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열녀문 아래 색귀: Chapter 61 - Chapter 70

110 Chapters

61화

“오늘은 내가 선택 안 해서 너희 전부 돈 잃게 해줄게.”문이 닫힌 다음 날.해원은 정말 장터 한복판에 탁자를 벌였다.그리고 도박 장부를 탁 펼쳤다.강헌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윤해원. 설마 진짜 읽으려고?”“왜. 쪽팔려?”“사람들이 다 보잖아.”“나는 너희가 돌려보던 장부에 이름까지 올라갔는데?”태주가 옆에서 웃었다.“읽어.”해원이 장부 첫 장을 들었다.“강헌 열 냥. 내가 허담을 고른다.”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강헌이 이를 악물었다.“젠장.”“차도진 다섯 냥. 내가 강헌을 다시 고른다.”도진이 얼굴을 감쌌다.“마님, 제발.”“윤재하 일곱 냥.”재하가 소리쳤다.“나는 술 취해서 걸었습니다!”해원이 코웃음을 쳤다.“술 처먹으면 남의 밤이 경마가 돼?”장터가 웃음바다가 됐다.허담이 고개를 숙였다.“제 것도 읽으십시오.”“오.”해원이 허담을 봤다.“이제 포기했어?”“제가 한 짓이니 욕먹겠습니다.”“허담 세 냥.”해원이 장부를 내려놓았다.“생각보다 싸게 걸었네?”사람들이 또 웃었다.허담의 귀가 새빨개졌다.강헌이 피식 웃자 해원이 바로 돌아봤다.“당신은 열 냥 처박았으면서 웃지 마.”강헌의 웃음이 사라졌다.그때 태주가 다른 장부 하나를 탁 내려놨다.“이것도 읽어야지.”남자들의 표정이 동시에 굳었다.해원이 눈을 가늘게 떴다.“또 뭐야.”“판돈보다 더 개같은 거.”태주가 첫 장을 펼쳤다.방해값.해원이 천천히 읽었다.“강헌이 허담을 관아로 불러내는 가짜 급보를 만들고 두 냥.”허담이 홱 돌아봤다.“그날 왕진 때문에 못 간 게!”강헌이 시선을 피했다.“…….”“이 개자식아!”허담이 달려들자 해원이 소리쳤다.“멈춰!”허담이 이를 악물고 멈췄다.해원은 다음 줄을 읽었다.“허담이 도진 술에 잠 오는 약을 섞으려다 실패. 세 냥.”도진의 눈이 뒤집혔다.“뭐?”허담이 움찔했다.“실제로 먹이진 않았습니다.”“시도는 했잖아, 이 미친 의원 새끼야!”짝!이번엔 도진이 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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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그러니까 오늘은 너희가 제일 죽어라 막았던 놈으로 갈게.”해원이 태오의 팔짱을 끼자 강헌이 이를 갈았다.“윤해원.”“왜요. 또 방해하게?”“이번엔 안 해.”“오.”해원이 웃었다.“사람 됐네.”태주가 비웃었다.“저 양반 오늘 밤 잠은 다 잤겠지만.”강헌이 태주를 노려봤다.“넌 입 닥쳐. 장서린 돈 주고 불러온 새끼가.”태주의 입이 닫혔다.태오가 해원을 바라봤다.“가시죠.”“응.”두 사람이 돌아서는 순간이었다.“잠깐!”여자 목소리가 장터를 갈랐다.연지가 뛰어왔다.그 뒤로 서린과 수아까지 보였다.해원이 한숨을 쉬었다.“이번엔 여자들이 떼로 와?”서린이 종이뭉치를 해원 발앞에 던졌다.“남자들 장부만 있는 줄 알았지?”해원의 걸음이 멈췄다.“뭐?”수아가 웃었다.“우리도 내기했어.”강헌의 얼굴이 굳었다.“수아.”“왜. 남자들만 재미보라는 법 있어?”해원이 종이를 주워 들었다.첫 줄부터 가관이었다.윤해원이 고른 사내를 누가 가장 먼저 빼앗는가.해원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하.”연지가 도발하듯 말했다.“웃겨?”“응.”해원이 장부를 흔들었다.“병신들이 성별만 달랐네.”서린이 얼굴을 붉혔다.“너도 우리 남자들 건드렸잖아!”“네 남자?”해원이 비웃었다.“또 그 소유권 타령이야?”“적어도 내가 만나던 남자였어!”“그 남자들이 날 원해서 온 건 생각 안 해?”서린이 소리쳤다.