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Chapter 601 - Chapter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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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화: 결혼하고 처음 받은 경고장

화요일 오전 7시 40분.“차도현 씨.”서윤의 목소리에 도현이 고개를 들었다.“네, 아내.”“오늘 저녁 7시, 기억하지?”“물론입니다. 돌봄 선생님 적응 방문이 있는 날이죠.”“맞아. 오늘은 구름이랑 호두가 편하게 지내는지 보는 거니까 우리도 너무 간섭하지 말자.”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서윤은 식탁에 앉아 휴대전화를 확인했다.“그리고 당신 오늘은 절대 늦으면 안 돼.”“오후 5시 이후 일정은 비워 뒀습니다.”“좋아. 그럼 합격.”도현이 웃었다.“아침부터 평가를 받는군요.”“당연하지. 우리 집에서는 의장님도 예외 없어.”오전 10시 15분.서윤은 회사 회의실에서 교육 프로그램의 최종 운영안을 설명하고 있었다.“이번부터는 강의가 끝난 뒤 만족도만 조사하지 않겠습니다.”담당자가 물었다.“추가 평가를 진행하시겠다는 건가요?”“네. 교육받은 내용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었는지 2주 뒤에 확인하려고요.”서윤은 화면을 넘겼다.“좋았다는 평가만으로는 교육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잖아요.”그때 담당 직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의장님 강의 신청자가 벌써 많습니다.”서윤은 눈썹을 올렸다.“아직 정식 강의안도 확정되지 않았는데요?”“소문이 났나 봅니다.”“그럼 신청은 잠시 보류해 주세요. 다른 강사들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서윤은 단호하게 덧붙였다.“의장님 강의라고 운영 원칙이 달라지면 안 됩니다.”오후 6시 35분.서윤이 집에 도착했을 때 도현은 거실을 정리하고 있었다.“나 왔어!”“어서 오세요.”“고양이들 밥은?”“먹었습니다. 화장실도 정리했고요.”서윤은 주변을 둘러봤다.“장난감은 왜 치웠어?”“방문하시는 분이 넘어지실까 봐요.”“그럼 자주 가지고 노는 것만 다시 꺼내자. 선생님이 평소 모습도 보셔야 하니까.”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초인종이 울렸다.오후 7시 정각이었다.“안녕하세요. 다시 뵙겠습니다.”지난 목요일에 방문했던 돌봄 선생님이었다.서윤은 반갑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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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화: 한 총괄이 회의실 문을 잠근 이유

수요일 오전 9시 10분.서윤은 출근하자마자 교육 운영팀의 긴급 연락을 받았다.“총괄님, 오늘 오전 시범 강의에 문제가 생겼습니다.”“무슨 문제요?”“강의실 예약이 갑자기 취소됐습니다.”서윤은 걸음을 멈췄다.“누가 취소했는데요?”“시설관리팀에서는 저희 부서가 취소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우리 쪽에서요?”“네. 그런데 요청한 사람이 없습니다.”서윤은 시계를 확인했다.강의 시작까지 50분.“일단 강사님께는 예정대로 와 달라고 말씀드리세요. 제가 확인하겠습니다.”오전 9시 25분.시설관리팀에서 확인한 취소 요청은 전날 오후 6시 12분에 접수되어 있었다.요청자 이름은 교육 운영팀 직원으로 기재되어 있었다.하지만 해당 직원은 이미 퇴근한 뒤였다.서윤은 접수 화면을 살폈다.“이건 예약 시스템에서 직접 취소한 게 아니네요?”시설 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공용 메일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원본 메일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메일에는 강의실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짧은 문장만 적혀 있었다.서윤은 발신 주소를 확인했다.회사 공식 주소와 비슷했지만, 철자 하나가 달랐다.“이 주소, 우리 회사 메일이 아니에요.”시설 담당자의 표정이 굳었다.“그럼 누가 보낸 겁니까?”“그건 정보보안팀에서 확인해야죠. 우선 강의실부터 복구해 주세요.”서윤은 곧바로 보안팀에 메일 원본을 전달했다.오전 10시.강의는 예정대로 시작됐다.서윤은 강의실 뒤편에 앉아 참석자들의 반응을 살폈다.오늘 강사는 지난번 면접을 봤던 물류운영팀 박선임이었다.그는 실제 현장에서 사용했던 작업 안내문을 화면에 띄웠다.“여기서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찾아보시겠습니까?”직원들이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잠시 뒤 한 직원이 손을 들었다.“안내문에 적힌 순서랑 실제 작업 동선이 다릅니다.”“맞습니다.”박선임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시에는 직원이 안내를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안내문 자체에 있었습니다.”서윤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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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2화: 의장님도 모르는 직원들의 불만

