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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Chapters

제21화

“그 돈 내가 걸었으니까.”화면 속 강태식의 말에 방 안이 얼어붙었다.준혁이 노트북 앞으로 달려갔다.“아버지가 왜 거기 있어?”태식이 코웃음을 쳤다.“네가 만든 판인 줄 알았냐?”“무슨 소리야.”“그 방 처음 만든 사람이 나다.”나는 노트북을 붙잡은 채 굳었다.“아버님이요?”태식은 나를 보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서윤아, 너까지 끌어들일 생각은 없었다.”헛웃음이 터졌다.“내 사진 옆에 오천만 원 걸어놓고요?”“그건 준혁이 버릇 좀 고치려고 한 거야.”나는 웃었다.“며느리 몸을 판돈으로 올려서 아들 버릇을 고쳐요? 미친 집안이네.”준혁이 소리쳤다.“아버지, 당장 방 꺼!”태식이 비웃었다.“왜? 이제 쪽팔리냐? 여자 스물몇 명 돌릴 때는 신나더니.”방 안 여자들이 술렁였다.세미가 말했다.“설마 아버지도 다 알고 있었어요?”“알다마다.”태식이 화면을 넘겼다.표 하나가 떴다.강준혁 27. 성민재 19. 한재욱 11. 박도훈 8.숫자 옆에는 돈이 붙어 있었다.나는 입술을 깨물었다.“이게 뭐예요?”태식이 대답했다.“점수.”재욱이 욕을 뱉었다.“영감탱이, 아직도 그 짓 해?”준혁이 재욱을 돌아봤다.“너 알고 있었어?”재욱이 피식 웃었다.“네 아버지가 판주인 건 몰랐냐? 병신아.”준혁 얼굴이 무너졌다.나는 재욱을 노려봤다.“다 설명해.”재욱이 말했다.“처음엔 술값 내기였어. 누가 더 많이 새 사람 만나나. 근데 강태식이 돈을 걸기 시작했지.”태식이 태연하게 말을 받았다.“돈이 걸려야 재미가 있잖아.”나는 욕이 튀어나왔다.“정신병자 새끼들.”준혁이 악을 썼다.“나도 처음부터 돈 때문에 한 거 아니야!”태식이 웃었다.“그래서 내가 널 싫어하는 거야.”“뭐?”“여자 스물일곱 만나고도 돈은 맨날 잃었잖아. 머리가 나쁘니까.”준혁이 노트북을 집어던지려 했다.민재가 막았다.태식이 계속 말했다.“네 형은 달랐어.”준혁이 멈췄다.“형?”나는 화면을 바라봤다.참가자 목록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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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네 여자 뺏는 맛이 제일 좋더라, 아들아.”강태식이 웃었다.준혁은 노트북을 노려보다 그대로 화면을 주먹으로 칠 뻔했다.“저 여자 당장 내려보내.”소파에 앉아 있던 여자가 천천히 일어났다.“왜? 내가 아버님 옆에 있으니까 좆같아?”“한유나.”“이름은 기억하네.”나는 유나를 바라봤다.“준혁이랑 무슨 사이였어요?”유나가 웃었다.“사이?”태식이 대신 대답했다.“내가 먼저 만난 여자다.”방 안에서 욕설이 터졌다.준혁이 굳었다.“뭐?”“너 만나기 반년 전부터.”준혁 얼굴이 일그러졌다.“유나야. 거짓말하지 마.”유나는 휴대전화 사진 한 장을 화면에 띄웠다.호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강태식.날짜는 2년 전이었다.“아버님이 먼저였어.”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그럼 준혁 씨는 아버지가 만나던 여자랑 잔 거예요?”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네.”강태식이 혀를 찼다.“그것도 모르고 자기가 꼬신 줄 알고 얼마나 으스대던지.”준혁이 욕을 내뱉었다.“개같은 노인네가.”그때 민혁이 벽에 기대 웃었다.“야, 준혁아. 진짜 몰랐냐?”준혁이 형을 노려봤다.“형은 왜 웃어?”민혁의 웃음이 묘했다.유나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말해도 돼?”민혁 표정이 굳었다.