“그래서 우리도 확인해본 거야!”“뭘.”수아가 대신 말했다.“네가 고른 남자들이 정말 너만 보는지.”강헌이 욕을 뱉었다.“미친년들.”수아가 홱 돌아섰다.“너는 닥쳐! 네가 먼저 해원 밤에 돈 걸었잖아!”강헌은 입을 다물었다.해원은 장부를 넘겼다.허담. 강헌. 도진. 선재. 무진.이름 옆에는 여자들의 판돈이 적혀 있었다.그리고 마지막.장태오 — 오십 냥.해원의 손이 멈췄다.태오도 굳었다.“누가 걸었어?”서린이 웃었다.“나.”해원의 눈썹이 올라갔다.“태오 씨를 빼앗겠다고?”“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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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둘 다 아직 나 못 잊었거든.”채령이 웃자 강헌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착각도 병이다.”채령의 미소가 굳었다.“뭐?”태주도 코웃음을 쳤다.“못 잊긴 했지.”채령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갔다.“봐.”태주가 말을 이었다.“너 같은 미친년한테 다시는 안 걸리려고.”장터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채령이 태주를 노려봤다.“문태주.”“왜.”“나한테 무릎까지 꿇었던 놈이.”해원의 눈썹이 올라갔다.“무릎?”강헌이 피식 웃었다.“그건 내가 설명하지.”태주가 바로 쏘아봤다.“야.”강헌은 멈추지 않았다.“저 여자가 태주한테 임신했다고 했거든.”태주의 얼굴이 굳었다.해원이 채령을 봤다.“진짜?”채령은 대답하지 않았다.태주가 이를 갈았다.“거짓말이었어.”해원이 헛웃음을 터뜨렸다.“와.”“내 애라고 울고불고해서 내가 책임지겠다고 무릎 꿇었지.”강헌이 덧붙였다.“그런데 그다음 날 나한테는 내 애라고 했다.”해원이 그대로 웃음을 터뜨렸다.“씨발, 둘 다?”채령의 얼굴이 벌게졌다.“그땐 내가 어려서!”“어려도 애 아버지 두 명 만드는 재주는 있었네.”수아가 뒤에서 웃음을 터뜨렸다.채령이 악을 썼다.“넌 닥쳐!”해원이 손가락으로 채령을 가리켰다.“욕은 나한테 해. 저 사람한테 화풀이하지 말고.”강헌이 말했다.“그리고 끝이 아니야.”채령이 돌아섰다.“강헌!”“왜. 네가 먼저 나 못 잊었다며.”강헌은 장부를 집어 들었다.“태주한테는 내가 널 강제로 데려가려 한다고 했고.”태주가 이를 악물었다.“그래서 내가 저 새끼랑 죽도록 싸웠지.”“나한테는 태주가 너 협박한다고 했어.”해원은 두 남자를 번갈아 봤다.“그래서 둘이 서로 죽이려고 했어?”“그래.”“병신들.”강헌과 태주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채령이 비웃었다.“그래도 둘 다 결국 나 때문에 싸웠잖아.”해원이 고개를 저었다.“아니.”“뭐?”“둘이 당신을 좋아해서 싸운 게 아니라 당신 거짓말에 놀아난 거지.”태주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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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네가 만난 남자들.”최씨 부인이 해원의 손에 들린 명단을 바라봤다.“절반은 내가 골랐어.”해원의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졌다.“또 당신이야?”최씨가 멈춰 섰다.“그래.”“허담도?”“처음엔.”“도진.”“내가 불렀어.”“무진.”최씨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해원은 헛웃음을 터뜨렸다.“미친년.”현수가 발끈했다.“어머니한테—”해원이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너까지 맞기 싫으면 입 닥쳐.”