목요일 오전 9시 15분.“총괄님, 예약 시스템 개선안은 시설관리팀에서도 동의했습니다.”담당 직원의 보고에 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다음 주부터 시범 운영할 수 있겠네요.”“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뭔데요?”직원은 태블릿을 내밀었다.“새로운 절차를 적용하면 예약 변경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서윤은 화면을 살폈다.예약 변경 요청부터 승인까지 최대 2시간.긴급한 회의에는 지나치게 긴 시간이었다.“보안을 강화한다고 업무가 불편해지면 곤란하죠.”“그럼 어떻게 할까요?”“긴급 변경은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하고 즉시 처리할 수 있게 해요. 대신 처리 기록은 반드시 남기고요.”서윤은 펜으로 수정할 부분을 표시했다.“규정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려고 있는 게 아니니까요.”오전 11시 40분.서윤은 사내 익명 의견함에 접수된 내용을 검토했다.그중 유독 눈에 띄는 글이 있었다.‘회사의 교육 프로그램은 좋아졌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의견을 말하기 어렵습니다.’서윤은 내용을 끝까지 읽었다.회의 중 상급자의 의견에 반대하면 분위기가 불편해지고, 개선 제안을 해도 결과를 알려 주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또 다른 직원은 이렇게 적었다.‘문제를 보고하면 해결 방법보다 누가 책임질 것인지부터 묻습니다.’서윤은 한동안 화면을 바라봤다.교육 프로그램에서 아무리 좋은 내용을 전달해도 실제 조직 문화가 달라지지 않으면 소용없었다.그녀는 담당 직원을 불렀다.“이 의견들, 부서별로 분류하지 말고 주제별로 정리해 주세요.”“부서를 구분하지 않을까요?”“네. 익명성이 중요하니까요. 누가 썼는지 추측할 수 있는 표현도 제거하고요.”“알겠습니다.”“그리고 개선 제안이 실제로 어떻게 처리되는지 직원들에게 알려 줄 방법도 생각해 봅시다.”오후 1시 20분.서윤은 도현의 집무실을 찾았다.도현은 서류를 내려놓았다.“무슨 일입니까, 한 총괄님?”“의장님께 보여 드릴 자료가 있습니다.”서윤은 태블릿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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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화: 의장님께 사표를 내겠습니다

