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화.그만큼 여진의 속상함이 컸다는 뜻이다.“아, 하하. 괜찮아요. 저도 복숭아 먹고 싶었어요. 그리고 주사 맞으면 금방 괜찮아져요.”- 괜찮긴요! 괜찮아서 지금 병원이에요?이준은 평소 같지 않게 쏘아붙이고 따지고 드는 여진의 목소리가 괜스레 반가웠다.생각지도 않은 여진의 반응이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깎아 놓은 복숭아를 다 먹는 거였는데…, 이준은 괜히 히쭉 웃으며 대답했다.“진짜예요.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죠. 그 정도 먹어서 큰일 안 나요. 그런데 어떻게 호영이 핸드폰으로 전화했어요?”이준은 여진이 미안해할까 싶어, 부러 말을 돌렸다.- 이준 씨가 맛있게 먹길래, 호영이도 어서 맛봤으면 해서 왔는데…. 호영이가 알려주더라고요. 삼촌 복숭아 알레르기 있다고.“아, 그랬구나. 그럼, 지금 별아도 같이 있어요?”여진의 집에서 이준의 집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였다.먼 거리가 아니지만, 오늘같이 폭우가 내리는 날 아이를 데리고 왔을 여진이 걱정됐다.- 네, 지금 호영이가 놀아주고 있어요.“비가 이렇게 오는데, 아이 안고 미끄러지면 어쩌려고 그랬어요.”이준은 걱정이 앞서는 마음에 타이르듯 말했다.- 이준 씨, 그래서 주사는 맞았어요?여진도 말을 돌려 제가 알고 싶은 것을 물었다.“네, 맞았어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이준은 여진을 안심시키려 거짓말했다.- 하아, 다행이다. 그럼, 집에는 언제 와요?마치 집에서 저를 기다리는 와이프처럼 말한다.이준은 여진의 말에 혼자 얼굴을 발그레 붉히고는 대답했다.“택배 사무실에 들였다 가야 하니까, 한 1시간이요.”아직 주사를 맞지 않은 이준은 시간을 넉넉하게 말했다.- 그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요, 운전 조심해서 와요.“그래요, 그럼. 가능한 빨리 갈게요.”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는 끝이 났다.이준은 싱글벙글 웃으며 핸드폰을 조끼 주머니에 넣었다.그 순간 이준은 제 몸을 찌르며 관통할 것 같은 날 선 시선을 느꼈다.이준이 그곳을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뭐, 뭐야…!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6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