 시선이 아기 침대 쪽으로 향했다. 준석이 그 뜻을 알아채는 데엔 한순간도 걸리지 않았다.그는 소리 없이 몸을 일으켜 여진을 안아 들었다. 놀란 그녀가 비명을 삼키며 그의 목에 매달리자, 준석이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쉿. 우리 딸 깨.”발소리를 죽인 채 침실을 빠져나온 그는 서재로 향했다. 곧이어 서재 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어둠 속, 여진의 등이 서늘한 시트에 닿았다. 곧바로 뜨거운 체온이 그 위를 덮었다.“여진아.”탁한 음성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해도 돼요.”그 한마디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두 사람의 입술이 빈틈없이 맞물렸다.툭툭, 입고 있던 옷들이 바닥으로 빠르게 떨어졌다.커다란 포식자의 손이 여자의 몸을 천천히 더듬어 내려갔다. 아래로, 아래로.끝을 모르는 두 사람의 달뜬 숨소리가 서재를 뜨겁게 채웠다.***다음 날, 오후.문율의 집은 차준석의 집보다 그 규모가 작았다.준석의 집이 빌라 단지에서 가장 크다고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보다 규모가 작은 집에 오니 소혜는 조금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단정하게 차려입은 셔츠의 단추 두어 개를 슬쩍 풀었다. 벌어진 셔츠 사이로 그녀의 매끈한 속살이 선명하게 보였다.마치 그녀의 기분을 알았던 것처럼 그녀 앞에 민트가 잔뜩 들어간 모히토가 놓였다.소혜가 시선을 들어 저를 음흉하게 내려다보는 문율을 쳐다봤다. 은근히 그 눈빛을 즐기면서.“아직 대낮인데.”오후였으나 해가 지지 않았다.밀회를 즐기려 이곳에 왔더라도 별아를 돌보며 술을 먹을 순 없었다.“어련하시겠어. 무알콜이야.”“아, 땡큐.”며칠 사이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변했다.문율의 적극적인 플러팅과 소혜의 일탈이 한 쌍이 되어 두 사람은 마지막 단계만 남겨 놓고 있었다.“저렇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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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화.

165화.며칠 뒤.쾅!HK 그룹 전무실의 문이 굉음과 함께 부서질 듯 열렸다.“대표님! 이, 이러시면…!”“비켜.”전무실 성 비서가 온몸으로 막아섰으나 차준석의 무시무시한 안광에 그는 슬금슬금 알아서 물러났다. 막아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쾅! 준석의 등 뒤로 다시금 굉금이 울리며 문이 굳게 닫혔다.“왔니?”집무실 테이블에 엉덩이를 걸치고 비스듬히 앉아 있던 차애란이 제 아들을 보며 싱긋 웃었다.마치 아들이 오길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던 어미처럼, 꽤 반기는 얼굴이었다.뱀같은 여자의 모습에 준석은 발끝부터 토악질이 올라왔다.그렇다면 그에 걸맞게 응해주지.모전자전이라는 말을 몸소 보여줄 생각입니다, 어머니.차애란의 피가 제 몸에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이토록 역겨웠던 적이 또 있었을까.준석의 뚜렷한 눈매가 경멸을 품고 날카롭게 접혔다.그가 차애란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전무실 중앙에 놓인 기다란 소파에 앉았다.“서 있으면 무릎 아플 나이신데, 앉아서 얘기하시죠.”“호홋, 우리 아들이 농담도 다 할 줄 알고. 지금 젊디젊은 엄마 걱정해 주는 거야?”“그런 줄 아셨으면 앉으세요.”준석의 묵직한 목소리에 차애란이 재밌다는 듯 입가를 삐쭉 올리며 핸드폰을 손에 쥐고는 아들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여유롭게 다리를 꼰 차애란이 몸을 소파 뒤로 기댔다.“안 본 사이 까칠해졌구나, 우리 아들.”“어머니 덕분입니다.”성난 사자처럼 쳐들어오길래 앉자마자 고성을 지르며 달려들 줄 알았는데.아이를 납치당하고도 지나치게 차분한 아들의 모습에 애란은 김이 좀 샜다.그러면서도 아들이 숨기고 있을 패가 무척 궁금했다.우리 아들, 엄마를 위해 뭘 가져왔을까.준석은 저를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응시하는 애란을 지금 이 순간부터 제 어머니로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그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부터 차애란은 낯선 남자와 뒹굴거나, 해외여행으로 몇 달씩 사라지거나, 술에 취한 모습들 뿐이었다.어릴 적엔 그런 엄마라도 그 품이 참 그리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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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화.

