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열녀문 아래 색귀: Chapter 91 - Chapter 100

110 Chapters

91화

“강현수 나리의 딸입니다.”해원은 현수를 바라봤다.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당신 딸?”“…….”“대답해.”현수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그럼 왜 저 여자가 당신 딸이라고 해?”“나도 몰라.”해원이 헛웃음을 터뜨렸다.“이제 정말 지겹다.”그녀가 아기를 바라봤다.“저 아이는 누구야.”여자가 말했다.“현수 나리의 아이입니다.”“당신이 낳았고?”“아닙니다.”해원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그럼 누구 아이야?”여자는 입을 다물었다.해원이 한 걸음 다가갔다.“이번엔 세지 않을 거야.”여자가 떨었다.“……허정문 어른이 데려왔습니다.”모두의 시선이 허정문에게 꽂혔다.허담이 아버지를 바라봤다.“또 아버지입니까.”허정문은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이 물었다.“왜 내 아이를 데려갔어.”“네 아이가 아니었으니까.”“내가 낳았는데?”“그래.”“그런데 내 아이가 아니야?”허정문은 눈을 감았다.“아이를 바꿨다.”해원의 표정이 굳었다.“누구랑.”“말할 수 없다.”해원이 차갑게 웃었다.“그 말 진짜 좋아하네.”그녀가 허정문 앞으로 다가갔다.“이번에는 내가 알아낼게.”허정문이 말했다.“해원아.”“그 이름 부르지 말라고 했지.”“네가 진짜 알아야 할 게 있다.”“뭔데.”“네가 낳은 아이는.”허정문이 잠시 말을 멈췄다.“여자아이가 아니다.”해원의 얼굴이 굳었다.“뭐?”“네가 낳은 건 남자아이였다.”마당이 얼어붙었다.소희가 숨을 삼켰다.“그럼 지금까지 찾던 아기는…”허정문이 고개를 저었다.“다른 아이.”해원이 눈을 감았다.“그럼 내 아들은?”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현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알아.”해원이 돌아봤다.“당신이?”“그래.”“어디 있어.”현수는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이 다가갔다.“이번에는 못 도망가.”현수가 낮게 말했다.“네 아들은 살아 있어.”해원의 눈빛이 흔들렸다.“어디.”“한양에.”“누구랑.”현수는 고개를 들었다.“네가 매일 보고 있는 사람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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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내 쌍둥이 형이야.”해원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쌍둥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강헌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이제 쌍둥이까지 나오냐.”해원이 현수를 노려봤다.“왜 지금까지 말 안 했어?”“형은 죽었다고 들었으니까.”“들었다고?”“태어나자마자 없어졌어.”해원의 눈빛이 흔들렸다.“그럼 네가 내 아이 아버지라는 건?”현수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해원이 천천히 물었다.“그럼 내가 사랑한 현수는?”현수는 대답하지 못했다.해원의 얼굴이 굳었다.“설마.”그녀가 한 걸음 다가갔다.“내가 기억하는 현수가.”현수의 눈이 흔들렸다.“내 형이었어.”순간 마당 전체가 얼어붙었다.태주가 욕을 삼켰다.“그럼 지금까지…”해원이 현수를 바라봤다.“내가 사랑했던 사람이.”“내 형일 수도 있어.”“일 수도?”“기억이 없으니까.”해원이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럼 네가 진짜 현수라는 증거는?”현수는 주머니에서 오래된 반지를 꺼냈다.“이거.”해원의 눈이 커졌다.“그 반지…”“네가 내 형에게 준 거야.”해원이 얼어붙었다.“내가?”“그래.”그 순간 해원의 머릿속에 장면이 스쳤다.비 오는 밤.자신의 손에 끼워진 반지.그리고 한 남자의 목소리.‘내가 죽어도 널 잊지 않을게.’해원은 머리를 움켜쥐었다.