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열녀문 아래 색귀: Chapter 51 - Chapter 60

110 Chapters

51화

“원래 당신하고 혼인하기로 했던 남자.”사내의 한마디에 해원의 표정이 굳었다.도경이 먼저 앞으로 나섰다.“신도현.”도혁도 이를 악물었다.“형이 왜 살아 있어.”사내가 피식 웃었다.“첫마디가 반갑다가 아니라 왜 살아 있냐네.”도운은 형들을 노려봤다.“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죽은 게 아니라고.”해원이 손을 들었다.“잠깐.”네 형제가 동시에 그녀를 봤다.“지금 저 사람이 당신들 형이라고?”도경이 답했다.“큰형입니다.”해원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아까 당신이 큰오라버니 아니었어?”“집안에서는 도현 형을 죽은 사람으로 쳤으니까.”해원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사람을 어떻게 죽은 사람으로 쳐?”도현이 직접 대답했다.“제가 아버지 말을 안 들었거든요.”“무슨 말.”도현의 시선이 해원에게 박혔다.“당신을 포기하라는 말.”도경과 도혁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다.도경이 낮게 욕을 뱉었다.“형, 거기까지 해.”“왜. 네가 대신 신랑 후보로 들어갔던 것도 말할까?”짝!해원의 손바닥이 도경의 뺨을 또 갈겼다.“또 있었네?”“해원 마님.”“당신 오늘 몇 번 맞는 줄 알아?”도경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숙였다.도현이 품에서 붉은 봉투 하나를 꺼냈다.“이것부터 보십시오.”해원이 받아 펼쳤다.익숙한 글씨였다.자신의 글씨.신도현 공자께. 저도 혼인을 허락하겠습니다.해원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이걸 내가 썼다고?”“예.”“기억 안 나.”“당연하겠죠.”“왜.”도현이 형제들을 훑었다.“이 편지가 도착하지 않았으니까.”도운이 이를 갈았다.“아버지가 가로챘어.”해원이 도경을 돌아봤다.“당신도 알았어?”도경은 대답하지 못했다.“또 입 닫네.”도혁이 끼어들었다.“저는 나중에 알았습니다.”“그래서?”“말하려고 했습니다.”해원이 코웃음을 쳤다.“언제? 내가 늙어 죽기 직전에?”도혁의 입이 닫혔다.도현이 말했다.“제가 해원 마님과 혼인하면 아버지가 얻을 게 없었습니다.”“무슨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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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그럼 왜 나는 평생 그 사실을 몰랐는데?”해원이 혼인 서약서를 구겨 쥐었다.도현이 입을 열었다.“저도 그게 이상했습니다.”짝!해원의 손바닥이 도현의 뺨을 갈겼다.“이상했으면 확인부터 했어야지.”도현은 고개를 돌린 채 입을 다물었다.“내가 기억도 못 하는 혼인을 들고 와서 ‘우린 이미 부부였습니다’?”“그 말은 제가 잘못했습니다.”“잘못 정도가 아니야. 개수작이지.”도경이 다가왔다.“해원 마님, 문서를 다시 보십시오.”“뭘.”“수결.”해원은 종이를 펼쳤다.자신의 이름 아래 찍힌 붉은 수결.한참 들여다보던 해원의 눈빛이 달라졌다.“이거.”도혁이 물었다.“왜요?”해원이 웃었다.기분 나쁜 웃음이었다.“내 게 아니야.”네 형제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다.도현이 서약서를 빼앗아 보았다.“분명 마님 수결이라고 들었습니다.”“끝 획이 달라.”해원이 손가락으로 짚었다.“난 윤 자 마지막을 이렇게 안 꺾어.”도운이 욕을 뱉었다.“미친.”도경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해원이 그걸 놓치지 않았다.“당신 알고 있었지?”“…….”“신도경.”도경이 눈을 감았다.“의심은 했습니다.”짝!또 뺨이 돌아갔다.