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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내 아래 너를 두고: Capítulo 31 - Capítulo 40

162 Capítulos

31화.

31화.“엄마.”“…!”준석은 그가 초등학생 때나 불렀던 호칭으로 애란을 불렀다.‘엄마’라는 단어에 애란의 분노가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이내 기대감에 그녀가 눈동자를 잘게 떨었다.한데 그 살가운 부름과 다르게 아들이 뱉어내는 말은.“다시는, 다시는 내 여자 건들지 마.”“준, 준석아….”“한 번만 더, 여진이 건들면 나 평생 엄마 안 봐. 그리고 엄마가 그렇게 회장으로 추대되길 바라는 HK 그룹, 내가 모조리 다 가져 버릴 거야. 먼지 한 톨도 엄마한테 주지 않아. 엄마도 알잖아.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 하는지.”“아니 그게 무슨…!”“차애란 전무님 빈털터리로 만들어 버린다고.”“너…!”“그리고 어머니한테 보낸 사진 원본, 제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요.”“차준석!”저를 향해 다시 언성을 높이려는 차애란을 준석이 차갑게 내려다보며 붙잡고 있던 그녀의 팔을 놓았다.이윽고 몸을 기울여 근처에 떨어진 성훈의 안경을 주워 들어 손수 동생의 얼굴에 끼워 주었다.“정 비서, 차 전무님 배웅해.”“네, 대표님.”성훈은 고개를 짧게 숙이고 아직 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차애란에게 향했다.“가시죠, 전무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애란은 제 앞에 선 성훈을 바라보며 어금니를 아득 물었다. 한 번 더 뺨을 때려야 속이 풀릴 것 같았다.성훈을 노려보던 그녀는 분노로 입술을 떨었다.이 세상의 사랑을 다 줄거라 호언장담했던 남자, 정승범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제가 먼저 정승범을 떠났다 하더라도 그는 평생 저와 준석을 그리워하며 늙어 죽었어야 했다.다른 여자와 결혼해 아들을 낳고 살 것이 아니라.그녀의 귓가에 환청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애란아, 도망치자! 내가 너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줄게. 난 너만 보고 너만 사랑할 거야. 죽는 날까지.’거짓말! 거짓말! 거짓말!그 하찮은 거짓말에 속아 가난의 구렁텅이 속에 살았던 20대의 차애란.애란은 그 시절 자신을 영영 지워버리고 싶었다.아주 새까맣게 덮어버리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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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32화.비린내를 잡았다는 도미찜은 말 그대로 실패였지만, 그날 그는 밥 두 공기를 먹었다.준석은 제 숟가락 위에 끊임없이 생선 살을 올려주며 눈동자를 반짝거리던 아내를 저도 모르게 추억했다.그가 갈증을 느끼며 옆에 있던 물을 마실 때였다.아주머니가 그 앞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과 국을 놓았다.그 순간, 그의 후각을 강하게 자극하는 향기가 있었다.준석은 미간을 좁힌 채 물잔을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그의 행동에 아주머니가 놀라 눈치를 보며 물었다.“대표님, 뭐 불편하신 거라도 있나요?”“아주머니.”“네.”“혹시, 제 아내가 쓰던 향수를 쓰셨습니까?”그랬다.꿀보다 단 고약한 향이 아주머니에게서 났는데, 그 향은 여진이 최근에 썼던 향수였다.그가 극도로 혐오했던 향기였다.아무리 그가 싫어했던 향수라도, 제 아내의 것을 다른 사람이 썼다는 사실에 준석은 상당한 불쾌감이 올라왔다.그는 고개만 사선으로 들어 아주머니를 날카롭게 쳐다봤다.아주머니는 당황한 낯빛을 보이며 주눅이 잔뜩 든 채 입을 열었다.“이, 이번에 사모님 물건을 파주로 보낼 때, 사모님이 버리라고 한 향수인데요. 제, 제가 아까워서 써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러라고 하셔서요….”“아내가 버리라고 했다고요?”“네. 대표님이 최근에 출장 가셔서 사모님 선물로 사 온 향수인데….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아주머니는 거의 울먹거리며 대답했다.준석은 아주머니의 말에 잠시 생각했다.내가 출장 가서 사 온 향수라니….그는 매번 출장지에서 여진의 향수를 사다 줬었다.시판용이 아닌 현지에서만 구할 수 있는 희소성 있는 제품들이었다.한데 이번 출장지에서는 향수를 사 오지 않았었다.그도 그럴 게, 출장지에서 여진의 외도 사실을 보고 받았기 때문이었다.이런, 제길.출장 때를 떠올리던 준석은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까다롭기로 유명한 바이어가 계약이 성사되자 화려하게 포장된 선물을 건넨 적이 있었다.‘차 대표님께서 해외에 나오실 때마다 사모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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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33화.며칠 뒤, 저녁.여진은 파주 작업실을 떠나 오랜만에 서울로 향했다.