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유부녀지만 남첩을 더 들일거야: Capítulo 11 - Capítulo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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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화 완치 판정과 깨끗한 안녕

제 11화. 방구석에 처박혀 지내는 가택연금 생활은 월린에게 대수롭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방구석 생계형 작가로 살던 시절, 마감 주간에는 보름 넘게 집 밖으로 발길을 끊던 그녀가 아니던가. 더군다나 지금은 눈을 돌리는 곳마다 자단나무 가구와 향이 감도는 재벌가의 호화로운 처소였다.​비단 이불을 감싼 채 침대와 연애하기를 보름째. 마침내 장지문이 열리며 전담 의원 지은이 걸어 들어왔다. 평소처럼 월린의 손목에 명주실을 감고 맥을 짚던 지은의 미간이 좁혀졌다. 이내 반대쪽 손목으로 실을 옮겨 다시 맥을 짚는 손끝이 떨렸다.​“이럴 수가…….”​“왜요? 어디 또 문제 있어요? 나 진짜 멀쩡한데.”​월린이 가슴을 쓸어내리자, 지은이 명주실을 거두며 말했다.​“완치이옵니다, 아씨. 아니, 완치를 넘어 기혈이 처녀처럼 정갈하고 맥박에 힘이 넘쳐흐릅니다. 보름 전만 해도 각혈하시던 분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정말요? 그럼 나 이제 진짜 나가도 돼요?”​월린이 침상에서 용수철처럼 몸을 일으켰다. 당장이라도 마당을 향해 스텝을 밟을 기세인 안주인을 보며, 지은은 약상자를 탁 닫으며 잔소리를 보탰다.​“예. 방을 나서셔도 좋습니다. 허나 회복되신 참이니 서늘한 아침저녁으로는 두꺼운 겉옷을 걸치셔야 합니다. 또한 보약은 하루 세 번, 식후에 거르지 말고……”​지은의 잔소리가 이어졌지만, 월린의 귀에는 축하 음악처럼 들릴 뿐이었다. 드디어 이 감옥 같은 방에서 해방이라는 생각에 쾌재를 불렀다. 진짜 연월린의 육체와 영혼이 동화되었다는 확인 도장이나 다름없었다.​그 순간, 뇌리에 현실 세계의 마지막 잔상이 스쳤다. 저쪽에 남겨진 ‘최가민’의 이별식이었다.​대한민국 한 장례식장. 최가민의 육체는 이모 미자와 편의점 사장의 눈물 속에서 화장장을 거쳐 납골당에 안치되었다.​가해자의 명백한 12대 중과실 덕분에 빠져나갈 구멍은 없었다. 보험을 통해 유일한 혈육인 이모 미자에게 수천만 원에 달하는 사망 합의금과 손해배상금이 온전히 지급되었다.​합의서에 도장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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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화 미남 둘을 거느리고 첫 마을 구경

제 12화. 눈을 뜨자마자 사방을 메운 부드러운 실크의 촉감이 온몸을 감쌌다. 월린은 오늘도 연가 본가의 최고급 비단 침대 위에서 호화로운 아침을 맞이했다. 시녀들이 들고 오는 산해진미로 배를 채운 그녀는, 비단 이불을 걷어차고 침상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다 좋은데…… 손가락이 너무 심심하다.’​뼛속까지 대한민국 현대인이자 29년 차 모태 오타쿠였던 가민에게 태블릿 PC, 스마트폰, SNS가 없는 삶이란 치명적인 금단현상을 불러일으켰다. 허공에 엄지손가락을 아래위로 쓸어내리는 짓을 몇 번 반복하던 월린은 침대 위를 뒹굴었다. 마감 압박과 알바가 사라진 건 축복이지만, 전자기기가 없는 아침은 지독하게 아쉬웠다.​게다가 숱한 로판 웹소설과 비교해 봐도 어딘가 부족했다.​‘보통 이런 데 빙의하면 귀여운 저승사자나 정령이 나타나 말동무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면 카드를 수리검처럼 날리는 초능력이라도 각성하든가! 난 왜 손가락을 튕겨도 불꽃 하나 안 피는 건데!’​눈이 멀 정도로 호화롭다는 것 외에는 도통 오타쿠의 도파민을 채울 거리가 없는, 평화롭고 나른한 노잼의 연속이었다.​“안 되겠다. 채담아, 나 오늘 외출할래. 심심해서 병이 도지겠어.”​월린의 말에 본가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가마를 타라는 시녀들의 안달을 물리치고 처소 밖으로 나온 월린의 양옆에는, 전속 호위무사 둘이 든든하게 시립해 있었다.​달빛 같은 짙은 남색 머리칼을 단정하게 묶은 채, 깊은 바다를 닮은 눈동자로 시선을 차단하는 냉미남 유현. 그리고 칠흑 같은 흑발 아래 매서운 흑안을 빛내며, 무복 상단 위로 묵직한 가슴근육을 과시하는 야성미남 연호.​최고의 검사 두 명을 거느린 월린은 청연국 수도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중앙 시장에 발을 디뎠다.​“우와…….”​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연가의 안주인이 떴다는 소문에 길목마다 홍해가 갈라지듯 사람들이 비켜섰다.​“아이고, 안주인 마마! 이쪽으로 오십시오! 서역에서 들어온 실크 이불이 있습니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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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화 제발 가만히 숨만 쉬어주십시오!

