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 하는 소리가 콘크리트 벽에 부딪혔다. 기타 줄 하나가 끊어져 레이의 왼손 손가락을 스쳤다.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레이, 손!”“괜찮아. 자주 있는 일이야.” 레이는 손가락을 입에 잠깐 넣었다가 바지에 닦았다. 기타 몸통은 긁힌 곳이 많았고, 픽가드 옆엔 칠이 벗겨진 나무가 드러나 있었다.“새 줄을 사면 되잖아.”“오늘은 돈이 없어. 내일 아르바이트비 받으면 갈아 끼우려고.” 돈이 없다. 이음에겐 좀처럼 듣지 못한 말이었다. 다친 손을 다시 보자 생각이 빨라졌다. 레이가 더는 손을 베지 않도록, 그의 노래가 더 좋은 소리로 울리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그 마음이 레이에게 어떤 의미로 보일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레이는 벌써 기타를 케이스에 넣고 있었다. 이음은 줄만 선물하면 되는지 물으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낡은 악기에서는 언젠가 또 다른 곳이 고장 날 것이다. 그가 매번 손가락을 다치는 걸 바라볼 수는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도 이음의 눈앞에는 피가 묻었던 손끝이 자꾸 나타났다. 다음 날 저녁, 이음은 청담동의 오래된 악기점에 들어갔다. 이동훈은 가게 밖에 기다리게 했다. 나무와 니스 냄새가 나는 벽에 빈티지 기타들이 걸려 있었다. 주인은 그녀의 시계와 유리문 밖 경호원을 보고 곧장 자세를 고쳤다.“어쿠스틱 기타를 찾고 있어요. 제일 좋은 것으로 보여 주세요. 가격은 괜찮아요.” 잠시 뒤 붉은 벨벳 위에 놓인 것은 수십 년 묵은 호박빛 기타였다. 주인이 줄을 한 번 뜯자 낮고 깊은 울림이 났다. 이음은 검은색 카드를 내밀었다. 3,00
Terakhir Diperbarui : 2026-11-02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