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폐하, 황비가 사라졌습니다: Chapter 81 - Chapter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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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송연화는 고개를 돌렸다. 일부러 멈춘 말을 들으며 마음에 조소가 천천히 번졌다.김서영은 늘 송유란이 자신을 잘 대해 준다고 말했지만, 사실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모든 충고는 결국 송유란을 편애하기 위한 말일 뿐이었다.'"내가 유란이에게 회혼단 일을 분명히 물어보마."김서영은 화제를 돌리고 그 말을 남긴 뒤 성큼성큼 떠났다.송연화는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회혼단을 입에 넣었다.김서영의 반응을 통해 회혼단에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다음 순간 여러 사람이 방으로 들이닥쳐 송연화를 그대로 눌렀다."어서 약을 먹여라. 유란 아씨의 병이 갑자기 도졌으니 약재를 강제로 완성시켜야 한다."한 사람이 입을 열자 송연화는 몸부림을 멈췄다.다음 순간 입 안에 약 한 알이 들어왔다.그와 동시에 서재헌이 문가에 나타났다. 평소의 침착한 얼굴에는 다급함이 가득했다."어찌 너희뿐이냐? 문이율은 어디 있느냐?""문 의원은 약재를 구하러 가야 한다며 소인들에게 강제로 완성시키는 일을 처리하라고 했습니다."서재헌은 불쾌해했다.약재를 구하는 일도 급했지만 강제로 완성시키는 일 역시 중요했다. 만일 잘못되기라도 하면..."문이율을 즉시 돌아오게 하라."서재헌은 고개를 돌려 명한 뒤 몇 걸음 만에 침상 곁에 도착했다.그때 송연화는 이미 통증이 발작하고 있었다. 극심한 고통에 정신을 잃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깨어났다.그 일이 거듭되며 송연화의 숨은 가늘어졌다. 마지막에는 몸만 희미하게 떨렸다.침상 곁에서 변화를 지켜보던 서재헌은 당혹스러워졌다.'어찌 된 일이지?''송연화의 상태가 어째서 이토록 이상한 것인가?'그때 문이율이 문밖에서 들어왔다."폐하..."말을 끝내기도 전에 송연화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눈빛을 굳혔다."너희는 대체 어떤 방법으로 약재를 강제로 완성시킨 것이냐?"그 말에 모두가 굳었고 직접 손을 쓴 사람들은 더욱 크게 놀랐다.하지만 대답하기도 전에 서재헌이 차갑게 추궁했다."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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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서재헌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짐이 지금 가겠다. 문이율, 짐을 실망시키지 마라."그는 성큼성큼 떠났다.다음 순간 문이율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방 안을 둘러보며 눈에 악의 어린 웃음을 띠었다."보아하니 오늘 이곳에 있는 우리는 모두 죽겠군."말이 끝나자 방 안이 술렁였다. 특히 약재를 강제로 완성시킨 사람들은 곧바로 문이율을 에워쌌다."소인들은 문 의원의 분부대로 했을 뿐입니다. 이제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어찌 저희 탓입니까?""맞습니다. 저희는 다른 일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해명하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모두 책임을 다른 곳으로 떠넘기려 했다.문이율은 웃기만 할 뿐 전혀 대꾸하지 않았다.시간이 흐르자 말하던 사람들도 점차 침묵했고 그중 한 명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그때 문이율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연빈 마마께서 숨을 쉬지 않습니다."한편 서재헌은 최대한 빨리 송유란에게 달려갔다. 두 눈을 감은 채 핏기 하나 없는 모습을 보자 곧바로 다가가 부축했다."유란아, 유란아?"나직이 불러도 줄곧 반응이 없었다. 태의를 부르려던 순간 송유란이 천천히 눈을 떴다."재, 재헌 오라버니? 어찌 오셨습니까?"송유란은 힘없이 말하며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여린 모습에 서재헌의 가엾은 마음이 더욱 깊어졌다."이곳에 변고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왔다. 염려하지 마라. 그쪽에서는 이미 약재를 강제로 완성시키고 있으니 곧 허약증에서 벗어날 것이다."송유란의 눈이 밝아졌다."저, 정말입니까?""당연히 사실이다."기뻐하던 송유란의 눈에 다시 걱정이 어렸다."그러면 동생은...""문이율이 있으니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서재헌은 부드럽게 달래다가 송유란이 손을 들자 곧바로 힘주어 잡았다.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서재헌의 마음은 긴장으로 가득했다.송유란이 걱정되어 아주 빠르게 달려왔지만 떠나기 전 문이율의 표정을 보았다. 그가 송연화를 살리지 못한다면...