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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도공의 유일한 구원자: Capítulo 91 - Capítul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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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화. 깨진 것들의 목소리

91화. 깨진 것들의 목소리자신이 빚은 그릇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 순간의 선택이 그의 삶을 영원히 바꾸었다.쨍그랑, 쨍그랑, 쨍그랑!그가 수없이 밤을 새워 빚어낸 백자들이 눈앞에서 산산이 부서졌다.그리고 그날 산산이 부서진 것은 백자들만이 아니었다.단 역시 그날 함께 부서졌다.다만 백자와 달리 죽지도 못한 채, 부서지고 다시 이어지기를 천 년 동안 반복했을 뿐이었다.천 년 전 흙바닥을 뒤덮었던 하얀 파편과 눈앞의 백자가 겹쳐졌다.‘다시 만났구나.’단의 눈빛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그날…… 내가 지키지 못했던 아이 중 하나.’최민준의 목소리가 조용해진 경매장에 울려 퍼졌다.“여러분은 지금, 천 년 전 한 도공이 평생을 걸고 만들고자 했던 꿈의 흔적을 보고 계십니다.”단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였다.백자에서 최민준에게로…… 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식었다.최민준은 그런 단을 똑바로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천 년 동안 차가운 흙 속에 묻혀 있었을 자신의 그릇이 흉측하게 꿰매진 채 사람들의 눈요깃거리로 전시되어 있었다.“모두가 비취색 청자에 취해 있던 시대, 홀로 순백의 미래를 내다본 천재가 있었습니다. 역사의 흐름을 거스른 도공, 그리고 그가 남긴 하얀 기적.”사람들의 눈에 욕망이 번졌다.희귀한 것, 남들이 가질 수 없는 것. 그들에게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최민준이 천천히 단을 바라봤다.“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귀한 물건이라도 그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없겠지요.”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번졌다.“대한민국 최고의 감정사이신 이단 대표님께서 직접 감정해 주시겠습니까?”스포트라이트가 단에게 쏟아지고, 수많은 눈이 일제히 그를 향했다.겉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오만하고 무심한 이단 대표지만, 서연은 굳어버린 그의 손끝을 보고 있었다.‘단 씨가…… 흔들리고 있어.’그때였다.끼이이익!유리를 날카롭게 긁는 듯한 소리와 함께 백자의 갈라진 틈 사이에서 검붉은 기운이 스멀스멀 흘러나왔다.검은 연기처럼 백자의 표면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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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잘못된 복원

92화. 잘못된 복원서연의 눈동자 깊숙한 곳에서 황금빛이 피어올랐다.절대안. 순간 그녀가 보는 세상의 색이 사라졌다.샹들리에도, 사람들도, 무대 위 최민준도 모두 검고 하얗게 변했다.백자의 색만은 분명히 보였다. 수많은 검붉은 기운이 깨진 틈 사이로 파고들어 백자를 억지로 휘감고 있었다.그리고 검붉은 기운 아래, 백자의 가장 깊은 곳에는 희미한 백색의 기운이 웅크리고 있었다.“지금 말하는 거…… 저 아이 아니에요.”단이 서연을 똑바로 바라봤다.“무슨 말이지?”“백자에 다른 게 붙어 있어요.”서연이 검붉은 기운을 노려봤다.“누군가 원혼을 억지로 붙여서 백자가 단 씨를 원망하는 것처럼 만들었어요.”순간 단의 눈빛이 변했다. 그와 동시에 백자를 감싸고 있던 검붉은 기운이 크게 출렁였다.“닥쳐!”목소리가 서연을 향했다.쾅!장식장이 요동쳤다.서연은 움찔하면서도 단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진짜 백자는 단 씨를 원망하지 않아요.”“닥쳐!”검붉은 기운이 백자를 집어삼키듯 휘몰아쳤지만, 그보다 백색의 기운이 먼저 그녀를 감쌌다.