“아…”허담이 다가왔다.“마님.”“오지 마!”해원이 숨을 몰아쉬었다.또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남자의 얼굴.현수와 똑같은 얼굴.하지만 이름은 달랐다.강현우.해원이 눈을 떴다.“현우.”현수의 얼굴이 굳었다.“뭐?”“네 형 이름.”“…….”“강현우였어.”현수는 아무 말도 못 했다.해원은 그를 노려봤다.“맞지?”현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럼.”해원의 목소리가 떨렸다.“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현수가 아니라.”“강현우.”해원이 눈을 감았다.“그 사람이 내 아이 아버지야?”현수는 대답하지 않았다.그 순간 허정문이 끼어들었다.“아니다.”해원이 돌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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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네 아들 데리러.”해원은 숨도 쉬지 못했다.대문 앞의 남자는 분명 현수와 똑같이 생겼다.하지만 눈빛이 달랐다.해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강현우?”남자가 웃었다.“이제야 내 이름을 기억하네.”현수가 앞으로 나섰다.“형.”현우가 동생을 바라봤다.“오랜만이다.”현수의 얼굴이 굳었다.“죽었다고 했잖아.”“죽었다고 믿게 만들었지.”“왜?”현우가 해원을 바라봤다.“저 여자 때문이야.”해원이 차갑게 웃었다.“또 나 때문?”“그래.”“내가 뭘 했는데.”현우가 천천히 말했다.“나를 살려두면 네가 죽었을 테니까.”해원의 표정이 굳었다.“내가?”“네가 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왕실이 알면.”현우가 낮게 말했다.“너도, 아이도 죽었어.”해원이 한 걸음 다가갔다.“그래서 날 속였어?”“그래.”“내 이름도 바꾸고?”“그래.”“내 기억도 지우고?”현우가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의 눈빛이 서늘해졌다.“당신이 시킨 거야?”“내가 부탁했다.”허담이 굳었다.“저에게?”현우가 허담을 바라봤다.“그래.”허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왜 그런 짓을 시켰습니까?”“해원이 날 기억하면.”현우가 잠시 말을 멈췄다.“네 아버지가 해원을 죽일 테니까.”허정문이 이를 악물었다.“그만해라.”현우가 웃었다.“왜.”“네가 무슨 자격으로.”“내 아이의 아버지니까.”해원의 눈이 흔들렸다.“그럼.”그녀가 천천히 물었다.“내가 낳은 아이.”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내 아들이야.”해원의 입술이 떨렸다.“어디 있어.”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이 소리쳤다.“어디 있냐고!”현우가 뒤를 돌아봤다.검은 옷을 입은 여인이 작은 아이를 안고 서 있었다.해원의 얼굴이 굳었다.“저 아이가…”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들.”해원은 천천히 아이에게 다가갔다.그런데 아이가 자신을 보자마자 손을 뻗었다.“엄마.”해원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엄마?”아이의 손을 잡았다.손목 안쪽에 작은 붉은 점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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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내가 그 아이의 할머니가 되려고 했어.”해원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최씨 앞으로 걸어갔다.“할머니?”최씨가 울먹였다.“그래.”“내 아들을 이용해서?”“널 살리려고—”“또 그 말!”해원의 목소리가 터졌다.“살리긴 뭘 살려! 사람 하나 살린다는 핑계로 인생을 통째로 뒤집어놓고, 이번엔 내 아들까지 왕좌에 올려놓겠다고?”최씨가 입을 다물었다.해원은 차갑게 웃었다.“정말 지긋지긋하다.”현우가 끼어들었다.“최씨는 혼자가 아니었어.”