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폐하, 황비가 사라졌습니다: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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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아파!''너무 아파!'송연화의 이마에 식은땀이 솟았다. 극심한 통증에 허리를 숙이고 두 손으로 배를 감쌌다.그와 동시에 온기가 느껴졌다. 옅은 피비린내에 송연화는 정신이 아득해졌다.'내 아이!'"유란아, 괜찮으냐?"한편 서재헌은 송유란을 부축하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송유란은 서재헌에게 기대면서도 줄곧 송연화를 바라보았기에 한눈에 이상을 알아차렸다.'설마 아이가 태어나려는 것인가?''안 돼!''나는 아직 입궁하지도, 황후가 되지도 못했다. 송연화가 어찌 지금 아이를 낳을 수 있단 말인가?'두려움과 불만이 동시에 치솟았다.송유란은 송연화를 가리켰다."재, 재헌 오라버니, 동생이..."서재헌은 미간을 찌푸렸다."연빈이 어쨌다고... 여봐라, 어서 사람을 불러라!"작은 뜰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반 시진 뒤 문이율은 땀에 흠뻑 젖은 채 은침을 뽑았다.송유란은 서재헌의 품에 기대어 눈에 어두운 빛을 띠었지만 얼굴에는 걱정만 가득했다.문이율이 일어나자 곧장 다가갔다."문 의원, 제 동생은..."문이율은 입을 다물라는 손짓을 하고 무거운 얼굴로 서재헌에게 물었다."뱃속의 아이를 폐하께서는 지키실 생각입니까?"서재헌이 대답하기도 전에 송유란이 다급하게 말했다."지켜야 합니다. 재헌 오라버니, 이 아이는..."서재헌은 송유란의 손을 잡고 힘을 주어 진정하라는 뜻을 전했다."그 아이를 살리느냐 마느냐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차이는 유란 아씨의 병을 계속 치료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문이율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본래 내일은 고독충을 연빈 마마의 몸에 넣기로 한 날입니다. 하지만 오늘 넘어지는 바람에 일정이 어그러졌을 뿐 아니라 뱃속의 아이도 위험한 지경에 놓였습니다.""네 말은 전에는 아이를 무사히 지킬 수 있었지만 지금은..."서재헌은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얼굴에 드러났다.문이율은 아무 말 없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후회하느냐?'그 말이 서재헌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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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안 됩니다!"다급해진 송유란은 평소의 여린 모습을 잊고 문이율을 날카롭게 꾸짖었다."넣어서는 안 됩니다. 재헌 오라버니, 정말 안 됩니다. 저는 그 아이가 필요합니다."서재헌은 난처한 듯 말했다."유란아, 기회는 아직 많다. 이번에 안 된다면 다른 아이를 얻으면 된다."송유란은 남몰래 이를 악물었다.'아니야!''송연화에게는 이미 죽음뿐이다.''이 아이가 태어나야만 내게 아무런 빈틈도 생기지 않는다.''다른 사람의 아이로 바꾼다면...''안 돼. 절대 안 돼!'생각할수록 다급해진 송유란은 서재헌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차분하게 유지했다."재헌 오라버니, 동생 몸은 본래 약합니다. 오늘 앞뒤 가리지 않고 고독충을 넣으면 동생이 반드시 저를 원망할 것입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미리 태어나게 할 방법을 찾으면 어떻습니까?"마지막으로 송유란은 기대 어린 눈으로 문이율을 바라보았다."문 의원께서는 방법이 있으십니까?"'너는 송연화를 두둔하지 않았느냐?''그렇다면 지금도 송연화의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게 할 것이다.'문이율은 송유란의 속셈을 알아차리고 시선을 돌린 뒤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없습니다."송유란의 눈이 크게 뜨였다."명의가 아니십니까? 어찌 방법이 없습니까?"뜻밖의 대답에 놀란 송유란은 목소리마저 억누르지 못했다.그때 서재헌이 그녀의 어깨를 누르며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이것은 짐의 결정이다. 유란아, 문 의원을 난처하게 하지 마라."말을 마친 그는 송유란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다시 반 시진이 흐른 뒤 문이율이 방에서 나왔다.그사이 서재헌은 송유란을 달랜 뒤 서상운에게 데려다주라고 했다.문이율이 나오자 눈빛으로 결과를 물었다.문이율은 예를 올렸다."고독충을 넣었습니다. 길어도 이틀이면 연빈 마마의 뱃속에 있는 아이는 유산될 것입니다. 그때..."그는 말을 잇지 않았지만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뜻을 알아들었다.서재헌은 복잡한 표정으로 물었다."이번 일이 훗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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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너무, 너무 괴로워!''어찌 방 안에 아무도 없는 거지?'