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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내 아래 너를 두고: Capítulo 51 - Capítulo 60

162 Capítulos

51화.

51화.‘다 너 때문이야! 돈 완창 들여서 재벌 집에 시집 보냈더니! 낳아주고 길러준 은혜를 이렇게 갚아? 너! 태성이 잘못되면 친정에 발도 디딜 생각도 하지 마!’‘엄, 엄마….’‘다신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라! 우리 태성이 어쩔 거냐고! 아이고, 아이고, 내가 제명에 못 살아! 내 아들! 내 아들 어떻게 해! 저, 저런 딸을 왜 낳아서는! 차라리 나가 죽어! 죽으라고!’그 이후로도 이어진 악에 받친 원망과 저주스러운 말에 여진은 귀를 꽉 막고 싶었다.제 귀를 통해 배 속의 아이도 듣고 있었다.여진은 온몸을 쥐어짜듯이 소리를 질러대는 엄마의 목소리를 애써 외면해야 했다.그 당시 그녀가 친정 식구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유산의 위험이 커 절대 안정을 취해야 했던 시기였으니까.밤낮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전화해 대는 친정 식구에게서 저와 아이를 보호해야만 했다.그래서 여진은 그때 핸드폰을 해지했다.결국에 엄마는 오빠가 검찰에 구속당하자, 그 충격에 못 이겨 이런 모습으로 제 앞에 있다.여진이 엄마를 자주 보러 오지 못하는 것도, 엄마를 보면 한없는 죄책감에 시달려서다.엄마가 제 부름에 대답이라도 해준다면 맘이 조금 편할 텐데….“엄마, 미안해요.”“….”엄마는 올 때마다 사죄하는 딸을 언제나 외면했다.마치 투명 인간처럼.***여진은 짧은 면회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한여름의 태양은 여전히 사납게 내리쬐고 있었다.그녀가 택시를 타기 위해 큰길 쪽으로 향할 때였다.빠앙.차의 경적이 조그맣게 들렸다.뒤편에 있는 주차장에서 들리는 소리였다.여진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선생님!”이준이 열린 창문으로 팔을 길게 뻗어 휙휙 휘저으며 여진을 불렀다.그 천진한 모습에 여진도 덩달아 손을 흔들어 알은 채를 했다.이준은 여진이 저를 확인했다는 것을 알고는 여진이 있는 쪽으로 트럭을 댔다. 곧장 차에서 내려 조수석 문을 열며 여진에게 말했다.“타세요.”“바쁘지 않으세요?”한낮이었다.한창 택배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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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52화.1년 뒤.늦은 장마였다.거센 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오후.검은색 세단이 이천에 있는 HK 재활 병원에 도착했다.HK 재활 병원은 HK 의료 재단에서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재활 병원이었다.작년, 이곳에 ‘로봇 재활 센터’가 들어왔었다.병원 로비에는 병원장과 로봇 재활 센터장 및 병원의 주요 관계자들이 병원에 들어서는 준석을 환영했다.“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폭우에 서울에서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병원장이 준석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병원장 뒤에 도열하고 있던 사람들 또한 모두 고개를 숙였다.“아닙니다. 오늘 같은 날 당연히 제가 와야죠. 곧장 재활 센터로 갈까요?”“네, 그러셔야죠. 센터장, 대표님 모시세요.”병원장의 말에 센터장이 준석에게 다가왔다.“대표님, 이렇게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쪽으로 오시죠.”센터장 또한 준석을 깍듯하게 대했다.차준석이 HK 그룹의 오너가 중 한 사람이라서가 아니었다.그의 신분과 상관없이 그의 진취적인 사업 추진에 많은 사람이 경의를 표했다.오늘은 오토매틱 로봇이 자체 개발한 최신형 로봇 보행기의 시연 행사가 있는 날이다.준석이 센터장과 발걸음을 같이하며 나아갔다. 곧장 그 뒤를 정 비서와 수십 명의 병원 관계자가 따랐다.로봇 재활 센터에 도착하니, 최신형 로봇 보행기와 시연자가 시연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센터장이 흥분된 얼굴로 준석에게 설명을 시작했다.