현수의 입이 닫혔다.최씨는 오히려 담담했다.“욕먹어도 싸.”“왜 그랬어?”“네가 열녀로 썩어가는 꼴 보기 싫었으니까.”“그래서 남자들을 내 앞에 갖다 놔?”“선택하라고.”“그게 선택이야?”해원이 명단을 최씨 얼굴에 던졌다.“내가 우연히 만났다고 믿게 만들어놓고?”“싫다고 하면 다 물러나게 시켰어.”“그게 면죄부가 돼?”최씨가 입을 다물었다.해원이 이를 악물었다.“나는 내가 내 인생 처음으로 직접 고른다고 생각했어.”“해원아.”“근데 뒤에서는 여자 하나 놓고 사내 배치하고, 날짜 정하고, 성질까지 조사해?”강헌이 명단을 들여다봤다.“내 이름 옆에는 뭐라고 적혀 있지?”해원이 낚아챘다.“질투 심함. 소유욕 강함. 오래 두면 해원이 싫어할 가능성 높음.”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강헌의 얼굴이 붉어졌다.“누가 썼어, 저 개같은 평가.”최씨가 대답했다.“나는 아니야.”태주가 피식 웃었다.“정확하긴 하네.”“문태주, 너 오늘 죽고 싶냐?”해원이 두 사람을 노려봤다.“둘 다 닥쳐.”태주와 강헌이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해원은 명단을 넘겼다.허담 옆에는.참는 척하나 질투 강함. 오래 끌 것.허담의 귀가 붉어졌다.도진.자존심 건드리면 경쟁함.도진이 욕을 삼켰다.재하.허담과 붙이면 효과 큼.재하가 헛웃음을 쳤다.“우리가 무슨 닭싸움입니까?”해원의 손이 떨렸다.“누가 이걸 썼어.”최씨가 고개를 저었다.“말했잖아. 절반만 내 거라고.”“나머지는.”“나도 몰랐어.”채령이 비웃었다.“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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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나, 남편이 또 있었대.”해원의 말에 마당이 얼어붙었다.현수가 제일 먼저 소리쳤다.“개소리야! 네 남편은 나였어!”해원이 홱 돌아봤다.“너부터 좀 닥쳐. 죽은 척한 남편 새끼가 남편 자격증이라도 들고 다녀?”현수의 입이 닫혔다.허담이 쪽지를 받아 들었다.“이름은 없습니까?”“뒷장.”해원이 종이를 뒤집었다.그리고 굳었다.초혼 상대 — 문태주.모든 시선이 한 사람에게 꽂혔다.태주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강헌이 먼저 욕을 뱉었다.“미친 새끼.”도진이 헛웃음을 흘렸다.“너?”해원은 한동안 태주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걸어갔다.“말해.”태주가 입을 열지 않았다.“문태주.”“……맞아.”짝!해원의 손바닥이 태주의 얼굴을 후려쳤다.“뭐가 맞아.”“내 이름이 맞다고.”짝!반대쪽 뺨도 돌아갔다.“그게 아니라 이 개자식아.”해원의 목소리가 떨렸다.“당신이 내 첫 남편이었냐고.”태주가 이를 악물었다.“서류상으로는.”마당이 뒤집혔다.현수가 달려들었다.“이 새끼가 언제 해원이랑 혼인을—”해원이 현수 가슴을 밀쳤다.“넌 빠져!”“근데—”“네 차례 아니야!”태주가 낮게 말했다.“실제로 부부로 산 적은 없어.”“그럼 왜 남편이라고 적혀 있어?”“혼인 문서가 있었으니까.”“내 수결?”태주가 대답하지 못했다.해원의 눈빛이 싸늘해졌다.“또 위조야?”“아니.”“그럼.”“네가 직접 했어.”해원의 얼굴이 굳었다.“언제.”“강현수와 혼인하기 일 년 전.”현수가 새파랗게 질렸다.“일 년 전?”태주가 해원을 똑바로 봤다.“그때 넌 나를 알고 있었어.”해원이 헛웃음을 쳤다.“그런데 지금까지 날 처음 보는 척했어?”“그래.”짝!또 뺨이 돌아갔다.태주는 이번에도 피하지 않았다.“개새끼.”“맞아.”“왜!”해원의 고함이 터졌다.“왜 모르는 척했냐고!”태주가 한참 침묵하다 말했다.“네가 날 다시 고르는지 보고 싶었어.”해원의 표정이 텅 비었다.강헌이 태주 멱살을 잡았다.