송연화는 억지로 몸을 옆으로 돌렸다. 심한 기침 탓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끼이익—"바깥문이 갑자기 열렸다.방에 들어온 도연은 침상 밖으로 거의 엎어질 듯한 송연화를 보고 크게 놀랐다."마마!"도연은 놀라 외치며 빠르게 다가가 송연화를 일으킨 뒤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여봐라, 차를 내오너라."등을 두드리는 손길에 송연화의 기침이 서서히 가라앉았다.건네받은 차를 마신 뒤 힘겹게 눈을 떴지만 여전히 사물을 분간할 수 없었다.머리를 부딪힌 뒤 원래의 어둠이 흰 빛으로 바뀌어 예전만큼 절망스럽지는 않았다."마마, 지금 어떠십니까? 문 의원을 불러 진찰하게 하겠습니까?"도연의 질문을 들은 송연화는 잠시 멍해졌다.정신은 다시 견딜 수 없는 통증 속으로 돌아간 듯했고 몸은 두려움에 심하게 떨렸다."마마, 마마! 어찌 그러십니까? 괜찮으십니까?"연이은 부름에 정신을 차린 송연화는 고개를 돌렸다. 빛 없는 눈이 앞을 향했다. 잠시 진정하자 힘이 조금 돌아왔다."내 몸이... 어딘가 이상한 듯하다."송연화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다행히 방 안이 조용해 도연은 그 말을 똑똑히 듣고 목소리를 낮췄다."어디가 이상하다고 느끼십니까?"송연화는 아무 말 없이 배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의식이 흐릿할 때의 통증은 사라졌지만 뼛속까지 파고들던 감각은 아직 잊을 수 없었다.자신의 몸에는 틀림없이 문제가 생겼다."문이율을... 만나야겠다."송연화는 힘겹게 말하고 눈을 감았다. 그 순간 온몸의 힘이 빠졌다.도연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소인이 곧 사람을 보내 문 의원을 찾겠습니다."하지만 궁인이 한 바퀴 돌아보고 좋지 않은 소식을 가져왔다."문 의원의 말로는 마마께서 한동안 통증을 겪으실 것이라 합니다. 다만 이미... 처치했으니 아프기만 할 뿐 변고는 없을 것이라 했습니다."도연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아프기만 하고 변고는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지나친 통증도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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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도연은 목소리를 억누르지 못했다."마마께서 이토록 아파하시는데 어찌 아무 문제도 없다고..."말을 끝내기도 전에 내시가 달려 들어와 귓가에 낮게 몇 마디를 전했다.순간 도연의 표정이 달라졌다.맞은편의 태의 두 명과 침상에서 두 눈을 감은 송연화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한참 뒤 고개를 돌렸다."마마의 몸이 건강하시다니 더는 두 분을 번거롭게 하지 않겠습니다. 여봐라, 두 태의를 배웅하거라.""예."궁녀가 앞으로 나와 공손히 태의들에게 나가 달라고 청했다.침상 위에서 송연화는 힘없이 몸을 폈다.통증이 갑자기 찾아왔듯 사라질 때도 까닭을 알 수 없었다.그와 동시에 송연화는 방금 도연의 태도가 바뀐 것을 똑똑히 감지했다. 당혹감보다 의심이 더 크게 일었다."도, 도연아?"'대체 무슨 뜻이지?'도연은 그 안에 담긴 의문을 알아듣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마마, 태의들이 그리 말했습니다."송연화는 처연한 웃음을 지었다."나가거라."지금 자신은 두 눈이 보이지 않았다. 도연이 피하려 해도 참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대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어찌 자신의 상태가 갑자기 이리 달라진 것일까?'도연은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끝내 아무 말 없이 손짓해 방 안의 궁인들을 데리고 나갔다.그날 송연화의 통증은 세 차례 더 발작했다.매번 아무런 전조 없이 찾아왔고 그때마다 온몸이 떨릴 만큼 아팠다.하지만 너무 자주 아픈 탓인지 나중에는 송연화도 조금 무감각해졌다.그럼에도 살아 있는 것이 움직이는 감각은 오른손 쪽에 무언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 주었다.창살로 스며들던 햇빛은 서서히 옮겨 가다가 끝내 완전히 사라지고 밤이 찾아왔다.그때 다시 끼이익 소리가 들리고 발걸음이 침상 곁에서 멈췄다.송연화는 고개를 돌렸다. 몇 차례의 통증으로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은 뺨에 달라붙거나 머리 위로 헝클어져 그녀를 미친 사람처럼 처참하게 보이게 했다.하지만 송연화는 자신의 모습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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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그렇다면 연빈 쪽에 문제가 생겼는데 어찌 문 의원을 보내 진찰하지 않은 것이냐?"태후의 표정은 냉담했다.태후가 송연화를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뱃속에는 송유란에게 줄 아이가 있었으니 지금 문제가 생기면 송유란이 실망할 터였다."황제,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이냐?"