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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통제 불능: Chapter 71 - Chapter 80

110 Chapters

제71화

“그날 밤, 너 내 방에 들어왔어?”수아가 입술을 깨물었다.“네.”준혁이 욕을 뱉었다.“미친년.”나는 수아에게 다가갔다.“나랑 뭐 했어?”“아무것도 안 했어요.”“호텔방까지 들어와놓고?”“서윤 씨가 취해서 자고 있었어요.”수진이 언니를 노려봤다.“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수아가 대답했다.“내가 재웠으니까.”순간 머리가 멍해졌다.“뭐?”“재욱 씨 만나고 싶다고 난리쳐서 제가 데려간 거예요.”재욱이 고개를 들었다.“당신이?”“네.”나는 재욱을 봤다.“너는 왜 옆방에 있었는데?”재욱이 이를 악물었다.“수아가 부탁했어.”“뭘.”“네가 깨면 자기가 먼저 들어가겠다고.”헛웃음이 터졌다.“둘이 짰네.”수아가 갑자기 소리쳤다.“당신이 시켰어요!”모두 멈췄다.“내가?”수아가 휴대전화를 꺼냈다.오래된 음성 메시지.내 목소리였다.[수아 언니.]술에 잔뜩 취해 있었다.[오늘 나 좀 도와줘.]나는 숨을 멈췄다.[준혁이한테 내가 재욱이랑 잤다고 믿게 만들고 싶어.]준혁의 얼굴이 굳었다.녹음 속 내가 웃었다.[진짜 잘 필요는 없어.][그 새끼가 어떤 얼굴 하는지만 보고 싶어.]나는 눈을 감았다.“내가… 저랬어?”수진이 욕을 씹었다.“진짜 다 미쳤네.”준혁이 나를 노려봤다.“그래서 나한테 재욱이랑 잤다고 한 거야?”“난 기억 안 나.”“기억 안 나면 없던 일이 돼?”“너는 입 닥쳐. 임신했다는 여자한테 지우라고 한 새끼가.”준혁의 입이 닫혔다.수아가 말했다.“근데 계획대로 안 됐어요.”나는 그녀를 봤다.“뭐가.”“서윤 씨가 잠들고 나서 누가 왔거든요.”“누가.”수아가 수진을 봤다.수진이 얼굴을 찌푸렸다.“왜 나 봐?”“너.”방 안이 얼어붙었다.수진이 헛웃음을 쳤다.“개소리하지 마.”“1203호에 들어왔잖아.”“난 안 갔어!”수아가 오래된 사진을 꺼냈다.호텔 복도 CCTV.새벽 2시 41분.수진이었다.모자를 눌러쓰고 1203호 앞에 서 있었다.나는 수진을 노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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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그날 1203호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사람.”수아가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우리 아버지였어요.”수진이 그대로 주저앉았다.“아빠가 왜 서윤이 방에 들어가?”나는 사진 속 손목을 다시 봤다.낡은 은색 시계.성재가 중얼거렸다.“저거 장인어른 시계 맞아.”수아가 아버지에게 전화하려 했다.그런데 수진이 손목을 붙잡았다.“하지 마.”“왜?”수진의 얼굴이 이상했다.“아빠 아니야.”모두 수진을 봤다.“뭐?”“저 시계.”수진이 사진을 가리켰다.“그때 이미 아빠한테 없었어.”수아의 손이 멈췄다.“무슨 소리야.”“내가 훔쳤으니까.”“뭐?”수진이 고개를 숙였다.“그날 아빠 시계 내가 가져왔어.”나는 헛웃음을 쳤다.“왜 남의 호텔방 올 때 아빠 시계를 처차고 와?”“내가 찬 거 아니야.”“그럼?”수진이 입술을 깨물었다.“준혁 오빠 줬어.”준혁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나한테?”“응.”“언제.”“그날 낮.”수진이 준혁을 노려봤다.“오빠가 서윤이한테 들키면 안 된다고 평소 시계 빼고 왔잖아.”나는 준혁을 봤다.“넌 그날 호텔 안 왔다며.”준혁이 이를 악물었다.“안 갔어.”수진이 웃었다.“또 구라 치네.”“야.”“시계 돌려준 것도 다음 날이었어.”준혁이 수진에게 달려들었다.“미친년아, 그딴 걸 왜 이제 말해!”“왜긴.”수진도 악을 썼다.“나도 사진 보고 오빠인 줄 알았으니까!”숨이 막혔다.나는 준혁에게 다가갔다.“1203호 들어왔어?”“아니.”짝!“이제 네 아니야 소리만 들으면 토 나와.”준혁의 얼굴이 돌아갔다.