“이 미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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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내 첫 남편도 처음부터 돈 받고 들어온 놈이었다고?”해원이 묻자 태주의 얼굴이 굳었다.“처음에는 맞아.”짝!해원의 손이 날아갔다.“또 처음.”태주가 고개를 돌린 채 입술을 깨물었다.“해원.”“그놈의 처음이 면죄부야? 처음엔 돈, 나중엔 진심이면 내가 감동이라도 해야 돼?”최씨가 비웃었다.“이백 냥 받고도 꽤 오래 버텼지.”태주가 홱 돌아섰다.“닥쳐.”“왜? 돈 받은 건 사실이잖아.”해원이 손을 들었다.“둘 다 입 닥쳐.”마당이 조용해졌다.해원은 태주 앞에 손바닥을 내밀었다.“내놔.”“뭘.”“이백 냥.”태주가 굳었다.“지금?”“왜. 다 썼어?”“아니.”“그럼 가져와.”태주가 한참 그녀를 보다가 품에서 열쇠 하나를 꺼냈다.“돈은 그대로 있어.”최씨의 얼굴이 달라졌다.“뭐?”해원도 눈썹을 올렸다.“안 썼어?”“한 푼도.”“왜.”태주는 씁쓸하게 웃었다.“당신이 나한테 혼인하자고 했던 날부터 더러워서 못 쓰겠더라.”강헌이 코웃음을 쳤다.“그걸 이제 와서 순정처럼 포장하냐?”태주가 돌아봤다.“넌 남의 밤에 돈 건 놈이고.”“너는 여자한테 접근하는 값으로 이백 냥 받은 놈이지.”둘이 달려들려 하자 해원이 탁자를 걷어찼다.쾅!“싸우면 둘 다 내 눈앞에서 영원히 꺼져!”두 남자가 동시에 멈췄다.해원이 태주에게 물었다.“누가 돈 줬어.”태주의 시선이 최씨에게 갔다.“저 여자.”해원은 최씨에게 다가갔다.“왜 태주였어?”“네가 좋아할 만한 놈이었으니까.”“사람을 골라서 내 앞에 던졌다고?”“처음엔 네가 남자를 싫어했잖아.”“그래서?”“한 명쯤은 네가 먼저 잡게 만들고 싶었어.”해원의 입꼬리가 비틀렸다.“열녀 만들려던 집안에서 딸한테 사내를 돈 주고 붙여?”최씨가 악을 썼다.“널 망치려고 한 게 아니야!”“결과는 똑같아!”해원이 붉은 매듭을 바닥에 내던졌다.“내가 누굴 좋아했는지도 이제 못 믿겠잖아!”태주의 눈빛이 흔들렸다.“그건 진짜였어.”“누구 기준으로?”“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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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적어도 열두 명은 당신이 먼저 불렀다고 믿고 왔습니다.”한결의 말에 해원은 종이를 구겨 쥐었다.“누가 내 이름을 썼어.”“그것부터 확인해야 합니다.”“당신도 받았어?”한결은 품에서 편지 한 장을 꺼냈다.해원이 낚아챘다.조한결에게. 네가 다른 사내들보다 나은지 직접 보고 싶어. 오늘 밤 와. 윤해원.해원의 입꼬리가 씰룩였다.“내가 이런 병신 같은 말을 쓴다고?”강헌이 헛기침했다.“조금… 너답기는 한데.”해원이 노려봤다.“한 번 더 말해봐.”“아닙니다.”태주가 편지를 들여다봤다.“글씨가 똑같아.”허담도 굳었다.“수결까지 같습니다.”해원이 비웃었다.“내 수결 훔치는 게 이 동네 취미냐?”한결이 말했다.“편지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어떻게.”“허담 의원에게는 ‘당신이 제일 오래 생각난다.’”허담의 얼굴이 붉어졌다.강헌이 코웃음을 쳤다.“그래서 좋다고 달려왔냐?”허담이 쏘아붙였다.“나리는요?”한결이 다음 장을 읽었다.“강헌 나리에게는 ‘제일 질투하는 얼굴이 보고 싶다.’”장터가 웃음바다가 됐다.해원이 강헌을 봤다.“이건 진짜 잘 낚였겠네.”강헌의 귀가 빨개졌다.“그때는 진짜 네가 보낸 줄 알았다고.”태주가 웃었다.“존나 쉬운 남자네.”“너는?”한결이 태주 쪽지를 펼쳤다.“‘모든 놈을 버려도 너한테는 돌아갈지 모르겠다.’”이번에는 강헌이 폭소했다.태주의 얼굴이 굳었다.해원은 이마를 짚었다.“미친.”“사내마다 제일 듣고 싶어 할 말을 골라서 보냈습니다.”