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믿었던 사람의 시체야.”강현우의 말이 떨어지자 해원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누구.”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이 한 걸음 다가갔다.“누구냐고.”“열쇠부터 내놔.”“웃기지 마.”해원이 열쇠를 움켜쥐었다.“내가 이제 너희 말을 어떻게 믿어?”현우의 얼굴이 굳었다.“해원아, 그 방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해.”“내 아들을 숨긴 방보다 더 위험한 게 있어?”“있어.”“뭔데?”현우가 낮게 말했다.“진실.”허담이 피식 웃었다.“또 시작이네.”현수가 허담을 노려봤다.“닥쳐.”“왜? 너도 무서워?”“뭐가.”“17호실에서 네 이름이 나올까 봐.”현수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해원이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강현수.”“…….”“너, 뭘 알고 있어?”“아무것도 몰라.”“거짓말.”해원이 현수에게 다가갔다.“방금 얼굴 봤어.”“해원아.”“또 나 보호한다는 핑계 대지 마.”해원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이번에는 내가 직접 확인할 거야.”그녀는 열쇠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최씨 부인도 따라붙었다.“해원아!”“따라오지 마.”“그 방은—”“당신이 만든 방이잖아.”최씨가 멈칫했다.해원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왕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생각보다 길었다.벽에는 오래된 등불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현우와 현수, 허담까지 뒤따라왔다.17호실 앞에 도착한 순간.해원이 열쇠를 꽂았다.철컥.문이 열렸다.퀴퀴한 냄새가 흘러나왔다.안쪽에는 작은 책상 하나와 의자 하나.그리고 바닥에는 검은 천으로 덮인 무언가가 놓여 있었다.해원의 숨이 멎었다.“저게…….”현우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보지 마.”해원이 손을 뿌리쳤다.“놓으라고.”그녀가 천을 잡아당겼다.툭.검은 천이 바닥으로 떨어졌다.해원의 눈이 커졌다.시체는 남자였다.얼굴은 심하게 훼손돼 있었지만 손목에 찬 낡은 은팔찌만큼은 선명했다.해원은 그 팔찌를 보는 순간 얼어붙었다.“……말도 안 돼.”현수가 다가왔다.“누구
Last Updated : 2026-09-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