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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화. 합병의 조건

作者: 에이르
last update 公開日: 2026-08-20 20:03:50

합병 협상 상대는 북유럽 유통기업 노르덴 그룹이었다.

그들이 제시한 조건 중 하나는 유럽 지역 총괄실의 본사를 파리에서 스톡홀름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또 하나의 도시였다.

“반대합니다.”

도현이 이번에는 회의석상에서 바로 말했다.

노르덴 대표가 물었다.

“사업적 이유입니까?”

“기존 네 도시의 연결 구조가 파리를 중심으로 설계됐습니다.”

논리는 맞았지만 나는 그의 표정에서 다른 이유도 읽었다.

회의 뒤 물었다.

“스톡홀름 싫어요?”

“네.”

“제가 또 멀어질까 봐?”

“그 이유도 있습니다.”

“사업적으로도 진짜 반대고요?”

“파리 이전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시 옮기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이번에는 감정과 숫자가 같은 방향이었다.

나는 대안을 냈다.

스톡홀름에는 북유럽 지부만 두고 총괄실은 파리에 유지한다.

노르덴은 대신 총괄이 분기마다 한 달씩 스톡홀름에 체류하라고 요구했다.

도현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

“한 달은 과합니다.”

“차 의장님이 결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노르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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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98화. 의장님이 다시 찾은 어린 시절의 골목

    일요일 오전 9시 10분.한서윤은 현관 거울 앞에서 옅은 하늘색 블라우스와 크림색 슬랙스를 정리했다. 머리는 낮게 묶고 작은 진주 귀걸이를 착용했다.차도현은 차 키를 챙기며 그녀를 바라봤다.“아내, 준비되셨습니까?”“응. 그런데 오늘 어디로 가는 거야?”“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살았던 동네입니다.”“서울이야?”“네. 차로 40분 정도 걸립니다.”서윤은 가방을 들었다.“그럼 서점 열기 전까지 충분하겠다.”“오전 11시 30분에는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두 사람은 현관을 나섰다.오전 10시.도현의 차가 오래된 주택가 입구에 멈췄다.낮은 건물 사이로 새로 지은 아파트가 보였고, 골목 입구에는 작은 세탁소와 편의점이 나란히 있었다.서윤은 차에서 내리며 주변을 둘러봤다.“생각보다 조용하네.”“예전에는 이 골목에 문구점이 있었습니다.”도현은 편의점이 있는 자리를 가리켰다.“학교가 끝나면 학생들이 많이 모였지요.”“당신도?”“가끔 들렀습니다.”“뭐 샀는데?”“공책이나 연필을 샀습니다.”서윤은 웃었다.“과자는 안 사고?”도현은 잠시 생각했다.“그것도 샀습니다.”“역시.”두 사람은 나란히 골목 안으로 걸었다.도현은 몇 걸음마다 주변을 살폈다. 기억하던 건물과 지금의 모습이 달라져 방향을 확인하는 듯했다.골목 끝에서 그는 걸음을 멈췄다.“여기입니다.”서윤이 바라본 곳에는 4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이 있었다.1층은 작은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었고, 위층 창문에는 새로 설치한 방충망이 보였다.“여기서 살았어?”“네. 3층이었습니다.”도현은 오른쪽 창문을 가리켰다.“저 방이 제 방이었습니다.”서윤은 고개를 들어 창문을 바라봤다.“생각보다 아담하네.”“당시에는 꽤 넓다고 생각했습니다.”“몇 살 때까지 살았는데?”“12살 때까지입니다.”서윤은 남편을 돌아봤다.“그럼 어린 시절 기억이 많이 남아 있겠다.”“그렇습니다.”도현은 건물 앞에 잠시 서 있었다.하지만 출입문으로 다가가지는 않았다.“안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97화. 의장님이 거절한 제안

    월요일 오전 9시 30분.차도현은 집무실에서 윤석재 본부장이 가져온 신규 제안서를 검토하고 있었다.“의장님, 지난번 문화사업 시범 전시에 참여했던 지역 상인회에서 협업 제안을 보내왔습니다.”도현은 서류를 넘겼다.제안서 제목은 ‘지역 상권 문화 활성화 공동 프로젝트’였다.오래된 가게들을 소개하는 전시를 다시 열고, 참여 점포의 상품을 함께 판매하자는 내용이었다.“전시와 판매를 결합하겠다는 겁니까?”“네. 지난 전시의 반응이 좋았던 만큼 상업적인 성과로 연결해 보자는 취지입니다.”도현은 예산안을 확인했다.“회사에서 장소와 홍보비를 부담하는군요.”“그렇습니다.”“수익은 어떻게 배분합니까?”윤석재가 잠시 말을 멈췄다.“판매 수익은 각 점포에 귀속되고, 회사는 별도 수익을 받지 않는 구조입니다.”“그렇다면 회사가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지역사회 공헌 효과와 기업 이미지 개선입니다.”도현은 서류를 내려놓았다.“그 목적이라면 사업의 성과 기준부터 다시 정해야겠습니다.”“의장님, 검토할 가치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 제안서는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에 가깝습니다.”도현은 예산 항목을 가리켰다.“운영 인력과 행사 종료 후 정산 책임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전 전시 사진을 다시 사용한다는 내용도 있는데, 사용 허락을 새로 받았습니까?”“아직입니다.”“그렇다면 현 상태로는 승인하지 않겠습니다.”윤석재가 고개를 끄덕였다.“보완을 요청하겠습니다.”“사업 목적과 책임 범위부터 정리하십시오. 기존 참여 점포가 모두 동의한 것처럼 표현해서도 안 됩니다.”“알겠습니다, 의장님.”화요일 오후 1시 20분.한서윤은 회의실에서 지역 상권 프로젝트의 세부 자료를 검토하고 있었다.오재민 주임이 화면에 이전 전시 사진을 띄웠다.“한 총괄님, 상인회에서 사용을 요청한 사진은 총 18장입니다.”“촬영자별로 구분됐나요?”“네. 그중 7장은 외부 사진작가가 촬영했습니다.”서윤은 자료를 확인했다.“그러면 점포 주인이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96화. 의장님이 허락하지 않은 사진