“오토매틱 로봇에서 개발한 이번 로봇 보행기는 환자마다 최적화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정상 보행에 가까운 패턴으로 재활치료가 가능합니다. 특히 전혀 보행할 수 없는 전신 마비 환자의 회복에도 기대해 볼 수 있고, 약해져 있는 근육을 더 강화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어 전신 마비 환자들의 기대가 상당히 큽니다. 그럼, 시연 시작하겠습니다.”이어진 센터장의 지시에 따라 재활치료 실장이 시연자를 대상으로 시연을 시작했다.초기기립의 시연을 시작으로 보행훈련, 지상 자율보행 단계까지 모든 시연이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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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53화.성훈은 준석과 여진이 헤어진 뒤에도, 준석의 눈을 피해 여진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여진은 7개월 전 아이를 출산했다.성별은 딸, 이름은 ‘윤별아’.이 도로에서 샛길로 이십여 분만 달리면 두 모녀가 살고 있는 마을이 나왔다.성훈도 여진이 살고 있는 마을에 간 적은 없었다.흥신소를 통해 종종 소식을 들었을 뿐이다.장대비로 인해 꽉 막힌 도로가 어서 뚫리길 성훈은 바랐다.혹여 이곳에서 지체하다가 여진의 그림자라도 준석이 발견하게 된다면….절대로 안 될 일이었다.성훈은 아직 ‘윤별아’가 누구의 딸인지 알아내지 못했다.***같은 시각.흐드러지게 핀 주황빛 능소화가 거세게 내리치는 빗줄기에 시멘트 바닥 위로 툭툭, 떨어졌다.끼익! 파란색 대문 앞에 택배 트럭이 섰다.야구모자에 우비 차림의 이준은 여진이 앞으로 배달된 택배 상자를 꺼냈다.그가 우비 안으로 택배 상자를 집어넣었다. 상자가 비에 젖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이준은 서둘러 파란색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갔다.똑똑.현관문을 조용히 두드렸다.혹여 별아가 자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잠시 뒤, 현관문이 조용히 열렸다.“어? 이준 씨.”여진이 조금 놀란 얼굴로 말했다.“택배 왔습니다.”이준이 흰 치아가 드러나도록 활짝 웃더니, 우비 안에 꼭꼭 품고 있던 택배를 조심히 꺼냈다.여진이 그 택배를 얼른 받았다.“택배가 너무 늦은 건 아니죠?”이준이 우비를 정돈하며 물었다.여진이 주문한 물건은 아기 기저귀와 물티슈였다.오늘은 택배량이 많은 날인데다가 비까지 오는 날이었다.이런 날은 평소보다 택배 배달 시간이 많이 늦었다.“아니에요. 택배 내일 올 줄 알았어요. 천 기저귀도 있어서 괜찮아요.”여진은 별아를 키우며 신생아 때부터 천 기저귀를 사용했다.별아가 몸을 뒤집고 기기 시작하면서 움직이기 편한 일회용 기저귀를 가끔 썼다.“이준 씨, 잠깐만요.”여진은 비 한 방울 맞지 않은 뽀송뽀송한 택배를 거실에 내려놓고는 얼른 주방으로 향했다.이준은 빗방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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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54화.그가 야구 모자챙을 괜히 한번 만지작거리며 복숭아에 눈을 두었다.불그스름한 빛을 내며 먹음직스럽게 잘린 복숭아가 어서 나 잡숴봐, 하며 반질거렸다.안 먹어 볼래야, 안 먹어볼 수가 없었다.“로컬 푸드 복숭아 맛있다는 소문 들었는데, 여진 씨 집에서 그 유명한 복숭아를 먹네요.”그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포크를 들어 복숭아를 콕 집어 입에 넣었다.아…, 달다. 너무 달다.너무 달아서 큰일이었다.입안에 존재하는 모든 침샘이 폭발하듯 복숭아와 함께 어울려 꿀꺽 목 안으로 넘어갔다.이준은 그 자리에서 급하게 몇 개 더 입에 넣고, 포크를 내려놨다.“더 먹지 그래요.”그만 먹는 이준을 보고 여진이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더 먹고 싶은데, 배달이 밀려서요.”“아, 미안해요.”여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얼굴로 과일 쟁반을 신발장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원래 이 시간에는 이준의 택배 업무가 끝나 있을 시간이었다.