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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Chapters

제31화

“당신이 나를 기억 못 할 뿐이에요.”도현의 말이 떨어지자 준혁이 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달려들었다.“끊어!”나는 몸을 틀었다.“왜. 네가 뭐 숨겼는데?”전화기 너머 도현이 웃었다.“준혁 씨, 아직도 그렇게 살아요?”준혁 얼굴이 일그러졌다.“김도현. 입 다물어.”나는 스피커폰을 켰다.“두 사람 언제부터 알아요?”“대학 때부터.”나는 준혁을 봤다.“너랑 동창이야?”“그냥 같은 술자리 몇 번 있었어.”도현이 바로 말했다.“서윤 씨 처음 봤던 날도 같이 있었는데.”심장이 철렁했다.“언제요?”“열두 해 전. 홍대 술집.”친구 생일. 사람이 스무 명 넘게 모였던 술집. 준혁을 처음 만난 날.“그날?”“네. 제가 먼저 서윤 씨한테 말 걸었어요.”희미한 장면이 떠올랐다. 검은 셔츠를 입은 남자가 내게 물을 건네던 기억.준혁이 비웃었다.“말 한마디 한 걸 무슨 첫사랑처럼 포장하냐.”도현이 말했다.“그날 네가 내기했잖아.”방 안이 조용해졌다.“또 내기?”수진이 헛웃음을 쳤다.“와, 이 인간들은 여자 보면 돈부터 거냐?”도현이 말했다.“누가 먼저 번호 받나.”준혁이 소리쳤다.“스무 살 때 한 병신 같은 장난이야!”“스물아홉이었어, 개자식아.”도현이 차갑게 받아쳤다.“그리고 넌 번호만 받자고 한 게 아니었어.”나는 준혁을 봤다.“뭘 걸었는데?”준혁이 입을 다물었다.도현이 말했다.“일주일 안에 누가 먼저 서윤 씨랑 자나.”속에서 욕이 올라왔다.나는 준혁의 얼굴을 후려쳤다.짝!“처음부터 나를 사람으로 본 적이 없었네.”“그때는 너도 나 좋아했잖아!”“좋아한 게 네 면죄부야?”도현이 한숨을 쉬었다.“제가 졌어요.”준혁이 피식 웃었다.“그래. 내가 이겼지.”나는 그 웃는 얼굴이 역겨웠다.“그래서 나랑 결혼한 거야? 내기 이기고 트로피 챙기려고?”“미친 소리 하지 마.”도현이 말했다.“처음엔 맞습니다.”준혁 얼굴이 굳었다.“김도현.”“준혁 씨가 술자리에서 떠들었어요. 자기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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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처음부터 당신 집 비밀번호 준 사람도 나야.”미경의 말에 나는 휴대전화를 움켜쥐었다.“왜?”준혁이 소리쳤다.“최미경, 입 닥쳐!”“왜긴. 당신이 시켰으니까.”나는 준혁을 봤다.“내가 없는 날 사람들 들여보내라고 베이비시터까지 매수했어?”미경이 비웃었다.“처음엔 돈 받고 했지.”“처음엔?”“나중엔 증거 잡으려고 그냥 열어줬어.”“무슨 증거?”전화기 너머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가 났다.“작년 11월, 준혁 씨가 나한테 병원 봉투 하나 버려달라고 했어.”준혁 안색이 바뀌었다.“야.”“안 버렸어.”“최미경!”“왜 그렇게 쫄려, 개새끼야?”나는 낮게 물었다.“무슨 병원 봉투인데?”“비뇨기과.”호텔방 안 여자들의 표정이 동시에 바뀌었다.준혁이 버럭 소리쳤다.“별거 아니었어!”미경이 비웃었다.“별거 아닌 새끼가 왜 검사 결과를 찢어서 버리라고 했어?”“무슨 검사?”“감염 검사.”순간 방 안이 폭발했다.“뭐?” “야, 강준혁!” “이 미친 새끼야!”준혁이 두 손을 들었다.“확정 아니었어! 의심돼서 검사한 거라고!”미경이 바로 받아쳤다.“양성이라고 적혀 있었어.”수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세미가 준혁에게 달려들었다.“너 알고 있었어?”“치료했어!”“언제?”준혁이 입을 다물었다.혜린이 악을 썼다.“언제 치료했냐고, 개잡놈아!”“약 먹었어!”“그 뒤로 우리랑 잤잖아!”