약재가 쓸모없게 될 가능성을 떠올리자 마음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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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자신의 몸과 관련된 일이기에 송유란은 말하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다음 순간 서재헌이 다시 눕혔다."그쪽에는 문이율이 있다. 너는 환자이니 가 보아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곧...""폐하."문밖에서 목소리가 들렸다.서재헌과 송유란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내시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다."연빈 마마께서, 마마께서...""제 동생이 어찌 되었느냐?"서재헌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송유란이 다급하게 물었다."돌아, 돌아가셨습니다.""돌아갔다고?"송유란은 반사적으로 되뇌다가 뒤늦게 내시의 뜻을 알아차리고 온몸이 굳었다."어찌 그럴 수 있습니까? 재헌 오라버니, 동생은 아직, 아직..."서재헌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짐이 지금 가 보겠다. 유란아, 먼저 누워 있어라. 곧 돌아오겠다."서재헌도 당황했다.문이율은 약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만 했지 송연화에게 변고가 생긴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송유란을 눕힌 뒤 서재헌은 성큼성큼 떠났다.소식을 전한 내시도 송유란에게 예를 올리고 빠르게 뒤따랐다.송유란은 아무도 없는 문가를 바라보았다. 얼굴의 연약함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의심이 떠올랐다.약재를 쓰기 전에는 송연화가 멀쩡했다.'중요한 순간에 문제가 생겼다. 설마 회혼단을 먹은 것일까?''하지만 어머니가 회혼단을 가져간 것 아니었나?''이럴 수가!'성품을 감추기 위해 송유란은 회혼단을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 떠볼 때조차 에둘러 말했는데, 진작 김서영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았다면 지금처럼 그쪽 사정을 모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어떻게 해야 하지?''잠깐!'"여봐라, 내 어머니를 모셔 오너라."김서영이 오면 송연화가 죽은 척하는 것인지 분명히 알 수 있을 터였다.한편 서재헌은 송연화가 있는 뜰에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무릎 꿇은 사람들을 보았다."문이율은 어디 있느냐?"서재헌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눌려 있었다. 무릎 꿇은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그때 방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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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서재헌은 오는 내내 치밀었던 불안을 억누르고 천천히 침상 곁으로 다가갔다. 침상에 누운 사람은 두 눈을 감은 채 숨이 완전히 멎어 있었다.서재헌은 뒤늦게야 송연화가 죽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마음속에서 무언가가 거세게 솟구쳐 시선을 떼지 못했다.송연화는 해골처럼 말라 있었다. 높이 부른 배만이 무거운 짐처럼 팔다리와 몸을 단단히 눌렀다. 움직임도 소리도 전혀 없었다.서재헌은 천천히 허리를 숙여 뼈마디가 선명한 손가락을 송연화의 코밑에 댔다.한참이 지나도 미약한 숨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손가락이 우연히 닿은 피부마저 굳고 차가웠다.'자신과 함께 온갖 풍파를 지나온 여인이 정말 죽은 것인가?'"연화야?"서재헌은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다.뒤에 있던 문이율은 이미 그릇에서 시선을 거두고 서재헌을 바라보았다. 눈에 조소가 빠르게 스쳤다.'살아 있을 때는 온갖 고통을 주더니 죽고 나서 슬픈 척하다니, 우습기 짝이 없군!'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문이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이 약재들을 서둘러 준비해 가져오너라."처방을 밖의 내시에게 건넨 뒤 그릇을 든 채 문가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그때 궁녀가 달려왔다.문이율이 자세히 보니 전에 서재헌을 불러 갔던 궁녀였다.'송유란이 또 무슨 일을 벌인 것인가?'문이율은 미간을 찌푸렸다."네 아씨에게 또 무슨 일이 생겼느냐?"궁녀는 몸을 굳히고 작게 답했다."아씨께서 정신을 잃으셨습니다. 문 의원께서 가서 살펴봐 주실 수 있습니까?"문이율은 안 된다고 하려다가 말을 삼켰다.약재를 준비 중이고 나중에는 자신도 가야 했으니 지금 미리 가도 상관없었다.그렇게 생각한 문이율은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폐하도 함께 가셔야 하느냐?"궁녀는 감히 대답하지 못했지만 흔들리는 눈빛이 답을 대신했다.문이율은 뜻을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고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갔다."