도혁이 형을 노려봤다.“형님, 진짜 알고 있었어?”“아버지가 해원 마님 친정에서 직접 받아온 문서라고 했어.”“그래서 입 닫았어?”“확신이 없었다.”해원이 비웃었다.“다들 확신 없으면 입을 처닫는 병이라도 걸렸어?”도현이 서약서를 구겨버렸다.“그럼 이 혼인은 무효입니다.”해원이 홱 돌아봤다.“당연하지.”도현의 얼굴이 굳었다.“그래도 저는—”“또 그래도?”“마음을 포기하진 않겠습니다.”도경과 도혁이 동시에 발끈했다.“형!”“지금 그 말이 나와?”도현이 동생들을 노려봤다.“너희는 내기까지 했으면서 입 닥쳐.”도혁이 소매를 걷었다.“그래서 형이 더 낫다는 겁니까?”도운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또 시작이네.”도경도 버럭했다.“누가 먼저 혼담이 들어갔든 지금 중요한 건 해원 마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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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도현이 친부가 누군지 알면 네가 왜 강현수한테 시집가야 했는지도 알게 될 테니까.”해원은 윤씨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말해.”윤씨가 입술을 깨물었다.“해원아.”“또 질질 끌면 엄마고 뭐고 다 집어치워.”도현도 앞으로 나섰다.“제 친부가 누굽니까.”윤씨는 한참 도현을 보다가 말했다.“강태문.”현수의 얼굴이 굳었다.“뭐?”해원이 현수를 돌아봤다.“누구야.”현수가 대답하지 못했다.도운이 먼저 중얼거렸다.“강현수 아버지 이름 아닙니까.”마당이 얼어붙었다.해원이 천천히 웃었다.“와.”도현은 아예 숨을 멈춘 듯 서 있었다.“그럼.”그가 현수를 바라봤다.“저 인간이 내 동생이라고?”현수가 벌컥 소리쳤다.“개소리하지 마!”윤씨가 눈을 감았다.“친모는 달라. 하지만 아버지는 같아.”현수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우리 아버지가 신씨 집안 여자랑?”“신씨 집안 여자가 아니야.”윤씨가 말했다.“도현이를 낳은 여자는 네 아버지 집에서 일하던 여자였어.”도현의 얼굴이 새하얘졌다.도경이 낮게 욕을 뱉었다.“미친.”해원은 도현과 현수를 번갈아 봤다.“그러니까 원래 내 신랑이 될 뻔했던 남자와 실제로 내 신랑이 된 남자가 이복형제였어?”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해원이 헛웃음을 터뜨렸다.“씨발. 사람 혼사를 무슨 패 돌리듯 돌렸네.”현수가 윤씨에게 달려들었다.“우리 아버지가 그걸 알았습니까?”“알았어.”“언제부터!”“도현이가 해원이랑 혼인 약속했다는 걸 들은 날부터.”해원의 표정이 싸늘해졌다.“그래서?”윤씨가 결국 말했다.“강태문이 찾아왔어.”“우리 집에?”“그래.”“뭐라고 했는데.”윤씨는 입을 다물었다.해원이 탁자를 걷어찼다.쾅!“말하라고!”윤씨가 울먹이며 소리쳤다.“도현이랑 혼인시키면 다 까발리겠다고 했어!”도현이 굳었다.“뭘.”“네 출생.”윤씨의 눈물이 떨어졌다.“그리고 신씨 집안에서 널 친아들처럼 키운 게 아니라는 것까지.”도경이 벌컥했다.“누가 친아들처럼 안 키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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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너, 저 여자 친딸 아니야.”강태문의 말이 떨어지자 해원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윤씨가 먼저 달려들었다.“그 문서 내놔!”해원은 문서를 뒤로 숨겼다.“손대지 마.”“해원아, 그건 거짓말이야.”“또 거짓말?”해원이 웃었다.“엄마 입에서 이제 진짜라는 말 나오면 그게 더 수상해.”강태문이 코웃음을 쳤다.“윤씨가 널 낳지 않은 건 사실이다.”짝!해원의 손이 윤씨의 뺨을 갈겼다.“진짜야?”윤씨의 눈물이 터졌다.“내가 키웠잖아!”“그걸 물었어?”