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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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화. 첫 번째 평가

지역 총괄 취임 석 달 뒤 첫 외부 평가가 시작됐다.매출은 올랐지만 직원 만족도는 떨어졌다.특히 파리와 바르샤바 직원들이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졌다고 답했다.마르틴은 말했다.“권한을 넘겼지만 승인 체계가 복잡해졌습니다.”“어디가 병목이죠?”“총괄실입니다.”결국 다시 나였다.도시별 보고를 모두 확인하려다 결재가 쌓였다.“권한을 나눴다면서 실제로는 다시 들여다보고 있군요.”도현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확인만 하는 거예요.”“확인하는 사람이 최종 결정자처럼 보이면 직원은 기다립니다.”“실수하면요?”“그 책임도 권한과 함께 넘겨야 합니다.”알면서도 어려웠다.그날 밤 나는 결재 권한의 절반을 현지 대표들에게 넘겼다.버튼을 누르는 손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도현이 옆에서 물었다.“무섭습니까?”“네.”“제가 대신 눌러 드릴까요?”“그건 더 싫어요.”“그럴 줄 알았습니다.”나는 결국 직접 승인했다.다음 날부터 결재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하지만 첫 현지 결정에서 바로 실수가 나왔다.바르샤바 대표가 원자재 주문량을 잘못 계산해 비용이 증가했다.회의에서 내가 목소리를 높이려는 순간 도현의 말이 떠올랐다.실패 책임도 함께 넘겨야 한다.“수습안부터 말하세요.”나는 책임 추궁 대신 복구 계획을 요구했다.바르샤바 대표는 사흘 만에 손실의 절반을 회수했다.평가위원은 말했다.“통제보다 회복을 선택한 점을 긍정적으로 봅니다.”집에 돌아오자 도현이 와인을 준비해 두었다.“평가 통과 축하입니다.”“아직 최종 아니에요.”“오늘의 결정을 축하하는 겁니다.”“뭘요?”“다른 사람의 실수를 빼앗지 않은 것.”나는 잔을 내려놓았다.“도현 씨한테도 그렇게 해야겠네요.”“무엇을?”“실수할 권리 주기.”그의 표정이 복잡해졌다.“그것은 많이 필요할 겁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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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잘못된 사진

외부 평가 중 한 장의 사진이 온라인에 퍼졌다.파리 호텔 로비에서 마르틴이 내 어깨에 코트를 걸쳐 주는 장면이었다.실제로는 행사장에 두고 온 내 코트를 전달한 것뿐이었다.그러나 기사는 달랐다.[한서윤 총괄, 남편 없는 파리에서 새로운 파트너?]도현에게 먼저 말하려 했지만 이미 기사를 본 뒤였다.영상통화 화면 속 그의 얼굴은 지나치게 차분했다.“설명할게요.”“코트를 전달한 장면으로 보입니다.”“원본 영상도 있어요.”“확인했습니다.”“화 안 났어요?”“났습니다.”그는 솔직했다.“그 사람 손이 당신 어깨 가까이 있는 것이 싫었습니다.”“그래도 저한테 안 따지네요.”“당신이 잘못한 일이 아니니까.”도현은 기사 정정도 내게 맡겼다.나는 마르틴과 공동으로 원본 영상을 공개했다.그런데 마르틴이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말을 덧붙였다.“한 총괄은 매력적인 동료지만, 우리는 전문적인 관계입니다.”‘매력적인’이라는 단어만 다시 기사 제목으로 뽑혔다.이번에는 도현이 바로 전화했다.“그 사람을 부대표에서 해임하고 싶습니다.”“안 돼요.”“알고 있습니다.”“그런데 왜 말해요?”“감정을 숨기지 않기로 했으니까.”그는 이를 악문 듯 말했다.“매력적이라는 평가를 공식 인터뷰에서 할 이유가 없습니다.”“저도 그건 주의 줄 거예요.”“제가 말해도 됩니까?”“안 돼요.”“알겠습니다.”