166화.“준석아, 네 딸이면 내 손녀야, 손녀. 내가 내 손녀 데려왔는데 뭐가 문제니? 납치? 누가 그걸 믿어주겠니? 호호홋!”탐욕스러운 얼굴에서 터져 나온 사악한 웃음이 준석의 얼굴을 때리듯 덮쳤다.“정승범, 어머니가 죽였죠?”비웃음을 사정없이 가르며 들어오는 준석의 반격에 애란은 얼음을 뒤집어쓴 듯 삽시간에 미소를 거뒀다.“아버지뿐입니까. 성훈이 친모도 어머니가 죽였잖아요.”“뭐? 그런 미친 망상은 대체 누가! 성훈이가 그랬어? 그 천한 것이 너한테 미친 소리를 했구나.”“미친 여자 뱃속에서 나온 유일한 아이가 접니다. 유전 어디 가겠습니까.”준석은 이정희가 차애란에 의해 납치된 후 그동안 석연치 않게 여겼던 지난 일들에 대해 조사를 지시했다.18살 성훈을 통해 들었던 아버지 정승범의 죽음은 의문 덩어리였다.정승범은 단순 맹장으로 수술을 받았다 했다. 한데 급작스러운 심부전증으로 하루 아침에 사망했다.꽤 지난 사건이었고 앞으로 HK 그룹의 일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동생 성훈에게 과거의 의문은 오히려 그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그래서 그냥 묻어두었었다.“성훈이 친모,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이고 아버지 정승범은 약물 과다 투여로 죽였잖습니까. 그러고 보니 당신, 살인 교사가 취미였네요.”“아니야! 어디에서 그런 헛소리를 듣고 와서는!”조금 전의 여유는 온데간데없이 격양된 목소리로 애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악을 쓰며 소리쳤다.“헛소리가 아니라는 것은 당신이 더 잘 알텐데요.”“하핫! 그래 내가 죽였다고 치자. 증거 있니? 증거 있어? 증거도 없는 사건 파헤칠 시간에 네 애나 찾으렴!”“증거는 차고도 넘칩니다. 그리고 별아는 이미 찾았어요.”“뭐? 그게 지금 무슨 말이야? 별아를 찾아? 별아는 내가 숨겨뒀는데 어디서 찾아?”차애란은 놀란 나머지 동그랗게 뜬 눈으로 흰자를 번뜩였다.“어머니의 개로 산 문율의 밥줄을 단단히 끊은 게 차애란이라는 증거를 보여주니 바로 꼬리를 내리더군요.”그랬다.문율의 성폭행 사건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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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화.