오늘은 비가 와서 지체된 걸 생각하지 못했다.여진에게 이준은 참 고마운 동네 사람이자 친구였다.알고 보니 이준과 여진은 동갑이었다.동갑이라고 편하게 말을 놓기에는 학부모로 만났던 사이라 쉽지 않았다.“근데, 별아는 자나 봐요.”이준이 야구 모자를 고쳐 쓰며 물었다.“네, 낮잠 안 잔다고 버티더니 늦게 자네요.”“별아 보고 싶었는데.”“주말에 호영이 데리고 놀러 오세요. 별아도 호영이 보면 좋아서 엉덩이가 들썩들썩하잖아요.”여진이 앙증맞은 제 딸을 생각하며 즐거운 얼굴을 했다.“여진 씨가 초대해 주면 당연히 와야죠. 호영이도 별아 인형같다고 맨날 보고 싶어 해요. 그럼, 주말에 올게요.”“네, 비 오는데 운전 조심하고요.”“그럴게요. 복숭아 잘 먹었어요, 여진 씨.”“주말에 오면 복숭아 더 많이 먹고 가요.”“아…. 그, 그럴게요. 비 오는데 나오지 마요.”이준이 현관을 벗어나며 말했다.밖으로 나온 이준의 얼굴이 조금 전과 다르게 상당히 곤란하게 변했다.사실 이준은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었다.아마도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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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55화.“아직 어떤 검사도 하지 않아 보호자에게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의사는 의례적인 말을 한 뒤 이어 들어오는 환자를 보러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하아…, 젠장.”교통사고 당시 준석에게 특별한 충격은 없었다. 그래서 구급차에 타면서도 어떤 처치도 받지 않았다.반면 저와 달리 고통을 호소하는 성훈을 보니 심장이 뻐근해지면서 두통이 몰려왔다.준석은 답답함에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었다.서울에서 사고가 났다면, 곧장 서울 소재 HK 병원으로 갔을 것이다.한데 하필이면 서울에 들어가기도 전에 사고가 났다.근처에 HK 재활 병원이 있다고 해도 무용지물이었다.그곳은 재활 전문 병원이라, 응급실이 존재하지 않았다.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서울로 전원을 요청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 아니었다.우선 성훈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 하는 게 먼저였다.준석은 동생이 가벼운 외상이기만을 간절히 바랐다.***배달을 마친 이준이 트럭을 몰고 시내 병원을 찾았다.택배 트럭이 병원 주차장에 섰다.이미 정상 진료가 끝난 시간이라 그가 응급실로 급하게 향했다.접수 창구 직원에게 접수를 마친 이준은 대기실의 한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그는 심한 가려움증을 느끼며 팔을 벅벅 긁었다.그러다 저와 의자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심각한 얼굴로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다.같은 남자가 봐도 눈길이 머물 정도로 수려한 외모의 소유자였다.와, 잘생겼다. 진짜 잘생겼다.이준은 몸 여기저기를 긁어대며 너무 잘생겨 눈을 뗄 수 없는 남자에게 시선을 계속 뒀다.생긴 것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흘러나오는 아우라가 범상치 않았다.이준은 남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자연스레 훑었다.명품 슈트에 빗물이 묻어 있는 고급스러운 수제화와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우디향이 무척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그때 이준의 눈에 남자가 차고 있는 손목시계가 들어왔다.‘어? 저 시계는…! 여진 씨 거랑 똑같은 브랜드잖아. 디자인도 똑같아….’이준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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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56화.그만큼 여진의 속상함이 컸다는 뜻이다.“아, 하하. 괜찮아요. 저도 복숭아 먹고 싶었어요. 그리고 주사 맞으면 금방 괜찮아져요.”