오늘은 GLORIA 주관으로 빈센트 갤러리에서 VVIP만 초청해 오프닝 파티를 여는 날이었다.파티의 드레스 코드는 블루 & 핑크.그에 걸맞게 여진은 은은하게 반짝이는 주얼리와 연분홍색 드레스를 입었다.쇄골 아래까지 라운드 되어 있는 쉬폰 소재의 긴팔 드레스는 단정하고 기품있어 보였다.드레스의 치맛자락이 그녀의 무릎 위에서 물결치듯 아름다운 곡선을 뽐냈다.마치 따스한 바람에 살랑거리는 연분홍 작약과 같았다.여진은 마른 편이었으나 볼륨있는 몸매를 가지고 있어 옷맵시도 좋았다.대학생 때 길을 가다 의류 모델 권유를 여러 번 받을 정도였다.물론 체형보다 청초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예쁜 얼굴이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가장 큰 이유였다.결혼 후, 더 성숙해진 여진은 청초함에 우아함까지 덧입혀져 가는 곳마다 시선을 받았다.끼익.여진의 차가 빈센트 갤러리에 도착했다.이미 많은 사람이 와 있어선지 주차장은 차를 대기 힘들 정도로 가득 들어찼다.방송 장비와 카메라를 든 사람들 몇몇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VVIP를 위한 초청 행사니, 패션 업계뿐 아니라 연예, 정치, 경제 쪽으로도 유명 인사들이 꽤 와 있을 것이다.여진은 분주한 정문을 지나쳐 1층 뒤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쪽에는 관계자만 출입할 수 있는 문이 있었다.그녀가 뒤편으로 몸을 막 돌릴 때였다.여진은 제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너무 놀라 소리칠 뻔했다.“…!”그녀가 재빨리 제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그도 그럴 게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고 적힌 문 앞에서 남녀가 입술을 맞대고 키스하고 있는 게 아닌가.‘미, 미쳤나 봐! 대체 누구길래 여기서 저러고 있지?’그동안 이곳으로 여러 차례 갤러리를 드나들었지만, 이런 난잡한 상황을 목격한 것은 처음이었다.여진은 엉켜 있는 남녀에게 비켜달라 말할 수는 없었다.복잡한 정문을 통과하더라도 그게 저들에게 요구하는 것보다는 더 낫다고 판단했다.여진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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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34화.조금 전까지 남녀가 있던 곳에 여자는 보이지 않고 남자만 삐딱하게 서 있었다.아까는 너무 놀라 그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새가 없었다.그 남자의 정체를 알고 난 지금은 아까의 놀람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관계자 외 출입 금지’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요즘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탑배우 문율이었다.그는 GLORIA의 이번 시즌의 새로운 앰배서더였다.무엇보다 문율은 HK 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신형 전기차의 모델이다.여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문율을 바라보고 있자, 준석은 발끝에서부터 짜증이 훅하고 올라왔다.그가 여진의 몸을 끌어 제 뒤로 감췄다.“앗!”여진은 제 의지와 상관없이 준석의 등 뒤에 섰다.그의 넓고 탄탄한 등에 여진의 몸이 완벽하게 가려졌다.준석이 문율을 더러운 오물 보듯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몸을 함부로 굴리는 줄은 진작 알았지만, 이렇게 쌀 때 안 쌀 때 구분도 못 하는 발정 난 개XX일 줄이야.”그랬다.문율의 스폰서가 준석의 엄마, 차애란이었다.준석의 가시 돋친 말에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문율이 응수했다.“고작 키스만 했을 뿐인데, 너무 멀리 가셨네요.”“스폰서 등에 업고 분수에 맞지 않은 것을 얻었으면, 더러운 짓도 자리 봐가면서 해.”“소문이 사실이었네요. 차 대표님 나이 같지 않게 보수적이라던데. 와, 진짜였네.”“진짠 줄 알았으면, 그만 까불고 꺼져.”“이런, 제가 개XX처럼 너무 왈왈댔네요.”문율은 일부러 과장되게 비굴한 표정을 지었다.이내 입꼬리를 한껏 올리며 말했다.“자세히 보니, 차 대표님이 어머니를 아주 많이 닮으셨어요. 순간 애란이 누나인 줄 알고 식겁했잖아요.”어떻게 탑 배우 자리까지 올랐나 싶을 정도로 깐죽거리는 수준이 가관이었다.준석이 차애란을 혐오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엄마였다.스폰 받는 입장에서 차애란의 이름을 당당히 입에 올리다니.문율의 행태만 봐도 차애란이 그를 얼마나 물고 빠는지 알 수 있었다.준석은 차애란이 저런 애송이의 입에서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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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35화.그 침묵을 여진이 먼저 깼다.“준석 씨, 여길 어떻게 왔어요?”기대감 가득한 목소리였다.그 목소리에 준석의 심장이 느닷없이 간질거리기 시작했다.고작 목소리일 뿐인데….왜 이러냐, 차준석.