167화.이번엔 제대로 뱉어내고 깨끗하게 씻어내리라.“그런 변명은 검사 앞에서나 하세요. 그래봤자 형벌만 더 무거워질 테니.”“하! 너! 회장님이 이 사실 아시니? 우리 아빠가 알고 있냐고!”제대로 궁지에 몰리니 그녀의 유일한 동아줄인 차원호 회장이 소환됐다.준석이 차애란을 보며 비릿하게 입가를 올렸다.“바다 건너 공기 좋고 물 좋고 맘 편한 곳으로 요양 가신 지가 한참 된 거 모르고 계셨나 봅니다.”“뭐…?”그랬다. 애란의 천륜을 거스르는 패악질을 보고 받은 차원호 회장은 모든 권한을 준석에게 넘기고 당분간 해외에 머물기로 했다.“차애란 전무님, 오늘부터 HK 그룹은 당신을 전혀 보호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 이 시각부터 당신은 해고에요.”“해고? 하! 본사 직함도 없는 네가 무슨 권한으로!”“손 부회장 자리, 제가 이어 받았습니다.”“…!”“HK 부회장 이름으로 다시 말하죠. 차애란 전무, 당신 해고야.”***납치 사건 당일.“오늘은 평소보다 더 진하게 타봤어.”문율이 초록색 라임과 민트가 듬뿍 들어간 모히토를 소혜 앞에 내려놓았다.“갈수록 서비스가 좋은데?”이미 한 차례 침대 위에서 짧은 관계를 한 뒤였다.“서비스까지야. 더 마시고 싶으면 말해. 너를 위해 내가 못 할 게 뭐가 있겠어.”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고 잘생긴 얼굴로 능글맞은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문율이다.그의 진심이 아니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소혜는 공주가 된 듯 대접 받는 시간을 즐겼다.젊은 남녀가 조건 없이 만나 즐기는 게 흠도 아니고, 별아를 돌보는 데 소홀한 것도 아니었다.차준석에게 은근히 당한 배신감이 그래도 문율을 통해 해소되니 소혜는 문율과의 관계를 무척 만족했다.소혜가 거실 한편, 유모차 안에서 낮잠을 자는 별아를 한 번 확인하고는 모히토를 꿀꺽 시원하게 들이켰다.평소보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이 오감을 자극하며 꿀보다 달았다.“혹시 여기에 약 쳤어?”“무, 무슨 소리야! 약이라니!”너무 맛있어 장난스럽게 한 말에 문율이 조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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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화.

168화.이 와중에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을까.문율의 행선지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며칠 소혜를 만나며 문율은 그가 즐겨 찾는 아지트를 종종 들먹거렸었다.강남의 VIP들만 상대하는 클럽이었는데 공공연하게 약X이 통용되는 곳이기도 했다.준석이 가드들을 데리고 클럽에 불시에 들이닥쳤을 때 룸에서 해롱거리며 놀고 있던 문율의 표정이 어땠더라.“와, 씨! 헛것이 보이나. 시X-알….”풀린 눈과 풀린 입이 따로 놀고 있던 문율은 제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도망치듯 사라지자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처음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미친놈처럼 발악하더니, 가드들이 그를 옭아매니 그때부터 엉엉! 꼴사납게 울어대는 행태가 가관이었다.“흐엉! 난 그냥 애란이 누나가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난 죄 없다고! 꺼억, 꺼억!”“역겨우니까 입 닥쳐! 별아, 어딨어?”준석이 자식 잃은 하이에나처럼 살점을 물어뜯듯 문율의 멱살을 강하게 잡았다.“애란이 누나가, 누나가 말하지 말라고…. 끄어억!”약X을 하더니 바보천치가 됐나.이 상황에 애란을 방패로 입을 닫으려 하는 문율의 모습에 준석은 분노가 더 치솟아 올랐다.그가 문율의 멱살을 더 바투잡았다.“문율, 네 커리어 누가 다 망가트렸을 것 같아?”“윽…! 네? 그건 차준석 당신이!”“하, 설마 나라고 생각했나?”“크윽! 그럼 누가…!”“네가 돈줄로 쥐고 있는 차애란이라는 생각은 못 해 봤어?”“…!”준석의 말에 문율은 흐물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렸다.설마…! 아니야! 애란이 누나가 날 얼마나 물고 빠는데!내가 나락으로 떨어져 봤자 애란이 누나한테 좋을 게 뭐가 있다고! 톱스타랑 노는 게 누나한테도 좋을 거 아냐!“네 성폭X 사건 터트렸던 기자한테 직접 들었으니, 원하면 내가 확인시켜 주지. 그 기자도 권력 잃은 차애란을 감쌀 필요는 없을 테니까.”“아, 아! 씨X! 미, 미친X이!”“그래, 맞아. 차애란은 정상이 아니야. 그래서 자기 것에 대한 집착이 남다르지. 평생 제 개노릇 할 호구가 필요했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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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화.

