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당은 곳간을 뜯어고친 방이라 북향이었고 창이 하나였다.그 창을 낮에도 닫아 두어 별당에서는 시각을 알 수 없었는데, 육설은 그것을 좋아했다.등잔을 넷 켜 놓으면 낮이고 밤이고 같은 빛이었고, 같은 빛 아래서는 지는 것이 덜 지는 것 같았다.골패가 돌았다. 여자가 넷이었는데, 시전 비단전 안주인, 남문 안 약재상의 후처, 그리고 이름을 밝히지 않는 여자 하나였다.마지막 하나가 연옥이었다."아씨, 이번 판은 아씨가 가져가시겠는데요.""…가져가겠는데."육설이 패를 뒤집고 나서 오른쪽 어금니로 약과를 한 번 씹었다."가져가겠는데, 이게 가져가는 게 아니라 도로 물어 주는 거지.지난달에 내가 자네한테 얼마를 냈더라.""엿 냥 두 돈이요."연옥이 셈을 하지 않고 대답했는데, 늘 그랬다.날짜도 액수도 대면서 종이를 꺼내는 법이 없었다."…엿 냥 두 돈.""그리고 그저께가 석 냥이시고요.다 해서 아홉 냥 두 돈인데, 아씨.소인이 셈이 밝아서 미움 받습니다. 그렇지요?"여자 셋이 웃었고 육설도 웃었다.웃지 않으면 눈이 찬 사람인데, 이 방에서는 웃을 일이 많았다.* * *술이 떨어져서 사람을 불렀더니 들어온 것은 총관이었다.종을 시키면 될 일인데 직접 들고 왔고, 들고 와서 내려놓고, 내려놓고 나서 문 앞에 섰다."…더 필요한 것은.""됐어.""…예."총관이 나가지 않았고, 육설이 패를 든 채로 그를 올려다봤다."총관.""예, 아씨.""자네 요즘 이 방에 자주 오네.""술을 나르는 일이 총관 소관이라.""스물세 해 동안 한 번도 자네 소관이 아니었는데."연옥이 패를 놓으면서 웃었는데, 놓는 손이 느렸다."아씨. 총관 나리께서 아씨 술 축나는 게 아까우신 게지요.이 댁 살림을 스물세 해 지키신 분인데, 아씨가 하룻밤에 서 말을 비우시면 그 셈이 어디로 가겠어요.다 총관 나리 장부로 가지요."방이 웃었다. 넷 중 셋이 웃었으면 방이 웃은 것이 된다.총관은 웃지 않았다.웃지 않은 채로 문을 닫고 나갔고, 닫는 소
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