    월요일 오전 10시 20분.한서윤은 집무실에서 주말에 전달받은 독립출판 사진집을 다시 펼쳤다.제목은 ‘사라지는 집의 번호들’.재개발을 앞둔 동네를 2년 동안 기록한 사진집이었다.책에는 오래된 아파트 복도와 계단, 비어 있는 우편함, 철거를 기다리는 건물들이 담겨 있었다.서윤은 사진마다 붙은 설명을 읽다가 한 페이지에서 손을 멈췄다.낡은 현관문 옆에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사진 속 인물들의 얼굴은 작았지만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서윤은 해당 페이지에 메모지를 끼웠다.그때 이수현 대리가 문을 두드렸다.“한 총괄님, 오후 회의 자료 가져왔습니다.”“들어오세요.”서윤은 사진집을 덮고 회사 자료를 받았다.“외부 협력사 일정은 모두 확인됐나요?”“네. 다만 한 곳에서 담당자 변경을 요청했습니다.”“변경 사유와 인수인계 계획부터 확인해 주세요.”“알겠습니다.”이수현이 나간 뒤 서윤은 사진집을 가방에 넣었다.개인 서점에 관한 일은 퇴근 후 처리할 생각이었다.화요일 오후 7시 10분.서윤은 사진집을 제작한 작가와 통화하고 있었다.“보내 주신 책은 잘 읽었습니다.”상대방의 목소리가 밝아졌다.“감사합니다. 어떠셨어요?”“사진도 좋고 구성도 흥미로웠어요. 그런데 입고 전에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네. 말씀하세요.”“일부 사진에 주민들의 얼굴이나 이름이 적힌 우편함이 나오더라고요. 촬영과 출판에 관한 동의는 받으셨나요?”잠시 침묵이 흘렀다.“촬영할 때는 대부분 허락을 받았어요.”“출판해서 판매하는 것까지 안내하셨나요?”“그건 따로 말씀드리지 않았던 분들도 있어요.”서윤은 메모지를 펼쳤다.“그렇다면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요.”작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문제가 될까요?”“사진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촬영을 허락한 것과 책으로 판매하는 데 동의한 것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그렇군요.”“특히 얼굴이나 이름, 집 안의 개인적인 물건이 식별되는 사진은 더 신중하게 확인하시는 게 좋겠어요.”작가는 한숨을 내쉬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95화. 의장님의 서명이 빠진 계약서

    월요일 오전 9시 20분.차도현은 집무실에서 신규 협력사업 계약서를 검토하고 있었다.지난주 실무진의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 장애 대응 기준까지 수정한 계약이었다.윤석재 본부장이 최종 결재 서류를 내밀었다.“의장님, 법무 검토까지 완료됐습니다. 오늘 승인해 주시면 내일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도현은 계약서 첫 장부터 천천히 넘겼다.“최종본은 양측이 확인했습니까?”“네. 협력사에서도 동의했습니다.”“첨부 문서는요?”“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도현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확인한 뒤 다시 중간 부분으로 돌아갔다.“윤 본부장.”“네, 의장님.”“이 계약서에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윤석재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어떤 부분입니까?”“제17조입니다.”윤석재는 해당 조항을 확인했다.계약 해지에 관한 내용이었다.도현은 문장 하나를 짚었다.“협력사가 중대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시정 요구 후 90일이 지나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네. 협력사에서 요청한 내용입니다.”“그런데 서비스 장애 대응 기준에는 중대한 장애가 반복될 경우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되어 있군요.”윤석재의 표정이 굳었다.두 조항은 서로 충돌하고 있었다.“확인해 보겠습니다.”도현은 펜을 내려놓았다.“계약을 체결한 뒤 어느 조항이 우선하는지 다투는 상황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죄송합니다, 의장님.”“사과보다 수정이 먼저입니다. 협력사와 다시 협의하십시오.”윤석재는 서류를 챙겼다.“네. 오늘 중으로 정리하겠습니다.”도현은 결재란을 비워 둔 채 계약서를 돌려주었다.오전 11시 40분.한서윤은 남기준 과장과 계약 수정 사항을 검토하고 있었다.“한 총괄님, 의장님께서 지적하신 조항을 확인했습니다.”“협력사에서는 뭐라고 하나요?”“기존 표준계약서 문구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합니다.”서윤은 화면을 살폈다.“그럼 이번 사업의 운영 조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거네요.”“네.”“해지 사유를 구체적으로 구분하세요. 단순한 처리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94화. 의장님이 발견한 뜻밖의 원고