그는 제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 일부러 눈가에 힘을 준 채 여진을 응시했다.아내를 바라보는 제 눈동자가 흔들리지 않길 바랐다. 하나 그것은 남자의 헛된 바람일 뿐.여진의 탐스러운 갈색 머리칼이 저녁 바람에 살랑거리며 그녀의 눈가를 간지럽히고 있었다.복숭앗빛처럼 엷게 달아오른 뺨이 8년 전, 파티에서 처음 봤던 어린 여자를 떠오르게 했다.그때 그의 시선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여진의 새하얀 살결 위에서 반짝거리며 빛나는 목걸이였다.작은 별들을 엮어 만든 목걸이는 수백 개의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다.은하수의 한 부분을 떼다 놓은 것처럼 화려한 듯하지만, 은은하게 빛나는 목걸이였다.그 목걸이는 그가 작년 결혼기념일 때 여진에게 선물했었다.그가 직접 GLORIA에 주문 제작한 주얼리였다.중요한 행사 때마다 그녀가 즐겨 차던 목걸이였다.준석의 눈길이 자연스레 그녀의 손가락으로 이어졌다.정확히 왼손 약지였다.그들의 결혼 반지가 있던 자리다. 하나 그 자리는 지금 비어 있었다.텅 빈 여진의 약지를 보고 있자니, 그의 심장은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 삽시간에 차갑게 식었다.그가 냉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한테 선물했던 수많은 보석 대부분이 여기 제품인 거 몰랐나?”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냐는 듯 여진을 타박했다.“아…, 그, 그렇죠.”오늘 오프닝 행사는 VVIP들만 초청된 자리였다.여진은 그제야 준석이 이곳에 온 이유를 알았다.혹여 제 전시를 축하해주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순진하고 멍청한 착각이었다.여진은 창피함이 몰려와 일부러 고개를 숙였다.“윤여진, 다시는 이런 후미진 곳으로 다니지 마.”명령과 같은 준석의 말이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정문이 너무 복잡해서….”여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말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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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36화.여기저기서 부러움이 섞인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그곳에 참석한 그 어떤 연예인보다도 두 사람의 모습은 눈이 부셨다.파티 한편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인플루언서들이 유독 소란스러웠다.“차준석 대표 슈트 빨 좀 봐. 실제로 보니까 피지컬이 넘사벽이다.”“그니까 말이야. 여기 참석한 남자 연예인들 모두 압살이네. 압살!”“쉿! 조용히 해. 문율 귀에 들리겠다.”“들으라지 뭐. 아닌 말로, 문율이야 글로리아 홍보 대사일 뿐이잖아. 문율이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차준석 대표랑은 비교 불가지. 엄청난 재력에, 죽여주는 피지컬에, 어리고 예쁜 와이프까지. 문율한테 있는 건 잘난 몸밖에 더 있어?”“그렇긴 해. 근데 오늘 전시된 도예 작품들이 저 와이프 작품이라며?”“그렇다고 하더라고. 근데 와이프가 너무 어린 거 아니야?”“그런가? 차 대표보다 일곱 살 어리대. 그리고 전시 리플렛 보니까, 학벌은 좋아도 경력은 미비하던데…. 아마 남편 빽 좀 썼겠지.”여진은 열린 귀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실망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빽 좀 썼겠지.’차준석이 그녀의 삶에 들어온 순간부터 자주 듣던 소리였다. 결혼 후, 자신의 능력보다 남편의 배경으로 평가받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그때마다 여진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었다. 그 노력의 결과가 이번 전시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여전히 남편의 그늘 아래 있었다.준석은 익히 알고 있던 정, 재계 사람들과 중간중간 인사를 했다.그의 옆에서 분위기에 맞게 미소 짓던 여진은 갑자기 아랫배가 쿡쿡 쑤시듯 아프기 시작했다.순간 뱃속의 아이가 걱정되었다. 여진은 아직은 홀쭉한 아랫배에 손을 갖다 댔다.그렇게 한참을 서서 준석의 옆에서 자리를 지킬 때였다.“읏…!”통증의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신음이 나올 정도였다.그녀의 얼굴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색이 되었다.옆에 있던 준석은 여진의 몸이 빳빳해져 가는 것을 느꼈다.“무슨 일이야. 어디 아파?”딱딱한 어조였으나, 그 안에 담긴 걱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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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37화.그때, 사회자가 나와 파티의 시작을 알렸다.“귀빈 여러분, 이제 곧 파티가 시작됩니다. 모두 착석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이쪽으로 오시죠.”