제13화. 완치 후 침상 이탈 허가를 받은 것까지는 참 좋았다.하지만 대한민국 ○○에서 주5일 편의점 오전 알바를 뛰며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 살던 반올림30대 노예 근성은 어디 가지 않았다. 가민—아니, 월린은 완치 판정을 받은 지 불과 사흘 만에 온몸이 근질거려 미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방구석 작가 시절에도 글이 안 써지면 자취방 바닥이라도 닦아야 직성이 풀리던 아웃사이더 천성이었다. 게다가 이곳은 좁은 원룸도 아니라서 눈을 돌리는 곳마다 먼지 한 톨 앉을 틈 없이 깨끗하긴 했지만, 손발을 가만히 놀리는 것 자체가 일종의 고문이었다.“아, 진짜 심심해 죽겠네…….”월린은 처소 마루에 걸터앉아 하품을 하다가, 문득 마당 구석에 방치되어 있던 대나무 빗자루를 발견했다. 정원사들이 낙엽을 쓸 때 쓰는 커다란 마당 빗자루였다.순간, 월린의 눈이 번쩍 뜨였다. 전생의 편의점 알바 짬바가 발동한 것이다. 아침마다 편의점 앞을 쓸며 다져진 유려한 스냅을 뽐낼 절호의 기회였다.월린은 쪼르르 달려가 제 몸만 한 빗자루를 양손으로 꽉 쥐었다. 그리고 처소 앞마당에 떨어진 몇 안 되는 이파리들을 향해 힘차게 빗자루질을 시작했다. 슥, 슥, 소리가 정겨웠다.“월린아씨?! 지금 무엇을 하시는 것입니까!”그때, 저 멀리서 세숫대야를 들고 오던 전속 시녀 채담이 비명을 지르며 대야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와장창 소리와 함께 물이 사방으로 튀었고, 채담은 흡사 나라가 망한 것 같은 얼굴로 흙바닥에 슬라이딩하듯 엎어졌다. 거의 헤드스핀급으로 절을 하며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아씨! 저희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처소 마당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당장 저를 벌하시고 목을 치십시오! 어찌 귀하신 안주인 마마의 고운 손에 저런 흉악한 막대기를 쥐게 한단 말입니까!”“엇..? 아니, 채담아? 난 그냥 몸이 심심해서 그런 건데…….”월린이 당황해서 빗자루를 뒤로 숨기려 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슈우욱—!살벌한 파공음과 함께 숨소리조차 내지 않던 두 그림자가 번개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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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화 청연국의 질서와 4대 귀족 

제 14화. 하마터면 목욕탕 문파괴?대소동이 일어날뻔한 다음 날 아침, 월린의 처소에는 평소와 다른 기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자단나무로 짠 커다란 탁자 위에는 두꺼운 서책들과 청연국의 정세가 담긴 두루마리들이 잔뜩 쌓여 있었고, 그 앞에는 전속 시녀 채담을 비롯해 남색 머리 냉미남 유현과 묵직한 떡대 미남 연호가 사뭇 진지한 얼굴로 시립해 있었다. 각혈 사태로 머리를 크게 다친 이후 안주인이 상식적인 부분에서 종종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멍을 때리는 것을 염려한 가신들이 머리를 맞대고 내린 결론이었다.“아씨, 상단주 부부께서 귀환하시기 전에 안주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가볍게 짚고 넘어가시는 것이 어떠하옵니까?”채담이 조심스레 서책을 펼치며 권유하자, 월린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어제 시장에서 겪은 기묘한 문화충격 때문에 이 세계의 돌아가는 꼴이 몹시 궁금하던 참이었다.“좋아, 채담아. 내가 저번에 크게 다친 이후로 머릿속이 좀 흐릿하거든. 아주 핵심만 쏙쏙 골라서 복습해 줘.”월린의 쿨한 납득에 채담은 안도하며 청연국의 사회 구조가 그려진 문서를 펼쳤다. 옆에 서 있던 유현이 가볍게 칼자루를 쥐며 낮고 청량한 목소리로 거들었다.“아씨께서도 아시다시피, 우리가 살고 있는 청연국은 철저한 계층 중심의 사회이옵니다. 