“…….”“나 낳았냐고.”윤씨가 결국 고개를 저었다.해원의 얼굴이 굳었다.“미친.”현수가 다가왔다.“해원아.”“넌 닥쳐.”“그래도—”“네 아버지가 내 인생 팔아먹은 인간인데 지금 네 위로를 받으라고?”현수는 입을 다물었다.도현이 강태문에게 물었다.“그럼 해원 마님 친모가 누굽니까.”강태문은 윤씨를 바라봤다.“저 여자가 제일 숨기고 싶은 사람.”윤씨가 악을 썼다.“강태문!”“왜. 아직도 숨길 생각이야?”해원이 윤씨 앞으로 갔다.“누구야.”“해원아.”“말해.”윤씨는 입술만 떨었다.해원이 차갑게 말했다.“또 내가 직접 찾아내게 만들면 그때는 엄마라고도 안 불러.”강태문이 대신 말했다.“최씨.”해원의 눈썹이 올라갔다.“무슨 최씨.”“네 시어머니.”순간 현수가 소리쳤다.“아버지!”도현과 도경, 도혁까지 얼어붙었다.해원은 천천히 강태문을 봤다.“내가.”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최씨 부인 딸이라고?”강태문이 고개를 끄덕였다.현수가 뒤로 물러났다.“그럼 해원이랑 나는.”해원이 바로 쏘아붙였다.“헛소리하지 마. 최씨가 네 친모인지부터 따져.”현수의 얼굴이 굳었다.강태문이 웃었다.“그건 또 아니지.”“뭐?”“현수 친모는 따로 있다.”해원이 이마를 짚었다.“씨발, 이 집안은 애를 왜 전부 다른 데서 낳아?”도운이 작게 중얼거렸다.“족보부터 다시 써야겠는데.”강태문이 윤씨를 가리켰다.“최씨가 해원을 낳고 없애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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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결국 처음 신랑만 아직 살아남았네.”강태문이 도현을 가리키며 웃었다.도현의 시선이 곧장 해원에게 향했다.“그럼 저한테는 아직 기회가 있습니까?”해원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미쳤어?”도현이 멈칫했다.“예?”“지금 내 친부가 누구인지도 개판인데 그 말이 먼저 나와?”“저는 신명진의 아들이 아닙니다.”“그래서?”해원이 도현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밀었다.“당신 친부가 강태문이라는 것도 저 인간 입에서 나온 말뿐이야.”강태문이 인상을 썼다.“그건 사실이다.”“당신이 사실이라는 말 하면 이제 더 못 믿겠어.”도운이 작게 중얼거렸다.“그건 맞습니다.”강태문이 노려봤다.“너는 닥쳐.”해원이 바로 돌아섰다.“당신이 닥쳐.”마당이 조용해졌다.해원은 도현을 다시 봤다.“피가 안 섞였다는 게 확실해지기 전까지 당신도 탈락.”도현의 턱이 굳었다.“알겠습니다.”도경이 피식 웃었다.“형님도 결국 우리랑 똑같네.”도현이 홱 돌아봤다.“너희는 좋아하지 마. 너희는 친남매 가능성 때문에 탈락한 거고.”도혁이 발끈했다.“그게 왜 형한테 자랑입니까?”“적어도 나는 내기하진 않았어.”“위조 혼인서약서 들고 와서 남편 행세는 했잖습니까!”도현의 얼굴이 붉어졌다.“내가 위조인 줄 알았냐!”도운이 이마를 짚었다.“아, 염병. 또 시작이다.”해원이 탁자를 쾅 내리쳤다.“네 놈 다 입 닥쳐!”네 형제가 동시에 멈췄다.해원이 최씨에게 다가갔다.“이제 당신 차례야.”최씨의 입술이 떨렸다.“해원아.”“신명진이 진짜 내 아버지야?”최씨는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의 눈빛이 서늘해졌다.“나 지금 마지막으로 물어.”“…….”“진짜냐고.”최씨가 결국 눈을 감았다.“아니야.”마당 여기저기서 욕이 터졌다.도혁이 소리쳤다.“뭐라고?”도경은 헛웃음을 흘렸다.“그럼 우린 왜 갑자기 해원 마님 오라비가 된 겁니까?”도운이 최씨를 노려봤다.“우릴 떼어놓으려고 거짓말한 겁니까?”최씨가 악을 썼다.“그래!”해원의 표정이 굳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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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네가 먼저 혼인하자고 했던 남자인데.”