나는 바로 알아챘다.“설마.”유나가 웃었다.“민혁 오빠랑도 잤어요.”준혁이 그대로 얼어붙었다.“뭐?”이번에는 태식까지 고개를 돌렸다.“민혁아.”민혁이 욕을 씹었다.“아, 젠장.”유나는 손가락 세 개를 펼쳤다.“아버지. 큰아들. 작은아들.”그리고 태연하게 말했다.“강씨 집안 남자 셋 다 만나봤어요.”준혁이 민혁에게 달려들었다.“형 미쳤어? 내가 만나는 거 알면서 처잤어?”민혁이 준혁을 밀쳐냈다.“너도 내 마누라 건드렸잖아, 개새끼야!”“그거랑 이게 같아?”나는 기가 막혀 소리쳤다.“둘 다 닥쳐! 남의 여자, 네 여자 따지는 꼴이 제일 역겨우니까!”태식은 오히려 웃었다.“그래서 유나가 재밌는 애야. 우리 셋을 다 속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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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강준혁이 누구야?”맨 앞 남자가 넥타이를 풀었다.나는 준혁 옆에서 한 걸음 비켰다.“저 새끼요.”남자가 그대로 준혁의 얼굴을 후려쳤다.퍽.준혁이 바닥에 처박혔다.“내 마누라랑 잤다며, 개새끼야.”“누군데 네 마누라가!”“김하영.”준혁 얼굴이 굳었다.남자가 웃었다.“기억은 하네.”“한두 번 만난 게 다야.”남자는 휴대전화를 던졌다.[오늘 남편 야근이지?] [응. 새벽까지 안 와.] [그럼 지난번 호텔.]나는 혀를 찼다.“또 남편 야근 틈에 기어들어갔네.”준혁이 소리쳤다.“강서윤, 넌 빠져!”“내 남편 난교판 구경하는데 왜 빠져?”그때 뒤에 있던 남자가 웃었다.“근데 형. 하영 누나가 준혁이 만나는 거 형 알고 있었잖아.”방 안이 조용해졌다.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뭐라고요?”하영 남편이 욕을 뱉었다.“닥쳐, 최성호.”성호가 어깨를 으쓱했다.“저 형, 와이프 폰에 위치추적 깔아놓고 다 봤어요.”준혁도 당황했다.“뭐?”남자가 준혁을 보며 이를 드러냈다.“네가 내 마누라 만나는 거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그럼 왜 지금 와서 지랄인데?”“기다렸으니까.”“뭘?”“네가 제대로 걸릴 때까지.”복도에서 여자가 뛰어왔다.“여보!”김하영이었다.남편과 준혁을 번갈아 보더니 새하얗게 질렸다.“당신이 왜 여기 있어?”정우가 웃었다.“왜긴. 네 남친 얼굴 보러 왔지.”“미쳤어?”“미친 건 네가 먼저였잖아.”하영이 준혁에게 소리쳤다.“오빠, 나한테 남편 아무것도 모른다며!”“나도 몰랐어!”정우가 박수를 쳤다.“불륜커플끼리 서로 속았다고 싸우네. 아주 장하다.”하영이 정우 뺨을 갈겼다.짝!“당신도 여자 만났잖아!”이번엔 정우가 굳었다.나는 고개를 돌렸다.“뭐?”하영이 미친 듯이 웃었다.“왜 나만 더러운 년 같아? 이 인간도 내 친구랑 반년을 붙어먹었어.”정우가 낮게 말했다.“입 닥쳐.”준혁이 피식 웃었다.“너도 똑같은 새끼네.”정우가 준혁을 다시 후려쳤다.“그래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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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내 앞에서 서로 죽일 듯 굴더니 뒤에서는 같은 여자랑 약속까지 잡았어?”내 말에 준혁과 정우가 동시에 입을 닫았다.하영이 정우의 휴대전화를 들고 악을 썼다.“누구야, 이 년?”전화기 너머 여자가 웃었다.“김하영 씨?”“내 이름 어떻게 알아?”“정우 씨 와이프니까.”하영 얼굴이 굳었다.“너 지금 어디야?”“바로 옆방.”준혁이 다급하게 소리쳤다.“야, 오지 마!”여자가 웃었다.“왜? 서윤 씨도 있다며. 오히려 잘됐네.”통화가 끊겼다.십 초도 지나지 않아 옆방 문이 열렸다.검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준혁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정우도 욕을 삼켰다.