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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잔혹한황실 : Chapter 51 - Chapter 60

73 Chapters

​제51화: 신아리의 폭주, 숨겨진 횡령 장부의 실체

​황궁을 뒤흔들었던 전대미문의 가면무도회 참극과, 제국의 절대자였던 황제 유종석의 비참한 폐위 그리고 광화문 광장의 거대한 인파 앞에서 펼쳐진 황후 민시은의 혁신적이고도 파격적인 철혈 선언은 대한제국이라는 거대한 거함을 완전히 새로운 역사적 국면으로 밀어 넣었다. ​백성들은 부패한 황실의 고름을 스스로 짜내고 자신들의 고혈로 채워진 자산을 환원하겠다는 황후의 결단에 눈물 흘리며 열광했으나, 폐허와 잿더미 위에서 간신히 피어난 평화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살얼음판과 같았다. ​황실의 안팎에는 여전히 시은의 서늘한 권위를 시기하고, 유종석과 혈랑회가 남겨둔 핏빛 권력의 잔재를 탐하려는 썩은 귀족들과 대신들의 검은 그림자가 독사처럼 도처에 똬리를 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웅장한 황궁의 가장 깊고 음산한 밑바닥, 내명부 지하 감옥의 최하층에 위치한, 빛 한 줌조차 허용되지 않는 가장 어둡고 축축한 독방,​그 짐승의 우리와도 같은 곳에서, 전직 제국의 황귀비이자 안주인을 꿈꾸던 요녀 신아리는 넝마가 된 한복 자락을 오물에 적신 채 바닥을 개처럼 기어 다니고 있었다.​14년의 세월 동안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며 제국의 정점에 올라 민시은의 목을 치려던 그 화려하고 오만했던 악녀의 자태는 이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간밤에 벌어진 참혹한 고문과 충격으로 인해 허연 살결 곳곳에는 시퍼런 멍과 핏자국이 가득했고, 허리까지 내려오던 탐스러운 머리카락은 헝클어진 채 시궁창의 오물과 뒤섞여 기괴하게 굳어 있었다.​손톱은 바닥을 긁어대느라 모조리 뒤집어져 검붉은 피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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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역전의 단서, 과거의 망령이 깨어나다

내명부 예법실 지하, 수십 년간 잊혀졌던 폐비들의 원혼이 잠든 차갑고 습한 무덤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낡은 철제 함 ​그 안에서 잠들어 있던 엄지손가락만 한 마이크로 SD 카드는 결코 단순한 저장 매체가 아니었다. ​그것은 지난 14년이라는 길고도 참혹했던 세월 동안, 거대한 대한제국의 핏줄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백성들의 고혈을 게걸스럽게 빨아먹던 거대한 기생충들의 명단이자, 썩어빠진 권력의 심장부를 완벽하게 꿰뚫고 폭파시킬 가장 치명적인 사형 선고장이었다. ​황후전의 가장 깊고 서늘한 메인 집무실, ​동이 트기 전, 새벽의 푸르스름하고 창백한 빛이 거대한 통유리창을 넘어 무겁게 스며드는 가운데, 집무실 중앙에 띄워진 거대한 홀로그램 모니터 위로는 참혹한 진실들이 붉은 피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수백 명에 달하는 황실 내수사 고위직, 내각의 핵심 관료들, 그리고 국가의 안보를 책임져야 할 군부 장성들의 이름, 그 옆으로 그들이 유종석과 신아리의 비호 아래 착복한 천문학적인 비자금 내역과 검은 거래의 흔적들이, 마치 멈추지 않는 폭포수처럼 화면을 가득 채우며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이토록 깊고, 이토록 추악하게 썩어있었단 말인가." ​시은은 차가운 황금 옥좌에 등받이를 기댄 채, 끝없이 이어지는 배신자들의 명단을 핏발 선 서늘한 눈으로 훑어 내렸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단순한 분노를 넘어선, 뼈가 시릴 정도의 지독한 허탈감과 구역질이 묻어났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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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피의 대숙청, 다가오는 최후의 덫