폐하, 유란 아씨께서 정신을 잃으셨습니다."서재헌은 침상 위의 사람을 내려다보다가 눈을 들었다."짐이 약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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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김서영은 마음속 걱정을 눌렀다."알겠소. 반드시 물어보겠소. 하지만 이 일이 끝나면 둘 다 연화에게 잘해 주어야 하오. 그 아이는 이 약재 때문에 지금 이미... 됐소. 더는 말하지 않겠소. 아무튼 앞으로는 전처럼 대해선 안 되오."그 비굴한 여인을 떠올린 송지환은 속으로 성가셔했지만 얼굴에는 드러내지 않았다."염려하지 마십시오, 어머니. 유란이가 회복하면 저도 연화에게 잘해 주겠습니다."김서영은 그를 한번 바라보고 끝내 아무 말 없이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원화사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송유란이 정신을 잃었다는 말을 듣고 방 안의 문이율을 보자 안색이 달라졌다."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까?"문이율은 그녀를 한번 바라보았다."보면 모르시겠습니까? 유란 아씨의 병이 갑자기 도져 정신을 잃었습니다."김서영은 굳었다."연화 쪽은...""속도를 높인 탓에 연빈 마마께서는 이미 돌아가셨습니다."김서영은 잘못 들은 줄 알고 목소리를 높였다."누가 돌아갔다고 했습니까? 그, 그 아이가 어찌 죽습니까? 전에는 멀쩡하지 않았습니까?"문이율은 더 설명하기도 귀찮았다. 마침 궁인이 약재를 가져오자 그쪽으로 가서 살폈다.김서영은 그 자리에 굳은 채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떨었다.'어찌 그럴 수가?''송연화가 어찌 갑자기 죽을 수 있단 말인가?'충격을 받은 김서영은 송유란을 돌보지 않고 비틀거리며 밖으로 향했다.송연화가 정말 죽었는지 직접 확인해야 했다.그때 힘없는 목소리로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문가까지 간 김서영은 바로 멈춰 섰다.'지금 송연화를 보러 가야 할까, 아니면 이곳에 남아야 할까?'"어머니, 유란이는 무섭습니다."순간 김서영의 갈등이 사라졌다.'서두를 것 없다. 송연화 쪽의 소식은 거짓일 수도 있으니 유란이 곁에 잠시 있다가 가도 늦지 않다.''그래, 그런 것이다.''송연화는 목숨이 질긴 아이니 분명 거짓말일 것이다.'김서영은 자신이 현실을 피하는지 단순히 믿지 못하는지도 모른 채 결국 돌아서서 송유란의 곁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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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김서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밖에서 외침이 들렸다."태후 마마께서 오셨습니다—"'태후!'사람들은 모두 놀랐다."태후 마마를 뵙습니다."태후는 방으로 들어와 곧바로 송유란을 발견했다. 눈에 안타까움이 스쳤다. 다가가 몇 마디 위로한 뒤 서재헌의 행방을 물었다.곁의 내시가 답했다."폐하께서는 연빈 마마의 처소에 계십니다."그 말에 태후의 얼굴이 굳었다."유란이가 이 지경인데 어찌 연빈에게 가 있단 말이냐? 사람을 데려오너라."내시는 망설였다."태후 마마, 그 일은 아마...""왜, 이제 내 말은 소용이 없느냐?"내시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연빈 마마께서 돌아가셨습니다."방 안에 무거운 적막이 내려앉았다.태후가 입을 열려는 순간 곁의 김서영이 갑자기 말했다."연빈이 죽었다니 무슨 말이냐? 그 아이는 멀쩡했다. 무슨 근거로 죽음을 입에 올리는 것이냐? 태후 마마, 이자가 이토록 허튼소리를 하니 참으로 괘씸합니다. 부디 벌을 내려 주십시오!"태후는 미간을 찌푸리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김서영을 바라보았다.'내시 하나가 후궁의 죽음을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을까?'태후가 침묵하자 김서영이 다시 말했다."부디 벌을 내려 주십시오, 태후 마마!"그때 내시도 다급해졌다."부인께서 믿지 못하시겠다면 다른 사람을 보내 확인하십시오. 어찌 소인을 괴롭히십니까? 하늘만 한 담력을 주셔도 소인이 감히 연빈 마마의 생사를 두고 거짓말할 수는 없습니다!"내시의 말은 태후의 생각과 같았다. 태후는 미간을 더욱 깊이 찌푸렸다.그때 송유란이 가슴을 움켜쥐었다."고모님, 가슴이..."태후는 곧바로 생각을 거두었다. 송유란의 모습을 보고 문이율을 향했다."문 의원, 어서 유란이를 살펴보거라!"문이율도 거절하지 않고 약에 관한 일을 설명했다.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황제가 곁에 있을 필요는 없다. 내가 지켜보면 된다."그러자 문이율도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한편 서재헌은 침상 가장자리에 앉아 한 손으로 송연화의 손을 꽉 쥐고 있었다.말없이 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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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회혼단?''하지만 회혼단이라 해도 사람을 이토록 빨리 깨울 수는 없었다. 