여자들이 날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수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검사 11월 3일이면… 나 8일에 너 만났어.”세미가 화면을 들었다.“나는 12일.”혜린이 욕했다.“난 15일이야.”준혁이 소리쳤다.“콘돔 썼잖아!”수진이 휴대전화를 준혁 얼굴에 던졌다.“안 쓴 날도 있었잖아, 이 미친놈아!”나는 숨이 막혔다.“나한테는?”준혁이 나를 보지 못했다.“강준혁.”“서윤아, 너는 괜찮아.”“어떻게 알아?”“그때 우리 잘 안 했잖아.”그 말이 더 역겨웠다.“그래서 나한테 살쪄서 못 하겠다고 했어?”준혁이 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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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니네 집안 남자들이 알아서 한 여자한테 줄줄이 기어들어간 거지.”수진이 웃었다.준혁은 그대로 수진에게 달려들었다.“이 미친년아!”재욱과 민재가 준혁을 붙잡았다.“놔! 저년 죽여버릴 거야!”수진은 오히려 턱을 들었다.“왜? 아버지랑 형까지 같은 여자 만난 게 그렇게 쪽팔려?”“네가 일부러 붙였잖아!”“그래. 붙였어.”방 안이 조용해졌다.나도 수진을 봤다.“방금 뭐라고 했어?”수진은 눈물을 닦더니 웃었다.“한유나, 내가 소개했어.”준혁이 악을 썼다.“아까는 몰랐다며!”“처음 한 번은 몰랐지. 근데 네가 유나한테 미친 거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무슨 생각.”“어디까지 가나 보자고.”나는 속이 서늘해졌다.“그래서 형한테도 붙이고 아버님한테도 붙였어?”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응.”화면 속 태식이 책상을 내리쳤다.“오수진! 네가 감히 나까지 갖고 놀아?”수진이 코웃음을 쳤다.“아버님이 먼저 좋다고 호텔 잡으셨잖아요. 제가 등 떠밀었어요?”민혁이 욕을 뱉었다.“개같은 년.”“왜요, 형님. 형님도 유나한테 동생한테는 비밀이라고 했잖아.”민혁의 얼굴이 굳었다.나는 수진을 노려봤다.“너 대체 왜 이런 짓을 했어?”“재밌어서.”“그게 이유야?”“처음엔.”수진은 휴대전화를 켰다.사진 한 장이 떴다.한유나와 수진이 술잔을 부딪치며 웃고 있었다.테이블 위에는 강태식, 강민혁, 강준혁 이름이 적힌 종이가 놓여 있었다.각 이름 옆에는 빈 네모칸.“이게 뭐야?”수진이 대답했다.“빙고.”준혁이 욕을 씹었다.“뭐?”“강씨 집안 남자 셋 중 누가 제일 먼저 넘어오나.”순간 방 안에서 욕설이 터졌다.“미친년들.” “사람 가지고 도박을 했다고?”수진이 어깨를 으쓱했다.“너희는 여자들 숫자로 내기해도 되고 우리는 안 돼?”나는 기가 막혀 웃었다.“그래서 유나가 셋 다 만난 게 우연이 아니었네.”“응.”준혁이 소리쳤다.“한유나 어디 있어! 당장 오라고 해!”그 순간 방문 밖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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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이제 강서윤 씨가 몇 명까지 버티는지 시작하겠습니다.]메시지를 읽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이게 무슨 뜻이야?”준혁은 화면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나도 몰라.”수진이 비웃었다.“지랄한다. 네가 모르는 판이 세상에 있냐?”단체방 참가자가 36명에서 41명으로 늘었다.새 프로필에는 얼굴 대신 관계가 적혀 있었다.‘문세라 남편.’ ‘김하영 남편.’ ‘윤채원 전남편.’ ‘한세미 남편.’나는 화면을 내리다 멈췄다.