그때 수아가 사진을 확대했다.“잠깐.”“뭐.”“이 사람 손.”나는 화면을 봤다.손가락.긴 손톱.네일 자국.남자 손이 아니었다.수진도 굳었다.“뭐야.”수아가 시계를 찬 팔을 확대했다.“여자야.”모두 하린을 봤다.하린이 욕을 뱉었다.“왜 또 나야!”“너 아니야?”“아니라고!”수진이 갑자기 말했다.“나 알아.”나는 돌아봤다.“누구.”수진의 얼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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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서윤이 아직 안 죽었어?”전화기 너머 여자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나는 태경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안 죽어서 미안하네.”상대가 멈췄다.“누구세요?”“네가 죽었냐고 물어본 강서윤.”태경이 내 손목을 잡았다.“끊어요.”나는 밀쳐냈다.“건드리지 마.”그리고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너 누구야?”여자가 웃었다.“오빠가 아직 말 안 했어요?”“뭘.”“내 이름.”“강서윤이라고 하면 찾아가서 머리통 깨버린다.”“그건 언니 이름이고.”잠깐 침묵.“난 이유라예요.”수진이 남편을 노려봤다.“이유라?”태경은 욕을 삼켰다.수진이 달려들어 그의 멱살을 잡았다.“너 저년하고 뭐 하는 사이야!”유라가 전화기 너머에서 말했다.“부부요.”수진의 손이 멈췄다.“뭐?”태경이 소리쳤다.“유라야, 닥쳐!”“왜? 수진 언니도 있는데?”수진 얼굴이 일그러졌다.“언니?”유라가 웃었다.“사진으로 많이 봤어요.”“이 미친년이.”“남편 관리 좀 잘하지 그랬어요.”짝!수진이 태경의 뺨을 갈겼다.“나랑 이혼도 안 하고 저년이랑 결혼했어?”태경이 이를 악물었다.“법적으로 한 거 아니야.”“그럼 뭐야!”“식만 올렸어.”수진이 그대로 웃음을 터뜨렸다.“와, 이 개잡놈아.”나는 태경을 봤다.“왜 가짜 서윤 역할 하던 여자랑 결혼식까지 했는데.”태경은 입을 다물었다.유라가 대신 말했다.“연습하려고요.”등골이 서늘해졌다.“무슨 연습.”“서윤 언니 자리 들어가는 연습.”준혁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다.“끊어!”나는 그의 가슴을 밀쳤다.“너 왜 이렇게 급해?”준혁이 굳었다.나는 유라에게 물었다.“내 자리에 어떻게 들어오는데.”“언니가 없어지면요.”수진이 욕을 내뱉었다.“이 또라이 년 진짜.”그런데 유라는 웃지 않았다.“이미 한 번 실패했잖아요.”내 손이 굳었다.“뭘.”“3년 전 교통사고.”방 안이 얼어붙었다.수진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그건 내가—”유라가 잘라 말했다.“언니는 브레이크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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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내가 언제부터 네 마누라였어?”수아의 얼굴이 굳었다.“그건 장례식장 서류일 뿐이에요.”“배우자라고 처써놓고 ‘일 뿐’?”수진이 언니에게 달려들었다.“언니, 너 진짜 서윤이 자리 먹으려고 했어?”“아니야!”“그럼 왜 배우자인데!”수아가 소리쳤다.“병원에 들어가려고!”나는 웃었다.“병원?”그 한마디에 준혁 얼굴까지 변했다.나는 놓치지 않았다.“너도 알아?”“서윤아.”“또 그 이름 부르면 주둥이 찢어버린다.”수아가 눈을 감았다.“사고 났을 때 서윤 씨 중환자실에 있었어요.”“그래서?”“보호자가 아니면 못 들어갔어.”“친구라고 하면 됐잖아.”수아가 나를 바라봤다.“보는 것만으로는 안 됐으니까.”등골이 서늘해졌다.“뭘 하려고 했는데.”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유라가 전화기 너머에서 웃었다.“서류 보여줘요.”수아가 소리쳤다.“이유라!”“왜? 어차피 오늘 다 죽자는 분위기잖아.”곧 내 휴대전화로 사진이 왔다.병원 서류.나는 첫 줄을 읽다가 손이 굳었다.