- 괜찮긴요! 괜찮아서 지금 병원이에요?이준은 평소 같지 않게 쏘아붙이고 따지고 드는 여진의 목소리가 괜스레 반가웠다.생각지도 않은 여진의 반응이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깎아 놓은 복숭아를 다 먹는 거였는데…, 이준은 괜히 히쭉 웃으며 대답했다.“진짜예요.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죠. 그 정도 먹어서 큰일 안 나요. 그런데 어떻게 호영이 핸드폰으로 전화했어요?”이준은 여진이 미안해할까 싶어, 부러 말을 돌렸다.- 이준 씨가 맛있게 먹길래, 호영이도 어서 맛봤으면 해서 왔는데…. 호영이가 알려주더라고요. 삼촌 복숭아 알레르기 있다고.“아, 그랬구나. 그럼, 지금 별아도 같이 있어요?”여진의 집에서 이준의 집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였다.먼 거리가 아니지만, 오늘같이 폭우가 내리는 날 아이를 데리고 왔을 여진이 걱정됐다.- 네, 지금 호영이가 놀아주고 있어요.“비가 이렇게 오는데, 아이 안고 미끄러지면 어쩌려고 그랬어요.”이준은 걱정이 앞서는 마음에 타이르듯 말했다.- 이준 씨, 그래서 주사는 맞았어요?여진도 말을 돌려 제가 알고 싶은 것을 물었다.“네, 맞았어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이준은 여진을 안심시키려 거짓말했다.- 하아, 다행이다. 그럼, 집에는 언제 와요?마치 집에서 저를 기다리는 와이프처럼 말한다.이준은 여진의 말에 혼자 얼굴을 발그레 붉히고는 대답했다.“택배 사무실에 들였다 가야 하니까, 한 1시간이요.”아직 주사를 맞지 않은 이준은 시간을 넉넉하게 말했다.- 그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요, 운전 조심해서 와요.“그래요, 그럼. 가능한 빨리 갈게요.”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는 끝이 났다.이준은 싱글벙글 웃으며 핸드폰을 조끼 주머니에 넣었다.그 순간 이준은 제 몸을 찌르며 관통할 것 같은 날 선 시선을 느꼈다.이준이 그곳을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뭐, 뭐야…!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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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57화.스피커 폰이 아니라, 정확한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그렇다고 내 여자의 목소리를 알아채지 못할 차준석이 아니었다.핸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여자의 목소리는 윤여진이 분명했다.그의 몸에 존재하는 모든 세포가 그 목소리를 향해 꿈틀거리며 반응했으니까.그러고 보니 이곳은 경기도 이천.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였다.윤여진이 지겨워진 저를 버리고, 새로운 둥지를 틀기에 적합한 곳이다.준석의 입가가 가늘게 비틀렸다.“윤여진, 이곳에서 다른 남자랑 살림을 차린 건가?”내 아내였던 윤여진은 남자 없이는 못 사는 그렇고 그런 여자였나.작년.준석은 여진의 외도 상대라 여긴 한정혁의 손발을 단단히 묶어놨었다.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유통 업체와 형이 운영하는 호텔에 고강도 세무조사가 들어갔다.한정혁의 아버지, 한 사장은 그 즉시 준석을 찾아왔었다.‘차 대표님,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갑자기 세무조사라니요.’‘국가에서 하는 일을 가지고 왜 저를 찾아오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차 대표님이 왜 이러시는지 알고 있습니다. 전화 한 통만 부탁드립니다. 세무조사를 받더라도 강도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삼 년 전에 여진이와 파혼도 잘 처리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제가 정혁이 단단히 단속하겠습니다.’‘아내와 전, 이혼까지 했는데 단속만으로 되겠습니까?’‘아, 그럼… 원하시는 것을 말씀하시면 그대로 하겠습니다.’‘한정혁 관장, 국내에서만 놀기엔 그 실력이 참 아깝죠. 해외에 나가면 더 크게 성장할 것 같아서요. 제 말, 알아들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아, 물론입니다! 