이 사람들은 나를 만나러 온 남자들이 아니었다.준혁과 얽힌 여자들의 남편, 애인, 전애인들이었다.곧 메시지가 올라왔다.[착각하지 마세요, 강서윤 씨.] [당신도 피해자니까요.]준혁이 욕을 내뱉었다.“어떤 개새끼가 장난질이야?”문밖에서 웃음소리가 났다.“장난?”정우를 비롯한 남자들이 들어왔다.정우가 휴대전화를 흔들었다.“우리 마누라 건드린 새끼들 한꺼번에 모으려고 만든 방이야.”민재가 굳었다.“새끼들?”“준혁 하나만 있는 줄 알았냐?”정우가 민재, 도훈, 강우, 재욱을 차례로 가리켰다.“다 이름 올라가 있어.”도훈이 소리쳤다.“난 빠진 지 오래야!”“처먹을 땐 같이 처먹고 계산할 때 빠지냐, 양아치야?”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그럼 1차전, 2차전은 뭐예요?”“누가 누구랑 잤는지 한 방에 까는 순서.”정우가 수진을 봤다.“오수진. 넌 피해자인 척하지 마.”“뭐?”“박도훈 말고 민재, 지아, 준혁까지 다 올라왔어.”수진이 준혁을 돌아봤다.“나 준혁이랑은 안 잤어!”준혁이 피식 웃었다.“호텔에서 내 바지까지 벗겨놓고?”“그날 넌 취해서 뻗었잖아!”“키스는 했잖아.”내 손이 수진 뺨을 갈겼다.짝!“아주 깔 게 끝도 없네, 미친년아.”그 순간 단체방에 사진이 쏟아졌다.준혁. 수진. 민재. 세미. 혜린. 지아.서로 다른 조합으로 호텔과 펜션에 들어가는 모습이었다.누군가 말했다.“오늘 여기서 깨끗한 새끼 찾으면 상 줘야겠다.”준혁이 문으로 향했다.“나 간다.”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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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네 남자들 중에 내가 안 잔 놈이 몇 명인지 직접 세어보자.”벽 너머에서 수진과 똑같은 목소리가 들렸다.수진은 그대로 방문을 열어젖혔다.“오수아!”옆방 문이 열렸다.정말 수진과 똑같은 여자가 나왔다.머리 길이도, 눈매도, 웃을 때 올라가는 입꼬리까지.준혁이 입술을 떨었다.“수아야.”수진이 준혁을 돌아봤다.“이름까지 다정하게 부르네?”준혁이 욕을 삼켰다.“설명할게.”수진이 준혁 뺨을 후려쳤다.짝!“내 쌍둥이 언니랑 처자고 나한테 설명?”수아가 박수를 쳤다.“야, 웃긴다.”수진이 언니를 노려봤다.“너는 닥쳐, 미친년아.”“왜? 넌 내 남편이랑 안 잤어?”방 안이 얼어붙었다.“뭐?”수아가 한 남자를 가리켰다.박도훈이었다.도훈 얼굴이 새하얘졌다.수진이 소리쳤다.“저 새끼는 내 남편이잖아!”수아가 웃었다.“그 전에 내 남자였어.”도훈이 고개를 숙였다.수진이 기가 막힌 듯 웃었다.“잠깐. 당신이 언니랑도 잤어?”도훈이 대답하지 못했다.수아가 대신 말했다.“네가 결혼하기 전부터.”수진이 도훈 얼굴을 할퀴었다.“이 개새끼야!”도훈이 팔을 막았다.“너도 민재랑 붙어먹었잖아!”“그래서 쌍둥이 자매 둘 다 처먹어?”민재가 피식 웃었다.“쟤만 그런 줄 알아?”수아가 민재를 바라봤다.“넌 입 닥치는 게 좋을 텐데.”수진이 천천히 민재를 봤다.“설마 너도?”민재가 입을 다물었다.수진은 미친 듯이 웃었다.“와. 내 주변 새끼들은 쌍둥이면 세트 메뉴인 줄 아나 봐?”나는 준혁을 바라봤다.“너도 수아 씨 만났어?”준혁이 시선을 피했다.“몇 번.”수아가 코웃음을 쳤다.“몇 번?”그리고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쳤다.“다섯 달.”수진이 비명을 질렀다.“언니!”“왜? 넌 얘랑 안 잤어?”“난 안 잤다고!”준혁이 피식 웃었다.“키스는 했잖아.”수진이 준혁에게 달려들었다.“그날 너 취해서 기억도 못 하잖아!”수아가 갑자기 웃었다.“얘 진짜 모르네.”“뭘.”수아는 수진 옆으로 가 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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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수진이는 그 시간에 신랑 대기실 뒤편에서 당신 남편이랑 둘이 있었거든요.”