서재온의 말에 해원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처음 보는데.”재온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장난하지 마.”“내가 왜 당신한테 장난을 쳐?”“해원아.”“내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마.”도현이 바로 해원 앞을 막았다.“들었습니까. 기억도 못 한다잖아.”재온이 도현을 훑었다.“당신이 신도현?”“그렇습니다.”“가짜 혼인서약서 들고 남편 행세했다던?”도현의 얼굴이 굳었다.“말조심해.”현수도 끼어들었다.“너는 대체 어디서 굴러온 새끼야?”재온이 피식 웃었다.“죽은 척하고 다른 여자랑 붙어먹은 남편보단 내가 낫겠지.”현수가 멱살을 잡으려 했다.해원이 술잔을 탁 내려놓았다.“건드리면 다 꺼져.”세 남자의 손이 동시에 멈췄다.해원은 재온에게 손을 내밀었다.“증거.”재온이 품에서 낡은 편지를 꺼냈다.윤해원 글씨였다.서재온에게. 나를 데리고 이 집에서 나가줘. 당신이라면 혼인해도 좋을 것 같아.해원의 표정이 굳었다.“내 글씨네.”도현이 이를 악물었다.현수는 편지를 빼앗아 읽었다.“이거 위조야.”재온이 코웃음을 쳤다.“네가 뭘 알아.”해원이 편지를 다시 낚아챘다.“날짜가.”혼례 두 달 전이었다.윤씨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해원은 바로 알아챘다.“엄마.”“…….”“왜 또 그 표정이야?”윤씨가 뒤로 물러났다.“그 편지는 버린 줄 알았는데.”해원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알고 있었네.”“해원아.”“내가 재온 씨한테 혼인하자고 한 것도?”윤씨가 입술을 깨물었다.짝!해원의 손이 윤씨의 뺨을 갈겼다.“대답해!”“그래!”윤씨가 울며 소리쳤다.“네가 저놈 따라가겠다고 난리를 쳤어!”해원은 굳었다.“그런데 왜 기억이 없어?”이번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해원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멈췄다.허담.허담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해원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너.”허담이 눈을 감았다.“마님.”“설마.”재온이 비웃었다.“이제야 기억나나 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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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제일 비싸게 부른 놈한테 팔려고 했던 거네?”해원이 빈 신랑 칸을 윤씨 얼굴 앞에 들이밀었다.윤씨가 고개를 저었다.“팔려고 한 게 아니야.”“그럼 이게 뭐야?”“집안끼리 혼담을—”“혼담?”해원이 헛웃음을 터뜨렸다.“신랑 이름 비워놓고 돈 더 내는 집 이름 적는 게 혼담이야? 지랄도 정도껏 해.”백이준이 낮게 말했다.“실제로 값을 불렀습니다.”윤씨가 돌아섰다.“닥쳐!”“왜요. 이미 다 들켰는데.”이준은 품에서 장부를 하나 더 꺼냈다.강씨 집안 삼백 냥. 신씨 집안 사백 냥. 남씨 집안 오백오십 냥.해원의 손끝이 떨렸다.“사람 하나 값이 아주 잘도 올랐네.”현수가 장부를 낚아챘다.“우리 집이 삼백 냥?”강태문이 인상을 썼다.“그건—”해원이 현수 손에서 다시 빼앗았다.“너는 왜 열받아?”“나도 몰랐으니까!”“몰랐다고 네가 피해자 되는 줄 알아?”현수의 입이 닫혔다.최씨가 갑자기 말했다.“강씨 집안 삼백 냥, 내가 낸 거야.”해원이 천천히 돌아봤다.“뭐?”“태문이가 아니라 내가.”강태문의 얼굴이 굳었다.“최씨.”“이제 숨겨서 뭐 해.”해원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왜 내 혼사값을 당신이 내?”최씨의 입술이 떨렸다.