그러잖아도 정혁이가 미술사 관련해서 더 공부하고 싶어 했습니다. 해외로 유학, 당장 보내겠습니다.’‘한 사장님.’‘네, 차 대표님.’‘특별한 비리가 없다면, 일반적인 수준의 세무조사가 될 겁니다.’‘감사합니다, 차 대표님! 그리고 제 부족한 자식놈 때문에….’‘됐습니다. 그 일, 더는 입에 올리지 마세요. 앞으로 한 사장님을 보는 일도 다시는 없었으면 합니다.’‘당, 당연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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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58화.3일 뒤.늦은 장마에 내린 폭우는 이틀을 더 내렸다.여진은 폭우로 마을의 개울이 넘쳐 이틀은 집에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만 했다.비가 그친 오늘은 언제 폭우가 내렸나 싶게 강렬한 땡볕이 회색의 마당을 사정없이 내리쬈다.여진은 낮잠을 자고 있는 별아를 한번 살피고는 세탁실로 향했다.세탁기에서 천 기저귀를 꺼내 밖으로 나왔다.천 기저귀가 든 대야를 한쪽 허리에 끼고, 마당 한 가운데 있는 빨랫줄로 향했다.빨랫줄은 대문을 바라본 채 두 개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여진이 내리쬐는 태양에 눈을 살짝 찌푸리며 대야를 바닥에 내려놓았다.허리를 구부려 대야 안에 있는 천 기저귀 하나를 꺼내 물기를 탈탈 털었다.공기 중에 작은 물방울들이 튕겨 나오다가 금세 사그라졌다.곧이어 직사각형의 새하얀 천이 빨랫줄에 하나, 둘, 셋… 자리를 잡아갔다.두 개의 빨랫줄에 새하얀 천이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널렸을 때,철컹.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빼곡히 널린 기저귀 천으로 누가 들어왔는지 보이지 않았다.택밴가?점심이 지난 오후, 택배가 도착할 시간이었다.여진은 대문을 연 사람이 이준일 거라고 생각해 서두르지 않고 기저귀를 탈탈 털어 빨랫줄에 널며 이준을 불렀다.“이준 씨에요?”상대는 대답이 없었다.여진은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마지막 기저귀를 빨랫줄에 널고는 천을 빳빳하게 손으로 당겼다.그때, 툭.첫 번째 빨랫줄에 걸려있던 기저귀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흐물거리며 떨어진 새하얀 천에 시선을 둔 여진은 지금 집에 들어온 사람이 이준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이준이라면 별아가 쓰는 천 기저귀를 저리 함부로 대하지 않을 테니까.그때였다.떨어진 천 기저귀 옆으로 먼지 한 톨 없는 매끈한 검은색 고급 수제화가 보였다.수제화 위로 잘 다려진 바짓단이 고고하게 자리하고 있었다.그 순간 여진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 집어삼켜진 듯 새까맣게 변했다.침입자와 여진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몇 걸음을 사이에 두고 빳빳하게 펼쳐진 새하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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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59화.“준석 씨!”여진의 다급한 부름에도 준석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그때, 그의 구두 옆으로 떨어졌던 기저귀 천이 그의 신발에 엉켜 걸음을 붙잡았다.생각지도 않게 발걸음이 붙잡힌 준석은 잠시 얼굴을 구겼다.고작 수건 따위가 내 길을 막다니.아이를 키워본 적 없는 준석은 빨랫줄에 널려 있던 천 기저귀가 수건이라고 생각했다.그는 제 구두에 엉켜 있는 천을 신경질적으로 털어내며 다시 현관문으로 향했다.그가 막 현관문 손잡이에 손을 댈 때였다.어느새 뒤를 따라왔는지, 여진이 준석과 현관문 사이를 급하게 가로막았다.“멈춰요!”그녀가 양팔을 활짝 벌리며 소리쳤다.조금 전 놀랐던 표정은 사라진 상태였다. 여진의 눈동자엔 결연한 빛이 서렸다.집안엔 지금 별아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갑자기 나타난 준석을 마주하는 것도 힘겨운 일이었지만, 그에게 별아를 결단코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어디까지 알고 온 것일까.