금요일 오전 9시 25분.“총괄님, 잠깐 말씀 나눌 수 있을까요?”서윤은 사무실 문 앞에 서 있는 직원을 바라봤다.인사운영팀의 정하린 대리였다.“그럼요. 들어오세요.”하린은 자리에 앉고도 한참 동안 말을 꺼내지 못했다.서윤은 서류를 덮었다.“무슨 일 있어요?”“저…… 퇴사하려고 합니다.”서윤은 놀랐지만 곧바로 이유를 묻지 않았다.“많이 고민하셨겠네요.”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사직서를 내기 전에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말씀하세요.”“저희 팀에서 지난 3개월 동안 퇴사한 사람이 4명입니다.”서윤의 표정이 달라졌다.“4명이요?”“네. 그런데 다들 개인 사정이라고만 적고 나갔어요.”하린은 손에 쥔 봉투를 내려놓았다.“저도 그렇게 쓰려고 했는데, 그러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서요.”오전 10시.하린의 이야기는 예상보다 심각했다.업무 지시가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고, 마감 직전에 자료를 다시 작성하는 일이 반복됐다고 했다.“야근 자체보다 힘든 건 이유를 모르겠다는 거예요.”하린이 말했다.“오후 5시에 끝낸 보고서를 6시에 전부 다시 만들라고 하거든요. 다음 날 아침에는 처음 자료가 더 낫다고 하고요.”서윤은 메모를 멈췄다.“그런 일이 얼마나 자주 있었나요?”“거의 매주요.”“관련 기록이 남아 있나요?”“메일이랑 업무 메신저에 있습니다.”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퇴사 여부와 별개로 말씀하신 문제는 확인하겠습니다. 다만 사실관계는 다른 자료와도 대조해야 해요.”하린은 조용히 대답했다.“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잠시 후 하린이 덧붙였다.“저는 의장님께 직접 사표를 내고 싶었어요.”“왜요?”“그분은 이런 일이 있는지도 모르실 것 같아서요.”서윤은 잠시 생각했다.“의장님께 전달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사직 절차와 문제 제기는 분리해서 진행하는 게 좋겠습니다.”하린은 처음으로 조금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오후 12시 40분.서윤은 도현과 점심을 먹으며 말했다.“오늘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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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화: 사직서 대신 남겨진 질문

월요일 오전 8시 35분.“도현 씨, 오늘은 조금 일찍 들어갈 수 있을까?”서윤은 현관에서 구두를 신으며 물었다.도현이 재킷 단추를 잠갔다.“오후 6시 이후에는 일정이 없습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지난주에 면담했던 직원이 오늘 답을 주기로 했거든.”“퇴사 여부 말씀이군요.”“응. 어떤 결정을 하든 존중하려고.”도현은 서윤의 가방을 건넸다.“아내가 신경을 많이 쓰시는군요.”“그 직원이 남든 떠나든 회사에 남은 문제는 해결해야 하니까.”서윤은 가방을 받아 들고 웃었다.“일단 다녀올게.”“잘 다녀오세요.”오전 10시 20분.서윤의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들어오세요.”정하린 대리가 조심스럽게 들어왔다.지난 금요일보다 표정은 한결 차분했다.“총괄님, 주말 동안 많이 생각했습니다.”서윤은 맞은편 의자를 가리켰다.“앉아서 이야기해요.”하린은 준비해 온 봉투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서윤은 봉투를 바라봤다.“결정하셨군요.”“네. 퇴사하려고 합니다.”서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언제까지 근무할 생각이세요?”“인수인계 기간은 지키려고요.”“좋아요. 절차는 인사 담당자와 확인해 보세요.”하린은 잠시 망설였다.“총괄님은 제가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서윤은 미소 지었다.“남아 달라는 말이 하린 씨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잖아요.”하린의 눈빛이 흔들렸다.“저는 사실 다른 회사에 지원해 놓은 상태예요.”“그랬군요.”“면접 결과는 아직 안 나왔지만요.”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네요.”하린은 봉투를 밀어놓으며 말했다.“그런데 사직서보다 먼저 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봉투 안에는 A4 용지 3장이 들어 있었다.《업무 지시 체계 개선 제안서》오전 11시.서윤은 제안서를 끝까지 읽었다.하린은 지난 3개월 동안 반복된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었다.구두 지시와 메신저 지시가 서로 달랐던 사례, 승인자가 불분명해 재작업한 사례, 마감 직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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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화: 퇴사한 직원이 남긴 마지막 부탁