해원이 돌아봤다.“뭐?”“뒤에 사람이 있었다.”“누구.”현우가 허정문을 바라봤다.허정문이 눈을 감았다.해원의 표정이 굳었다.“설마.”현우가 말했다.“허정문과 최씨가 함께 아이를 숨겼다.”허담이 아버지를 바라봤다.“아버지.”허정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말입니까?”“……그래.”허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왜요.”“네가 알 필요 없는 일이었다.”“내 아버지가 제 인생을 전부 거짓말로 만들고도 아직 그런 말을 합니까?”허담이 웃었다.“정말 역겹습니다.”허정문이 고개를 들었다.“아이를 숨기지 않았다면 해원이는 죽었다.”해원이 바로 받아쳤다.“그럼 내 아이는 왜 숨겼어?”“왕실이 찾고 있었으니까.”“왕실이 아니라 당신들이 먼저 찾았잖아.”허정문이 굳었다.해원이 한 걸음 다가갔다.“내 아들이 왕실 혈통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그래서 내 아이를 숨긴 다음.”해원의 눈빛이 싸늘해졌다.“나중에 왕실에 넘길 생각이었지?”허정문이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답이었다.해원은 아이를 품에 더 단단히 안았다.“미친 인간들.”그때 소희가 조용히 물었다.“그럼 나는?”모두가 돌아봤다.소희는 울면서 자신의 목걸이를 움켜쥐고 있었다.“나는 왜 왕실에서 찾는 거야?”허정문이 말했다.“네가 증거를 가지고 있으니까.”“무슨 증거?”허정문은 대답하지 않았다.소희가 악을 썼다.“나도 사람이라고!”그녀가 목걸이를 뜯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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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이번엔 진짜 강현수야.”해원의 눈이 흔들렸다.대문 앞에 선 남자.분명 현수였다.그런데 뒤에 서 있던 현우가 낮게 말했다.“아니야.”현수가 웃었다.“왜.”“내 동생은 죽었어.”“그걸 누가 정했는데?”현우가 칼을 뽑았다.“네가 진짜 현수라면.”한 걸음.“내가 널 모를 리 없어.”현수가 웃었다.“형.”그 한마디에 현우의 손이 멈췄다.“그 호칭.”현우의 얼굴이 굳었다.“현수만 쓰던 말이야.”해원은 두 남자를 번갈아 봤다.똑같은 얼굴.똑같은 목소리.그런데 둘 다 서로를 가짜라고 주장하고 있었다.해원이 말했다.“둘 중 하나는 거짓말하고 있어.”현수가 대답했다.“아니.”그가 해원을 바라봤다.“둘 다 진짜야.”해원의 얼굴이 굳었다.“뭐?”“강현수는 한 명이 아니야.”현우가 이를 악물었다.“입 닥쳐.”“왜?”현수가 웃었다.“형도 알고 있잖아.”그 순간 현우가 달려들었다.쾅!두 사람이 부딪혔다.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마당을 뒤흔들었다.강헌이 해원을 뒤로 밀었다.“뒤로 가!”“싫어.”“이번엔 진짜 칼싸움이야!”“내가 알아서 해.”해원은 두 남자를 바라봤다.이상했다.둘 다 싸우는 방식이 같았다.왼손으로 칼을 비틀고.오른발을 먼저 내딛는 습관까지.해원의 머릿속에서 또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비 오는 밤.두 남자가 나란히 서 있었다.그리고 어린 자신이 말했다.“둘이 똑같이 생겼네.”한 남자가 웃었다.“그래서 내가 네가 헷갈리면 안 돼.”다른 남자가 말했다.“걱정 마. 우리 둘만 아는 약속이 있으니까.”해원이 머리를 움켜쥐었다.“약속…”현수가 순간 싸움을 멈췄다.“해원아?”해원이 그를 바라봤다.“우리 둘만 아는 약속.”현수의 얼굴이 굳었다.현우 역시 움직이지 않았다.해원이 물었다.“말해봐.”둘 다 침묵했다.“내가 기억을 잃기 전에.”해원이 천천히 다가갔다.“너희 둘과 무슨 약속을 했어?”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비 오는 날.”현우가 이어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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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지금 이 집 안에 있다.”허정문의 말이 떨어지자 모두가 굳었다.해원은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이 집 안에?”