나는 수진을 바라봤다.“뭘 했는데?”준혁이 먼저 소리쳤다.“아무것도 안 했어!”수아가 휴대전화를 들었다.“결혼식 날까지 거짓말은 존나 성실하네.”영상이 재생됐다.신랑 대기실 뒤 비상계단. 턱시도를 입은 준혁이 수진의 허리를 끌어당기고 있었다.“진짜 결혼할 거야?”준혁이 웃었다.“해야지. 그래야 우리도 편해.”내 손끝이 얼어붙었다.“우리도?”영상 속 수진이 준혁의 넥타이를 잡아당겼다.“결혼하고 나 버리면 죽여버릴 거야.”“미쳤냐? 널 왜 버려.”나는 영상을 껐다.“너희 둘, 내 결혼 전부터 만났어?”수진이 고개를 숙였다.“얼마나.”수아가 대신 말했다.“1년.”짝!내 손이 수진 뺨을 후려쳤다.“1년을 붙어먹던 남자가 내 남편이 되는 걸 보고 있었어?”수진도 악을 썼다.“말하면 내가 좆되니까!”“뭐?”“그때 나 도훈이랑 결혼 준비 중이었어. 도훈이가 준혁이랑 나 의심하기 시작했고.”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래서 나한테 준혁을 떠넘겼어?”“처음엔 몇 달 만나고 헤어질 줄 알았어!”준혁이 끼어들었다.“처음은 그랬어도 나중엔 너 좋아했어.”짝!이번엔 준혁 뺨이었다.“여자 스물몇 명 돌려 만난 새끼가 사랑 타령하면 토 나와.”수아가 비웃었다.“근데 결혼하자고 우긴 건 준혁 씨였어요.”나는 준혁을 봤다.“왜?”수진이 대신 대답했다.“욕심났으니까.”“뭐가.”“나도 갖고 너도 갖고 싶었대.”준혁이 수진을 노려봤다.“너도 좋다고 했잖아!”“그래서 조건 걸었지.”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무슨 조건?”수진이 나를 봤다.“결혼해도 우리 관계 안 끝내는 거.”“받았어?”준혁은 대답하지 않았다.수아가 다음 영상을 틀었다.결혼식 시작 18분 전.준혁이 수진 손에 반지를 끼워주고 있었다.“이건 뭐야?”수아가 말했다.“서윤 씨 결혼반지 맞출 때 하나 더 만들었어요.”수진 손가락에 아직도 그 반지가 있었다.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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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두 커플이 서로 바람피우기 편하게 만든 첫날이었어요.”수아의 말에 나는 사진 속 준혁과 수진을 바라봤다.내 결혼식이 끝난 뒤. 내 웨딩드레스를 훔쳐 입은 수진. 내 남편 손에 반지를 끼워주는 수진.“그래서 끝이야?”수진이 입술을 깨물었다.“또 있어?”준혁이 소리쳤다.“이제 그만해!”“왜? 네가 한 짓인데 네가 듣기 힘들어?”수아가 피식 웃었다.“신혼여행.”나는 굳었다.준혁 얼굴이 새하얘졌다.“오수아.”“발리였죠?”“그걸 어떻게 알아요?”“저도 갔으니까.”숨이 멎었다.수진이 눈을 감았다.수아는 휴대전화에서 사진을 꺼냈다.내 신혼여행 호텔 로비. 준혁. 수진. 도훈. 수아.네 사람이 샴페인을 들고 있었다.날짜는 우리가 발리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너희가 왜 거기 있어?”수진이 말했다.“준혁이가 불렀어.”나는 준혁을 봤다.“내 신혼여행에 네 애인을 불렀어?”“애인 아니었어.”“그럼 씨발 관광가이드였냐?”수아가 웃었다.“애인 맞았어요. 그것도 신혼부부처럼 왔지.”수진이 소리쳤다.“언니!”“왜? 너도 도훈이 데리고 왔잖아.”도훈이 이마를 짚었다.“나까지 왜 끌어들여.”수진이 노려봤다.“당신도 좋다고 따라왔어, 개새끼야.”나는 머리가 멍했다.“나랑 준혁이 신혼여행 가는데 준혁 애인인 수진이랑 수진 남편 될 도훈 씨가 따라왔다고?”수아가 손을 들었다.“저도요.”“당신은 왜?”“도훈이 나랑도 만나고 있었으니까.”헛웃음이 터졌다.“미친 인간 넷이 신혼부부 뒤를 따라 발리까지 온 거네.”