    토요일 오후 6시 10분.한서윤은 서점 안쪽 테이블에 물컵 6개를 놓았다.오늘은 두 번째 독서 모임이 열리는 날이었다.지난번과 달리 참가자가 직접 쓴 단편소설을 낭독하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었다.모임은 오후 6시 20분부터 7시 5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서윤은 테이블을 정리한 뒤 주최자에게 말했다.“오늘은 낭독도 있다고 하셨죠?”“네. 참가자 한 분이 직접 쓴 작품을 읽어 주시기로 했어요.”“다른 분들도 진행 방식에 동의하신 거 맞죠?”“네. 모두 확인했습니다.”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편하게 진행해 주세요. 저는 계산대 쪽에 있을게요.”오후 6시 20분.참가자 6명이 모두 자리에 앉았다.서윤은 서점 출입문에 영업 종료 안내문을 붙였다.오늘은 일반 영업을 마친 뒤 예약된 모임만 진행했다.오후 7시 15분.독서 토론이 끝나고 창작 글 낭독이 시작됐다.서윤은 계산대에서 다음 주 입고 목록을 확인하고 있었다.그때 한 참가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제목은 ‘문을 닫지 않은 사람’입니다.”서윤은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낭독자는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그녀는 종이 원고를 펼치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매일 오후 5시가 되면 남자는 문을 닫았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문을 잠그지 않았다.”서윤은 다시 입고 목록을 확인했다.그런데 다음 문장에서 손이 멈췄다.“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문을 열어 두는 것은 기다림이 아니라 약속이었다.”서윤은 고개를 들었다.낭독은 계속됐다.이야기 속 남자는 오래된 수선점을 운영하고 있었다.그는 20년 전 헤어진 친구가 언젠가 찾아오겠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 친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마지막 장면에서 남자는 가게 문을 닫았다.그리고 문 앞에 작은 의자 하나를 놓았다.누군가 쉬어 갈 수 있도록.서윤은 원고의 마지막 문장을 들었다.“그는 더 이상 누구를 기다리지 않았다. 다만 누군가 잠시 앉을 자리를 남겨 두었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93화. 의장님의 그림이 전시될 뻔했다

    토요일 오전 10시 40분.한서윤은 서점 안쪽 테이블에 호두와 구름이의 사진을 펼쳐 놓았다.차도현이 직접 고른 사진이었다.소파에 앉은 호두와 그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구름이.서윤은 사진을 보며 웃었다.“이걸 수업 자료로 쓰게 될 줄은 몰랐네.”그녀는 참가자들에게 나눠 줄 사진 5장을 준비했다. 모두 같은 사진이었지만, 원하는 부분만 골라 그려도 된다는 안내를 덧붙였다.오전 11시.서점 문을 열자마자 손님 2명이 들어왔다.서윤은 계산대로 향했다.“어서 오세요.”손님들은 신간 코너를 둘러봤고, 서윤은 예약 도서 목록을 확인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그림 수업 참가자의 메시지였다.‘사장님, 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 참석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서윤은 답장을 보냈다.‘괜찮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뵙겠습니다.’오늘 참가자는 도현을 포함해 4명이 됐다.오후 1시 50분.도현은 서점에 도착했다.짙은 남색 셔츠에 검은색 슬랙스를 입은 그는 계산대에 서 있는 서윤에게 다가갔다.“아내, 준비는 끝나셨습니까?”“응. 오늘은 당신이 고른 사진으로 수업해.”도현은 테이블 위 사진을 확인했다.“호두의 표정이 잘 나왔군요.”“당신이 찍은 사진이잖아.”“그래도 다시 보니 좋습니다.”서윤은 웃으며 앞치마를 건넸다.“자, 차 수강생님.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도현은 앞치마를 받아 들었다.“잘 배우겠습니다.”오후 2시.수업이 시작됐다.서윤은 참가자들에게 사진을 보여 주었다.“오늘은 동물을 그려 볼 거예요. 털을 하나하나 표현하기 전에 몸의 큰 형태부터 잡아 보겠습니다.”한 참가자가 물었다.“고양이 2마리를 모두 그려야 하나요?”“아니요. 한 마리만 선택하셔도 되고, 얼굴만 크게 그리셔도 돼요.”참가자들은 사진을 살폈다.도현은 두 마리를 모두 그리기로 했다.그는 호두의 몸통을 타원형으로 잡고, 구름이의 위치를 표시했다.서윤이 그의 그림을 확인했다.“차 수강생님은 이번에도 전체 구도부터 잡으시네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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