응급의료 의사결정 대리인.대리인.박수아.관계.배우자.그리고 그 아래.심정지 발생 시 심폐소생술 시행하지 않음.숨이 턱 막혔다.“이게 뭐야.”수진이 휴대전화를 낚아채더니 비명을 질렀다.“언니!”수아가 울었다.“그건 내가 쓴 게 아니야!”나는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짝!“네 이름이잖아!”“서명만 했어!”“그게 더 미친년이지!”수아가 악을 썼다.“이미 작성돼 있었어!”“누가?”수아의 시선이 재욱에게 향했다.재욱이 그대로 굳었다.나는 웃었다.“아.”한재욱을 바라봤다.“또 너야?”“아니야.”“그럼 왜 저년이 너 봐!”재욱이 이를 악물었다.“병원에 서류 가져간 건 나야.”퍽!내 주먹이 재욱 얼굴에 꽂혔다.“나 죽으라고?”“아니!”“심폐소생술 하지 말라는 종이 들고 갔다며, 개자식아!”재욱이 소리쳤다.“그 서류 내용 몰랐어!”수아가 비웃었다.“거짓말하지 마.”재욱 얼굴이 굳었다.수아가 말했다.“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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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한재욱이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고.”준혁의 말이 끝나자 모두 재욱을 봤다.재욱은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나는 그에게 다가갔다.“그래?”“서윤아.”“나 죽이려고 했어?”“아니야.”“또 아니래.”나는 웃었다.“넌 아주 평생 ‘아니야’ 세 글자로 살아남았네.”준혁이 재욱에게 달려들었다.“이 개자식아!”재욱이 준혁의 주먹을 피하며 소리쳤다.“내 말부터 들어!”“뭘 들어! 서윤이가 네 이름까지 말했는데!”“그 말이 맞아!”모두 멈췄다.나는 재욱을 봤다.“뭐?”재욱이 숨을 몰아쉬었다.“네가 날 의심한 거 맞아.”“왜.”“내가 네 차를 가져갔으니까.”수진이 욕을 뱉었다.“미친놈.”나는 재욱의 멱살을 잡았다.“사고 전날?”“응.”“브레이크 건드렸어?”“아니.”“그럼 왜 가져갔는데!”재욱이 나를 똑바로 봤다.“차 안에 있던 걸 없애려고.”등골이 서늘해졌다.“뭘.”재욱은 대답하지 않았다.준혁이 비웃었다.“말 못 하지?”“닥쳐.”“왜? 네가 서윤 차 뒤졌다는 것까지는 맞잖아.”재욱이 갑자기 준혁을 노려봤다.“너도 찾고 있었잖아.”준혁 얼굴이 굳었다.나는 둘을 번갈아 봤다.“뭘 찾았는데.”그때 성재가 말했다.“USB.”재욱이 눈을 감았다.“박성재.”“이제 숨겨서 뭐 해.”성재가 나를 봤다.“사고 나기 전에 네가 자료 하나 만들었어.”“무슨 자료.”“여기 있는 인간들.”그가 방 안을 둘러봤다.“전부 엮인 기록.”수진이 얼굴을 찌푸렸다.“서윤이가 우리 뒤를 캤다고?”“그래.”“왜?”성재가 피식 웃었다.“너희가 서윤이 뒤를 캤으니까.”나는 손을 내밀었다.“USB 어디 있어.”재욱이 말했다.“없어.”짝!내 손이 재욱 얼굴을 갈겼다.“또 없대.”“진짜야!”“네가 없앴다며!”“내가 가져갔는데 이미 비어 있었어!”준혁이 헛웃음을 쳤다.“개수작.”재욱이 악을 썼다.“네가 먼저 훔쳤잖아!”“뭐?”“사고 전날 서윤 차에 들어간 사람 너잖아!”나는 준혁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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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저 네 명이 묻었어.”성재의 말이 끝나자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나는 한 명씩 바라봤다.준혁.재욱.수진.수아.“사람을 묻었다고?”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나는 웃었다.“와.”헛웃음이 새어 나왔다.“이제 살인까지 나오네.”수진이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서윤아, 우리가 죽인 게 아니야.”“그럼?”“죽어 있었어.”“누가?”수진은 입을 열지 못했다.재욱이 대신 말했다.“가짜 서윤.”나는 그를 노려봤다.