그날 밤 도현은 파리로 오지 않았다.대신 메시지를 보냈다.[지금 가면 업무보다 질투가 먼저 나갈 것 같습니다.]나는 답했다.[잘 참았어요.]곧바로 전화가 왔다.“칭찬만으로는 부족합니다.”“그럼 뭘 원하는데요?”“당신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우리는 한 시간 동안 통화했다.도현은 마르틴 이야기를 세 번 이상 묻지 않았다.마지막에만 말했다.“당신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라 더 어렵습니다.”“그건 칭찬이에요?”“문제 보고입니다.”웃음이 터졌다.목을 조이던 긴장이 조금 풀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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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화. 부대표의 선

나는 마르틴을 따로 불렀다.“인터뷰에서 제 외모를 평가한 이유가 뭡니까?”“오해를 풀려고 했습니다.”“오히려 키웠어요.”“그 부분은 사과합니다.”“앞으로 업무 외 평가는 하지 마세요.”마르틴은 바로 받아들였다.“차 의장이 불쾌해했습니까?”“제가 불쾌했습니다.”그는 잠시 침묵했다.“알겠습니다.”깔끔하게 끝날 줄 알았다.그러나 그가 마지막으로 물었다.“한 총괄은 모든 관계에서 그렇게 명확하게 선을 정합니까?”“무슨 뜻이죠?”“차 의장과의 관계에서도요.”질문이 사적이었다.“그건 답할 필요가 없습니다.”“기사가 나온 뒤 차 의장이 저를 해임할 거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누구에게요?”“본사 임원 한 명에게.”도현은 참았지만 주변에서 그의 질투를 예상해 먼저 움직인 것이다.나는 즉시 윤세라 대표에게 확인했다.최우진 상무가 마르틴 교체 가능성을 비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이유는 ‘총괄 배우자와의 불필요한 논란’.“중단하세요.”나는 본사에 공식 요구했다.“제 부대표는 성과로 평가합니다.”도현도 이사회에서 같은 입장을 냈다.“개인적인 감정은 인사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최우진이 물었다.“차 의장님도 불편하지 않습니까?”도현은 잠시 침묵했다.“매우 불편합니다.”회의실이 조용해졌다.“그러나 그것은 제가 관리할 문제입니다.”마르틴 교체 검토는 철회됐다.집으로 돌아온 뒤 내가 물었다.“진짜 많이 불편했어요?”“네.”“그래도 막아 줬네요.”“당신이 선택한 부대표니까.”“저보다 회사 편 든 거 아니고요?”도현의 눈빛이 깊어졌다.“회사에서는 원칙을 선택했습니다.”그가 한 걸음 가까이 왔다.“집에서는 당신을 선택해도 됩니까?”“내용부터요.”“오늘은 제가 질투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싶습니다.”“벌은 없어요.”“알고 있습니다.”“질문도 세 번.”“받아들이겠습니다.”나는 스스로 그의 앞에 섰다.도현의 집착은 여전히 강했다.다만 이제 다른 사람의 자리를 빼앗는 데 쓰이지 않고, 둘만의 공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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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화. 총괄의 실수