나는 여자를 쳐다봤다.“누구세요?”여자는 내 얼굴을 한참 보더니 웃었다.“처음 뵙네요, 강서윤 씨.”“내 이름은 어떻게 알아요?”“남편한테 많이 들었어요.”나는 준혁을 돌아봤다.“또 네 여자야?”여자가 고개를 저었다.“‘또’가 아니죠.”그녀가 가방에서 빨간색 서류철을 꺼냈다.“제가 먼저였으니까.”준혁이 달려들었다.“윤지아, 그거 내놔!”지아가 서류철로 준혁 얼굴을 후려쳤다.“꺼져, 개새끼야. 십 년 넘게 사람 병신 만들어놓고 아직도 명령질이야?”나는 떨어진 종이를 집었다.혼인관계증명서.배우자 강준혁.내 손이 멈췄다.“이게 뭐야?”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강준혁.”준혁이 욕을 뱉었다.“옛날 거야.”지아가 비웃었다.“옛날?”그녀가 최근 발급일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지난주에 뗀 거야.”나는 종이를 다시 봤다.배우자란에 분명 강준혁 이름이 있었다.“둘이 아직 부부야?”준혁이 소리쳤다.“서류 정리가 안 된 것뿐이야!”“십 년 넘게?”지아가 웃었다.“서류만 안 된 게 아니야.”그녀가 휴대전화 사진을 보여줬다.준혁과 지아가 호텔에서 찍은 사진. 작년. 재작년. 불과 지난달.“이 새끼, 서윤 씨랑 결혼하고도 나 계속 만났어요.”나는 준혁의 뺨을 후려쳤다.짝!“나랑 결혼할 때도 아내가 있었어?”“우린 끝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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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우리 셋.”지아의 말이 떨어지자 나는 보험계약서를 다시 봤다.사망보험금 20억.준혁, 지아, 정우.나는 종이를 반으로 찢었다.“그래서 나 죽이고 돈 나눠 먹으려고?”준혁이 소리쳤다.“미쳤어? 누가 널 죽여!”지아가 피식 웃었다.“맞아요. 그건 아니에요.”나는 지아를 노려봤다.“그럼 이건 뭔데.”“겁주려고 만든 가짜.”방 안이 조용해졌다.준혁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윤지아.”“왜? 이제 진짜 얘기하자.”지아는 찢어진 계약서를 발로 밟았다.“준혁이가 서윤 씨 겁먹으면 이혼 합의서에 바로 도장 찍을 거라고 했어요.”나는 헛웃음을 쳤다.“사망보험금 20억짜리 종이를 만들어서?”정우가 욕을 내뱉었다.“난 저딴 거까지 만드는 줄 몰랐어.”지아가 정우를 보며 코웃음을 쳤다.“당신이 서윤 씨 신분증 사본 줬잖아.”“뭐?”정우 얼굴이 굳었다.나는 정우에게 다가갔다.“내 신분증을 왜 갖고 있어?”정우가 입을 다물었다.하영이 남편을 후려쳤다.짝!“이 개새끼야, 대답해!”준혁이 갑자기 웃었다.“봐. 다 똑같다니까.”나는 준혁을 돌아봤다.“넌 뭐가 그렇게 신나?”“여기서 나만 쓰레기인 줄 알았잖아.”“아니. 넌 쓰레기 중에서도 음식물 쓰레기야.”지아가 웃음을 터뜨렸다.“그건 맞네.”준혁이 지아를 노려봤다.“너도 깨끗한 척하지 마. 서윤이 친구들이랑 놀아난 거 다 까?”내가 멈췄다.“내 친구들?”지아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강준혁.”“왜? 너만 나 망하게 할 거야?”나는 지아를 쳐다봤다.“누구랑 잤어요?”“서윤 씨.”“누구.”준혁이 대신 말했다.“오수진.”수진이 그대로 굳었다.나는 천천히 그녀를 봤다.“너?”수진이 고개를 저었다.“한 번이야.”방 안에서 동시에 욕이 터졌다.“또 한 번이래!”“이 집단은 한 번이 무슨 면죄부냐!”나는 수진의 뺨을 갈겼다.짝!“남자만 만난 게 아니라 여자도 만났어?”수진이 울컥했다.“그래! 나 양쪽 다 만나! 그게 죄야?”