눈앞의 풍경이 바뀌었다.뜨거운 가마, 푸르게 타오르는 불꽃.물레 앞에서 자신을 빚던 단의 얼굴.흙투성이가 된 손으로 백자의 표면을 몇 번이고 다듬으며 만족스럽게 웃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하늘에서 쏟아지는 눈부신 빛과 무너지는 가마 속에서, 단이 도자기들을 위해 몸을 던지고 있었다.백자가 품고 있던 마지막 기억이었다.‘……주인님.’서연의 눈이 크게 뜨였다.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끝까지 버티고 싶었는데…….’‘예쁘게 구워져서 주인님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서연의 가슴이 순간 먹먹해졌다.백자는 단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깨져버린 것을 미안해하고 있었다.서연은 단의 손을 꽉 쥐었다.“단 씨가 그랬잖아요. 마음을 다해 빚었다고. 이 아이도 알아요. 단 씨가 얼마나 아끼고 정성을 쏟았는지.”미세하게 떨리는 단의 손을 한 번 더 꼭 쥐어준 서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번엔 제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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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그만 쉬어라

93화. 그만 쉬어라“완벽한 것을 남기지 못했다고 해서 네 삶까지 실패한 것은 아니다. 끝까지 더 나은 것을 꿈꾸었다면, 너는 분명 훌륭한 도공이었다.”단의 목소리가 떨렸다.“내가 기억하마. 너라는 도공이 있었다는 것을.”원혼의 절규가 거짓말처럼 뚝 멈췄다. 그 진심 어린 위로에 원혼의 검붉은 기운이 눈물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그 틈을 타 서연은 손끝에서 찬란한 황금빛을 피워 올렸다.정화를 아끼라던 단의 당부가 떠올랐지만, 천 년을 울어온 백자를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황금빛이 검붉은 주술을 씻어내자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주인님…… 끝까지 버티지 못해서 미안해요.’‘그래도…… 다시 만나서 기뻤어요.’단의 눈가가 붉어졌다.“그래. 나도 반가웠다. 많이 힘들었지…… 이제 그만 쉬어라.”뒤이어 청년의 목소리도 들려왔다.“선생님…… 고맙습니다.”툭, 쨍그랑.접착제가 녹아내리며 마침내 백자는 본래의 파편으로 흩어졌다. 그것은 파괴가 아닌, 해방이었다.파편 속에서 오염되었던 신선의 힘이 정화되어 서연의 혈관 속으로 스며들었다.짝, 짝, 짝.느릿한 박수 소리가 적막을 깼다.“브라보! 놀라셨습니까? 이것이 바로 이단 대표님과 제가 준비한 ‘파괴와 구원’이라는 퍼포먼스입니다!”최민준의 말이 끝나자 경매장에 은은하게 퍼져 있던 향이 조금 짙어졌다. 달콤하면서도 묘하게 정신을 느슨하게 만드는 향이었다.사람들의 눈빛이 하나둘 흐려졌다. 조금 전까지 의심스럽게 무대를 바라보던 이들이 마치 최민준의 말이 처음부터 진실이었던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짝짝짝짝! 이내 박수 소리가 경매장을 가득 채웠다.“아…… 그런 거였어? 어쩐지 너무 리얼하더라니.”“역시 최 관장의 경매는 매번 흥미롭군.”최민준이 우아하게 손짓했다.“자, 오늘의 메인 이벤트는 아주 강렬하게 끝났군요. 옆 파티장에 만찬을 준비했습니다. 부디 이 밤의 여운을 즐겨주십시오.”우아한 음악이 다시 흐르고,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손님들을 연회장으로 안내했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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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탈출