더구나 일이 갑작스레 벌어졌는데 송연화에게 회혼단을 먹을 시간이 있었겠는가?'"뭘 멍하니 있느냐? 어서 와서 연화의 상태를 살펴보거라. 혹시... 혹시 아직 죽지 않은 것이냐?"마지막 몇 마디를 내뱉는 서재헌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희망을 품으면서도 감히 크게 기대하지 못했다.문이율은 앞으로 나아가 송연화의 맥을 짚었다.시간이 흐를수록 높이 부른 배의 움직임이 점점 거세졌다.문이율의 눈에 서서히 놀라움이 번졌다.맥이 뛰기 시작했다.그뿐만 아니라 뱃속의 아이도..."어서 산파를 부르십시오! 연빈 마마께서 살아 계십니다!"마침 문 앞에 도착한 김서영은 그 말을 듣자 몸을 휘청거렸다."정말 죽지 않았습니까? 아니, 그런데 어찌 산파를 부르는 것입니까?"그녀가 물었다. 오는 내내 넋이 나간 듯하던 기색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서재헌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대체 어찌 된 일이냐?"문이율도 영문을 알 수 없었다."마마의 몸에 무슨 변고가 생긴 듯합니다. 우선... 산파부터 부르십시오."서재헌은 어쩔 수 없이 뜰로 물러났다.영휘궁의 궁녀들이 차례로 방 안에 들어갔다.연이는 침상 곁에 서서 차갑고 뻣뻣한 팔을 만지자 온몸을 걷잡을 수 없이 떨었다.'폐하와 문 의원께서 모두 미치신 것인가?''시신이 이미 굳었는데 어찌 아이를 낳을 수 있단 말인가?'"연이야, 거기서 무엇 하느냐? 어서 비켜라. 산파의 일을 방해하지 마라!"연이는 떠밀려 몇 걸음 비틀거린 뒤에야 겨우 중심을 잡았다.그녀는 어수선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 가지 생각밖에 하지 못했다.'미쳤다. 모두 미쳤어!'이튿날 아침.태후는 사람을 보내 소식을 알아보게 했다.작은 뜰의 상황을 전해 듣자 머릿속이 온통 혼란스러웠다."연빈이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것이 무슨 말이냐? 뱃속의 아이도 곧 태어난다고?"소식을 전한 상궁은 고개를 숙였다. 자신도 믿기 어려웠지만 알아본 내용이 그러했기에 사실대로 아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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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거기까지 말한 태후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송유란의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너는 먼저 쉬고 있거라. 내가 연빈 쪽에 가서 살펴보마."송유란은 입꼬리를 올리며 옆을 흘끗 바라보았다. 한 궁녀가 공손히 고개를 숙인 채 그곳에 서 있었다.그 시선을 받은 궁녀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종종걸음으로 나갔다.송유란은 눈을 내리깔았다.저쪽이 어떤 상황이든 송연화가 죽음을 가장했다는 사실로 못 박아야 했다. 송연화가 자신에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조금도 용납할 수 없었다....한편 다른 쪽 작은 뜰에서는 놀라움과 당혹감이 뒤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나, 낳았습니다. 마마께서... 황자 전하를 낳으셨습니다."서재헌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가 무언가를 깨닫고 옆에 있는 문이율을 바라보았다.그때 방문이 열리고 창백한 얼굴의 산파가 강보에 싸인 아이를 안고 나왔다."경하드립니다, 폐하. 황자이십니다."서재헌이 내려다보니 쭈글쭈글한 갓난아이가 입을 벌리고 쉴 새 없이 울고 있었다.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귓전을 찢을 듯했다.서재헌에게는 기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이를 한번 훑어본 뒤 송연화의 상태부터 물었다.산파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온몸을 걷잡을 수 없이 떨었다.서재헌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물었다."어찌 된 일이냐?"산파가 좌우를 살핀 뒤 답했다."폐하께서 직접 들어가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산파가 말을 흐릴수록 서재헌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잠시 뒤 그는 성큼성큼 방 안으로 들어갔다.짙은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지만 서재헌의 시선은 오직 침상으로 향했다."연, 연화야?"그가 조심스레 불렀지만 침상 위의 사람은 조금도 반응하지 않았다.'아이까지 낳았는데 어찌 송연화가 아무 반응도 없는 것일까? 설마... 정신을 잃은 것인가?'서재헌은 빠르게 다가갔다. 송연화의 몸에 손을 대는 순간 느껴진 뻣뻣한 감촉에 정신이 아득해졌다.'어째서?''분명 숨도 돌아왔고 아이까지 낳았는데 어찌 여전히 이런 모습이란 말인가?'"폐하, 마마의 몸을 아직 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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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연이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사실대로 답했다."소인은 의술을 알지 못합니다."