한결이 말했다.해원의 웃음이 사라졌다.“그걸 누가 알아.”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누가 내가 만난 남자들 속마음까지 이렇게 잘 아냐고.”그 순간 뒤쪽에서 잔 하나가 떨어졌다.쨍그랑.해원이 고개를 돌렸다.윤소희였다.소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해원의 눈빛이 변했다.“너 왜 그래.”“뭐가.”“이리 와.”“언니, 난—”“오라고.”소희가 뒷걸음질쳤다.현수가 급히 그녀 앞을 막았다.“해원아, 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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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너희 보는 앞에서 하나씩 물어보자.”해원이 대문을 활짝 열었다.스무 명이 넘는 사내가 마당으로 들어섰다.강헌이 얼굴을 감쌌다.“미치겠네.”태주가 옆에서 비웃었다.“왜. 경쟁자가 많아서?”“너는 입 닥쳐.”허담이 한숨을 쉬었다.“두 분 다 지금 싸울 때가 아닙니다.”해원이 손뼉을 쳤다.“조용.”사내들이 한꺼번에 입을 다물었다.해원은 맨 앞 남자를 가리켰다.“이름.”“장유찬입니다.”“혼인했어?”“안 했습니다.”“마음 둔 여자?”“없습니다.”뒤에서 강헌이 중얼거렸다.“또 시작됐네.”해원이 홱 돌아봤다.“당신 나가고 싶어요?”“아니.”“그럼 닥쳐.”유찬이 웃음을 참았다.해원이 다시 물었다.“초대장 받고 왔어?”“예.”“내가 먼저 널 원한다고?”유찬은 잠시 침묵했다.“그건 아닙니다.”해원의 눈이 가늘어졌다.“뭐?”유찬은 품에서 은전 다섯 냥을 꺼냈다.“저는 돈 받고 왔습니다.”마당이 술렁였다.해원의 웃음이 싹 사라졌다.“누구한테.”“모릅니다.”“돈 받고 뭘 하라고 했는데.”유찬이 해원을 똑바로 봤다.“마님이 저를 고르면.”강헌이 이를 악물었다.“말해.”유찬이 대답했다.“모두 보는 앞에서 거절하라고 했습니다.”순간 마당이 얼어붙었다.태주의 얼굴이 확 굳었다.“뭐?”유찬은 고개를 숙였다.“그리고 이렇게 말하라고 했습니다.”“뭐라고.”“남자에 미친 과부라도 나는 싫다고.”쾅!태주가 탁자를 걷어찼다.“어떤 개새끼가 그런 걸 시켜!”강헌도 소매를 걷었다.“돈 준 놈 찾아.”해원이 오히려 웃었다.“둘 다 왜 열받아?”“안 열받게 생겼어?”“나 욕먹는 거 싫어요?”강헌이 대답했다.“존나 싫어.”태주도 이를 갈았다.“나도.”해원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가 다시 차가워졌다.“근데 웃기네.”“뭐가.”“내 밤에는 돈 걸어놓고 내 욕은 듣기 싫어?”두 남자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해원은 유찬에게 물었다.“당신은 실제로 나 싫어?”유찬이 고개를 저었다.“아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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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나 가둬놓자고.”해원이 청원서를 들어 올렸다.“전부 서명했어?”강헌이 먼저 종이를 낚아챘다.“아니.”“네 이름 있는데?”“내 글씨 아니야.”태주도 들여다봤다.“내 것도 아니다.”현수가 버럭했다.“나도 이런 거 쓴 적 없어!”해원이 코웃음을 쳤다.“아주 단체로 기억상실이네.”도진이 다급하게 말했다.“마님, 제 이름 끝 획 보십시오. 저는 저렇게 안 씁니다.”재하도 소리쳤다.“내 것도 가짜야!”해원의 시선이 마지막 사람에게 갔다.허담.허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해원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너는 왜 닥치고 있어.”“…….”