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준석은 한 번도 저를 찾지 않았었다.혹시나 저를 찾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별아가 세상에 태어나던 날, 여진은 준석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하나 ‘내 아이가 맞아?’라는 기막힌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다시 마음을 다잡았었다.그 마음은 차준석이 눈앞에 있는 지금도 유효했다.여진은 제 딸이 친아빠와 첫 대면에서 그런 슬픈 말을 듣길 원하지 않았다.“어딜 들어가려는 거예요?”말투가 새끼를 지키고자 하는 암고양이처럼 날카롭게 바뀌었다.여진의 기세에 준석의 고개가 삐뚜름히 기울여졌다.“오랜만에 만났는데, 물 한 잔 정도는 줄 수 있잖아.”“싫어요.”“단호하네. 왜, 안에 숨겨 놓은 남자라도 있나 보지?”“안에 누가 있든, 차준석 씨가 상관할 일 아니에요.”“차준석 씨, 라니. 서운하게, 여진아.”“흣!”준석의 커다란 손이 여진의 턱을 단숨에 그러쥐었다.양팔을 벌리고 있던 여진은 그의 갑작스러운 접촉에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했다.이내 엉거주춤하다 핏줄이 도드라진 준석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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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60화.그러니 여진아, 그런 눈으로 날 보면 안 되지.당신이 나에게 일말의 미안함이 있다면 말이야,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말이야.준석은 여진이 파주 작업실을 떠나, 어딘가에 숨죽이고 참회하며 살고 있을 거라 생각은 했었다.한데 그런 생각은 자신의 오만이었나.친정이 다 망한 마당에 맘 편히 남자랑 뒹굴며 아이 낳고 알콩달콩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윤여진….이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배고 버젓이 출산까지 하다니!자신이 지겨워져 헤어지자던 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아이의 존재는 크나큰 충격이었다.그래도 아이를 보면 누구의 자식인지는 대략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여진은 아니라고 했지만, 아이의 친아빠 리스트에 자신을 뺄 수는 없을 것이다.기분이 엿 같았다.누구나 우러러보는 자리에 있는 차준석이 비겁하기 짝이 없는 한정혁과 나이만 어린 택배 기사와 한 선상에 놓였다.차준석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여진을 향한 검은 눈동자가 무섭게 일렁거렸다.“다시 한번 묻지. 별아, 누구 딸이야?”여진은 아이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준석을 절망적인 눈으로 바라보았다.그때였다.“으아앙!”아이의 울음소리가 집안에서 크게 들렸다.여진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얼른 몸을 돌렸다.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현관문을 열었다.“별아, 엄마 여깄어!”소리치며 안방으로 들어갔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준석의 얼굴이 섬뜩할 정도로 가라앉았다.여진과 저 사이에 아이가 생겼다면, 이런 모습이었을 거라고 미리 짐작했었다.저는 안중에도 없고 여진은 아이에게 온 신경을 쏟았을 테니까. 그래서 임신을 미뤘었는데….결국,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내 여자를 목도 해야 하나.가시 덩어리를 집어삼킨 것처럼 배속이 울렁거리며 선연한 핏물을 토해낼 것만 같았다.아이를 달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미안해, 별아야. 엄마가 미안. 우리 아기 놀랬지?”조금 전 저를 날카롭게 쳐다보며 쏘아붙이던 여자의 목소리가 아니었다.세상 부드럽고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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