94화. 탈출은랑은 짐승 같은 탄력으로 경호원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주먹질 한 번, 발길질 한 번에 덩치 큰 사내들이 나뒹굴었다.“내 발차기 맛이 어떠냐! 이게 바로 K-늑대의 매운맛이다!”은랑이 경호원 셋을 동시에 제압하며 소리쳤다.“주인님! 단! 뛰어!”은랑이 만든 틈으로 서연이 단을 부축해 달렸다. 루나는 최민준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관장아, 파티는 즐거웠어. 그리고 향기는 좀 싼 티 나더라. 다음엔 신경 좀 써~”“저, 저것들이!”최민준이 샴페인 잔을 바닥에 내던졌다.쨍그랑!산산조각 난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잡아. 한 놈도 내보내지 마.”나직한 목소리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경호원 하나가 곧바로 귀에 꽂힌 이어폰을 눌렀다.“출입구 봉쇄.”철컥.짧은 기계음과 함께 그들이 들어왔던 출입문의 잠금장치에 붉은빛이 들어왔다.뒤이어 천장에서 육중한 강철 셔터가 빠르게 내려오기 시작했다.“뛰어!”은랑이 가장 먼저 몸을 날렸지만 한발 늦었다.쿠웅!바닥까지 내려온 셔터가 탈출구를 완전히 막아버렸다.“젠장, 갇혔어!”은랑이 셔터를 밀어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비켜봐. 내가 뜯어버리게.”“힘자랑 그만해, 이 멍청한 개야.”루나가 혀를 차며 뒤를 돌아봤다.“저거 뜯는 동안 우리가 먼저 포위되겠어.”정신을 차린 경호원들이 복도 저편에서 빠르게 몰려오고 있었다.단은 벽을 짚은 채 가쁜 숨을 골랐다. 이마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단 씨.”서연이 단을 벽에 기대게 한 뒤 인이어를 눌렀다.“서단아! 듣고 있어? 출구가 막혔어!”인이어에서는 이미 타닥타닥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잠깐만, 누나. 이 자식 보안에 돈 엄청 발랐네. 방화벽이 몇 개야, 대체?]“서단아, 빨리!”[재촉하지 마. 천재 해커 서단 님의 실력을 뭘로 보고. 라면 물 끓기 전에 따드릴 테니까.]복도 끝에서 경호원들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저벅저벅저벅.은랑이 셔터를 등지고 서서 손가락 관절을 우두둑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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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응급처지

95화. 응급처치서연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단의 차가운 손을 살며시 잡고, 다른 손으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고생했어요. 한숨 자요. 집에 도착하면 깨워줄게요.”그 모습을 룸미러로 지켜보던 루나가 혀를 찼다.“이건 뭐, 잘했다고 해야 할지 못했다고 해야 할지. 너 자꾸 그렇게 무모하게 정화력 쓸래?”“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저도 적의 소굴에서 그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천 년 만에 만난 아이를 그렇게 둘 수는 없잖아요.”루나가 할 말은 많지만 참겠다는 듯 눈을 한 번 흘겼다.“단은 그렇다 치고, 연. 너는 몸 상태 어때?”“저는 괜찮아요. 오히려 전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아까 그 힘을 흡수해서 그런가? 배도 안 고프고…… 뭐라고 해야 하지? 안에 비어 있던 곳이 채워진 기분이에요.”루나의 눈빛이 잠시 진지해졌다.“그래? 이상한 데는 없고?”“네. 전혀요.”“알았어. 일단은 안심이네.”루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룸미러로 뒷좌석을 힐끗 보았다.“그런데 우리 다 같이 보고 있는데 너무 다정한 거 아니니?”서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치료인 거 알면서 자꾸 놀리실 거예요? 이건 응급처치라고요! 오늘 기력을 너무 많이 썼잖아요.”“응급처치?”“네!”“요즘 응급처치는 어깨도 빌려주고, 손도 잡아주고, 머리도 쓰다듬어주나 보네?”“환자니까요. 심신 안정도 필요하죠!”“오호라. 눈빛까지 애틋해야 효과가 좋은가?”“아, 진짜! 제가 단 씨 유일한 치료제인 걸 어쩌라고요!”서연이 붉어진 뺨을 감싸 쥐는 사이, 운전대를 잡고 있던 은랑도 룸미러를 힐끗 노려봤다.왜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전부터 속에서 묘한 불쾌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주인님.”“왜요?”“저 도둑놈한테 너무 잘해주면 안 돼요. 버릇든다고요. 주인님 집안을 대대로 지켜온 건 나라고요. 그거 잊으면 안 돼.”“갑자기 그 얘기가 왜 나와요?”“그냥 그렇다고요…… 주인님도 힘들 텐데 그놈은 한쪽으로 밀어놔 버려요.”“괜찮아요. 그냥 이대로 갈게요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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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형 얼굴에 구멍 나겠다