“허담.”강헌도 허담을 봤다.“야.”태주가 종이를 허담 코앞까지 들이밀었다.“이거 네 글씨 맞지?”허담의 턱이 굳었다.“맞습니다.”마당이 얼어붙었다.현수가 헛웃음을 터뜨렸다.“와, 이 미친 새끼.”해원은 허담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진짜 네가 썼어?”“예.”짝!허담의 얼굴이 돌아갔다.“왜.”“마님.”짝!반대쪽 뺨도 돌아갔다.“왜 썼냐고!”허담이 피하지 않았다.“무서웠습니다.”해원이 웃었다.“뭐가?”“마님이 계속 위험한 사람들까지 만나니까.”“그래서 날 가둬?”“며칠만이라도—”쾅!해원이 술상을 발로 걷어찼다.“며칠?”깨진 잔이 바닥을 굴렀다.“내 인생은 네가 며칠씩 잠가놨다 열어주는 문짝이야?”“그런 뜻은 아니었습니다.”“그럼 무슨 뜻인데!”허담의 목소리도 결국 커졌다.“질투했습니다!”모두가 굳었다.허담이 숨을 몰아쉬었다.“미쳐버릴 것 같았습니다.”해원의 눈빛이 싸늘했다.“그래서.”“마님이 매일 다른 사내 손 잡는 걸 보는데.”그가 이를 악물었다.“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태주가 욕을 뱉었다.“그래서 감금 청원서를 써? 개새끼도 정도가 있지.”허담이 돌아봤다.“넌 닥쳐! 돈 받고 접근한 놈이!”태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강헌까지 끼어들었다.“그래도 가두자는 것보단 낫지!”허담이 비웃었다.“나리도 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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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나 하나 망치겠다고 손잡은 새끼들, 내가 서로 물어뜯게 해줄게.”해원이 술상을 다시 세우고 술잔 하나만 올렸다.강헌이 인상을 썼다.“뭘 하려고.”“게임.”“이 와중에?”“싫으면 꺼져.”강헌이 입을 다물었다.해원은 마당의 사람들을 하나씩 가리켰다.“나한테 숨긴 관계 하나씩 까. 누구랑 붙어먹었든, 누구 좋아했든, 누구랑 짜고 나 엿 먹였든.”해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제일 재미없는 놈부터 쫓아낼 거야.”태주가 헛웃음을 쳤다.“사람을 또 줄 세우겠다고?”“싫어?”“아니.”“그럼 앉아.”태주가 앉자 강헌, 허담, 도진, 재하까지 줄줄이 자리를 잡았다.“봐. 개떼 훈련시키는 것 같네.”첫 번째는 도진이었다.“저는 수아 씨랑 술 마신 적 있습니다.”강헌이 벌떡 일어났다.“뭐?”해원이 웃었다.“앉아. 벌써 재밌네.”도진이 말했다.“강헌 나리 질투나게 하려고 수아 씨가 먼저 불렀습니다.”수아가 팔짱을 꼈다.“키스는 했잖아.”도진의 얼굴이 굳었다.강헌이 소매를 걷었다.“이 새끼가.”“주먹 쓰면 강헌 씨부터 탈락.”강헌은 이를 갈며 다시 앉았다.“좆같네.”“다음.”재하가 손을 들었다.“저는 채령 씨랑 만난 적 있습니다.”태주와 강헌이 동시에 돌아봤다.채령이 악을 썼다.“야!”“왜. 다 까라며.”해원이 웃었다.“이 여자 대체 몇 명을 만난 거야?”“한 번이야!”재하가 덧붙였다.“한 번치고는 밤새 술 마셨는데.”태주가 벌떡 일어났다.“윤재하!”“앉아.”태주가 그대로 멈췄다.강헌이 비웃었다.“너도 말 잘 듣네.”“당신은 아까 더 빨리 앉았어.”“둘 다 닥쳐.”이번엔 허담 차례였다.허담은 한참 망설이다 소희를 봤다.해원의 눈이 가늘어졌다.“왜 쟤를 봐.”“소희 마님이 임신했다고 했을 때 제가 약을 지어준 적 있습니다.”현수가 굳었다.“무슨 약.”“몸을 보하는 약입니다. 그런데 그날 소희 마님 방에 남자가 한 명 더 있었습니다.”해원의 눈이 번뜩였다.“누구.”소희가 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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