첫 연간 예산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내가 큰 실수를 했다.환율 변동 위험을 과소평가해 파리 센터의 예상 비용이 12% 증가했다.한예린이 복귀해 오류를 발견했다.“지금 수정하면 손실은 줄일 수 있습니다.”“이사회에 바로 보고할게요.”예전 같으면 해결한 뒤 말하려 했을 것이다.이번에는 도현에게도 먼저 알렸다.“제가 계산을 잘못했어요.”“손실 규모는?”“최대 십오억.”“복구안은?”“한 전무님이랑 만들고 있어요.”“도움이 필요합니까?”“아직은 아니요.”“알겠습니다.”그는 캐묻지 않았다.이사회에서 나는 실수를 인정했다.마르틴은 일부 책임을 함께 지겠다고 했지만 내가 막았다.“최종 승인자는 저였습니다.”도현이 질문했다.“재발 방지책은?”“환율 헤지 기준을 자동 적용하고 재무 부대표 공동 검토를 의무화하겠습니다.”“총괄의 결재권을 일부 제한하는 겁니까?”“네.”스스로 권한을 줄이는 결정이었다.이사회는 경고 조치로 마무리했다.회의 뒤 도현이 내 사무실로 왔다.“괜찮습니까?”“안 괜찮아요.”“무엇이 가장 힘듭니까?”“실수한 것도, 권한 줄어든 것도.”“후회합니까?”“아니요.”나는 책상에 엎드렸다.“그래도 자존심 상해요.”도현은 충고하지 않았다.그저 옆 의자에 앉았다.“오늘은 저한테 명령해도 돼요.”내가 말하자 그가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벌을 원하는 것처럼 들립니다.”“조금은요.”“그래서 안 됩니다.”“그럼 뭐 해 줄 건데요?”“실수한 사람이 도망가지 않도록 옆에 있겠습니다.”그는 내 손을 잡았다.“내일 다시 출근하십시오.”“그게 명령이에요?”“네.”“너무 평범한데요.”“지키기 가장 어려운 명령일 겁니다.”정말 그랬다.다음 날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이 어떤 커프보다 무거웠다.그래도 나는 돌아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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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흔들린 권한

내 결재권이 줄어든 뒤 일부 임원들이 마르틴에게 직접 보고하기 시작했다.표면상 효율을 위한 일이었지만 중요한 정보가 내게 늦게 올라왔다.“총괄을 건너뛰지 마세요.”내가 경고하자 한 임원이 말했다.“환율 사고 이후 재무 관련 권한은 부대표에게 넘어갔습니다.”“재무 검토권이지 총괄 보고 체계가 사라진 게 아닙니다.”마르틴도 내 편을 들었다.“최종 전략 책임자는 한 총괄입니다.”하지만 소문은 이미 퍼졌다.한서윤 총괄이 사실상 실권을 잃었다는 기사까지 나왔다.도현은 바로 대응 자료를 내자고 했다.“지금 반박하면 더 커져요.”“사실이 아닙니다.”“성과로 보여 줄게요.”“그동안 당신 권한이 더 흔들릴 수 있습니다.”“또 제가 기다리지 못한다고 했잖아요.”그는 입을 다물었다.이번에는 내가 기다릴 차례였다.나는 네 도시 대표들과 직접 회의를 열었다.결재권과 보고권을 명확히 구분한 새 체계를 발표했다.재무 결정은 한예린과 마르틴이 검토하지만 도시 간 전략 충돌은 총괄이 결정한다.첫 시험은 바로 찾아왔다.프라하와 파리가 같은 물류 예산을 요구했다.마르틴은 수익성이 높은 파리를 우선하자고 했고, 나는 공급 안정성을 위해 프라하를 선택했다.한 달 뒤 프라하 항공편이 정상화되며 전체 배송 지연이 줄었다.결과가 나오자 기사는 뒤집혔다.[권한 축소설 잠재운 한서윤 총괄의 선택.]도현은 기사를 보여 주며 말했다.“제가 틀렸습니다.”“뭐가요?”“즉시 반박하지 않아도 됐습니다.”“그래도 기다리기 힘들었죠?”“매우.”“잘 참았어요.”그가 내 허리를 끌어당기려다 멈췄다.“안아도 됩니까?”“회사에서요?”“문을 잠갔습니다.”나는 웃으며 그의 품에 들어갔다.“짧게만.”“얼마나?”“십 초.”도현은 정확히 십 초 뒤 놓아줬다.“시간 잘 지켰네요.”“집에서는 연장할 수 있습니까?”“협상해 봐요.”그의 눈빛이 짙어졌다.이번 협상은 내가 조금 불리할 것 같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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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화. 십 초 이후