96화. 형 얼굴에 구멍 나겠다성북동 저택의 거실.창밖에서는 굵은 빗줄기가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었지만, 집 안은 은은한 조명과 따뜻한 차향으로 가득했다.불과 몇 시간 전의 살벌했던 경매장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만큼 평온한 밤이었다.“아, 내 한정판 드레스 다 구겨졌잖아. 최민준 그 자식한테 세탁비에 위자료까지 청구할 거야. 아니지, 정신적 피해 보상까지 싹 받아내야겠어.”루나가 소파에 길게 드러누워 구겨진 치맛자락을 내려다봤다.은랑이 혀를 찼다.“내가 후회할 줄 알았다. 밖에서 대기해야 하는 애가 옷을 왜 그렇게 입고 가냐?”“뭐? 그럼 이 미모로 외출하는데 아무거나 걸치니?”“그래, 그래. 너 잘났다.”“아, 정말 저 늑대랑은 대화가 안 돼!”맞은편 소파에는 단과 서연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이거 드세요. 황기 대추차예요. 김 실장님이 끓여주신 건데 막 건강해지는 맛이에요. 제가 꿀도 조금 더 넣었고요.”단은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달큰한 향에 코끝을 찡긋했다.“너무 단 것은 사양이다만…… 이번에는 고맙게 마시지.”서연은 차를 마시는 단을 물끄러미 바라봤다.창백한 얼굴에는 여전히 짙은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겉으로는 천 년 전과 다름없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긴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또 견뎌왔을까.그 생각을 하니 괜히 가슴 한구석이 아릿했다.“누나.”서단이 못마땅한 얼굴로 끼어들었다.“단이 형 얼굴에 구멍 나겠다. 그만 좀 쳐다봐. 이 동생이나 그렇게 챙기라고.”“너는 안전하게 집에 있었잖아. 단 씨는…….”서연은 말을 삼켰다.굳이 오늘의 기억을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았다.“알았어, 알았어. 감상은 그만하고.”서단이 안경을 추어올리며 노트북을 거실 TV에 연결했다.“우리가 뭘 건져왔는지부터 봐야죠.”화면에 MJ 갤러리 관련 자료가 떠올랐다.“일단 경찰청과 국세청에 익명 제보 넣었어요. 오늘 촬영한 불법 어보 경매 영상까지 넘겼으니까 문화재청 쪽도 곧 움직일 겁니다.”“잘했다!”은랑이 소파에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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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대표님, 카드

97화. 대표님, 카드은랑이 화면을 보며 중얼거렸다.단은 한동안 화면을 말없이 바라봤다.“회수한다.”짧은 한마디에 모두의 시선이 단에게 향했다.“놈이 훔친 힘으로 더 이상 사람들을 망가뜨리게 둘 수는 없어.”단의 시선이 천천히 서연에게 향했다.“무엇보다…… 놈은 이제 연의 존재뿐 아니라 능력까지 확인했다.”서연의 표정도 진지해졌다.오늘 경매장에서 최민준은 분명히 보았다.자신이 저주를 꿰뚫어보고, 원혼을 분리해 정화하는 모습을.“그러니 더 늦기 전에 놈이 뿌려놓은 것부터 거둬들여야 한다.”처음에는 단순히 치료를 위한 계약이었다.그런데 이제는 달랐다.흩어진 신선의 힘을 되찾는 것은 서연 자신의 일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눈앞의 이 남자를 더는 혼자 싸우게 두고 싶지 않았다.서연이 힘차게 주먹을 쥐었다.“좋아요. 힘도 찾고, 사람들 멘탈도 챙겨주고, 수당도 받고!”잠깐의 침묵. 서연이 슬쩍 덧붙였다.“수당은 주시는 거죠?”단이 피식 웃었다.“그 걱정부터 하는 걸 보니 멀쩡하군.”“그럼요. 저는 프로니까요.”“좋다. 당분간은 방문 수거 및 정화 출장이다.”“오케이!”루나가 신나게 박수를 쳤다.“그럼 나는 영업 담당. 사모님들 홀려서 문 열게 하는 건 내 전문이니까.”그러더니 단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대표님, 카드.”