준혁이 버럭 소리쳤다.“하루 술 마신 게 전부야!”수아가 사진을 넘겼다.연결된 두 객실. 두 개의 ‘HONEYMOON’ 케이크.하나는 내 이름과 준혁 이름.다른 하나는 수진과 준혁 이름이었다.“이건 뭐야?”준혁이 욕을 삼켰다.수진이 말했다.“준혁이가 주문했어.”JUNHYEOK & SUJIN.“나랑 낮에 신혼여행 하고 밤에는 수진이랑 또 신혼여행 했어?”“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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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나도 발리에 있었어.”강우의 말이 떨어지자 나는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언제부터?”강우가 준혁을 봤다.“네가 도착한 다음 날.”나는 웃었다.“미쳤네. 내 신혼여행에 남편 애인, 내 친구, 그 친구 남편, 쌍둥이 언니,그리고 남편 남자까지 다 따라온 거야?”준혁이 버럭 소리쳤다.“강우는 그때 그런 사이 아니었어!”강우가 비웃었다.“그럼 마지막 밤에 나한테 한 말도 친구끼리 한 거냐?”준혁 얼굴이 굳었다.“닥쳐.”“뭐라고 했는데?”강우가 휴대전화를 꺼냈다.십 년도 넘은 음성파일이었다.준혁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서윤이랑 결혼은 했는데 이상하게 네 생각이 더 난다.”내 손끝이 차가워졌다.준혁이 강우에게 달려들었다.“그걸 아직도 갖고 있어, 미친 새끼야?”강우가 준혁을 밀쳤다.“네가 내 인생 갖고 논 건 괜찮고?”나는 둘 사이로 들어갔다.“그래서 마지막 밤에 둘이 잤어?”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대답해.”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응.”짝!내 손이 준혁 뺨을 갈겼다.“신혼여행까지 가서?”준혁이 악을 썼다.“너 그날 먼저 잤잖아!”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내가 잠들면 남편도 자동으로 자유시간이야?”수진이 작게 말했다.“서윤아, 그날만 아니야.”나는 고개를 돌렸다.“또 뭐.”수진은 호텔 일정표를 보여줬다.아침 9시. 서윤과 조식. 오후 1시. 서윤과 투어. 오후 7시. 서윤과 저녁.그 아래 빨간색 글씨.밤 11시. 수진. 새벽 1시. 강우. 새벽 3시. 1702호.나는 한참 화면만 봤다.“사람이 아니라 근무표네.”수아가 헛웃음을 쳤다.“저 인간 일주일 내내 저렇게 살았어요.”준혁이 소리쳤다.“과장하지 마!”“과장?”수아가 사진을 넘겼다.내가 호텔 수영장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준혁은 수진과 다른 바에서 술을 마셨다.내가 마사지 받는 동안 강우와 객실에 있었다.내가 잠든 뒤에는 1702호에서 사람들이 모였다.“나한테는 피곤하다고 먼저 잔다며.”준혁이 입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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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너도 발리에 있었어?”내가 묻자 혜린은 한참 입을 다물었다.준혁이 먼저 소리쳤다.“정혜린, 아무 말도 하지 마.”혜린이 피식 웃었다.“왜? 수진이랑 강우까지 깠는데 나 하나 남았다고 쫄려?”나는 혜린 앞으로 갔다.“대답해.”“있었어.”“언제.”“마지막 이틀.”준혁이 욕을 내뱉었다.“아, 염병할.”나는 사진 속 혜린을 다시 봤다.“내 신혼여행에 왜 왔어?”혜린이 준혁을 가리켰다.“얘가 불렀어.”“거짓말하지 마!”준혁이 고함쳤다.혜린이 바로 받아쳤다.“네가 항공권 끊어줬잖아, 개새끼야.”휴대전화 화면에 항공권 결제내역이 떴다.