집에 도착하자 도현은 현관에서부터 묻기 시작했다.“연장 협상에 응합니까?”“조건부터요.”“손목 고정 없이 자세 통제.”“질문은요?”“업무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강도는?”“당신이 정하십시오.”나는 잠시 그를 바라봤다.“오늘은 천천히.”도현은 재촉하지 않았다.재킷을 벗겨 주고 머리카락을 정리한 뒤 거울 앞에 세웠다.“손은 어디에 둘까요?”“등 뒤.”“스스로 모으십시오.”나는 지시에 따랐다.묶이지 않았지만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긴장이 높아졌다.도현은 바로 몸에 닿지 않았다.“오늘 총괄의 자리를 되찾았습니까?”“업무 이야기 안 한다면서요.”“실수했습니다.”“벌점 하나.”그의 눈썹이 올라갔다.“제가 벌점을 받습니까?”“네.”“벌점이 쌓이면?”“오늘 명령 하나 줄어들어요.”도현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번졌다.“가혹하군요.”“계속해요.”그는 이번에는 회사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저를 보십시오.”거울 속으로 눈이 마주쳤다.“오늘 무엇을 원합니까?”“생각 안 하고 싶어요.”“그것은 원하는 방식이 아닙니다.”“그럼…”나는 솔직하게 말했다.“도현 씨가 가까이 있는 걸 느끼고 싶어요.”그제야 그의 손이 허리에 닿았다.“이 정도입니까?”“조금 더.”힘이 서서히 강해졌다.“색깔.”“초록색.”십 초는 오래전에 지났다.그는 시간을 세지 않았고, 나도 끝을 정하지 않았다.다만 매번 손의 위치와 힘을 바꾸기 전에 물었다.문서 없는 규칙은 귀찮을 만큼 반복됐지만, 그 반복이 우리 사이의 긴장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마지막에 도현이 물었다.“오늘 제가 잘 기다렸습니까?”“네.”“보상은?”나는 그의 넥타이를 잡아 가까이 당겼다.“벌점 하나 빼 줄게요.”“그것뿐입니까?”“나머지는 주인님이 알아서 해요.”도현의 눈빛이 완전히 어두워졌다.“그 말도 취소하지 못합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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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화. 오 년 계약의 빈틈

지역 총괄 계약서를 재검토하던 한예린이 이상한 조항을 발견했다.[본사 경영구조 변경 시 총괄 임기는 자동 재검토된다.]서울 본사에서 대규모 합병이 추진되고 있었다.합병이 완료되면 내 오 년 임기도 다시 표결에 부쳐질 수 있었다.“이 조항 알고 있었어요?”도현에게 묻자 그의 표정이 굳었다.“처음 봅니다.”“의장인데 몰랐어요?”“총괄 계약 심사에서 이해관계자로 제외됐습니다.”합병 대상 회사는 유럽 유통망을 가진 대기업이었다.그들은 지역 총괄 자리에 자신들의 임원을 세우려 했다.마르틴이 말했다.“합병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그럼 제 임기 재심사를 막아야 해요.”법무팀은 계약 변경을 위해 본사 이사회 3분의 2 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도현이 나서면 배우자를 위해 계약을 바꾼다는 비판이 예상됐다.“이번에는 빠져 있어요.”내 말에 그가 바로 반대했다.“이 안건은 유럽 사업 전체와 관련돼 있습니다.”“그래도 표결에서는 빠져요.”“당신 자리가 흔들립니다.”“그래서 도현 씨가 나서면 더 흔들려요.”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알겠습니다.”대신 다른 방식으로 도왔다.지역 총괄 계약의 안정성이 투자 신뢰와 연결된다는 외부 보고서를 준비해 이사회에 제출했다.내 이름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나는 네 도시 대표들의 지지 서명을 모았다.마르틴과 한예린도 함께했다.이사회 표결 결과, 자동 재심사 조항은 삭제됐다.임기는 합병과 무관하게 보장됐다.회의가 끝난 뒤 도현이 물었다.“제가 빠져도 해결됐습니다.”“서운해요?”“아닙니다.”그는 솔직하게 덧붙였다.“조금 허전합니다.”“왜요?”