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로.”채희의 말이 끝났지만 나는 더 묻지 않았다.“됐어.”준혁이 나를 봤다.“뭐가?”“애가 몇이고 누가 임신했고, 이제 그딴 숫자 놀음 지겨워.”나는 검은 휴대전화를 들어 올렸다.“난 네가 대체 어디까지 더러운 새끼인지 그게 궁금해.”준혁이 인상을 썼다.“말 좀 가려.”“네가 여자 스물몇 명 돌려가며 처자고도 말 품위를 찾냐?”그때 윤채원이 화면을 가리켰다.“잠깐. 오늘 일정 봐요.”캘린더에는 밤 열한 시, 호텔 이름 하나가 찍혀 있었다.그 아래 이름은 하나가 아니었다.K / H / D / R.네 명.나는 웃었다.“뭐야 이건?”준혁 얼굴이 굳었다.“그냥 술자리야.”채원이 코웃음을 쳤다.“여자 넷이랑 호텔에서 술자리?”“라운지라고.”“방 번호까지 적혀 있는데?”1208호.거실에 있던 여자들이 일제히 준혁을 봤다.세라가 스피커폰 너머에서 욕했다.“오빠, 설마 여자들을 한 방에 불렀어?”준혁이 버럭 소리쳤다.“아니라고, 염병할!”나는 메시지를 열었다.[K] 오늘 진짜 네 친구들도 오는 거야? [준혁] 응. 재밌게 놀자. [H] 와이프는? [준혁] 걔 오늘 집에 처박혀 있을 거야. [D] 지난번처럼 서로 질투하기 없기. [R] 난 준혁만 건드릴 건데?입안에서 쓴맛이 났다.“지난번?”채원이 내 손에서 폰을 낚아챘다.“이 미친놈, 한 번이 아니네.”준혁이 달려들었다.“폰 내놔!”태수가 앞을 막았다.“움직여봐, 개새끼야.”준혁이 태수와 멱살을 잡고 엉켰다.여자들이 소리쳤고, 누군가는 웃었다.나는 이상하게도 화가 가라앉았다.“호텔 가자.”준혁이 멈췄다.“뭐?”“오늘 약속 있잖아. 네가 못 가면 내가 대신 가야지.”“미쳤어?”“응. 네 덕에.”나는 차 키를 집었다.채원이 따라나섰고, 유리까지 붙었다.준혁이 뒤에서 악을 썼다.“강서윤! 가지 마!”“왜? 오늘은 내가 네 여자들 출석 체크 좀 해주려고.”호텔 1208호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안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Last Updated : 2026-08-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