황족을 필두로 하여 그 아래로 상위 무사 계층을 상징하는 ‘귀족’, 그리고 대상단과 무역 상인을 아우르는 ‘부유층’인 마지막으로 호위무사나 상인,목수,남첩들이 포함된 ‘평민’으로 엄격히 나뉘어 있지요.”월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유현과 연호를 바라보았다. 시장 사람들이 귀족인 자신에게는 절을 하면서도, 칼을 찬 이 무시무시한 사내들은 은근히 평민 대하듯 보던 시선이 그제야 이해가 갔다.“그리고 이 나라를 움직이는 핵심은, 아씨의 가문을 포함한 귀족 4대 가문이옵니다.”채담이 붓으로 4대 가문의 이름을 탁자 위에 정갈하게 적어 내려갔다.“가장 먼저 무역과 돈을 쥐고 있는 우리 ‘연가(連家)’가 있사옵니다. 대륙의 상권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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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외교관 부모님의 기습 귀환

제15화 “이야, 이 신문 거, 참 짜임새 있게 잘 만들었네.”월린은 최고급 자단나무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청연국의 정세와 조정의 소식을 다룬 두꺼운 시사 신문을 소리 내어 읽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각 4대 가문의 이권 다툼과 황실의 동향이 마치 한 편의 정교한 정치 스릴러 웹소설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전생에 밤새 모니터를 쥐어짜며 글을 쓰던 작가의 본능이 부르르 떨렸다.‘내 소설도 플롯을 이 정도로 치밀하고 쫀쫀하게 짰으면 매번 독점 플랫폼 메인 배너에 걸려서 억대 연봉을 찍었을 텐데. 이놈의 잠재력은 왜 이세계에 빙의하고 나서야 뒤늦게 깨달아지는 건지 모를 일이다.’쓸데없는 전생의 아쉬움을 달래며 알사탕을 입에 쏙 집어넣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쿵—! 쿠과과광!갑자기 처소의 튼튼한 장지문이 문자 그대로 박살이 나며 사방으로 나무 파편이 튀었다. 어찌나 거칠게 문을 걷어찼는지 문틀 자체가 완전히 내려앉아 버렸다. 침대에서 뒹굴던 월린은 소스라치게 놀라 사탕을 삼킬 뻔했고, 문밖을 지키고 있던 유현과 연호가 번개처럼 검을 뽑아 들며 월린의 앞을 가로막았다.“누구냐! 안주인의 처소다!”연호가 사자후 같은 고함을 내지르며 침입자를 향해 검을 겨눴으나, 이내 유현이 급히 연호의 검을 밑으로 쳐내며 다급히 무릎을 꿇었다.“……상단주 마마! 주군을 뵙습니다!”부서진 문틀 사이로 자욱한 먼지를 헤치고 걸어 들어온 이들은, 청연국을 넘어 대륙 전체의 상권을 쥐고 흔드는 연가의 최고 권력자이자 월린의 부모님—연가 상단주 부부였다.그동안 서역과 타국을 돌며 거대한 외교 업무와 무역 협상을 도맡아 하느라 일 년 중 대부분을 타지에서 보내던 이들이었다. 원래대로라면 가을이나 되어야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하나뿐인 귀한 딸이 쓰러져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대륙 간의 중대한 국경 무역 협정이고 뭐고 모조리 때려치운 채 눈썹이 휘날리게 천 리 길을 달려온 참이었다.월린은 침대 위에서 굳은 채 마른침을 삼켰다. 설정집에서 전해 듣기로는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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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화 대재벌 부모님의 뜻밖의 제안