화요일 오전 9시 5분.서윤은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에 놓인 봉투를 발견했다.발신인은 정하린 대리였다.봉투 안에는 인수인계 목록과 짧은 편지가 들어 있었다.총괄님, 퇴사 절차를 진행하면서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생겼습니다. 가능하시다면 오늘 잠깐 뵙고 싶습니다.서윤은 편지를 내려놓고 하린에게 연락했다.“하린 씨, 편지 봤어요. 오전 11시에 시간 괜찮아요?”“네, 총괄님. 감사합니다.”서윤은 통화를 마친 뒤 일정표를 확인했다.하린의 퇴사 예정일은 다음 주 금요일이었다.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그런데 왜 마지막 부탁이라는 표현을 썼을까.오전 11시.하린은 작은 노트 한 권을 들고 들어왔다.“총괄님, 이걸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노트에는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들이 적혀 있었다.서윤은 첫 장을 넘겼다.“이건 업무 메뉴얼이네요?”“네. 그런데 실제로는 메뉴얼대로 처리하지 않는 일이 많았어요.”“예를 들면요?”“신규 직원이 들어오면 담당 업무를 알려 주긴 하는데, 누구에게 최종 확인을 받아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설명해요.”하린은 노트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그래서 같은 질문을 3명에게 하고, 서로 다른 답을 받는 경우도 있었어요.”서윤은 내용을 자세히 읽었다.“이걸 직접 정리했어요?”“네. 다음에 들어올 직원은 저처럼 헤매지 않았으면 해서요.”서윤은 노트를 덮었다.“하린 씨, 이건 단순한 인수인계 자료보다 훨씬 중요한데요.”하린은 쑥스럽게 웃었다.“그냥 제가 겪었던 걸 적은 거예요.”“그 경험이 필요한 거죠.”서윤은 노트를 다시 펼쳤다.“다만 개인적으로 작성한 자료니까, 회사에서 활용해도 괜찮을지 먼저 확인하고 싶어요.”“네. 업무 관련 내용은 사용하셔도 됩니다.”“좋아요. 그럼 공식 매뉴얼과 비교해서 개선해 볼게요.”오후 1시 30분.서윤은 인사운영팀의 신규 직원 교육 자료를 확인했다.하린의 노트와 비교하자 빠진 부분이 보였다.업무 절차는 있었지만 예외 상황에 대한 설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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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화: 의장님께 꼭 묻고 싶었던 말

수요일 오후 1시 45분.차도현은 집무실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정리했다.잠시 후 정하린 대리와 면담할 예정이었다.비서가 문을 두드렸다.“의장님, 정하린 대리 도착했습니다.”“들어오시라고 하세요.”잠시 뒤 하린이 들어왔다.“안녕하십니까, 의장님.”“어서 오세요. 편하게 앉으십시오.”하린은 의자에 앉았지만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도현은 재촉하지 않았다.그저 앞에 놓인 물잔을 하린 쪽으로 조금 밀어 주었다.“천천히 말씀하셔도 됩니다.”하린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의장님, 저는 다음 주에 퇴사합니다.”“전달받았습니다.”“그런데 그전에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말씀하십시오.”하린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의장님은 직원이 실수했을 때, 그 사람이 왜 실수했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오후 2시 5분.도현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잠시 생각했다.“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그럼 실수한 이유가 업무 지시 때문이었다면요?”“지시 과정도 확인해야겠죠.”하린은 손가락을 꼭 맞잡았다.“저희 팀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담당자부터 찾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업무를 누가 변경했는지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아요.”도현은 말을 끊지 않았다.“제가 한 번은 잘못된 양식으로 보고서를 제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양식은 전날 팀장님이 보내 주신 거였어요.”“그 사실을 설명하셨습니까?”“네. 그런데 변명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하린은 씁쓸하게 웃었다.“그날 이후로는 뭔가 잘못돼도 먼저 말하기가 무서워졌어요.”도현은 메모지에 짧게 기록했다.“관련 자료는 남아 있습니까?”“네. 한 총괄님께 전달했습니다.”“알겠습니다. 사실관계는 별도로 확인하겠습니다.”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다 다시 물었다.“의장님, 제가 정말 궁금한 건 따로 있습니다.”“무엇입니까?”“회사는 직원에게 책임감을 요구하면서, 왜 지시한 사람의 책임은 잘 묻지 않는 걸까요?”도현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오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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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화: 의장님의 강의에 반기를 든 직원