“……왜?”“저 사람들 만나러 가는데 아무거나 입고 갈 수는 없잖아. 신상 몇 벌 뽑아야겠어.”“이미 차고 넘치는 것으로 아는데?”“내가 조금 전에 한 말 못 들었니? 신상이라고 했잖아. 그리고 연이 것도 몇 벌 더 살까 하고.”“…….”단이 말없이 루나를 바라봤다.그러더니 지갑을 열어 카드를 꺼내 루나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루나의 눈썹이 슬쩍 올라갔다.“내 옷 산다고 할 때는 차고 넘친다더니?”“시끄럽다.”“어머, 누가 뭐래?”루나가 카드를 챙기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우리 연이 덕분에 나도 신상 좀 입겠네.”“제덕이라니요. 그냥 단씨가 배려해준거죠.”“너도 참......."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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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화. 한 걸음

98화. 한 걸음늦은 밤.회의가 끝나자 하나둘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서연도 방문을 열려던 순간이었다.“연아.”평소보다 낮고 조금 젖은 목소리가 발걸음을 붙잡았다.“네?”서연이 뒤를 돌아보니 복도 끝에 단이 서 있었다.“오늘 정말 고마웠다.”“네? 아까 다 인사하셨잖아요.”“그게 아니라…….”단이 잠시 말을 골랐다.“돌아오는 차 안에서도.”단이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있던 모습이 떠오르자 서연의 얼굴에 열이 올랐다.그때는 단의 안색이 너무 좋지 않아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이제 와 떠올리니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하나하나 선명해졌다.서연은 아무렇지 않은 척 웃었다.“별말씀을요. 어깨 빌려드리는 건 공짜예요. 단 씨 머리가 좀 무겁긴 했지만요. 오늘은 서비스.”평소 같으면 한마디 받아쳤을 농담이었다.하지만 단은 웃지 않았다.뚜벅.그가 한 걸음 다가왔다.뚜벅.다시 한 걸음.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워진 순간, 단은 걸음을 멈췄다.딱 한 걸음. 마치 그 거리는 함부로 넘어서는 안 된다는 듯.“네 옆에 있으면…… 이상하게 긴장이 풀려.”단의 깊은 눈동자가 오롯이 서연을 담았다.“내가 깨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위험한 생각까지 들어.”“……왜요?”“네가 다시 붙여줄 것 같아서.”서연은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단을 바라봤다.분명 처음에는 치료제라고 했다.자신이 그의 고통을 없애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그런데 요즘 단이 하는 말은 자꾸만 그 단순한 관계를 넘어서는 것처럼 들렸다.‘나만 이상하게 받아들이는 건가?’혹시 자신만 자꾸 의미를 붙이고 있는 건 아닐까.서연은 결국 가장 익숙하고 안전한 곳으로 도망쳤다.애써 씩 웃으며 가슴을 폈다.“당연하죠! 제가 앞으로 세상에서 제일가는 복원가가 될 사람이라고요.”서연이 까치발을 들어 단의 머리카락에 붙어 있던 작은 먼지를 손끝으로 살짝 털어냈다.그 순간 단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서연이 최대한 담담하게 웃었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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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화. 방문 감정

