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은 최종 승인됐다.파리 총괄실은 유지됐고, 스톡홀름 지부가 새로 생겼다.서울, 프라하, 바르샤바, 파리, 스톡홀름.다섯 도시가 하나의 조직도로 연결됐다.지역 총괄 취임 일 년 차 평가 결과는 통과였다.매출 성장 21%.직원 만족도 개선.사고 보고 시간 단축.평가위원은 마지막 질문을 했다.“오 년 임기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예전 같으면 무조건 가능하다고 했을 것이다.“지금은 수행할 생각입니다.”“확신하지 못한다는 뜻입니까?”“상황이 달라지면 다시 판단하겠습니다.”도현은 뒤에서 그 대답을 듣고 있었다.평가가 끝난 뒤 물었다.“왜 끝까지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오 년 뒤의 저한테 선택권 남겨 둔 거예요.”“그 선택에 저도 포함됩니까?”“당연하죠.”“일 때문에 저를 포기할 가능성도?”또 불안이 먼저 나왔다.하지만 도현은 곧바로 말을 고쳤다.“미안합니다. 다시 묻겠습니다.”그는 내 앞에 섰다.“오 년 동안 제가 어떤 사람이면 곁에 있고 싶습니까?”질문이 달라졌다.“불안하다고 저를 가두지 않는 사람.”“네.”“제가 멀리 가면 먼저 놓아 버리지 않는 사람.”“네.”“실수했다고 사라지지 않는 사람.”도현은 마지막 대답 전 잠시 숨을 골랐다.“지키겠습니다.”우리는 오 년 전의 종이를 넣었던 금속 상자를 꺼냈다.아직 열 때는 아니었다.두 반지를 대면 잠금장치가 반응했지만, 도현은 상자를 열지 않았다.“내용이 궁금하지 않아요?”“기억합니다.”“그래도 달라졌을 수도 있잖아요.”“그래서 오 년 뒤에 확인하는 겁니다.”그는 상자를 다시 보관함에 넣었다.옆에는 열두 번째 명령 카드가 놓여 있었다.[열두 번째 명령은 당신이 내린다.]“이제 이 카드도 오래됐네요.”내가 말하자 도현이 물었다.“버릴까요?”“아니요.”“왜?”“처음으로 주인님한테 명령한 날이잖아요.”“한 번뿐이었습니다.”“앞으로도 그럴 거예요.”도현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다행입니다.”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