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1화. 가주님의 비밀스러운 시장 나들이연가의 아침은 평소와 다름없이 나들갈하게 시작되었다. 오늘 월린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한결 가벼웠고, 눈가에는 설렘이 서려 있었다. 어젯밤 침대에 누워 유현의 생일을 고민하며 보낸 시간들이 오늘 이 외출을 향한 준비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월린은 아침 식탁을 정리하던 시종 하민을 향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하민아, 오늘 나랑 시장 구경 좀 갈까?"그 한마디에 하민은 들고 있던 쟁반을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평소 가주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키던 연호와 유현이 아닌, 자신을 선택했다는 사실에 동공이 격하게 흔들렸다."가, 가주님? 저, 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천한 제가 감히 가주님과 함께 시장을… 아아, 오늘이 제 생일인가 봅니다! 세상에, 가주님의 그 고귀한 걸음에 제 발자국을 나란히 올리다니, 이 하민, 오늘 당장 제 몸을 불사질러 가주님의 안위가 조금이라도 흔들리지 않게 온 사방을 살피며 따르겠습니다!"하민의 주접스러운 충성심에 월린은 픽 웃음을 터뜨리며 그를 다독였다. 그녀는 오늘 시장 나들이를 위해 평소의 격식 있는 의복 대신, 활동성을 강조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잃지 않은 연한 하늘빛 치마에 몸을 감쌌다. 그러고는 마치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새처럼 설레는 표정으로 본가를 나섰다.시장으로 향하는 길, 월린의 마음은 온통 유현에게 가 있었다. 그녀는 한 발짝 물러서서 벅찬 감동을 가누지 못해 붕 뜬 듯 걷는 하민에게 넌지시 물었다."하민아, 너는 ‘남자’란 무엇이라 생각하니?"갑작스러운 질문에 하민은 잠시 멈춰 섰다가, 가주님을 향한 숭고한 눈빛을 빛내며 답변했다."남자란… 가주님의 그림자가 되어야 하고, 가주님의 한숨조차 놓치지 않으며, 가주님이 밟으시는 길에 가시가 있다면 제 등을 깔아서라도 평탄하게 만들어야 하는 존재 아니겠습니까?""…그건 너무 비장하잖아."월린은 킥킥거리며 웃었다. 그녀에게 남자, 특히 자신의 남편들은 단순한 가신이 아니었다. 때로는 든든한 방패였고, 때
Last Updated : 2026-10-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