제 16화 대재벌 부모님의 뜻밖의 제안호화로운 처소의 중앙 탁자 위로 청연국 전역에서 공수해 온 산해진미가 끝도 없이 펼쳐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낸 서역산 양고기부터, 동해의 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귀한 전복 요리까지. 월린은 부모님과 마주 앉아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 자리를 가졌다.수저를 들기도 전에, 맞은편에 앉은 아버지가 월린의 그릇에 통전복을 끊임없이 날라다 주며 눈물을 글썽였다.사실 월린의 아버지는 풍기는 외견만 보면 뼛속까지 상위 최고 정예 무사 계층의 핏줄이 흐르는 사내였다. 굵은 골격과 매서운 눈매, 그리고 가만히 있어도 상대를 압도하는 위압감은 대륙 최고의 무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자식 앞에서는 그저 무장 해제된 은퇴한 대형견에 불과했는지, 쉴 새 없이 딸바보 주접을 떨어댔다.“월린아, 서역의 모진 모래바람을 맞으면서도 이 애비는 오직 네 생각뿐이었다. 우리가 가문의 무역을 확장하느라 널 이 넓은 본가에 홀로 두고 시집까지 보내놓았는데…… 돌보지 못해 이리 큰 병을 얻게 했으니, 이 애비가 죽을죄를 지었다.”“아니에요, 아버지. 저 진짜 지금은 밥도 잘 먹고 아주 튼튼해요.”월린이 전복을 우물거리며 다정하게 대답하자, 이번엔 가주인 어머니가 가슴을 쾅쾅 치며 한숨을 내쉬었다.부모님은 딸이 죽다 살아난 이 기가 막힌 사태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었다. 정략결혼한 정실남편 ‘태원’이 혼인 직후 거대한 무역 상회를 이끌고 멀리 타국으로 대장정을 떠나 있는 탓에, 월린이 넓은 처소에서 독수공방을 하느라 마음고생을 심하게 해 병이 난 것이라 단단히 오해한 모양이었다.“그 빌어먹을 태원 놈! 연가의 재력에 비하면 한참 아래인 대상단 놈을 정실로 거두어 주었더니, 혼인하자마자 제 가문 기업 키우겠다고 마누라를 방치해? 감히 우리 귀한 딸을 외롭게 만들어 병이 나게 해?!”어머니의 매서운 외침에 분위기가 험악해지려던 찰나, 아버지가 월린의 손을 꼭 잡으며 기가 막힌 폭탄 발언을 던졌다.“우리 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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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화. 명단을 보고 이중에서 남첩을 골라 

제 17화. “음…… 평민 계층은 남편이 실종되거나 죽지 않는 이상 일처다부제가 절대 불가능하지만, 능력이 차고 넘치는 귀족가 여주인들은 남첩을 수십 명씩 거느려도 아무도 흠잡지 않는다 이 말씀이지?”​침상에 엎드린 월린은 턱을 굄 채 눈을 반짝였다.​부모님이 폭풍처럼 처소를 휩쓸고 간 자리에는 ‘합법적 역하렘’의 문이 열려 있었다. 청연국은 철저한 여성 중심의 사회. 막강한 권세와 돈을 쥔 귀족 아가씨가 미남들을 첩으로 들여 수발을 들게 하는 것은 가문의 번창을 증명하는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었다.​월린의 눈앞에는 “외로움을 치료하라”며 두고 간 두루마리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청연국 명문가 미남들의 프로필과 초상화가 담긴 ‘남첩 후보 선보기 명단’이었다.​‘나 지금 여기서 무슨 호사냐…….’​두루마리를 펼치던 월린은 도파민에 동공지진을 일으켰다. 퇴폐미가 흐르는 흑발의 무장, 청초한 백발의 학자, 이국적인 금발의 미소년까지 화려한 초상화가 이어졌다. 마감에 쫓기던 전생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하지만 아직 얼굴도 못 본 정실남편 ‘태원’의 존재가 떠올랐다.​‘본처인 나는 첫날밤도 안 치렀는데 첩부터 들인단 생각에 은근히 미안하네. 하지만 남편 몰래 미남들을 쇼핑하는 것 같아서 짜릿하기도 하고? 이게 이세계 빙의물의 묘미인가?’​월린이 침대를 뒹굴고 있을 때, 탁자 너머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험, 흠. 아씨. 이번 명단 분석도 제가 도맡아 설명해 드리겠사옵니다.”​목소리의 주인공은 예절 교육을 담당하는 스물네 살의 젊은 시종 ‘하민’이었다. 평민 출신이나 연가의 지원을 받아 귀족 못지않은 교양을 갖춘 청년이었으나, 감수성이 풍부해 눈물이 많은 파워 ‘F’ 성향이라는 게 흠이었다.​하민이 첫 번째 두루마리를 펼쳤다.​“이 사내는 4대 귀족 중 무기를 다루는 ‘백가’의 방계 자제이옵니다. 스무 살에 호위대장을 맡을 정도로 무공이 뛰어나며……”​하민의 설명이 이어질수록 월린의 머릿속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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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화 두 호위무사의 철벽 방어전

