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화. 하마터면 목욕탕 문파괴?대소동이 일어날뻔한 다음 날 아침, 월린의 처소에는 평소와 다른 기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자단나무로 짠 커다란 탁자 위에는 두꺼운 서책들과 청연국의 정세가 담긴 두루마리들이 잔뜩 쌓여 있었고, 그 앞에는 전속 시녀 채담을 비롯해 남색 머리 냉미남 유현과 묵직한 떡대 미남 연호가 사뭇 진지한 얼굴로 시립해 있었다. 각혈 사태로 머리를 크게 다친 이후 안주인이 상식적인 부분에서 종종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멍을 때리는 것을 염려한 가신들이 머리를 맞대고 내린 결론이었다.“아씨, 상단주 부부께서 귀환하시기 전에 안주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가볍게 짚고 넘어가시는 것이 어떠하옵니까?”채담이 조심스레 서책을 펼치며 권유하자, 월린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어제 시장에서 겪은 기묘한 문화충격 때문에 이 세계의 돌아가는 꼴이 몹시 궁금하던 참이었다.“좋아, 채담아. 내가 저번에 크게 다친 이후로 머릿속이 좀 흐릿하거든. 아주 핵심만 쏙쏙 골라서 복습해 줘.”월린의 쿨한 납득에 채담은 안도하며 청연국의 사회 구조가 그려진 문서를 펼쳤다. 옆에 서 있던 유현이 가볍게 칼자루를 쥐며 낮고 청량한 목소리로 거들었다.“아씨께서도 아시다시피, 우리가 살고 있는 청연국은 철저한 계층 중심의 사회이옵니다. 황족을 필두로 하여 그 아래로 상위 무사 계층을 상징하는 ‘귀족’, 그리고 대상단과 무역 상인을 아우르는 ‘부유층’인 마지막으로 호위무사나 상인,목수,남첩들이 포함된 ‘평민’으로 엄격히 나뉘어 있지요.”월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유현과 연호를 바라보았다. 시장 사람들이 귀족인 자신에게는 절을 하면서도, 칼을 찬 이 무시무시한 사내들은 은근히 평민 대하듯 보던 시선이 그제야 이해가 갔다.“그리고 이 나라를 움직이는 핵심은, 아씨의 가문을 포함한 귀족 4대 가문이옵니다.”채담이 붓으로 4대 가문의 이름을 탁자 위에 정갈하게 적어 내려갔다.“가장 먼저 무역과 돈을 쥐고 있는 우리 ‘연가(連家)’가 있사옵니다. 대륙의 상권을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7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