“이름은?”“몰라.”“십 년을 사람 하나 죽여놓고 이름도 몰라?”재욱이 이를 악물었다.“우리가 이름을 몰랐던 게 아니야.”“그럼?”“그 여자가 자기 이름을 말하지 않았어.”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죽은 사람이 자기 이름을 안 말했다?”“처음 만났을 때부터 자기 이름을 강서윤이라고 했으니까.”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뭐?”준혁이 눈을 감았다.“그 여자가 먼저 우리한테 강서윤이라고 했어.”“나처럼?”“응.”수진이 울었다.“말투까지 똑같았어.”나는 소름이 돋았다.“그럼 진짜 나인 줄 알았어?”“아니.”수아가 고개를 들었다.“우리는 처음부터 가짜인 걸 알았어.”나는 수아에게 다가갔다.“그런데 왜 죽였어?”수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죽이지 않았어.”“그럼 뭐야!”“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죽어 있었어.”방 안이 조용해졌다.재욱이 말했다.“그날 밤.”“언제.”“네 사고 나기 십 년 전.”나는 눈을 크게 떴다.“십 년 전?”재욱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여자가 처음 나타난 날이야.”준혁이 말을 이었다.“우리 셋이 그 여자를 따라갔어.”“어디로.”“폐공장.”수진이 몸을 떨었다.“거기서 발견했어.”“뭘.”“그 여자가 이미 쓰러져 있었어.”나는 천천히 물었다.“그럼 누가 죽였는데?”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성재가 말했다.“그게 문제야.”나는 성재를 바라봤다.“뭔데.”“시신이 없었어.”순간 모두가 성재를 봤다.“뭐?”“처음엔 분명 죽어 있었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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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이번엔 내가 네 인생을 가져갈게.”문 앞에 선 여자를 보는 순간, 아무도 움직이지 못했다.나는 그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내 얼굴과 똑같았다.눈매도.입술도.심지어 내가 웃을 때 생기는 오른쪽 볼의 보조개까지.수진이 먼저 욕을 뱉었다.“미친년…….”여자가 웃었다.“오랜만이야, 수진아.”수진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너…… 진짜 죽은 줄 알았는데.”“너희가 죽였잖아.”수진이 뒷걸음질 쳤다.“우리가 아니야!”“그래?”여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럼 누가 내 목에 흙을 덮었는데?”준혁이 앞으로 나섰다.“한서윤.”여자가 준혁을 바라봤다.“강준혁.”“어떻게 살아 있었어?”“살아 있었으니까.”“그날 분명…….”“죽었다고 생각했지?”여자가 피식 웃었다.“너희가 하도 확신하길래 나도 죽은 줄 알았어.”나는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너 진짜 한서윤이야?”여자의 표정이 굳었다.“그래.”“그럼 내 얼굴은 왜 똑같아?”“그걸 이제 묻네.”그녀가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사진 속에는 어린 시절의 나와 한 여자아이가 나란히 서 있었다.나는 사진을 빼앗았다.“이게…….”“나야.”“거짓말.”“왜?”“난 외동이야.”한서윤이 웃었다.“네가 그렇게 믿도록 만든 거야.”수아가 끼어들었다.“누가?”한서윤이 수아를 바라봤다.“너희 부모들.”나는 사진을 다시 봤다.“우리 부모가?”“내가 태어났을 때부터.”한서윤이 말했다.“나랑 너를 떼어놨어.”재욱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왜?”한서윤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네 아버지가 둘 중 하나만 데려가겠다고 했거든.”