“그래.”“그럼 지금까지 나랑 같이 있었던 사람 중 하나라는 거야?”허정문은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이 웃었다.“좋아.”그녀가 문을 잠갔다.철컥.“아무도 나가지 마.”강헌이 주변을 둘러봤다.“설마 진짜 범인 찾기냐?”“범인 아니야.”해원이 칼을 내려놓았다.“내 인생 망친 인간 찾는 거야.”현우가 물었다.“어떻게 찾을 건데?”해원이 그를 바라봤다.“간단해.”그녀가 현수를 자칭했던 남자를 가리켰다.“저 사람부터 조사해.”남자가 웃었다.“나를?”“그래.”“왜?”“네가 진짜 강현수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하니까.”해원이 허담을 바라봤다.“네가 해.”허담이 당황했다.“제가요?”“당신 아버지가 죽었다고 한 사람이잖아.”허담은 입술을 깨물었다.“알겠습니다.”그가 남자의 손목을 잡았다.그 순간 남자가 몸을 비틀어 허담을 밀쳤다.쾅!허담이 벽에 부딪혔다.강헌이 칼을 뽑았다.“이 새끼!”남자가 웃었다.“역시.”해원이 물었다.“뭐가.”“허담은 나를 못 알아보는군.”허담이 굳었다.남자가 말했다.“당연하지.”“왜?”“어릴 때부터 허담에게 거짓말을 가르친 사람이 나니까.”허담의 얼굴이 굳었다.“누구십니까?”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해원을 바라봤다.“너만 알 수 있어.”“뭘?”“내가 진짜인지.”해원은 그에게 다가갔다.“그래.”그녀가 눈을 마주쳤다.“그럼 말해.”“뭘?”“우리 둘만 아는 약속.”남자가 웃었다.“비 오는 날.”해원의 눈빛이 변했다.“왼손으로 문을 세 번 두드리면.”“네가 문을 열어준다.”해원은 잠시 그를 바라봤다.“틀렸어.”남자의 표정이 굳었다.“뭐?”“그게 아니야.”해원이 고개를 저었다.“내가 만든 약속은 그게 아니었어.”현우가 물었다.“그럼 뭐였는데?”해원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순간 머릿속에서 또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어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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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네 친언니야.”여자의 말에 해원은 그대로 굳었다.소희가 먼저 비명을 질렀다.“언니가 둘이라고?”해원은 여자를 뚫어져라 바라봤다.“내 언니 이름.”여자가 웃었다.“문해린.”그 이름을 듣는 순간 허정문의 얼굴이 굳었다.해원이 그걸 놓치지 않았다.“당신 아는 이름이지?”허정문은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이 차갑게 웃었다.“역시.”해린이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왔다.“너는 내가 죽었다고 들었겠지.”“그래.”“그게 다 거짓말이야.”해원이 물었다.“누가?”해린의 시선이 허정문에게 향했다.“저 사람.”허정문이 낮게 말했다.“해린아.”“내 이름 부르지 마.”해린이 이를 악물었다.“당신 때문에 나는 십오 년 동안 숨어 살았어.”해원의 눈빛이 변했다.“왜?”“널 지키려고.”해원이 헛웃음을 터뜨렸다.“그 말 이제 지겹다.”“진짜야.”“그럼 왜 나한테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어?”해린은 대답하지 못했다.해원이 한 걸음 다가갔다.“내 이름도 바꾸고.”또 한 걸음.“내 기억도 지우고.”“…….”“내 남편도 가짜로 만들고.”“…….”“이번엔 언니까지 죽은 사람으로 만들었어.”해원이 해린을 노려봤다.“도대체 나한테서 뭘 숨긴 거야?”해린은 눈물을 닦았다.“네가 태어난 날.”해원의 표정이 굳었다.“무슨 일이 있었는데.”“아이 둘이 태어났어.”소희가 숨을 삼켰다.“나랑 언니?”해린이 고개를 저었다.“아니.”그녀가 해원을 바라봤다.“너와 다른 아이.”해원의 눈빛이 흔들렸다.“그 아이는 누구야?”해린이 대답했다.“왕실에서 태어난 아이였어.”허정문이 소리쳤다.“그만!”해린이 돌아봤다.“왜? 이제 다 말할 거야.”강헌이 칼을 거두며 말했다.“이번엔 끝까지 말해.”해린은 허정문을 노려봤다.“당신은 왕실의 아이를 빼돌렸어.”“…….”“그리고 그 아이를 평민의 아이와 바꿨어.”해원의 얼굴이 굳었다.“그 평민의 아이가 나야?”해린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답처럼 느껴졌다.해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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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화