“그게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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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이 판에서 아직 아무도 못 가져본 사람이 서윤 씨 하나뿐이라는 뜻이에요.”지아의 말이 끝나자 나는 강우가 찍힌 사진을 다시 봤다.“그래서 저 인간도 날 노렸다는 거예요?”“아뇨.”지아가 고개를 저었다.“강우 씨는 서윤 씨한테 관심 없어요.”준혁이 갑자기 소리쳤다.“윤지아, 닥쳐.”그 반응이 이상했다.나는 강우 사진을 내려놓고 준혁을 봤다.“왜 네가 겁먹어?”“겁먹은 거 아니야.”“그럼 왜 입 막아?”준혁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호텔 방문이 열렸다.이강우가 들어왔다.평소처럼 단정한 셔츠 차림이었다.나를 보자 한숨부터 쉬었다.“결국 다 알게 됐네.”나는 그에게 다가갔다.“오빠처럼 굴면서 뒤에서는 내 사진 돌렸어?”강우가 인상을 썼다.“네 사진 돌린 적 없어.”“여기 증거가 있는데?”나는 사진 속 휴대전화 화면을 들이밀었다.[강우] 강서윤만 넘어오면 전원 성공.강우는 잠시 보더니 헛웃음을 쳤다.“그 뜻 아니야.”“그럼 무슨 뜻인데?”준혁이 강우에게 달려들었다.“야, 나가.”강우가 그의 손을 쳐냈다.“이제 와서?”“꺼지라고.”“왜. 네 여자들 앞에서는 다 까면서 이건 쪽팔려?”방 안이 조용해졌다.준혁 얼굴이 굳었다.수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둘이 뭐야?”강우가 대답하지 않았다.준혁이 욕을 내뱉었다.“별것도 아니야.”“별것도 아닌데 왜 저 지랄인데?”혜린이 갑자기 웃었다.“잠깐. 나 본 적 있어.”모두 혜린을 봤다.“뭘?”“작년에 제주도 풀빌라.”준혁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혜린이 입꼬리를 올렸다.“둘이 같은 방에서 나오더라.”준혁이 버럭 소리쳤다.“술 처먹고 잔 거야!”강우가 피식 웃었다.“그래. 잠만 잤지.”그 말투가 이상했다.나는 강우를 똑바로 봤다.“말해.”강우가 준혁을 한 번 바라봤다.“나랑 준혁이.”“뭐.”“3년 만났어.”누군가 욕을 뱉었다.수진의 입이 벌어졌다.나는 잠깐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친구로?”강우가 씁쓸하게 웃었다.“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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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오늘 이 판, 네가 다른 남자 선택하게 만들려고 만든 사람 나야.”강우의 말에 준혁이 미친 듯이 웃었다.“그래서 뭐? 이제 영웅이라도 된 것 같냐?”“영웅 아니야.”강우가 나를 봤다.“저 새끼가 서윤이만 다른 남자한테 넘어가면 나랑 살겠다고 했어.”나는 준혁을 돌아봤다.“그래서 나를 치워버리려고?”준혁이 이를 악물었다.“말을 왜 그렇게 해.”“그럼 뭐라고 해? 네 애인이랑 살려고 마누라한테 남자 붙여준 걸 연애상담이라고 해?”수진이 피식 웃었다.“둘이 진짜 사랑했나 보네.”강우가 수진을 노려봤다.“넌 입 닥쳐.”“왜? 네가 준혁한테 여자 열아홉 명 붙여준 건 괜찮고?”준혁이 강우 멱살을 잡았다.“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개새끼야.”강우가 손을 쳐냈다.“너도 좋아서 했어.”“그래. 너 질투시키려고 했다. 됐냐?”순간 방 안 사람들이 전부 멈췄다.나는 웃음이 나왔다.“결국 인정하네.”준혁은 내 눈을 피했다.“근데.”수진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서윤아, 얘네 둘이 숨기는 거 하나 더 있어.”둘이 동시에 수진을 노려봤다.“오수진.”“입 닥쳐.”수진이 웃었다.“왜? 침대 얘기 나오니까 쫄려?”등골이 서늘해졌다.“무슨 침대.”수진이 내게 물었다.