169화.연희동 집에 오랜만에 밝은 햇살이 평온함을 입고 거실을 가득 채웠다.“엄마! 맘마!”여진이 떠 주는 이유식을 야무지게 먹으며 별아가 해맑게 웃었다.“천천히, 꼭꼭 얌얌, 그렇지. 우리 별아 잘 먹으니까 너무 좋다.”가을을 닮은 눈동자에 별아를 한가득 담은 여진이 별아의 입가를 닦아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이곳저곳으로 옮겨지며 피곤한 날들을 보낸 별아였다.다행이라면 아직 어렸기에 저에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그럼에도 아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속상함이 여진의 맘을 한동안 괴롭게 했었다.별아를 빠르게 찾았음에도 그녀는 별아를 한참이나 부둥켜안고 울었었다.‘흐흐윽…. 별아야! 우리 아기! 어, 엄마가 너무 미안해…! 아아, 우리 아기.’눈물로 범벅이 된 여진을 준석이 애석한 얼굴로 달랬었다.‘당신 잘못 아니야. 내 잘못이야. 아내 말을 듣지 않은 못난 남편 때문이라고.’아무리 제 탓이 아니라고 해도 엄마인 여진은 이 모든 상황이 다 자기 탓 같았다.어차피 이렇게 준석과 다시 부부가 될 거였다면, 이혼 전에 별아의 존재를 알리고 그의 의심을 받더라도 그 시간을 견뎌야 했는데…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그랬다면 별아에게 이런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별아를 찾고 나서 준석은 베이비시터 소혜에게 법적인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문율과 공모를 하진 않았기에 검찰로 넘겨지지는 않았지만, 근로 계약 당시 금기 사항을 어긴 조항을 들어 그녀는 상당한 금액의 손해 배상을 해야 했다.아마도 그녀가 수년간은 먹지도 쓰지도 않아야 갚을 수 있는 돈이었다.소혜는 생각보다 제 잘못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녀가 연희동 집을 떠날 때 여진과 독대하길 바랐다.준석은 단칼에 거절했으나 여진이 허락했고 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죄송합니다, 사모님.’소혜는 고개를 깊이 숙여 사과했다.여진은 그 사과를 ‘괜찮아요’로 받고 싶지 않았다. 결단코 괜찮지 않았으니까.소혜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어서 만남을 허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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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화.

170화.하아, 이런 거였나.저와 한정혁을 준석도 이런 불안하고 불쾌한 마음으로 바라봤겠구나 싶었다.그 당시 자신은 어땠나.준석이 제가 다른 남자와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진은 정혁과 함께 일 한다는 이유로 수시로 만났었다.어떨 땐 준석의 허락 없이 만난 적도 있었다. 거기에서만 그친 게 아닌, 이유가 어찌 됐든 호텔 룸까지 같이 들어가지 않았었나.심지어 정혁과 자신은 예전에 약혼한 적이 있는 사이기까지 했다. 충분히 화내고 오해하고도 남을 일이었다.그에 반해 준석은 자신과 사이를 이간질하려 했던 소혜의 여우 같은 행동에도 어떤 틈도 주지 않았었다.하아….그때 여진은 정혁과의 관계를 의심하며 퇴로 없는 길로 몰고가는 준석에게 저를 변호하는 것에 급급했었다.이혼 당시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준석이 마냥 야속하기만 했었는데….그의 마음을 들여다볼 생각조차 하지 못 했었다. 그가 어떠한 마음으로 저를 바라보고 견뎠는지….여진은 소혜를 통해 이제야 그의 마음을 깨달았다.‘사모님, 별아 양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저 또한 그런 일은 진심으로 바라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은 잘못에 대한 책임은 달게 받을게요. 전 별아가 행복하게 크길 바랄 뿐입니다.’‘하아…, 그래요. 이만 나가보세요.’더는 무슨 대화가 필요할까.소혜는 그렇게 연희동 집을 떠났다.그녀가 떠나고 여진은 별아를 온전히 제 손으로 먹이고, 재우고, 보살폈다.암흑의 시간이 지나고 나니, 모든 순간이 소중했고 아까웠다.무엇보다 준석을 향한 그녀의 마음이 이혼 전의 감정으로 점점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 시절로.***당분간 재택근무를 결정한 준석이 서재를 나와 거실로 향했다.별아에게 이유식을 먹이고 있는 여진이 눈에 들어왔다.환하게 웃는 여자의 얼굴에 그의 마음이 소중한 것을 손에 넣은 듯 흐뭇해졌다.그가 발걸음 빨리해 여진과 별아에게 향했다.“내가 먹여 볼까?”어느새 여진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말했다.여진은 그제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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