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전 9시 5분.서윤은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에 놓인 봉투를 발견했다.발신인은 정하린 대리였다.봉투 안에는 인수인계 목록과 짧은 편지가 들어 있었다.총괄님, 퇴사 절차를 진행하면서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생겼습니다. 가능하시다면 오늘 잠깐 뵙고 싶습니다.서윤은 편지를 내려놓고 하린에게 연락했다.“하린 씨, 편지 봤어요. 오전 11시에 시간 괜찮아요?”“네, 총괄님. 감사합니다.”서윤은 통화를 마친 뒤 일정표를 확인했다.하린의 퇴사 예정일은 다음 주 금요일이었다.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그런데 왜 마지막 부탁이라는 표현을 썼을까.오전 11시.하린은 작은 노트 한 권을 들고 들어왔다.“총괄님, 이걸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노트에는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들이 적혀 있었다.서윤은 첫 장을 넘겼다.“이건 업무 메뉴얼이네요?”“네. 그런데 실제로는 메뉴얼대로 처리하지 않는 일이 많았어요.”“예를 들면요?”“신규 직원이 들어오면 담당 업무를 알려 주긴 하는데, 누구에게 최종 확인을 받아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설명해요.”하린은 노트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그래서 같은 질문을 3명에게 하고, 서로 다른 답을 받는 경우도 있었어요.”서윤은 내용을 자세히 읽었다.“이걸 직접 정리했어요?”“네. 다음에 들어올 직원은 저처럼 헤매지 않았으면 해서요.”서윤은 노트를 덮었다.“하린 씨, 이건 단순한 인수인계 자료보다 훨씬 중요한데요.”하린은 쑥스럽게 웃었다.“그냥 제가 겪었던 걸 적은 거예요.”“그 경험이 필요한 거죠.”서윤은 노트를 다시 펼쳤다.“다만 개인적으로 작성한 자료니까, 회사에서 활용해도 괜찮을지 먼저 확인하고 싶어요.”“네. 업무 관련 내용은 사용하셔도 됩니다.”“좋아요. 그럼 공식 매뉴얼과 비교해서 개선해 볼게요.”오후 1시 30분.서윤은 인사운영팀의 신규 직원 교육 자료를 확인했다.하린의 노트와 비교하자 빠진 부분이 보였다.업무 절차는 있었지만 예외 상황에 대한 설명이
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