서재헌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잠시 생각한 뒤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태후는 경악했다."너, 너는 그런 방법으로 정말 유란이의 허약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하느냐?""아무 방법도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서재헌은 정면으로 답하지 않았다.태후의 표정이 여러 번 변했다. 서재헌이 연빈을 데리고 출궁해 달라고 했을 때부터 이상하게 여겼는데 며칠이 지나서야 답을 얻은 셈이었다.'고독충, 흡혈, 약재!''어찌 이 말들이 한 사람에게서 모두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안타까운 것은 뱃속의 아이였다.태후는 미간을 문질렀다."황제가 사정을 알고 있다니 나는 더 말하지 않겠다. 다만 송연화도 중요한 사람이니 가능하다면 태의들에게 더 세심히 돌보게 하라."서재헌은 담담하게 말했다."태의는 고독충의 존재를 알아보지 못합니다."태후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어찌 알아보지 못한단 말이냐?""고독충이 지나치게 기이한 탓인 듯합니다."서재헌은 대수롭지 않게 자신의 추측을 말했지만 속으로는 다른 계획을 품고 있었다.송유란이 회복하면 곧바로 문이율을 죽일 생각이었다.송연화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모두 지켜보았다. 목숨과 상관없는 고독충도 저 정도인데 문이율의 손에 사람을 죽이는 고독충까지 있다면 어찌하겠는가?눈앞의 위협을 그대로 둘 생각은 없었다.'무슨 일이 있어도 문이율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방 밖으로 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간 뒤 빠른 걸음으로 뜰 밖을 향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밝은 곳에 이르자 드러난 얼굴은 다름 아닌 연란 공주였다.그 뒤로 궁녀들이 종종걸음으로 따라갔다. 그중 한 명이 빠르게 달려가 연란 공주의 앞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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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송연화는 아직 정신이 흐릿했다. 연란 공주가 한참 물은 뒤에야 방 안에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공주 전하께서 오셨습니까?"그녀는 아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갈이 맞부딪치는 듯 거칠고 쉰 목소리였다.연란 공주는 입술을 다물고 엿들었던 말을 저도 모르게 떠올렸다. 천천히 침상 곁으로 다가가 할 말이 없는 와중에도 말을 꺼냈다."너, 너는... 어찌 곁에 돌보는 사람이 없느냐? 궁녀와 내시들은 어디 있느냐?"송연화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창백한 얼굴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모르겠다."연란 공주는 입을 달싹이다가 조심스레 떠보았다."그래도 네 몸이 어찌 된 것인지는 알지 않느냐?"송연화는 연란 공주가 있는 쪽을 똑바로 향했다."공주 전하께서는 제 상태를 아십니까?"갑작스러운 질문에 연란 공주의 얼굴이 굳었다. 반사적으로 부인했다."본 공주가 어찌 네 상태를 알겠느냐?""공주 전하께서 모르신다면 그처럼 분명하게 묻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송연화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가슴에 피어난 희망 때문에 힘도 조금 더 생겼다."공주 전하, 제 몸이 대체 어찌 된 것입니까?"연란 공주는 망설이다가 갑자기 고개를 저었다. 송연화가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말했다."본 공주는 정말 모른다. 그저 네가 너무... 쇠약해 보여 한마디 더 물었을 뿐이다.""그보다 네가 아프다면 절에 명의가 있지 않느냐? 어찌 그 명의를 불러 진찰하지 않는 것이냐?"송연화는 입술을 다물었다.'화제를 피하고 엉뚱한 말만 하는구나.''연란 공주는 분명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다.''이 원화사에서 연란 공주를 이토록 망설이게 할 사람이 또 누가 있겠는가?''기껏해야 태후와 서재헌이고, 그중에서도 후자일 가능성이 더 크다.''그래서였구나. 어젯밤 그가 이곳에서 밤을 지새운 까닭은 결국...'송연화는 갑자기 웃었다.거칠고 쉰 웃음소리는 고요한 방 안에서 몹시 기이하게 들렸다.연란 공주는 그녀를 바라보며 마음이 쓰라렸다."송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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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뒤에서 들린 물음에 송유란은 정신을 차리고 일그러진 표정을 가라앉힌 뒤 웃으며 돌아보았다."저는 괜찮습니다. 다만... 됐습니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어서 동생을 보러 갑시다. 요즘 몸이 좋지 않아 줄곧 제가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랐습니다."송유란은 사려 깊은 척했고 화제를 돌리는 데 성공해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유란아, 너는 정말 너무 착하다. 