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눈동자“어…… 음, 사실 조금 무섭기는 했는데 말이지. 이 누님이 오늘 외롭고 슬픈 영혼들을 멋지게 구제해 주고 나왔거든? 누나 지금 완전 승전고 울리고 돌아가는 개선장군 모드니까 그 감동 깨지 말고 조용히 따라와. 자, 어서 가요, 단 씨!”단이 피식 웃으며 서단의 어깨를 토닥였다.“동생도 고생했으니 최고의 코스로 모시지. 다 같이 출발하자.”“오길 잘했네. 안 왔으면 나만 못 먹을 뻔했잖아. 헤헤헤, 감사합니다.”서단이 안경을 고쳐 쓰며 환하게 웃었다.감동은 짧았고 식욕은 길었지만, 그것이야말로 지금 살아있는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리라.그러나 그 유쾌함의 뒤편, 짙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차가운 눈동자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MJ갤러리 근처의 저택.불이 꺼진 거실은 고요하다기보다는 스산했다.수백억을 호가하는 명화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었지만, 그 그림들조차 이곳의 주인 앞에서는 숨을 죽인 듯 고요했다. 마치 포식자의 굴에 제물로 바쳐진 것처럼, 저택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멀티비전의 서늘한 푸른빛을 받으며 가죽 소파에 깊숙이 몸을 파묻은 남자, 최민준.표면적으로는 MJ갤러리의 관장이자 덕망 높은 미술품 수집가였으나, 실상은 인간의 욕망과 원한을 거래하는 탐욕의 포식자이자 이단의 영원을 탐하는, 영혼이 썩어가는 배신자였다.그는 크리스털 와인잔을 천천히 흔들며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화면 속에는 방금 전, 단의 일행이 오피스텔을 빠져나가는 CCTV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이단…… 그리고 서연.”최민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붉은 와인이 잔의 벽을 타고 피처럼 끈적하게 흘러내렸다.“생각보다 빨리 자
Last Updated : 2026-08-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