“당신. 내 아들을 숨긴 게 아니라. 왕실에 가둔 거야?”해원의 목소리가 떨렸다.최씨 부인은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손에 쥔 열쇠를 천천히 내려다봤다.“그래.”짧은 한마디였다.해원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미친년.”해원이 이를 악물었다.“내 아들을 왕실 지하에 가둬 놓고 지금까지 나한테 거짓말을 했다고?”“살리려고 그런 거야.”“개소리하지 마!”해원이 최씨의 멱살을 움켜쥐었다.“살리려면 나한테 데려왔어야지. 왜 숨겨? 왜 왕실에 넘겨?”그 순간 강현수가 해원의 손목을 붙잡았다.“해원아. 일단 열쇠부터—”“손 놔.”“해원아.”“너도 알고 있었어?”현수의 손이 멈췄다.해원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내 아들이 어디 있는지.”“…….”“알고 있었냐고.”현수는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해원의 눈이 흔들렸다.“너도 알고 있었구나.”“처음부터는 아니었어.”“언제부터?”“며칠 전.”“며칠 전부터 알고도 나한테 말 안 했어?”“말하면 네가 혼자 왕실로 뛰어들 게 뻔했으니까.”“그래서?”해원이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래서 또 네 멋대로 결정했어?”현수가 입술을 깨물었다.그때 뒤에서 허담이 비웃듯 말했다.“저 새끼 말만 듣지 마.”현수가 돌아봤다.“허담.”“네가 해원을 보호한답시고 숨기는 동안 누가 제일 편했는지 알아?”허담이 최씨를 노려봤다.“왕실이었어.”최씨가 차갑게 받아쳤다.“허담, 넌 아무것도 몰라.”“그래? 그럼 이건 뭐냐?”허담이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해원이 낚아채듯 받아 들었다.문서의 맨 아래.최씨의 인장이 찍혀 있었다.그리고 그 위에는 단 한 줄이 적혀 있었다.‘문해원의 아들은 왕실 보호 대상자로 지정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생모에게 반환하지 않는다.’해원의 손끝이 떨렸다.“이걸…… 당신이 썼어?”최씨가 눈을 피했다.“그때는 방법이 없었다.”“방법이 없었다고?”해원이 문서를 찢어버렸다.“그럼 네가 엄마인 척하지 말았어야지!”그 순간 최씨가 처음으로 소리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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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화

“네가 믿었던 사람의 시체야.”강현우의 말이 떨어지자 해원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누구.”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이 한 걸음 다가갔다.“누구냐고.”“열쇠부터 내놔.”“웃기지 마.”해원이 열쇠를 움켜쥐었다.“내가 이제 너희 말을 어떻게 믿어?”현우의 얼굴이 굳었다.“해원아, 그 방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해.”“내 아들을 숨긴 방보다 더 위험한 게 있어?”“있어.”“뭔데?”현우가 낮게 말했다.“진실.”허담이 피식 웃었다.“또 시작이네.”현수가 허담을 노려봤다.“닥쳐.”“왜? 너도 무서워?”“뭐가.”“17호실에서 네 이름이 나올까 봐.”현수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해원이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강현수.”“…….”“너, 뭘 알고 있어?”“아무것도 몰라.”“거짓말.”해원이 현수에게 다가갔다.“방금 얼굴 봤어.”“해원아.”“또 나 보호한다는 핑계 대지 마.”