결제자 강준혁.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래서 너희 둘도 잤어?”혜린은 고개를 저었다.“둘만은 아니야.”방 안이 조용해졌다.수진이 눈을 감았다.강우도 시선을 피했다.나는 셋을 번갈아 봤다.“뭐야.”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셋 다 왜 그 얼굴인데.”혜린이 말했다.“마지막 밤, 1702호.”준혁 얼굴이 굳었다.“그날 나, 수진, 강우, 준혁.”“네 명이 같은 방에 있었어?”수진이 다급하게 말했다.“서윤아, 술 마시고 놀기만 한 시간도 있었어.”“그 시간도?”나는 웃었다.“그럼 안 놀기만 한 시간도 있었네?”준혁이 머리를 쓸어넘겼다.“다 성인이었고 다 합의했어.”“그래서?”“뭐가 그래서야!”“내 신혼여행이었잖아, 이 개같은 새끼야!”짝!준혁의 고개가 돌아갔다.혜린이 입술을 비틀었다.“근데 서윤 씨. 저 방 만든 사람 준혁 아니야.”나는 혜린을 봤다.“그럼?”“나.”이번에는 준혁이 혜린을 노려봤다.“네가 왜 그걸 말해!”혜린이 웃었다.“내가 먼저 제안했거든. 신혼여행까지 와놓고 각자 숨어서 만날 거면 그냥 한 방에서 다 까놓고 놀자고.”수진이 욕을 뱉었다.“미친년.”혜린이 수진을 돌아봤다.“너 그날 제일 신났잖아.”“입 닥쳐.”“준혁 옆에 있다가 강우 옆에 갔다가, 둘이 싸우니까 좋다고 웃었잖아.”강우가 소리쳤다.“정혜린, 그만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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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끝났으면 신혼여행까지 왜 따라왔는데?”혜린의 말에 준혁이 입을 다물었다.나는 화면 속 흰 원피스 여자를 가리켰다.“이름.”“서윤아.”“이름 말해, 개새끼야.”준혁이 턱을 굳혔다.“윤가영.”그 순간 영상 속 여자가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준혁보다 나이가 조금 많아 보였다.웃고 있었다.내 신혼부케를 들고.“언제 결혼했어?”“스물다섯.”“몇 년 살았는데?”“2년.”혜린이 코웃음을 쳤다.“또 줄이네.”준혁이 버럭 소리쳤다.“너 닥쳐!”혜린이 휴대전화 화면을 내게 보여줬다.윤가영과 강준혁의 혼인신고 날짜.그리고 이혼신고 날짜.내 결혼식 불과 넉 달 전이었다.“나 만날 때 유부남이었어?”준혁이 다급하게 말했다.“이미 별거 중이었어.”“법적으로 부부였잖아.”“사이는 끝났다고!”“끝난 년이 왜 내 신혼여행에 와, 병신아!”짝!준혁의 얼굴이 돌아갔다.그때 수진이 아주 작게 말했다.“가영 언니가 사람들 불렀어.”나는 수진을 봤다.“뭐?”준혁 얼굴이 굳었다.“오수진.”“나도 이제 모르겠다.”수진이 웃다가 울었다.“발리에 나, 강우, 혜린이, 도훈이, 수아 언니까지 들어온 거.”“전처가 불렀다고?”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혜린도 말했다.“항공권만 준혁이 결제했고 명단은 가영 씨가 짰어.”나는 머리가 멍해졌다.“왜?”수아가 비웃었다.“전처가 이혼하고도 전남편 여자 관리해주는 집 처음 보죠?”준혁이 악을 썼다.“관리라는 말 하지 마!”그 순간 호텔 방문이 열렸다.낯선 여자가 들어왔다.흰 셔츠에 검은 바지.영상 속 얼굴이었다.윤가영.준혁이 그대로 굳었다.“네가 왜 여기 와?”가영이 피식 웃었다.“내 이름 까였다길래.”나는 가영을 똑바로 봤다.“내 신혼여행 따라왔어요?”“네.”“왜요?”“준혁이 부탁해서.”준혁이 소리쳤다.“내가 언제!”가영이 휴대전화를 꺼냈다.[준혁] 애들 좀 불러줘. [가영] 네 신혼여행인데? [준혁] 그래서 재밌잖아. [가영] 새 와이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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