송연화가 네 것을 그토록 많이 빼앗았는데도 곁에 있어 줄 생각을 하다니.""그러게 말이야. 듣자 하니 며칠 전에는 도성의 이름난 규수들과 마주쳐 그들을 몹시 모욕했다더라.""운이 좋아 송씨 가문의 양녀가 된 주제에 조금 생긴 세력을 믿고 오만방자하게 굴다니, 참으로 천박해.""..."주변의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송유란은 입으로는 "오해입니다", "그런 일이 아닙니다"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몹시 흡족했다.오늘 아침 서재헌이 송연화의 곁에서 밤을 지새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이미 고독충을 넣어 아이도 지킬 수 없게 되었으니 송연화가 편히 지내게 둘 생각은 없었다.'모욕해야 해!''송연화를 크게 모욕해야만 내 마음이 풀릴 것이다!'잠시 뒤 일행은 송연화를 만났다. 초췌하고 처참한 모습을 본 사람들 가운데 적잖은 이가 놀랐다."이, 이 사람이 송연화라고?""며칠 전만 해도 도성의 규수들을 모욕했다면서 어찌 이 꼴이 되었지?""병이 들었나 보지. 어려서부터 저택에서 자라지 않았으니 병이 들자 체면조차 지키지 못하는구나."끊임없는 말을 들으며 송연화는 이를 악물었다."송유란, 대체 무슨 뜻입니까?"송유란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나, 나는 다른 뜻이 없었어. 동생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사람들과 문병하러 온 것뿐이야."'아무 말도 없이 사람들을 데려왔으니 문병이 아니라 모욕하러 온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최근 너무 많은 통증을 겪은 탓인지 송연화는 문득 미쳐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답답함이 온몸을 떨게 했다.'두려운 것인가?''아니야.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의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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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서재헌이 송유란을 달래는 목소리는 다정하고 인내심이 넘쳤다.침상 위에서 송연화는 이불 아래 몸을 웅크렸다.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소리를 조금도 내지 않고 참았다.그런데도 어째서인지 송유란과 서재헌의 대화가 한마디도 빠짐없이 귀에 들어왔다.마음속 충격이 너무 커 몸의 통증까지 가려지는 듯했다.'서재헌이 송유란을 대하는 모습은... 참으로 다정했다.'한참 뒤에야 송연화는 통증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감각이 무뎌진 뒤였다.다행히 서재헌은 송유란을 데리고 떠났다. 송연화만 홀로 침상에 누워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그날 오후 송유란이 혼자 송연화의 방에 나타났다."이제는 너무 아파서 감각도 없어졌지?"송유란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송연화는 그 안에 담긴 악의를 똑똑히 들었다.'악의를 품고 왔구나.'그 생각이 송연화의 머릿속을 스쳤다가 이내 체념으로 바뀌었다.'송유란이 자신에게 언제 친절했던가?'흐릿한 생각에 잠긴 송연화가 무시해도 송유란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느긋하게 의자를 끌어와 곁에 앉은 뒤 가엾다는 듯 입을 열었다."송연화, 너는 참으로 불쌍하구나."송연화는 한 손으로 이불을 짚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언니께서 저를 비웃으러 오셨다면 바로 비웃으십시오. 에둘러 말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거칠고 쉰 목소리가 들리자 송유란의 눈에 사나운 빛이 스쳤다.방 안에 다른 사람이 없었기에 송유란은 표정을 감출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입으로는 전혀 다른 말을 했다."동생은 무슨 말을 하는 것이니? 내가 어찌 너를 비웃겠어? 다만 지금 네 처지는 네가 전에 겪은 고생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송연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참 뒤 물었다."그래서 언니께서는 이번에 대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이 여자가 내 말에 조금도 반응하지 않다니!'송연화 때문에 화가 난 송유란은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너는...""유란 아씨를 뵙습니다."갑작스러운 인사에 말이 끊겼다. 송유란은 뒤쪽의 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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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내 손 안의 것이 송유란의 허약증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것이지?"도연은 크게 놀랐다. 