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 아이를 이미 한 번 죽였다는 거야.”해원의 얼굴이 굳었다.“……뭐?”남자는 대답 대신 출생증명서를 발끝으로 밀었다.“읽어.”해원이 종이를 집어 들었다.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손끝이 떨렸다.아이의 이름.그리고 사망 처리된 날짜.그 날짜는 해원이 처음 아이를 잃었다고 믿었던 날과 같았다.“이건 조작이야.”현수가 즉시 말했다.“당연히 조작이지.”“그런데 왜 네 이름이 여기 있어?”해원이 종이를 들어 보였다.문서 하단에는 보호자 서명이 있었다.강현수.현수의 얼굴이 굳었다.“그건 내가 한 게 아니야.”“그럼 누가 했는데?”“나도 몰라.”허담이 비웃었다.“참 편하네. 네 인생에서 중요한 일은 전부 네가 모르는 일이냐?”“허담.”“입 닥쳐.”허담이 한 걸음 다가갔다.“이제 네가 해원한테 숨긴 걸 전부 말해.”현수가 이를 악물었다.“말할 수 없어.”해원이 천천히 돌아봤다.“왜?”“네가 견딜 수 없을 테니까.”“이미 충분히 견뎠어.”해원의 목소리가 차갑게 떨렸다.“내 남편이 몇 명인지, 내 가족이 몇 번 바뀌었는지, 내 아이가 누구 아이인지도 모른 채 살아왔어.”그녀가 웃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견딜 수 없다고?”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때 수아가 갑자기 아이를 빼앗듯 품에 안았다.“이제 그만해.”해원이 그녀를 바라봤다.“아이 내놔.”“싫어.”“수아.”“이 아이는 네가 데려가면 안 돼.”“왜?”수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네가 또 죽일까 봐.”해원이 얼어붙었다.“내가?”“그래.”수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날 네가 아이를 안고 있었어.”“…….”“그리고 네가 직접 놓쳤어.”해원이 고개를 저었다.“거짓말.”“네가 정신을 잃었고, 아이가 사라졌어.”“거짓말이야!”해원이 소리쳤다.그 순간 현수가 낮게 말했다.“맞아.”해원이 천천히 그를 돌아봤다.“뭐가?”“그날 네가 아이를 안고 있었어.”“현수야.”“하지만 네가 죽인 게 아니야.”“그럼 누가
Last Updated : 2026-09-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