같은 날 오전 7시, ​동이 트며 평화롭고 고요하게만 보이던 대한제국의 아침은, 도시 전체의 정적을 찢어발기는 거친 사이렌 소리와 무장 헬기의 프로펠러 굉음과 함께 완벽한 아수라장으로 변모했다. ​쾅-!! ​"뭐, 뭣들 하는 짓이냐!! 내가 누군지 알아?! 명색이 이 제국의 국고를 책임지는 내각 재무대신이다! 감히 뉘 안전이라고 군홧발로 현관문을 부수고 함부로 쳐들어와!!" ​수도 한복판에 자리 잡은 수백 평짜리 최고급 대저택, 최고급 이탈리아산 실크 잠옷 차림의 재무대신 박기태가 아침 식사 중 별안간 들이닥친 괴한들에 놀라 식탁을 뒤엎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오만방자했던 그의 그 호통은, 육중한 방탄복과 검은 복면을 쓴 블랙 쉴드 정예 요원 십여 명이 그의 머리에 차갑고 시퍼런 소총 총구를 일제히 들이밀자, 단숨에 짐승의 비루한 앓는 소리로 변해버렸다. ​"황후 마마의 특명이다." ​부대장이 얼어붙은 재무대신의 이마에 총구를 강하게 밀어붙이며 차갑게 선언했다. ​"재무대신 박기태 당신을 국가 국고 3천억 횡령 및 반란 방조 그리고 내란 음모죄로 이 시간부로 긴급 체포한다." ​"황....황후가! 나....나는 폐하의 충신이  읍!"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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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산산조각 난 평화, 절망의 굉음

가장 치열하고 피비린내 났던 전장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 ​역설적이게도 대한제국 황궁의 오후는, 그 어느 때보다 고요하고 눈부시게 평화로워 보였다. ​맑게 갠 하늘 아래로 따스한 가을 햇살이 황궁의 황금빛 기와 위로 찬란하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대대적인 120명 고위직 숙청 작업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고,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던 썩은 권력의 잔재들은 차가운 법의 심판대와 백사 부대의 총구 앞에서 완벽하게 고개를 숙였다. ​황후 민시은은 내의전 특별 병동, 자경전(慈慶殿)에 누워있는 대비마마의 병문안을 마치고 긴 복도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14년 동안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던 거대한 족쇄가 마침내 풀린 듯, 그녀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아주 조금 가벼워 보였다. ​"마마" ​그녀의 반보 뒤를 조용히 따르던 한비서가 걸음을 멈추고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양손에는 최고급 은쟁반이 들려 있었고, 그 위에는 붉은 밀랍으로 단단히 밀봉된 고급스러운 편지 한 통이 고이 놓여 있었다. ​"아버님이신 민현석 회장님께서 보내신 친필 서신이 막 당도했습니다." ​"아버님께서?" ​시은의 차갑고 서늘했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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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핏빛 여제의 각성과 참수 선고

비가 간신히 그친 황궁의 오후는 잔인하리만치 고요했고, 기괴할 정도로 황량했다.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은 물러가지 않은 채 낮게 내려앉아 있었고, 전각의 처마 끝에서는 밤새 고인 빗물이 마치 핏방울처럼 대리석 바닥 위로 툭, 툭 끊임없이 떨어지며 사방의 적막을 깨뜨리고 있었다. ​황궁 전체가 거대한 상가(喪家)라도 된 것처럼, 모든 빛을 잃은 채 잿빛 어둠 속으로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 침묵의 중심인 황후전 앞마당, 시은은 상후(喪候)를 알리는 우산을 쓰지도 않은 채 마당 한가운데에 망부석처럼 꼿꼿이 서 있었다. ​핏기 하나 없이 하얗게 질려버린 그녀의 얼굴은 마치 정교하게 깎아 만든 밀랍 인형처럼 차갑고 굳어 있었고,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사정없이 젖어 뺨에 달라붙은 칠흑 같은 머리카락과 검은 드레스 자락은 그녀가 마주한 깊은 상실의 슬픔을 바닥으로 뚝뚝 흘려내고 있었다. ​그녀의 등 뒤에서 수행하던 궁인들과 한비서는 황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지독한 절망의 기백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사색이 되어 그 뒤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쿠구구구궁-! 끼이이이익-!! ​그때, 황후전의 정문을 부수어버릴 듯 거친 엔진 굉음을 내뿜으며, 온통 새카만 폭발의 재와 그을음을 뒤집어쓴 군용 지프차 한 대가 미끄러지듯 마당 한가운데로 들어와 거칠게 멈춰 섰다. ​차체가 찌그러지고 유리가 산산조각 난 차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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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피로 물든 처형대, 두 사람의 검

