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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잔혹한황실 : Chapter 71 - Chapter 73

73 Chapters

제71화: 절망의 잉태, 그리고 빼앗긴 핏덩이

​황궁의 시간은 피도 눈물도 없이 무심하게 흘러갔다. ​거센 눈보라가 치던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핏빛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을 거쳐, 다시금 숨 막히는 폭염이 제국을 덮칠 때까지. 그 기나긴 10개월의 시간 동안 황궁은 황후 민시은의 완벽하고도 서늘한 철권통치 아래 쥐 죽은 듯한 평정과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화려하고 평온한 정전(正殿)의 수십 미터 아래, 빛 한 줌 들지 않는 지하 특별 구금실의 시간은 오직 지독한 절망과 광기로만 점철되어 있었다. ​"내 아이야...조금만 참으렴. 이 어미가 꼭 널 황제로 만들어 줄 테니까 으흐흐흑." ​만삭이 된 배를 부여잡고 거친 짚단 위에 웅크린 신아리의 모습은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오직 '황태자 배양기'로서의 역할만 허락된 그녀에게, 내의전 상궁들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차가운 얼굴로 들어와 최고급 영양액과 순산약만을 강제로 입에 쑤셔 넣고 나갈 뿐이었다.  단 한마디의 대화도, 한 줌의 따뜻한 온기도 없는 철저한 고독 이였다. ​아리는 불러오는 배를 쥐어뜯으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미친 듯이 웃다가, 이내 짐승처럼 처절하게 오열하는 기괴한 발작을 반복하며 서서히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검은 폭우가 쏟아지던 늦여름의 어느 짐승 같은 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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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단두대의 이슬, 그리고 완벽한 복수

​먹구름이 무겁게 짓누른 제국의 아침, 밤새도록 미친 듯이 쏟아지던 짐승 같은 폭우는 멎었지만, 자경전(慈慶殿) 앞마당을 가득 채운 축축하고 비릿한 흙냄새는 금방이라도 피바람을 몰고 올 듯 음산하게 깔려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황궁의 넓은 앞마당에는 제국의 모든 대신들과 종친들이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도열해 있었다.  그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마당 한가운데에 높게 솟아오른 서늘한 단두대, 그리고 그 단두대를 굽어보는 가장 높은 상석에 자리한 거대한 옥좌였다. ​옥좌에는 황제의 상징인 흑룡포를 연상케 하는 압도적이고도 화려한 핏빛 적의를 두른 여제, 황후 민시은이 북해의 빙하처럼 차가운 얼굴로 앉아 있었다. 그녀의 등 뒤에는 거대한 사신(死神)처럼 칠흑 같은 제복을 입은 김민혁이 서늘하게 안광을 번뜩이며 버티고 서 있었다. ​"죄인을 끌어내라"  ​시은의 붉은 입술 사이로 떨어진 무자비한 하명, 그와 동시에, 묵직한 북소리가 둥, 둥, 둥 하며 황궁의 적막을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놔! 놔란 말이야!! 내 아이! 내 아이를 돌려줘!!" ​내수사(內需司) 감찰 요원들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 짐짝처럼 질질 끌려 나오는 한 여자, 어젯밤 끔찍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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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최종화): 피로 물든 옥좌, 그 너머의 찬란한 구원

시간은 흐르고, 제국의 상처는 핏빛 진달래가 피고 지는 숱한 계절의 순환 속에서 서서히 아물어갔다. ​신아리의 참수 이후, 제국은 거짓말처럼 평온을 되찾았다. 썩어빠진 반역자들의 피로 대지를 씻어낸 황후 민시은의 통치는 잔혹하리만치 무자비했으나, 역설적이게도 그 철권통치 덕분에 백성들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다. ​어느 화창한 봄날의 오후, 거센 피바람이 불었던 자경전(慈慶殿) 앞마당에는 이제 따스한 햇살만이 가득했다. ​"어마마마-!" ​봄바람을 가르며 들려오는 청아하고 앳된 목소리, 올해로 다섯 살이 된 제국의 유일한 황태자, '윤(潤)'이 화려한 태자복을 펄럭이며 잔디밭을 가로질러 달려오고 있었다. ​테라스 상석에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던 시은의 붉은 입술에 부드럽고 우아한 미소가 번졌다. ​"뛰지 마시지요, 전하 그러다 옥체라도 상하시면 어쩌시려고 그럽니까." ​"어마마마께서 곁에 계시는데 제게 감히 무슨 일이 생기겠사옵니까! 어마마마께서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하신 분인걸요!" ​시은의 품에 와락 안긴 어린 황태자는, 티 없이 맑은 눈동자로 자신을 품어준 세상 유일한 어미를 우러러보았다. ​신아리의 뱃속에서 태어난 원수의 핏줄 하지만 그 끔찍한 진실을 아는 자는 이제 이 궐 안에 아무도 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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