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하에게서 다음 회의 자료가 도착한 것은 밤 열한 시가 넘어서였다.[한 대표님, 소비자 조사 결과 중 수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통화 가능하십니까?]나는 노트북을 켜며 도현을 바라봤다.그는 소파에서 서류를 읽고 있었다.“재하 씨한테 전화 왔어요. 잠깐 업무 통화할게요.”도현의 시선이 휴대전화 화면에 멈췄다.“이 시간에 꼭 해야 합니까?”“내일 아침 회의 자료래요.”“메일로 보내면 됩니다.”“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나 보죠.”나는 대수롭지 않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재하는 자료 오류를 설명했고, 우리는 화면을 공유하며 수정 지점을 확인했다. 십 분 정도면 끝날 줄 알았지만 새로운 문제가 발견돼 통화가 길어졌다.“한 대표님, 세 번째 페이지 보이십니까?”“잠깐만요. 파일이 안 열려요.”“제가 원격 링크 다시 보내겠습니다.”재하가 웃으며 말했다.“도현이 옆에 있으면 컴퓨터부터 뺏어 가겠네요. 저 친구 이런 거 못 기다리는데.”나도 별생각 없이 웃었다.“맞아요. 벌써 표정 안 좋아요.”그 순간 도현이 서류를 덮었다.탁.거실에 짧고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통화 끝내십시오.”나는 놀라 그를 바라봤다.“왜요?”“내일 회사에서 하라고 하십시오.”명령조였다.재하도 들었는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도현아, 업무 중이야.”“알고 있으니까 끊어.”도현의 목소리가 더 차가워졌다.“지금 내 집에서,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밤늦게 연락하지 마.”거실이 얼어붙었다.나는 즉시 통화를 종료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늦은 시간입니다.”“업무 전화였어요.”“업무라면서 왜 당신을 웃게 만듭니까?”말이 튀어나온 뒤 도현도 자신이 무엇을 말했는지 깨달은 듯 굳었다.“웃는 것도 안 돼요?”“그런 뜻이 아닙니다.”“방금 그렇게 말했잖아요.”나는 노트북을 닫았다.“강현우 씨가 접근했을 때랑 재하 씨가 업무 연락한 건 완전히 달라요.”“압니다.”“아는데 왜 재하 씨한테 그렇게 말해요?”도현은 대답하지 못했다.손에
Last Updated : 2026-08-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