낮게 내리깔린 먹구름이 당장이라도 제국의 대지를 통째로 짓눌러 부숴버릴 듯, 광화문 앞 광장의 하늘은 온통 납빛 어둠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밤새도록 대지를 찢어발기던 폭풍우는 간신히 멎었으나 대기 중에는 여전히 무겁고 습한 물 비린내와 함께, 코를 찌르는 소름 끼치는 혈향(血香)이 지독하게 배어 있었다. ​대한제국의 오랜 역사와 영광이 숨 쉬던 제국의 심장부, 광화문 광장은 이제 화려한 축제의 장이 아니었다. ​주권을 찬탈하고 제국을 마피아에게 팔아넘기려 한 역도들을 처단하기 위해 급조된, 거대하고 끔찍한 핏빛 공개 처형장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해 있었다. ​광장의 외곽을 겹겹이 에워싼 수십만 명의 백성들과, 블랙 쉴드의 무자비한 총구에 밀려 궐내에서 강제로 끌려 나온 수백 명의 내각 대신, 그리고 부패 귀족들은 단 한 마디의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쥐 죽은 듯 얼어붙어 있었다. ​그들의 겁에 질린 시선이 한곳으로 일제히 향했다. ​광장 정중앙에 거대하고 둔탁하게 세워진, 검은색 대리석 처형대 위였다. ​그 처형대 위에는 세 명의 죄인이 무릎이 꿇려진 채 널브러져 있었다. ​서로를 향한 증오심으로 감옥 바닥에서 온몸의 살점과 피를 뜯어먹어 흉측한 몰골이 된 폐황제 유종석, ​독기에 서려 발악하다가 이내 눈앞에 닥친 죽음의 공포에 질려 초점 없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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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무저갱의 선고, 여제의 눈물

​"더 이상, 이 잔혹한 무게를 혼자서 짊어지려 하지 마십시오, 마마." ​민혁의 낮고 떨리는, 그러나 세상 그 무엇보다 묵직하고 따뜻한 숨결이 시은의 귓가에 조심스럽게 닿았다.  ​"마마가 가시는 지옥의 칼날 위에, 저 김민혁의 남은 모든 힘과 영혼을 보태겠습니다. 함께 베겠습니다." ​시은은 밀려오는 뜨거운 눈물을 간신히 집어삼키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민혁이 시은의 손을 감싼 채로 대검의 자루를 함께 힘주어 틀어쥐고,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압도적인 맹수의 완력으로 박혀 있던 대검을 위로 성큼 뽑아 올렸다. ​칼날이 빠져나오며 비서실장의 살점이 허공으로 튀었다. ​"아버님불효한 딸의, 마지막 이별 선물입니다. 부디 편히 잠드소서." ​시은의 마지막 서글픈 속삭임이 떨어짐과 동시에, 두 사람의 지독한 힘이 하나로 합쳐진 거대한 티타늄 칼날이 잿빛 하늘을 가르며 다시 한번 벼락처럼 처형대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서거억-!!! ​살과 뼈가 한꺼번에 분리되는 둔탁하고도 소름 끼치는 파열음과 함께, 14년의 세월을 기만했던 비서실장의 목통이 단칼에 완벽하게 베어져 나갔다. ​두 사람의 처절한 분노가 합쳐진 일격은 자비가 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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