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예식장을 정하고, 청첩장을 돌리고, 자잘한 준비들을 하나씩 처리하는 사이, 어느새 봄이 완연해져 있었다.결혼식 날 아침, 신부 대기실 거울 앞에 앉은 제이는 낯선 얼굴을 바라보듯 자신의 모습을 응시했다.하얀 드레스, 곱게 올린 머리, 살짝 붉게 물든 뺨까지, 모든 것이 꿈처럼 느껴졌다.창밖으로는 이미 하객들이 하나둘 도착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긴장되세요?"메이크업을 마무리하던 스태프가 화장솜을 정리하며 물었다."조금요."제이가 옅게 웃으며 답했다. 스태프도 그런 그녀를 보며 따라 웃었다.그 긴장은 두려움이 아니라, 벅찬 설렘에 가까웠다.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새삼 실감하고 있었다.대기실 문이 열리고 정 회장이 들어섰다.지팡이를 짚은 걸음이었지만, 그의 눈빛만은 그 어느 때보다 형형했다.그는 한동안 말없이 제이를 바라보다가, 눈시울을 붉혔다."참 곱구나."정 회장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갈라졌다."우리 가족이 되어줘서, 고맙다."뒤이어 정지훈이 얼굴을 내밀었다. 오늘따라 그의 옷차림도 평소보다 한층 정갈했다.그의 옆에는 미국에서 건너온 조희진이 함께였다.결혼식 며칠 전,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조희진은 제이의 손을 꼭 잡으며 몇 번이고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었다."예쁘다, 정말."조희진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그녀는 제이의 손을 다시 한번 가만히 감싸 쥐었다."이렇게 좋은 날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정지훈은 그 옆에서 말없이 미소 지었다.식이 시작되기 직전, 준호가 대기실 앞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제이는 마지막으로 거울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향했다.문이 열리자, 턱시도를 입은 준호가 서 있었다.그는 그녀를 보자마자 잠시 숨을 멈춘 듯 굳어졌다. 오랫동안 함께해온 사이였지만, 오늘의 그녀는 또 다른 얼굴처럼 낯설고도 눈부셨다."예쁩니다. 정말로."그
Last Updated : 2026-09-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