제18화 연가의 거대한 안주인 처소에 미남들의 초상화가 담긴 두루마리가 가득 들어찼다는 소문은 은은하게, 하지만 아주 빠르게 본가 전역으로 퍼져나갔다.사실 청연국의 법도상 귀족 여성의 처소에 드는 남첩이나 호위무사는 모두 그녀의 사유 재산이자 가문의 일부로 취급되는 법이었다. 소문이 퍼지자마자 가장 먼저 기묘한 변화를 보인 것은, 다름 아닌 월린의 침소 문 앞을 밤낮으로 지키던 전속 호위무사 유현과 연호였다.두 사람은 대놓고 질투를 표출하지는 않았다. 신분제 사회에서 감히 주군의 혼담에 불만을 가질 자격 따윈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마치 하나뿐인 소중한 막내여동생을 둔 큰오빠와 작은오빠가 시퍼렇게 눈을 부릅뜨고 나타난 지킴이마냥 묘하게 뒤틀려 있었다.그리고 그날 아침, 월린은 두 미남의 눈물겨운(?) 귀여운 어필을 목격하고 야밤에 도파민이 터져 침대를 뒹굴 뻔했다.평소에도 단정하던 냉미남 유현은 오늘따라 머리칼 한 올 흐트러짐 없이 칼같이 정갈하게 무복을 차려입고 나타났다. 은은한 남색 비단 옷깃을 목 끝까지 채운 그의 모습은 금욕적이면서도 처연한 미모가 돋보였다. 유현은 월린이 지나갈 때마다 들으라는 듯 맑고 청량한 목소리로 검을 점검하며 은근히 그녀의 시선을 끌려 애를 썼다.반면, 듬직한 야성미남 연호의 어필 방식은 훨씬 더 노골적이고 묵직했다.연호는 처소 앞 훈련장에서 월린이 걸어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검은 무복 상단을 슬쩍 풀어헤친 채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쨍쨍한 햇살 아래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그의 단단하고 묵직한 가슴근육이 존재감을 과시하듯 들썩였다. 월린의 시선이 가슴팍에 닿자, 연호는 큼지막한 손으로 장검을 과시하듯 쥐며 낮게 읊조렸다.“아씨, 연가의 전속 호위는 오직 저희 둘뿐이옵니다. 혹여 오늘 들어올 상단 놈들이 아씨를 만만히 보거나 불경한 태도를 보인다면…… 이 연호가 앞장서서 그 자리에서 목을 쳐버릴 것이니 심려치 마십시오.”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새로 올 남첩 놈들에게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대형견 같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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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화 남편 태원의 선단이 마침내 입항하다

제 19화. 제 19화.마지막 남첩 후보였던 국내 상단의 도련님 역시 앞선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가의 압도적인 권세에 짓눌려 시종일관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기만 하던 사내는, 결국 제대로 된 대화 한마디 나눠보지 못한 채 허겁지겁 사랑채를 빠져나갔다.​사실 월린은 전생의 직장 생활 탓에 남에게 모진 소리나 싫은 소리를 전혀 못 하는 성격이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잦은 회식과 가스라이팅에 침묵하다가 뒤늦게 말문이 튼 케이스였기에, 면접 내내 그녀가 던진 질문들은 지극히 소박한 것들뿐이었다.​“좋아하는 계절이 무엇인가요?”“쉴 때는 주로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제일 좋아하는 과일은 뭐예요?”​압박 면접은커녕 아동용 심리 테스트 수준의 질문이었건만, 후보들이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시종일관 사랑채가 떠나가라 전투 태세를 뿜어내던 전속 호위무사 유현과 연호 때문이었다. 그들은 월린이 입을 열 때마다 후보의 숨통을 조일 듯이 험악한 기운을 흘려댔다.