“당신을 지키는 역할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도현 씨가 보고서 만들어 줬잖아요.”“그것으로 충분했습니까?”“네.”그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그럼 앞으로도 필요할 때 말해 주십시오.”“알겠어요.”“지금 필요한 것은?”“저녁.”도현은 예상하지 못한 듯 눈썹을 올렸다.“그것뿐입니까?”“밥 먹고 생각해 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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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화. 합병의 조건

합병 협상 상대는 북유럽 유통기업 노르덴 그룹이었다.그들이 제시한 조건 중 하나는 유럽 지역 총괄실의 본사를 파리에서 스톡홀름으로 옮기는 것이었다.또 하나의 도시였다.“반대합니다.”도현이 이번에는 회의석상에서 바로 말했다.노르덴 대표가 물었다.“사업적 이유입니까?”“기존 네 도시의 연결 구조가 파리를 중심으로 설계됐습니다.”논리는 맞았지만 나는 그의 표정에서 다른 이유도 읽었다.회의 뒤 물었다.“스톡홀름 싫어요?”“네.”“제가 또 멀어질까 봐?”“그 이유도 있습니다.”“사업적으로도 진짜 반대고요?”“파리 이전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시 옮기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이번에는 감정과 숫자가 같은 방향이었다.나는 대안을 냈다.스톡홀름에는 북유럽 지부만 두고 총괄실은 파리에 유지한다.노르덴은 대신 총괄이 분기마다 한 달씩 스톡홀름에 체류하라고 요구했다.도현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한 달은 과합니다.”“차 의장님이 결정할 문제는 아닙니다.”노르덴 대표의 말에 회의장이 차가워졌다.도현은 바로 반응하지 않았다.내가 말했다.“한 달이 아니라 분기당 이 주로 제한하겠습니다.”협상은 밤까지 이어졌다.결국 분기당 열흘로 합의했다.호텔로 돌아오는 길 도현은 말이 없었다.“화났어요?”“네.”“누구한테요?”“계속 당신 시간을 조건으로 요구하는 회사들에.”“총괄이니까 어쩔 수 없어요.”“당신 시간은 회사 자산이 아닙니다.”차명희에게 내가 했던 말과 비슷했다.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그래서 열흘로 줄였잖아요.”“저와 상의하지 않고 결정했습니다.”“회의 중이었으니까요.”그가 입을 다물었다.또 통제하려 했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미안합니다.”“그래도 속상한 건 말해도 돼요.”“당신이 더 멀리 가는 것이 싫습니다.”“그럼 열흘 동안 같이 와요.”도현의 시선이 돌아왔다.“가능합니까?”“의장 일정 맞으면요.”“맞추겠습니다.”“전부 바꾸면 안 돼요.”“합리적으로 조정하겠습니다.”그 단어를 강조하는 모습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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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화. 스톡홀름의 밤

스톡홀름 첫 출장에는 도현도 동행했다.낮에는 각자 다른 회의를 했고, 밤이 돼서야 호텔에서 만났다.도현은 예상보다 늦게 돌아왔다.“왜 연락 안 했어요?”내가 묻자 그가 잠시 멈췄다.“회의가 길어졌습니다.”“한 줄 보낼 수 있었잖아요.”그가 나를 바라봤다.내가 예전에 수도 없이 했던 말이었다.“맞습니다.”“기다리는 사람한테 중요하다면서요.”“미안합니다.”도현은 변명하지 않았다.“화났습니까?”“조금.”“무엇을 하면 됩니까?”“제가 늦었을 때 도현 씨가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 봐요.”그의 표정이 굳었다.