준석과 여진은 나유미 팀장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지정석에 앉았다.오묘한 빛이 감도는 레이저 빛과 신비롭고 우아한 음악이 전시장을 휘감으며 오프닝 파티가 시작되었다.증강 현실로 구현된 오프닝 영상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했다.“와아-!”이곳저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하나 여진만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행사에 집중할 수 없었다.그건 준석 또한 마찬가지였다.여진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 것이 보였다.대체 어디가 좋지 않길래….아내를 바라보는 준석의 눈동자가 걱정으로 가득했다.오프닝 쇼가 끝나고 곧장 유명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잠시 뒤, 여진이 인사할 차례가 왔다.사회자가 여진을 소개했다.“자연의 신비로움을 모티브로 한 하이엔드 주얼리, 글로리아의 전시를 빛낸 별과 달항아리 작품을 보셨을 텐데요. 그 작품을 만든 혜성처럼 떠오른 도예 작가! 윤여진 작가님을 소개합니다.”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좌중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박수를 받으며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난 여진은 단상으로 올라갔다.강한 조명 아래 선 여진은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아랫배의 고통을 느꼈다.정신 차려, 윤여진.여진은 발끝에 힘을 주고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힘써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도예가 윤여진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글로리아와 이렇게 협업하게 되어 저로서는 아주 큰 영광이었습니다. 글로리아가 추구하는 자연에서 오는 창조는 저에게도 많은 도전이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신비롭고 아름다운 보석들과 그 사이를 빛내는 별과 달항아리의 여정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길지 않은 인사말이었는데도 젖 먹던 힘까지 쏟아부었다.여진은 곧 쓰러질 것 같은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단상을 내려왔다.그런 아내를 바라보는 준석의 눈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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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38화.여진보다 앞서 인사말을 한 정혁은 여진이 단상에 내려올 때까지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여진에게 축하 인사를 전할 때 차준석이 저와 함께 있는 여진을 발견하길 바랐다. 그래서 일부러 여진을 불러 세웠다.오프닝 파티에 여진은 차준석의 팔짱을 자연스럽게 낀 채, 누가 봐도 잉꼬부부의 모습으로 들어왔었다.그에 걸맞게 차준석의 팔은 여진의 허리를 휘감아 그녀가 제 여자임을 공고히 했다.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정혁은 발끝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에 기분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었다.그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었으니까.분명 이혼을 말했던 차준석이 아닌가.두 사람, 이혼하지 않는 건가?여진을 이혼시키기 위해 자신이 했던 모든 일들이 물거품이 될 상황이었다.설마 했던 일이 일어난 건 아니겠지? 제기랄!정혁은 오늘 여진에게 임신 사실을 묻고 싶었지만, 그녀의 옆에 한 치의 빈틈없이 붙어 있는 차준석으로 인해 접근이 쉽지 않았다.정혁은 제 진짜 감정을 숨기고 여진에게 다가갔다.“여진아, 축하해.”“…고, 고마워. 오빠.”여진이 힘겹게 대답했다.“차 대표랑은 어떻게 된.”“으윽!”여진은 더는 버틸 힘이 없었다.그녀의 몸이 무너지듯 정혁에게 한순간에 확 하고 쏠렸다.정혁은 반사적으로 여진의 어깨를 꽉 잡아 그녀를 부축하며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여진아! 괜찮아?”그때였다.“그 손, 치우시죠.”언제 다가왔는지 성훈이 정혁에게 안겨 있다시피 한 여진을 제게로 얼른 데려왔다.여진은 저항 없이 성훈의 품에 기댔다.“준석 씨…?”혼미해지는 정신에 여진은 성훈을 준석으로 착각했다.“사모님, 저 정 실장입니다. 걸으실 수 있겠습니까?”파티에 모인 사람들은 오프닝에 정신이 팔린 상태였다.그렇다고는 하나 여기서 여진이 업혀 나간다면 이목이 쏠릴 게 뻔했다.내일 주요 신문 1면을 장식하기 딱 좋은 기삿감이었다.“읏, 네에….”여진이라고 그것을 모르겠는가.VVIP 초청 오프닝 파티에 쓰러진 참여 작가라니.그리고 그 작가가 차준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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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39화.