“널 내 옆에 두고 싶어서.”해원이 한참 그녀를 보다 웃었다.“그래서 딸을 며느리로 만들려고 했어?”“현수는 내 친아들이 아니잖아!”“그게 덜 미쳤어?”짝!해원의 손이 최씨의 뺨을 후려쳤다.“내가 딸이면 딸이라고 데려왔어야지!”“그럴 수 없었어!”“왜!”최씨가 악을 썼다.“네 친부가 널 찾고 있었으니까!”도현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또 친부.”도운이 중얼거렸다.“오늘 안에 몇 명 더 나오려나.”해원은 최씨에게 삿대질했다.“친부는 나중에. 지금은 경매부터 끝내.”그녀가 이준을 봤다.“제일 많이 부른 집 어디야?”이준이 장부 마지막 장을 펼쳤다.모두의 얼굴이 굳었다.류씨 집안. 천이백 냥.강태문이 욕을 뱉었다.“그 집안까지 끼었어?”해원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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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내가?”해원은 자신의 수결이 찍힌 문서를 다시 내려다봤다.“천이백 냥을 직접 받고, 당신더러 꺼지라고 했다고?”태건은 해원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정확히는 ‘다시는 나를 찾지 마’라고 했습니다.”현수가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럼 너도 별거 없었네. 돈 받고 남자 찬 거잖아.”짝!해원의 손이 현수의 뺨을 갈겼다.“넌 입만 열면 맞을 짓부터 하냐?”“왜 나만 때려!”“서린이랑 도망갈 놈이 남의 과거 평가해서.”강헌이 피식 웃었다.“그건 맞지.”현수가 악을 썼다.“당신은 닥쳐!”해원은 다시 태건에게 돌아섰다.“난 기억이 없어.”“압니다.”“그런데 왜 이제 와서 내가 돈에 팔린 사람처럼 말해?”“팔렸다고 한 적 없습니다.”태건의 표정이 굳었다.“오히려 반대였습니다.”“뭐가.”“그날 마님이 제게 돈을 요구했습니다.”주변 남자들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다.도현이 물었다.“직접?”“예.”윤씨가 다급하게 끼어들었다.“태건아, 그만해.”해원의 눈빛이 바로 윤씨에게 꽂혔다.“또 엄마가 나오네.”“해원아.”“이번엔 무슨 짓 했어?”“나는 아무것도—”태건이 비웃었다.“아무것도?”그가 윤씨 앞으로 다가갔다.“해원 마님에게 제가 다른 여자와 혼인하기로 했다고 거짓말한 건 누구였습니까?”해원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뭐?”윤씨의 입술이 떨렸다.태건은 멈추지 않았다.“아이까지 생겼다고 했죠.”해원의 얼굴이 굳었다.“그래서 내가 돈을 받았어?”“마님은 제가 이미 다른 여자에게 아이까지 만들고, 돈으로 마님까지 데려가려는 개자식이라고 믿었습니다.”현수가 작게 중얼거렸다.“와, 씨발.”해원이 노려봤다.“너는 감탄하지 마.”“알았어.”태건이 말했다.“마님이 저한테 그러셨습니다. ‘그 여자와 아이에게 쓸 돈까지 나한테 쓰지 마. 대신 이미 우리 집에 들어간 돈은 내가 받아서 끝내겠다.’”해원의 눈빛이 흔들렸다.“그래서 천이백 냥을.”“받으셨습니다.”“어디다 썼는데.”태건이 윤씨를 바라봤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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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네 아버지다.”낯선 사내가 말하자 해원은 한동안 그를 바라봤다.그리고 피식 웃었다.“아닌데.”사내의 눈썹이 움직였다.윤씨가 벌떡 일어났다.“해원아!”“엄마는 닥쳐.”해원은 사내 앞까지 다가갔다.“아버지라는 인간이 딸 얼굴 처음 보고 ‘많이 컸구나’ 같은 개소리부터 해?”“…….”“이름도 못 부르고.”사내의 얼굴이 굳었다.“뭐가 하고 싶은 말이지?”“당신 내 아버지 아니잖아.”순간 사내가 웃음을 터뜨렸다.“역시 안 속네.”윤씨의 얼굴이 새파래졌다.