송연화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너무 당황한 나머지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하지만 송연화에게 도연의 침묵은 곧 대답이었다.자신의 몸 안에 넣은 것은 정말 송유란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었다.'치료, 피, 사람의 몸.''이 세 가지를 합치면 자신의 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뜻일까?'송연화는 방 안의 적막을 느끼며 오른손에 대고 있던 손을 천천히 배로 옮겼다.그 순간 표정이 굳었다.출산이 가까워지며 배에서는 줄곧 미약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아주 희미했지만 눈이 먼 뒤 다른 감각이 예민해진 송연화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그런데 지금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어!'송연화는 손가락에 힘을 주며 마음속 떨림을 억누르고 침착하게 말했다."도연아, 태의를 불러라. 뱃속에서 아무런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는다."도연은 가슴이 철렁했다.마마의 통증이 약재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만 알았지 배의 상태까지는 전혀 살피지 못했다.'며칠 동안 지나치게 아픈 바람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여봐라, 태의를 불러라."태의 두 명이 달려왔다. 진맥을 마친 두 사람의 표정은 저마다 조금씩 달라졌다.송연화는 침상 가장자리에 기대어 차갑게 물었다."뱃속의 아이가 어찌 되었느냐? 왜 아무런 움직임도 없느냐?"주변은 고요했다. 태의 두 사람은 곤란한 얼굴로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이를 어찌 말씀드려야 하지?'송연화는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 뱃속의 아이가 대체 어찌 된 것이냐?"그중 한 태의가 입을 열었다."마마, 뱃속의 아이는...""연화야!"갑작스러운 목소리가 태의의 말을 끊었다.모두가 목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자 문가에 한 부인이 서 있었다. 얼굴에는 어색한 기색이 살짝 묻어났다."부인."도연이 먼저 예를 올렸다.김서영은 가볍게 헛기침했다."예를 차릴 것 없다. 모두 먼저 물러가거라. 마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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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연화야,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모녀이니 무슨 일이 있으면 털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 마음을 어찌 알겠느냐?"송연화는 침상 가장자리가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김서영이 침상에 앉았다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더 신경 쓰인 것은 김서영의 말에 묻어난 조급함이었다.아무리 잘 숨겨도 사람의 인내심은 속일 수 없었다.'이런 모습으로 자신에게 어찌 속마음을 털어놓으라는 것일까?'그때 배를 쓰다듬던 손도 붙잡혔다.송연화는 손끝을 살짝 움직여 자연스럽게 손바닥을 위로 향했다.손바닥에는 온통 핏자국이 가득했다. 통증을 견디며 손톱으로 파낸 상처에서 피가 흘렀다가 말라 겹겹이 짙은 흔적을 남긴 것이었다.이를 본 김서영은 몸을 떨었고 마음에도 작은 파문이 일었다. 하지만 이내 눌러 버렸다.'유란이의 허약증은 이미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송연화의 몸에서 약재를 길러 내야 한다.''나머지는 유란이가 회복한 뒤 천천히 보상하면 된다.''송연화는 유란이보다 강하니 반드시 견딜 것이다.'김서영은 그렇게 생각하며 낮게 말했다."사람을 시켜 단장하게 하마."말을 마친 뒤 손을 놓고 직접 문가로 가 사람을 불렀다.송연화의 손은 허공에서 멈췄다. 눈에 조소가 어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도연이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와 빠른 손길로 송연화를 씻기고 단장했다.다행히 그동안 통증은 발작하지 않았다. 침상에 눕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피로가 밀려왔다.어느새 송연화는 깊이 잠들었다.김서영은 곁에 서 있다가 눈을 돌렸다. 다시 방 안의 사람들을 모두 내보낸 뒤 조심스레 물건들을 뒤지기 시작했다.'회혼단을 찾아야 한다.'본래 김서영은 찾아올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송유란이 갑자기 전갈을 보내 송연화의 아이는 살릴 수 없게 되었으니 다시 아이를 가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송연화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아이는 애초 거래의 조건이었다.'아이가 사라졌으니 회혼단을 돌려받는 것도 당연하지 않은가?'김서영은 마음을 다잡고 손을 더욱 빠르게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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