‘윤여진! 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왜 차 대표가 갑자기 투자금을 환수한다는 거야?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너, 대체 차 대표한테 뭘 밉보인 거냐고! X발!’‘한창 신사업 추진하고 있는데, 가장 큰 돈줄이 돈을 돌려달라니! 너 이걸 어떻게 책임질 거야! 지금 우리 회사 망하게 생겼다고! X발! 이 X같은 X아!’‘너 당장 차 대표 앞에서 무릎 꿇고 싹싹 빌어! 뭘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싹싹 빌라고!’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는 오빠를 향해 여진은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다행이라면, 오빠 입에서 ‘이혼’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아마도 준석이 저와 있었던 일에 대해선 함구하고 회사 대 회사로 일을 처리한 것 같았다.오빠한테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들었지만, 여진은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동안 준석이 저와 살면서 감당해야 할 빚이 너무 많았다.만약 저와 이혼할 일이 없었다면, 그는 금성 산업의 부채를 홀로 떠안고 갔을 것이다.여진도 모르게 말이다.거기다 오늘 그녀는 평소 신지도 않았던 높은 힐을 신고 전시장에 왔다.그로 인해 휘청이며 넘어질 뻔했었다.저를 뒤에서 받쳐준 준석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 자리에서 큰일이 났을지도 모른다.임신한 몸인데….뱃속의 아이를 생각했다면 신지 말아야 할 구두였다.며칠 동안 정신적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냈고, 육체적으로는 제 몸을 안전하게 돌보지 않았다.이 모든 게 다… 무지하고 어리석은 제 잘못인 것만 같았다.절로 눈물이 쏟아져나왔다.그때였다.울컥하고 뜨거운 액체가 그녀의 다리 사이로 진득하게 흘러나왔다.“아아…!”예감이 좋지 않았다.여진은 순간, 아이가 잘못됐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연분홍빛 드레스가 순식간에 붉게 젖어 들었다.“아…, 아, 안돼…!”그녀의 안타까운 외침과 함께 붉은 선혈이 차 바닥으로 뚝, 뚝, 뚝…! 떨어져 내렸다.“아아악!”새빨간 피를 확인한 여진은 거의 혼비백산이 되어 비명을 질렀다.여진의 비명에 운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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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40화.끼익!여진을 태운 차가 산부인과 주차장에 급하게 섰다.성훈은 재빨리 움직였다.뒷좌석 문을 열고 피를 흘려 새빨갛게 젖은 여진의 드레스 위로 제 재킷을 벗어 덮었다.“죄송합니다, 사모님. 허리에 묶겠습니다.”성훈은 여진의 허리에 제 재킷을 묶고 그녀를 부축했다.여진은 성훈의 도움을 받아 차 안에서 간신히 밖으로 나왔다.한데 피가 흘러내리는 상태로 걸을 수가 없었다.성훈은 이번에도 여진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녀를 옆으로 안아 들었다.여진에게 성훈은 공적으로는 남편의 비서였으나, 사적으로는 그녀에게 가족이었다.정성훈은 남편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니까.시동생한테 안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현 상황에서는 민망함을 느낄 새도 없었다.지금은 아이의 생사가 중요했다.잠시 뒤.야간 진료실에 들어선 여진은 곧장 초음파 진료를 받았다.진료실에는 의사와 간호사, 여진만 있었다.여진은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두려움에 바들거리는 입술을 간신히 열었다.“선생님, 아, 아이… 괘, 괜찮을까요?”“피가 나왔다고 해서 다 유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것도 단정 지을 수 없으니, 우선 초음파를 보도록 하죠.”의사 또한 긴장된 눈초리로 여진의 아랫배에 초음파 기기를 갖다 댔다.여진은 벌렁거리며 곧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초음파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여기, 보이시나요?”“아…, 네에.”여진은 울음 반, 안도 반이 섞인 음성으로 물었다.“다행히 태아가 보이네요.”여진의 눈에도 작은 곰 젤리 모양의 태아가 보였다.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일렀다.“이제 심장 소리를 들어볼게요.”의사가 초음파 기기의 볼륨을 높였다.그때.…쿵쾅! 쿵쾅! 쿵쾅!여진의 귀에 활기찬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아, 아…!”그제야 밀려드는 안도감에 여진은 큰소리로 엉엉 울어버렸다.아이가 살아있어! 아이가!“다행히 아이는 건강하네요. 걱정 많이 하셨죠?”의사가 놀랐을 여진을 위로하며 말했다.“감,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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