99화. 방문 감정 얼마전 비장하게 최민준이 뿌린 저주물을 모조리 회수하자고 결의를 다졌건만, 거실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시작부터 그다지 밝지 못했다. 루나는 모닝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초조한 눈으로 서단의 노트북을 바라봤다. “서단아, 예약 현황 좀 띄워봐. 강남 사모님들 줄 섰지? SNS에도 올렸잖아. 내 미모로 홍보 효과도 좀 봤을 테고.” “누나 미모하고 예약이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단이 한숨을 푹 내쉬며 노트북을 돌려 보여줬다. 화면 한가운데 떠 있는 숫자를 확인한 루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방문 감정 및 정화 서비스] [예약 대기 : 0건] “예약 제로입니다.” “뭐? 야! 홍보 제대로 한 거 맞아?” “했죠. 그런데 MJ 갤러리 수사가 시작되면서 거기서 물건 샀던 사람들이 전부 몸 사리고 있어요. 괜히 엮였다가 조사받을까 봐 연락도 안 받는다니까요.” 서단이 마우스를 움직이자 거절 메시지가 줄줄이 나타났다. 출장 중이라는 사람부터 물건을 처분했다는 사람, 아예 그런 물건을 산 적이 없다고 잡아떼는 사람까지 가지각색이었다. 은랑이 소파에 길게 늘어진 채 하품했다. “시작부터 망했네. 이게 며칠째야?” “누가 망해! 그러게 너도 홍보 좀 하라고 했잖아!”"여우 니가 제정신이 아니구나? 소속사에서 쫓겨날일 있냐?" 서연은 투닥거리는 두 사람을 보며 웃다가 맞은편에 앉아 차를 마시는 단을 바라봤다. “단 씨는 걱정 안 돼요? 다 찾아가서 회수하겠다고 큰소리쳤는데, 접수도 없잖아요.” “그냥 찾아가면 된다.” “……네?” “문을 잠그면 열면 되고.” 서연이 황당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거 무단침입이에요.” “열어줄 때까지 쫓아다니면서 설득하면 된다.” “스토커로 신고당해요.” 단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귀찮은 시대군.” 너무 진지한 표정이라 서연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가끔씩 사람 심장을 뒤흔들어놓는 남자와 같은 사람이 맞나 싶었다. 가슴 한쪽이 간질거렸다. 그런데 아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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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화. 귀신 들린 피아노

100화. 귀신 들린 피아노“최민준이 운영하던 페이퍼 컴퍼니 중 하나예요. 저 피아노도 그놈이 뿌린 물건이 맞는 것 같아요.”조금 전까지 찾아가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아닌 듯, 단은 아무 말 없이 화면을 바라봤다.하지만 은랑은 최민준의 이름에는 관심조차 없는 듯했다. 여전히 화면 속에서 절규하듯 울리는 피아노만 바라보고 있었다.한참 뒤, 그가 조금 들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근데 이 사람…….”은랑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노래, 기가 막히게 잘하는데?”은랑의 말에 서연이 화면을 다시 바라봤다. 아무리 들어도 귀를 긁는 불협화음뿐이었다.건반은 제멋대로 튀어 오르고, 음은 중간중간 뭉개졌으며, 듣고 있으면 가슴 한쪽이 답답해질 정도로 불쾌했다.“저게요?”“응. 정말 기본기가 좋아.”은랑은 화면 가까이 몸을 기울인 채 눈까지 감고 소리를 들었다.“호흡도 길고 음정도 거의 안 흔들려. 그런데 자꾸 리듬이 끊겨. 뭔가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걸 같이 하려는 것 같아.”“다른 거라면?”“춤.”은랑이 짧게 대답했다.“노래하면서 춤추려고 하는데 몸이 안 따라주는 느낌이야. 그래서 자꾸 박자가 밀리고, 화가 나서 건반을 때려버리는 거지.”서연은 다시 화면 속 피아노를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기괴하게만 들리던 소리가 은랑의 설명을 듣고 나니 다르게 들렸다.잘하고 싶은데 안 되는 사람의 조급함.끝까지 해보려 하지만 자꾸만 실패하는 사람의 짜증과 절망.그런 감정이 화면을 뚫고 그녀에게 닿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서단이 노트북을 두드리며 말했다.“카페는 익선동이에요. 지금 임시 휴업 중이고요. 피아노가 들어온 뒤부터 손님들이 이상 증세를 보였대요. 갑자기 울거나, 기절하거나, 갑자기 할 일이 있다고 뛰어나가는 통에 맞선 장소로 유명하던 곳이 이제는 커플 브레이커 장소가 됐다는데요?"“가 보자. 왠지 예감이 좋아.”단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서연이 황당하게 바라봤다.“예감? 갑자기요?”“일단 찾으러 다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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