재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무슨 소리야.”“강서윤.”그녀가 나를 가리켰다.“얘를 선택했어.”나는 숨을 삼켰다.“왜 나를?”“네가 친딸이었으니까.”순간 방 안이 얼어붙었다.재욱이 욕을 내뱉었다.“잠깐.”그가 한서윤에게 다가갔다.“그럼 넌?”“나는 입양됐어.”나는 고개를 저었다.“말이 안 돼.”한서윤이 웃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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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너는 우리 집에서 훔쳐온 아이야.”한서윤의 말이 끝나자 나는 웃었다.“그래서?”“뭐?”“이제 와서 나한테 남의 자식이라고 하면 내가 울면서 나가야 돼?”한서윤의 표정이 굳었다.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증거부터 가져와.”“있어.”“유전자 검사 말고.”나는 수아에게 손을 내밀었다.“출생기록.”수아가 바로 자료를 찾았다.몇 초 뒤, 얼굴이 굳었다.“서윤 씨.”“말해.”“출생기록상 친모 이름이…….”수아가 입을 다물었다.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았다.화면을 보는 순간 숨이 멎었다.모친: 박정희.수진과 수아의 어머니 이름이었다.나는 천천히 수진을 봤다.“네 엄마?”수진이 얼어붙었다.“말도 안 돼.”한서윤이 웃었다.“그러니까.”그녀가 내게 말했다.“네가 우리 집에서 훔쳐온 게 아니라.”잠시 뜸을 들였다.“내가 네 자리를 뺏긴 거야.”수아가 고개를 저었다.“잠깐.”모두 그녀를 봤다.“출생기록이 이상해요.”“뭐가.”“박정희 씨가 서윤 씨를 낳은 병원.”수아가 화면을 확대했다.“기록이 삭제돼 있어요.”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삭제?”“출산 기록 자체가 없어요.”한서윤의 얼굴에서도 웃음이 사라졌다.“그럴 리가 없어.”수아가 말했다.“그리고 한서윤 씨.”“왜.”“당신 출생기록도 똑같아요.”한서윤이 굳었다.“뭐?”“두 사람 모두 공식적인 출산 기록이 없습니다.”방 안이 조용해졌다.재욱이 중얼거렸다.“그럼 둘 다.”수아가 고개를 들었다.“출생부터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어요.”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이 집안은 애를 낳은 게 아니라 서류를 찍어냈네.”준혁이 말했다.“그럼 누가 진짜 부모야?”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그때 수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발신자.엄마.수진이 스피커를 켰다.“엄마.”수화기 너머에서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서윤이랑 한서윤이 같이 있어?”나는 바로 전화기를 잡았다.“왜요?”한참 침묵.그리고 엄마가 말했다.“둘 다 내 딸이 아니야.”수진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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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화

문자 한 통이 모든 걸 뒤집었다.[네가 원래 이 집에 들어온 목적은 따로 있었다.]나는 한동안 화면만 바라봤다.“무슨 목적?”내가 묻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발신번호는 없었다.곧바로 사진 한 장이 추가됐다.오래된 사진이었다.갓난아기를 품에 안은 젊은 여자.나는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숨을 삼켰다.“엄마……?”수진이 사진을 낚아챘다.“이게 언제야?”수아가 사진 뒷면을 확인했다.1989년 6월 17일.나는 날짜를 보다가 고개를 들었다.“내 생일 아니잖아.”그때 한서윤이 낮게 말했다.“내 생일이야.”