문이율이 웃었다."의술도 모르면서 무엇을 묻느냐? 됐다. 폐하와 태후 마마를 모셔 오너라."얼마 지나지 않아 서재헌과 태후가 들어왔다.문이율이 말했다."연빈 마마께서는 지금 가사 상태에 빠진 듯합니다. 겉보기에는 돌아가신 것 같지만 어떤 약효가 몸을 지탱하고 있어 맥은 유지됩니다. 다만 숨은 느껴지지 않고 몸도 굳은 채 풀리지 않습니다."태후의 눈빛이 움직였다."그 말은 연빈이 일부러 가사약을 먹었다는 뜻이냐?"그 말이 나오자 서재헌의 관심이 곧바로 그쪽으로 쏠렸다."무슨 가사약을 말하는 것이냐?"문이율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사람을 가사 상태에 빠뜨려 좀처럼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약이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는 일부러 마지막 말을 힘주어 말했다.서재헌은 곧바로 그 말을 따라 생각했다."지금 연화의 상태는 알아보기 어려운 것이 아니니 그 약을 먹은 것은 아니겠구나. 그렇다면 왜 이런 상태가 된 것이냐? 다시 회복할 수는 있느냐?"질문이 연이어 쏟아질수록 서재헌의 마음은 더욱 팽팽하게 조여 들었다.상황이 좋지 않다면 차라리 송연화가 가사약을 먹은 것이기를 바랐다. 영문도 모른 채 지금처럼 죽지도 살지도 못한 모습이 되는 것보다는 나았다.문이율은 공손히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소인도 정확한 사정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약재와 관련이 있으리라 짐작할 뿐입니다."서재헌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그 벌레의 주인인데 벌레 때문에 생긴 일인지 아닌지도 모르느냐?"문이율은 담담하게 답했다."순서대로 진행했다면 약재에 문제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빈 마마의 몸 안에 있는 약재는 억지로 일찍 성숙시킨 데다 심는 과정도 몹시 급박했습니다..."거기까지 말한 문이율은 입을 다물었다.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뜻을 알아들었다.과정부터 잘못되었으니 이후의 상황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서재헌의 얼굴이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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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그 생각이 들자 문이율은 천천히 자신의 추측을 입 밖에 냈다."연빈 마마께서 회혼단을 드신 것은 맞지만 그 회혼단에 문제가 있었어. 누군가 바꿔치기한 것이지. 네 짓이지! 말해라. 누구와 작당하여 연빈 마마를 해치려 한 것이냐? 이는 중죄이니 너는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연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며칠 동안 온갖 추측과 긴장에 시달렸던 터라 마음이 크게 흔들려 반사적으로 부인했다."소인이 아닙니다. 소인은 손대지 않았..."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연이의 목소리가 뚝 끊겼다.문이율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정말 그의 떠보기에 걸려든 것이다."말해라. 바꿔치기한 회혼단이 대체 무엇이었느냐? 답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나도 이 일을 폐하께 아뢸 수 있다. 그때는 네가 몇 마디 둘러댄다고 넘어갈 일이 아닐 것이다."연이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망설이다 말했다."소인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회혼단을 바꾼 자가 마마를 죽이려 했다는 것만 압니다. 문 의원, 이 일을 밖에 알리시면 안 됩니다. 소인이 한때 다른 마음을 품기는 했지만 궁을 나온 뒤로는 그 마음을..."연이는 끊임없이 애원했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문이율은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고 배후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도 캐묻지 않았다.그가 보기에는 송연화를 이토록 노릴 사람은 송유란뿐이었다.다만 그 고독충은 자신이 길러 낸 것이었지만 독이 벌레와 영향을 주고받아 사람을 이런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다만—'"의식이 있으십니까?"문이율은 그렇게 물으며 송연화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하지만 송연화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 모습을 본 연이는 애원하던 말을 갑자기 멈췄다. 연빈 마마는 눈조차 뜨지 못하는데 어찌 물음에 답하겠는가?사실 송연화에게는 의식이 있었다.회혼단을 먹자마자 다른 약이 입에 들어왔고 통증이 시작된 순간 송연화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몸이 굳어 가는 것도, 호흡이 사라지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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