​멀어지는 사내의 뒷모습을 보며 월린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여전히 검자루를 쥔 채 날카로운 눈빛을 거두지 않고 있는 두 호위무사를 향해 몸을 돌렸다. 월린은 탁자에 턱을 굄 채, 장난기가 가득 담긴 눈으로 그들을 올려다보며 능글맞게 농담을 던졌다.​“너희가 내 뒤에서 그렇게 호랑이 같은 기운을 뿜어내며 사정없이 겁을 주니까 다들 무서워서 도망친 거잖아. 이쯤 되면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데 말이야.”​월린이 슬쩍 운을 띄우며 눈꼬리를 접어 올리자, 문가에 딱 버티고 서 있던 유현과 연호의 어깨가 동시에 움찔했다.​“혹시 다른 놈들 말고, 너희가 내 첩이 되고 싶어서 그렇게 심술을 부린 거니?”​그 순간, 사랑채 내부의 공기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늘 차갑고 이성적이던 유현의 푸른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사정없이 흔들렸고, 단단한 핏줄이 불거져 있던 연호의 얼굴은 순식간에 홍당무처럼 시뻘갛게 달아올랐다. 두 무사는 커다란 충격을 받은 듯 허겁지겁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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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화 폭풍을 뚫고 온 남편의 은은한 주접

제 20화 청연국 전체를 뒤흔들었던 남첩 면접의 소동이 채 가라앉기도 전, 연가 본가에 폭풍이 몰아쳤다.​바다 저편에서 수십 척의 흑색 군선을 몰고 파도를 찢으며 날아온 사내. 대륙 무역을 손에 쥐고 흔드는 상단의 수장이자 월린의 정실남편, 태원이 마침내 안주인의 처소 마당에 당도한 것이었다.​보통 무역 상단의 행수라고 하면 주판알이나 튕기며 부하들을 부리는 약골을 상상하기 마련이었다. 영리하고 인자한 무역 천재라는 명성 역시 돈의 힘에서 나온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마차에서 내리는 태원의 풍채는 전혀 딴판이었다.​사실 태원은 거친 서역 바다를 오가며 아내와 수하들을 지키기 위해, 명문가 못지않은 수준급의 검술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연마한 무력의 능력남이었다. 칠흑 같은 무복 위로 드러난 쩍 벌어진 어깨와 묵직한 기운이 사랑채 마당을 단숨에 압도했다.​“부인……!”​문이 거칠게 열리고, 직진 집착 남편이 처소 안으로 들이닥쳤다. 부인이 아프다는 급보에 눈이 뒤집혀 온 사내였기에 방 안은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얼어붙었다.​하지만 월린을 마주한 태원의 눈빛은 순식간에 봄눈 녹듯 사정없이 휘어졌다. 그는 아내를 발견하자마자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은은한 주접을 떨기 시작했다.​“오면서 내내 제 안의 온 장기가 다 타들어 가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귀한 부인이 아팠다니 내 심장이 다 바스러지는 줄 알았습니다.”​태원은 커다란 덩치로 조심스럽게 월린의 앞으로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거상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대수장의 위엄은 어디 가고, 아내의 안위만을 바라는 다정한 대형견 한 마리가 서 있을 뿐이었다. 그는 월린의 손을 조심스레 감싸 쥐며 속삭였다.​“이제 제가 왔으니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마십시오. 부인이 원하는 것은 저 바다 건너 서역의 황금성이라도 통째로 뜯어다 바칠 테니, 오직 몸을 추스르는 데만 전념하셔야 합니다.”​갑작스러운 정실남편의 등장과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주접에 월린은 순간 멍해졌다. 설정상 태원은 ,그녀에게 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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