“작년 여름에 하은 데리고 제주도 갔던 거 기억나?”“응.”“준혁은 일 때문에 못 간다고 했지?”나는 준혁을 봤다.준혁 얼굴이 굳었다.“설마.”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네 집에서 모였어.”“누가?”수진이 방 안 사람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준혁, 강우, 나, 민재, 세미.”세미가 낮게 욕했다.“야, 그걸 왜 까.”나는 귀를 의심했다.“우리 집에서?”준혁이 급하게 말했다.“그냥 술만 마셨어.”수진이 비웃었다.“술만?”민재가 욕을 내뱉었다.“오수진, 그만해.”“왜? 다들 서윤이 침대 편하다고 했잖아.”순간 눈앞이 하얘졌다.나는 준혁에게 다가갔다.“내 침대에 누가 올라갔어?”“아무도 안 올라갔어.”“거짓말하지 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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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우리 침실 카메라. 지금도 켜져 있어.”준혁의 말이 끝나자 나는 수진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화면에는 우리 침실이 보였다.아무도 없었다.그런데 이상했다.침대 위에 처음 보는 검은 봉투가 놓여 있었다.“저거 뭐야?”준혁이 입을 다물었다.“강준혁.”“일단 집부터 가.”“저 봉투 뭐냐고.”수진이 화면을 확대했다.봉투 위에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28 / 21:00수진이 중얼거렸다.“오늘 예약.”나는 천천히 준혁을 봤다.“무슨 예약?”“아무것도 아니야.”“내 집 침대 위에 예약번호가 있는데 아무것도 아니라고?”수진이 헛웃음을 쳤다.“서윤아.”“왜.”“혹시 네가 여행 갔다 오면 침대 시트 새걸로 바뀌어 있던 적 없어?”심장이 철렁했다.있었다.준혁은 늘 말했다.내가 없으면 심심해서 대청소했다고.“설마.”수진이 입술을 깨물었다.“네 집, 모임 장소였어.”나는 한동안 말을 못 했다.“뭐?”준혁이 버럭 소리쳤다.“오수진, 닥쳐!”“왜? 이미 카메라까지 들켰는데 뭘 숨겨?”나는 준혁에게 다가갔다.“우리 집에서 사람들 불렀다는 건 들었어. 그런데 예약은 뭐야?”준혁이 시선을 피했다.수진이 대답했다.“돈 받고 빌려줬어.”순간 귀가 먹먹해졌다.“뭘.”“네 침실.”나는 웃었다.“다시 말해봐.”“준혁이가 너 없는 날 사람들한테 방 빌려줬다고.”준혁이 소리쳤다.“그냥 아는 사람들끼리 쓴 거야!”수진이 비웃었다.“하룻밤에 백오십씩 받고?”내 손이 그대로 준혁 얼굴을 후려쳤다.짝!“내 침대를 팔았어?”“팔긴 뭘 팔아!”“내가 자는 데를 돈 받고 빌려줬잖아, 이 개새끼야!”준혁이 뺨을 감쌌다.“우리 집이야! 나도 돈 냈어!”“그래서 내가 없으면 숙박업소냐?”재욱이 낮게 욕했다.“미친놈이네.”준혁이 재욱에게 삿대질했다.“너도 두 번 왔어!”재욱이 굳었다.나는 고개를 돌렸다.“왔어?”“서윤아, 난 처음엔 네 집인지 몰랐어.”“두 번째는?”재욱이 입을 다물었다.“다 똑같은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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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내 집까지 네가 팔아먹었어?”수진이 문 쪽으로 물러났다.“서윤아, 내 말부터 들어.”“들을 말이 남았어?”나는 수진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예약 장부에는 날짜마다 이름이 빼곡했다.그런데 운영자 칸에는 전부 같은 이름.오수진.준혁이 욕을 뱉었다.“야, 나도 저 장부는 처음 봐.”나는 남편을 노려봤다.“너도 몰랐다고?”“난 사람 몇 번 빌려준 것만 알았어.”수진이 비웃었다.