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화 프레데리크의 손이 먼저 조심스럽게 그녀의 목선에 닿았다. 부드러움 속에 느껴지는 힘, 놓칠 생각이 없는 사람의 손이었다.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낯익은 감각이 훑고 지나갔다. 몸이 먼저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지빌라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둘 사이는 이미 좁힐 수 없을 만큼 가까웠다. 그는 그녀의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 그녀의 마음이 지금, 자신과 같은 곳에 있다는 걸. 그저 그녀가 스스로 그것을 인정할 틈을, 잠시 내어주고 있을 뿐이었다. 지빌라는 대답 대신 스스로 그의 어깨에 얼굴을 살짝 기댔다. 프레데리크는 숨을 깊게 들이켰다. 그대로 걸려 멈춘 사람처럼. 그의 손이 지빌라의 허리로 천천히 미끄러져 그녀를 감싸 안았다. 손가락 하나하나가 천을 쓸어내리듯 조용했지만 확실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맞닿은 가슴 사이로, 그의 숨이 거칠어지는 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지빌라는 그것을 밀어내지 않았다. 숨기려 해도, 이미 숨길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프레데리크는 잠시 눈을 감았다. 여기까지 오는 데 망설임은 없었다 — 이 순간을 만든 건 다름 아닌 그 자신이었으니까. 다만 그녀 역시 순순히 이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더 확신하게 만들었다. “지빌라…….” 이번에는 이름을 완전히 품은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 목소리 끝에는, 그마저도 다 내려놓지 못한 작은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 지빌라는 그 틈을 알아챘다. 먼저, 그의 목덜미를 살며시 끌어당겼다. 가볍지만 확실하게.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