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폭우가 쏟아지는 서울 외곽의 고급 주택강민회장댁이다.대한제국 재계 서열 1위, 민석그룹 민현석 회장의 본가로 향하는 구불구불한 진입로에는 평소 환하게 불을 밝히던 가로등마저 모두 꺼져있다.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그 먹먹한 어둠 속을 소리 없이 기어가는 다섯 개의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황제 유종석이 제국의 법망을 피해 자신에게 거슬리는 자들을 조용히 제거하기 위해 은밀하게 키워낸 황실 직속의 어둠, '흑영(黑影)' 소속의 최정예 암살자들이었다.그들의 오늘 밤 목표는 오직 하나였다. 건방지게 황제에게 밉보인 민석그룹의 심장 민현석 회장의 목을 쥐도 새도 모르게 따오는 것이다.최신형 소음기 장착이 완료된 특수 총기를 차갑게 쓰다듬으며 암살조장이 손가락 세 개를 펼쳐 수신호를 보냈다. 그들이 훈련받은 대로 높은 담장을 민첩하게 넘으려던 찰나였다.서걱-!거센 빗소리에 완전히 묻혀버린 그러나 뼈와 살을 가르는 기괴하고도 섬뜩한 파공음이 어둠을 찢었다.동시에 가장 뒤에 서 있던 암살자의 목통에서 시뻘건 핏물 분수가 뿜어져 나오며, 짐승이 앓는 듯한 억눌린 비명이 터져 나왔다."크윽……! 커헉!"놀란 조장이 황급히 총구를 겨누며 뒤를 돌아본 순간, 밤하늘을 찢어발기는 새하얀 번개가 내리쳤다. 찰나의 환해진 시야 속에,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서 갓 기어 올라온 듯한 야차(夜叉)의 얼굴이 드러났다.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제복이 빗물과 피로 흠뻑 젖은 거대한 사내 황후의 직속 수석 호위무사, 김민혁이었다.그의 오른손에 들린 특수 제작된 티타늄 검의 칼날 끝에서는 빗물에 채 씻기지 못한 끈적한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까 초저녁 신아리의 은밀한 별채를 습격하여 정보를 캐내는 과정에서 입은 팔뚝의 깊은 자상에서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민혁은 고통 따위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괴물처럼 기괴하게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고 있었다."너... 넌
Last Updated : 2026-07-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