“몇 번? 지랄한다.”준혁 얼굴이 굳었다.“너 대체 몇 번 돌린 거야?”“네가 여자 돌린 횟수보단 적어.”“이 미친년아.”수진이 웃었다.“왜? 네 집인데 내가 돈 번 게 억울해?”나는 손이 떨렸다.“내 집이라고.”“응. 그래서 더 잘 팔렸어.”“뭐?”수진이 장부를 넘겼다.‘실제 부부 침실.’‘결혼사진 그대로.’‘생활 흔적 유지.’나는 글자를 읽다가 속이 뒤집혔다.“내 물건까지 그대로 두라고 했어?”수진은 대답하지 않았다.“오수진.”“그게 분위기 좋다고 해서.”짝!내 손이 수진 뺨을 후려쳤다.“내 인생이 분위기 소품이야?”수진이 돌아간 얼굴로 웃었다.“이제 와서 왜 그렇게 열받아? 네 남편이 먼저 시작했는데.”준혁이 소리쳤다.“나한테 뒤집어씌우지 마!”“왜? 내가 네가 없으면 이 집 들어올 수 있었겠어?”나는 둘을 번갈아 봤다.“둘이 같이 했네.”둘 다 입을 다물었다.그 침묵이 너무 완벽해서 웃음이 났다.“내가 여행 가면 준혁이 문 열어주고, 넌 예약 받고?”수진이 말했다.“처음엔 그랬어.”“처음엔?”준혁이 수진을 노려봤다.“야.”수진이 피식 웃었다.“나중엔 내가 비밀번호 알았으니까 혼자 들어왔지.”나는 준혁을 봤다.“비밀번호까지 줬어?”“네 친구잖아.”“그래서 친구한테 내 침실을 넘겨?”수진이 갑자기 말했다.“침실만 쓴 거 아니야.”준혁 얼굴이 바뀌었다.“오수진.”“왜. 또 쫄려?”수진은 카메라 화면 속 옷장을 가리켰다.“저 옷장 왼쪽.”나는 화면을 확대했다.여자가 옷장 문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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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지난 2년 동안 네가 집 비운 날, 이 새끼는 나를 ‘여보’라고 불렀어.”수진의 말이 끝나자 나는 준혁을 쳐다봤다.“좋았어?”준혁이 인상을 썼다.“뭐가.”“내 옷 입은 내 친구를 내 침대에 눕혀놓고 나라고 부르면 좋았냐고.”“그냥 장난이었어.”“장난?”나는 웃었다.“네 인생에서 좆같은 짓은 전부 장난이네.”수진이 입술을 비틀었다.“장난보다 더한 것도 했어.”준혁이 바로 소리쳤다.“오수진!”수진이 고개를 돌렸다.“왜? 이것도 서윤이한테 들키면 안 돼?”나는 수진의 팔을 잡았다.“뭐 했는데.”“놔.”“말해.”“아파.”“내 집에서 내 옷 입고 내 남편이랑 부부놀이한 년이 아픈 건 알아?”수진이 내 손을 뿌리쳤다.“그래! 사람들까지 속였어. 됐냐?”순간 방 안이 조용해졌다.“무슨 사람.”준혁이 문 쪽으로 움직였다.나는 앞을 막았다.“어딜 가.”“담배.”“여기서 처먹어. 지금 나가면 호텔 창문으로 밀어버릴 것 같으니까.”수진이 휴대전화에서 오래된 단체방 하나를 열었다.방 이름.‘진짜를 찾아라.’등골이 서늘해졌다.“이게 뭐야?”수진이 내 사진과 자기 사진을 나란히 보여줬다.같은 머리.같은 원피스.같은 귀걸이.심지어 내 안경까지 쓰고 있었다.“준혁이가 만든 놀이.”준혁이 욕을 내뱉었다.“미친년아, 그걸 아직도 갖고 있었어?”“왜. 추억인데?”나는 화면을 빼앗았다.[준혁] 둘 중 누가 내 와이프 같음? [민재] 왼쪽? [준혁] 땡. [정우] 실제로 보면 맞힐 수 있음. [준혁] 그럼 돈 걸어.손끝이 떨렸다.“나랑 수진이 사진 놓고 돈 걸었어?”“처음엔 사진만.”수진이 말했다.“처음엔?”이번에는 혜린이 욕했다.“설마 직접 했어?”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서윤이 집 비우는 날 내가 서윤이처럼 꾸미고 있었어.”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자들이 왔고?”“응.”“넌 내가 아닌데 내가 맞다고 했어?”수진이 눈을 피했다.“응.”나는 순간 욕도 나오지 않았다.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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