“질문을 많이 했습니다.”“네.”“누구와 있었는지 확인했고요.”“네.”“당신도 묻고 싶습니까?”나는 잠시 생각했다.“누구랑 있었어요?”“노르덴 기술팀 전체와 있었습니다.”“여자는 몇 명이었는데요?”도현의 눈썹이 올라갔다.“그 질문은 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도현 씨가 먼저 했잖아요.”“복수입니까?”“조금.”그가 한숨을 쉬면서도 입가가 미세하게 풀렸다.“다섯 명이었습니다.”“여자랑 웃었어요?”“업무상으로는.”나는 더 묻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됐어요.”“질투가 끝났습니까?”“생각보다 재미없네요.”도현이 내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올렸다.“저는 매우 힘들었습니다.”“이제 알겠어요?”“네.”“다음에는 연락해요.”“약속합니다.”그날 밤 나는 도현에게 벌을 주거나 명령하지 않았다.대신 그가 준비한 넥타이를 손에 쥐고 말했다.“오늘은 주인님이 늦었으니까 제가 조건 정할게요.”“말하십시오.”“질문은 제가 하고, 주도권은 도현 씨가 가져요.”그의 눈빛이 짙어졌다.“복잡한 조건이군요.”“지킬 수 있어요?”“당신이 원한다면.”우리는 처음으로 서로의 질투를 같은 위치에서 바라봤다.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남편과 아내가 다르지 않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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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화. 끝나지 않은 명령

합병은 최종 승인됐다.파리 총괄실은 유지됐고, 스톡홀름 지부가 새로 생겼다.서울, 프라하, 바르샤바, 파리, 스톡홀름.다섯 도시가 하나의 조직도로 연결됐다.지역 총괄 취임 일 년 차 평가 결과는 통과였다.매출 성장 21%.직원 만족도 개선.사고 보고 시간 단축.평가위원은 마지막 질문을 했다.“오 년 임기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예전 같으면 무조건 가능하다고 했을 것이다.“지금은 수행할 생각입니다.”“확신하지 못한다는 뜻입니까?”“상황이 달라지면 다시 판단하겠습니다.”도현은 뒤에서 그 대답을 듣고 있었다.평가가 끝난 뒤 물었다.“왜 끝까지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오 년 뒤의 저한테 선택권 남겨 둔 거예요.”“그 선택에 저도 포함됩니까?”“당연하죠.”“일 때문에 저를 포기할 가능성도?”또 불안이 먼저 나왔다.하지만 도현은 곧바로 말을 고쳤다.“미안합니다. 다시 묻겠습니다.”그는 내 앞에 섰다.“오 년 동안 제가 어떤 사람이면 곁에 있고 싶습니까?”질문이 달라졌다.“불안하다고 저를 가두지 않는 사람.”“네.”“제가 멀리 가면 먼저 놓아 버리지 않는 사람.”“네.”“실수했다고 사라지지 않는 사람.”도현은 마지막 대답 전 잠시 숨을 골랐다.“지키겠습니다.”우리는 오 년 전의 종이를 넣었던 금속 상자를 꺼냈다.아직 열 때는 아니었다.두 반지를 대면 잠금장치가 반응했지만, 도현은 상자를 열지 않았다.“내용이 궁금하지 않아요?”“기억합니다.”“그래도 달라졌을 수도 있잖아요.”“그래서 오 년 뒤에 확인하는 겁니다.”그는 상자를 다시 보관함에 넣었다.옆에는 열두 번째 명령 카드가 놓여 있었다.[열두 번째 명령은 당신이 내린다.]“이제 이 카드도 오래됐네요.”내가 말하자 도현이 물었다.“버릴까요?”“아니요.”“왜?”“처음으로 주인님한테 명령한 날이잖아요.”“한 번뿐이었습니다.”“앞으로도 그럴 거예요.”도현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다행입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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