“남궁진!”해원의 눈빛이 싸늘해졌다.“남궁진?”사내가 고개를 숙였다.“아버지는 아닙니다.”현수가 욕을 뱉었다.“그럼 이 미친 새끼는 뭐야?”남궁진이 태연하게 대답했다.“돈 받고 아버지 행세하러 온 사람.”마당이 뒤집혔다.해원이 윤씨를 천천히 돌아봤다.“엄마.”“…….”“이번엔 아버지까지 빌렸어?”윤씨가 소리쳤다.“널 여기서 데리고 나가려고 했어!”“왜?”“사내들이 전부 너 때문에 미쳐 돌아가잖아!”“그래서 가짜 아버지 하나 세우면 내가 울면서 따라갈 줄 알았어?”해원이 웃었다.“날 진짜 병신으로 아네.”짝!윤씨의 얼굴이 돌아갔다.“이건 가짜 아버지값.”남궁진이 손뼉을 쳤다.“시원하네.”해원이 그를 노려봤다.“당신은 웃지 마. 당신도 돈 받고 사람 속이러 왔잖아.”“맞습니다.”“얼마 받았어?”“오십 냥.”강헌이 헛웃음을 흘렸다.“가짜 아버지값이 꽤 세네.”해원이 돌아봤다.“당신은 왜 아직도 있어요?”“이제 못 가겠어.”“왜.”강헌이 남궁진을 노려봤다.“저놈 얼굴을 알아.”남궁진의 웃음이 멎었다.해원의 눈썹이 올라갔다.“어디서.”강헌이 대답하기 전에 허담이 고개를 숙였다.도진도 시선을 피했다.재하까지 욕을 삼켰다.해원은 네 남자를 차례로 훑었다.“뭐야.”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남궁진이 웃었다.“왜들 갑자기 벙어리가 됐습니까?”해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말해.”강헌이 이를 악물었다.“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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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오늘은 제일 비싼 놈 말고.”해원이 바닥에 흩어진 판돈을 밟았다.“너희 전부 엿 먹인 놈으로 할게.”태주가 웃으며 해원의 손을 잡았다.현수가 바로 앞으로 튀어나왔다.“윤해원, 잠깐.”“또 왜.”“저 새끼가 누군지도 모르잖아!”태주가 코웃음을 쳤다.“너는 마누라 두고 다른 여자랑 도망가려던 새끼라며.”현수의 눈이 뒤집혔다.“뭐, 이 개자식아?”“틀렸어?”강헌이 태주를 노려봤다.“너 판돈 훔친 건 범죄야.”태주가 웃었다.“현감 나리께서 여자 밤에 돈 건 건 아주 청렴하고?”강헌의 입이 닫혔다.도진이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오늘은 다들 맞을 말만 처맞네.”해원이 태주를 돌아봤다.“돈 어디 있어?”“전부 가져왔어.”태주가 커다란 돈주머니를 탁 내려놨다.“일백팔십칠 냥.”남자들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다.허담이 물었다.“그렇게 많았습니까?”태주가 비웃었다.“네놈들이 마님이 누구 고를지 얼마나 미쳐서 걸었는지 이제 기억나?”해원의 눈빛이 서늘해졌다.“좋아.”그녀가 돈주머니를 들어 올렸다.“이 돈은 내가 갖는다.”현수가 발끈했다.“내 돈도 들어 있어!”해원이 현수를 빤히 바라봤다.“내 이름 걸고 딴 돈인데?”“딴 게 아니라 아직 결과가—”짝!현수의 얼굴이 돌아갔다.“결과?”해원이 웃었다.“내가 사내 하나 고를 때마다 네놈들한텐 말판 하나 움직이는 거였어?”“그런 뜻 아니야.”“입 닥쳐.”태주가 박수를 쳤다.“좋다.”해원이 바로 돌아봤다.“당신도 신나하지 마.”“왜.”“판돈 훔쳐다 준 걸로 내가 바로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면 똑같은 병신이야.”태주의 웃음이 조금 사라졌다.“그건 아니야.”“그럼?”“난 돈보다 저 새끼들 표정 보는 게 목적이었어.”강헌이 욕을 뱉었다.“미친놈.”태주가 강헌을 가리켰다.“특히 저 양반.”해원의 눈썹이 올라갔다.“둘이 알아?”강헌의 얼굴이 굳었다.태주는 웃었다.“아주 잘 알지.”“문태주.”“왜. 또 숨기게?”해원이 팔짱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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