해원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이번에는 내가 직접 확인할 거야.”그녀는 열쇠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최씨 부인도 따라붙었다.“해원아!”“따라오지 마.”“그 방은—”“당신이 만든 방이잖아.”최씨가 멈칫했다.해원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왕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생각보다 길었다.벽에는 오래된 등불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현우와 현수, 허담까지 뒤따라왔다.17호실 앞에 도착한 순간.해원이 열쇠를 꽂았다.철컥.문이 열렸다.퀴퀴한 냄새가 흘러나왔다.안쪽에는 작은 책상 하나와 의자 하나.그리고 바닥에는 검은 천으로 덮인 무언가가 놓여 있었다.해원의 숨이 멎었다.“저게…….”현우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보지 마.”해원이 손을 뿌리쳤다.“놓으라고.”그녀가 천을 잡아당겼다.툭.검은 천이 바닥으로 떨어졌다.해원의 눈이 커졌다.시체는 남자였다.얼굴은 심하게 훼손돼 있었지만 손목에 찬 낡은 은팔찌만큼은 선명했다.해원은 그 팔찌를 보는 순간 얼어붙었다.“……말도 안 돼.”현수가 다가왔다.“누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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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화

“얘는…… 네 아들이 아니라 강현수의 아들이니까.”여자의 말이 끝나자 해원은 아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뭐라고?”현수가 앞으로 나섰다.“그 아이를 내려놔.”여자가 웃었다.“왜? 네 아들이잖아.”“헛소리하지 마.”“그럼 왜 얼굴을 못 보겠어?”현수의 표정이 굳었다.해원이 그를 돌아봤다.“강현수.”“해원아, 저 여자가 무슨 짓을 하는지—”“대답해.”해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저 아이가 네 아들이야?”현수는 침묵했다.그 순간 허담이 현수의 멱살을 잡아챘다.“대답해, 개새끼야.”“손 놔.”“네가 뭔데 또 숨겨?”현우까지 두 사람 사이를 막아섰다.“그만해!”해원은 아무도 보지 않았다.그녀의 시선은 오직 현수에게 박혀 있었다.“나한테 거짓말하지 마.”현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 아들은 맞아.”해원의 얼굴이 굳었다.“언제 생긴 아들인데?”“해원아.”“언제냐고.”“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때.”해원이 헛웃음을 터뜨렸다.“기억하지 못한다고?”그녀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또 기억 조작이야?”현수는 대답하지 못했다.그때 아이를 안고 있던 여자가 말했다.“정확히 말하면 이 아이는 네가 낳은 아이가 아니야.”해원의 눈이 번쩍 뜨였다.“그럼?”“현수가 다른 여자에게서 낳은 아이야.”허담이 욕설을 내뱉었다.“이 미친년이!”여자는 태연했다.“그리고 그 여자는 지금도 살아 있어.”해원이 물었다.“누구야?”여자가 웃었다.“네가 아주 잘 아는 사람.”복도 끝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또각.또각.모두가 돌아봤다.천천히 걸어오는 여자의 얼굴을 본 순간 해원의 입술이 벌어졌다.“……수아?”수아는 아무 말 없이 해원을 바라봤다.그리고 아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내 아이 돌려줘.”현수가 얼어붙었다.해원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잠깐.”수아가 멈췄다.“네 아이?”“그래.”“강현수의 아이가 아니라?”수아가 웃었다.“둘 다 맞아.”해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무슨 뜻이야?”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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