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음주 금요일 오후 6시 40분.“도현 씨, 오늘 데이트 장소 알아?”서윤은 현관에서 운동화를 신으며 물었다.도현은 차 열쇠를 챙기다가 고개를 저었다.“아내가 끝까지 비밀이라고 하셨잖습니까.”“맞아. 오늘은 내가 준비했어.”“망원경을 만든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습니다.”서윤은 웃었다.“그런데 그냥 만드는 게 아니야.”“그럼요?”“당신이 직접 조립하고, 관측까지 해 보는 거야.”도현의 눈빛이 달라졌다.“관측도 가능합니까?”“응. 날씨가 괜찮으면.”서윤은 그의 손을 잡았다.“오늘은 차도현 의장님 말고, 천문학자가 꿈이었던 차도현 어린이로 돌아가는 날이야.”도현이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아내는요?”“나는 옆에서 응원하는 보호자.”“보호자라니요.”“우리 도현이 잘 부탁드립니다.”서윤이 장난스럽게 허리를 숙이자 도현도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잘 부탁드립니다.”오후 7시 20분.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소규모 천문 교육 공방이었다.서윤은 미리 예약한 초급 굴절망원경 조립 프로그램을 확인했다.작업대 위에는 삼각대와 경통, 접안렌즈, 설명서가 준비되어 있었다.도현은 부품들을 살펴보며 물었다.“이걸 전부 조립하는 겁니까?”“응. 오늘은 당신 작품이야.”“생각보다 본격적이군요.”서윤은 앞치마를 건넸다.“일단 이거부터 입어.”도현이 앞치마를 두르자 서윤은 휴대전화를 들었다.찰칵.“한 총괄님.”“네, 의장님.”“방금 사진 찍으셨습니까?”“네. 역사적인 순간이라서요.”“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요.”“시작 전 모습도 중요하지.”도현은 결국 웃으며 작업대에 앉았다.오후 7시 45분.강사의 설명이 끝나자 조립이 시작됐다.도현은 설명서를 꼼꼼하게 읽었다.서윤은 옆에서 부품을 건넸다.“이거?”“아니요. 조금 더 짧은 나사입니다.”“이거는?”“그건 삼각대 고정용입니다.”서윤은 나사들을 내려다봤다.“다 똑같이 생겼는데?”도현은 웃었다.“길이가 조금씩 다릅니다.”“역시 차도현.”“칭찬입니까?”“응. 나
Last Updated : 2026-10-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