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그럼 사진 속 아기는…….”“나.”한서윤의 목소리가 떨렸다.“저 여자는 우리 엄마고.”나는 사진 속 여자를 다시 바라봤다.내가 평생 엄마라고 믿었던 여자였다.“그럼 엄마가 널 낳은 거야?”한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그런데 왜 나를 낳았다고 한 거야?”그 질문이 떨어진 순간, 휴대전화에서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오래된 병실이었다.젊은 엄마가 갓난아기를 안고 있었다.그리고 그 옆에 서 있는 남자.얼굴을 확인한 순간 나는 숨을 멈췄다.“강상철……?”수진이 얼어붙었다.“우리 아빠가 왜 저기 있어?”영상 속 강상철이 말했다.[이 아이는 우리가 키운다.]젊은 엄마가 울먹였다.[그럼 한서윤은요?][그 아이는 한재욱 집으로 보낼 거야.]재욱의 얼굴이 굳었다.“우리 집으로?”영상 속 남자가 다시 말했다.[대신 강서윤은 여기 남겨.]나는 영상을 멈췄다.“왜 나만?”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왜 나는 여기 남긴 건데?”다시 영상이 흘렀다.강상철의 목소리가 들렸다.[이 아이가 나중에 필요해질 거야.]“필요하다니…….”다음 화면에는 어린 시절의 사진들이 나타났다.수진.수아.한서윤.그리고 나.사진마다 날짜가 붙어 있었다.그 아래에는 똑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관찰 대상.나는 허탈하게 웃었다.“또 실험이었어?”수아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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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화

“왜 나 버리고 다른 엄마랑 살았어?”아이의 말에 머리가 멍해졌다.나는 아이 앞에 무릎을 꿇었다.“하윤아.”“응.”“누가 나보고 엄마라고 했어?”아이는 손가락으로 준혁을 가리켰다.“아빠가.”준혁의 얼굴이 굳었다.나는 천천히 일어섰다.“강준혁.”“서윤아, 나도 몰라.”“네가 모르면 누가 알아?”“진짜 몰라.”“그런데 저 아이가 왜 널 아빠라고 불러?”준혁은 대답하지 못했다.그때 유언 집행인이 말했다.“두 분 모두 아이를 처음 보는 겁니까?”나는 그를 노려봤다.“당연하죠.”“이상하군요.”“뭐가.”그가 서류를 내밀었다.“출생신고 당시 부모 두 분의 서명이 있습니다.”나는 서류를 받아 들었다.엄마.강서윤.아빠.강준혁.그런데 서명 날짜를 보는 순간 손이 굳었다.“이 날짜…….”준혁도 서류를 확인했다.“우리 결혼 전이잖아.”수진이 다가왔다.“말도 안 돼.”나는 서류를 다시 봤다.아이의 출생일은 결혼식보다 2년 전이었다.“나 결혼도 안 했을 때야.”준혁이 고개를 저었다.“난 그때 서윤이랑 만나지도 않았어.”나는 그를 노려봤다.“그럼 누가 우리 이름으로 신고했는데?”유언 집행인이 대답했다.“그걸 확인하러 온 겁니다.”그 순간 아이가 내 옷자락을 잡았다.“엄마.”나는 아이를 바라봤다.“하윤아.”“응.”“나 기억나?”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엄마가 기억 안 나는 척하는 거야?”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뭐?”아이가 말했다.“엄마가 나한테 그랬잖아.”“뭐라고?”“아무한테도 엄마가 나를 낳았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방 안이 얼어붙었다.나는 숨을 삼켰다.“내가?”“응.”“언제?”아이가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가리켰다.“엄마가 여기 아프기 전에.”나는 그대로 굳었다.준혁이 조용히 말했다.“기억 조작…….”나는 그를 노려봤다.“그 얘기는 그만해.”그때 수아가 아이의 팔을 잡았다.“하윤아.”아이가 수아를 보자마자 웃었다.“이모.”수아의 얼굴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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