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병원 복도를 따라 찰리와 아리아의 무거운 발걸음이 울려 퍼졌다. 전문의의 의학적 설명을 들은 뒤, 두 남자의 표정은 모두 어두운 먹구름에 뒤덮인 듯 읽기 어려웠다.엘레나의 기억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는 그들의 삶을 기다리고 있는 훨씬 더 복잡한 새로운 드라마를 의미했다. 아리아는 자신의 상사가 그동안 두 사람을 그토록 힘들게 했던 갈등의 소용돌이에 다시 휘말리는 것을 진심으로 원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멍하니 허공을 응시한 채 천천히 걸었다. 그러다 마침내 아리아가 고개를 돌려 점점 더 숨 막히게 느껴지는 침묵을 깨뜨렸다.«베인 씨.»찰리가 걸음을 멈췄다. 건장한 몸을 돌려 자신의 비서를 마주 보았다.«무슨 일이지, 아리아 비서?»«저는 정말 걱정됩니다.» 아리아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털어놓았다. «만약 엘레나 사모님의 상태가 장기적으로 계속 이런 상태라면, 에이텔 코퍼레이션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저... 저 혼자서 그 거대한 회사를 이끌 수는 없습니다. 엘레나 사모님의 위치에 따르는 책임과 부담은 제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무겁습니다.»«일단 몸 상태가 나아질 때까지 기다려.» 찰리가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대답했다. «운영 전략이나 사업상의 움직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내게 상의해, 아리아. 뒤에서 내가 도와주지.»아리아는 난처한 표정으로 찰리를 바라보았다.«베인 씨, 저는 이미 너무 자주 당신을 번거롭게 했습니다. 취리히에서 진행하시는 사업이 훨씬 더 중요하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찰리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천천히 떠올랐다.«그 일이 엘레나와 레오의 안전과 미래에 관한 것이라면, 나는 조금도 부담스럽다고 느낀 적이 없어.»찰리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는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하지만 결국 나도 깨달았어... 언젠가 엘레나가 기억을 완전히 되찾는 순간, 이곳에서의 내 임무도 공식적으로 끝난다는 걸. 그리고 그때가 오면,
Last Updated : 2026-09-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