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레오노라가 동부에서 수도까지 올라온 이유는 단순하지 않았다. 그저 소문을 확인하려던 게 아니었다. 프레데리크가 정말로 황녀와 결혼한다면, 그 사실을 두 눈으로 보며, 자기 마음에 종지부를 찍으려 했던 것이다.‘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면… 돌아가자. 깨끗하게… 끝내자.’그렇게 생각했었다.그러나 황녀의 제안은, 마치 그녀가 일구어 온 모든 것을 단숨에 삼켜버릴 괴물 같았다.“……황녀 전하.”레오노라는 숨을 들이켠 뒤,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 말조차 무너질 듯, 휘청이는 감정의 끝자락에서 꺼낸 것이었다.지빌라는 한 걸음, 물러나는 듯한 거리감으로 말을 건넸다.“오늘은 돌아가요. 그리고―잘 생각해요.”그 말은 간결했지만, 명령이었다. 거역할 수 없는 힘이 거기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빌라는 천천히, 결정적인 말을 덧붙였다.“내 시녀가 되겠다면…… 북부로 함께 가요. 프레데리크 곁이 아니라, 내 곁에서 살아가도록 해요.”황녀가 떠나자, 방 안은 숨을 멈춘 듯 고요해졌다. 그 적막 속에, 레오노라는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심장이—속이—머릿속이 요동쳤다.그녀는 눈을 감았다.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감정이, 비명처럼 가슴을 긁고 있었다.‘왜 그랬나요, 프레데리크… 왜 단 한 번도, 나를…… 보아주지 않았나요!’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천천히, 조심스레 말아쥐는 손 안에 억눌린 감정이 고였다. 눈물이 맺히는 줄도 몰랐다. 그녀는 그저, 입술을 깨문 채, 무너지는 마음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었다. 그를 미워하고 싶었다.모든 걸 모른 척했던 그의 무심함, 말 한마디 없이 황녀의 손을 잡아버린 그 비정함이 지독하게, 참을 수 없을 만큼 미웠다. 하지만 그의 가문, 그의 등에 얹힌 운명을 생각하면 그 미움조차 어디로 향해야 할지 잃어버렸다.‘당신은… 나를 지키기 위해, 나를 놓은 걸까요. 그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까요.’그녀는 그렇게라도 이해하고 싶었다. 그래야, 그녀가 견딜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다면 그녀도 여전히
Terakhir Diperbarui : 2026-08-04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