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황궁의 가장 밑바닥, 쥐새끼들이 들끓는 내명부 지하 감옥, 어둠 속에서 자신이 승리할 날만을 망상하며 미친 듯이 실실거리던 아리의 귓가에, 감옥 복도를 울리는 또각, 또각, 하는 소름 끼치게 규칙적이고 고고한 구두 발소리가 들려왔다. 철컹-! 독방의 철문이 열리고, 눈부신 감옥의 역광을 받으며 황후 민시은이 지옥의 염라대왕처럼 차갑고도 우아하게 걸어 들어왔다. 그녀의 양옆로는 민혁과 횃불을 든 근위병들이 굳건하게 도열했다. "민시은! 드디어 내 발밑에 무릎을 꿇으러 친히 행차하셨나 보지?" 아리가 쇠사슬에 묶인 채 바닥을 기며, 승리에 찬 끔찍한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시은은 그런 아리의 도발에도 단 한 치의 동요조차 없이, 서늘하고 오만한 시선으로 바닥을 구르는 그녀를 벌레 보듯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시은이 가죽 장갑을 낀 하얀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을 때,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는, 민혁이 방금 전 폐위된 후궁들의 무덤 아래에서 파내어 온 그 작고 검은 'SD 카드' 하나가 조롱하듯 쥐여 있었다. "이것을 찾느라, 먼지를 뒤집어쓰며 제법 애를 먹었구나, 아리야" 시은이 손바닥 위에서 그 작은 카
Last Updated : 2026-09-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