목요일 오전 9시 20분.“총괄님, 오늘 의장님 강의 최종 시연이죠?”서윤은 교육운영팀 직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오전 11시부터요.”“지난번에는 12분 동안 진행하셨다면서요?”“맞아요. 이번에는 10분 안에 끝내셔야 해요.”직원이 조심스럽게 웃었다.“의장님도 시간 초과하면 감점인가요?”서윤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그럼요. 의장님이라고 예외가 있으면 안 되죠.”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도현이었다.도현: 아내, 오늘 강의 자료를 미리 보내 드려야 합니까?서윤: 심사위원들에게만 제출하면 돼. 나한테 보내지 마.도현: 아내께 먼저 평가받고 싶었는데 아쉽군요.서윤: 집에서는 남편이지만 회사에서는 심사 대상자입니다.잠시 후 답장이 도착했다.도현: 알겠습니다, 한 총괄님.서윤은 웃음을 참으며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오전 11시.사내 교육실에는 평가위원 3명과 참관 직원 12명이 앉아 있었다.서윤은 뒤쪽에서 진행 상황만 확인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평가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도현이 강단에 올라섰다.“안녕하십니까. 차도현입니다.”직원들이 박수를 쳤다.도현은 준비한 화면을 띄웠다.《틀린 판단을 인정하는 용기》“오늘은 제가 잘못했던 일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교육실이 조용해졌다.“몇 년 전, 저는 한 사업장의 근무 방식을 변경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화면에는 당시 변경 전후의 작업 동선이 나타났다.“하지만 현장 직원들은 반대했습니다. 이동 거리가 늘어나고, 특정 시간대에 작업이 몰린다는 이유였습니다.”도현은 잠시 말을 멈췄다.“저는 그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습니다.”직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작업 시간이 늘었고, 결국 기존 방식으로 되돌렸습니다.”도현은 다음 화면을 띄웠다.“당시 저는 이것을 시행착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제 판단이 잘못됐던 겁니다.”오전 11시 7분.도현은 마지막 사례를 설명하려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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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화: 의장님, 그 결정은 반대합니다

금요일 오전 9시 10분.서윤은 출근하자마자 교육운영팀에서 전달한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다음 주 공개 질의응답 행사를 앞두고 접수된 질문은 총 63개였다.그중 18개가 업무 지시와 책임 문제에 관한 내용이었다.“총괄님, 질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마감 시간까지 모두 받아 주세요.”“그런데 경영진 관련 질문이 많아서요.”서윤은 보고서에서 눈을 들었다.“그게 왜 문제죠?”“답변하기 곤란한 내용도 있어서요.”“곤란한 질문을 받으려고 마련한 자리잖아요.”직원은 멋쩍게 웃었다.“그렇긴 하죠.”서윤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그때 눈에 띄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의장님이 직접 결정한 일에도 직원이 반대할 수 있습니까?’서윤은 잠시 화면을 바라봤다.어제 도현이 강의 원고에 적었다던 질문과 거의 같았다.오전 10시 40분.서윤은 시설관리팀과 회의실 예약 시스템 개선안을 최종 점검했다.“외부 메일로 들어오는 취소 요청은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죠?”“내부 예약 시스템에서 신청자에게 확인 알림을 보내도록 변경했습니다.”“신청자가 부재중이면요?”“대리 승인 권한이 있는 담당자에게 알림이 전달됩니다.”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긴급 변경도 기록이 남도록 해 주세요.”회의가 끝나려던 순간 시설관리팀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총괄님, 그런데 의장님 쪽에서 요청하신 변경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어떤 건데요?”“다음 주부터 임원 회의실 2곳을 경영진 전용으로 지정하자는 의견입니다.”서윤은 자료를 넘겼다.“그 회의실은 지금 직원 교육에도 쓰이고 있지 않나요?”“네. 그래서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서윤은 잠시 생각했다.“누가 요청한 건지 확인해 주세요.”“의장님 집무실에서 전달됐다고 합니다.”서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오전 11시 30분.서윤은 도현의 집무실을 찾았다.“의장님,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도현이 고개를 들었다.“물론입니다. 무슨 일입니까?”서윤은 회의실 운영 변경안을 책상 위에 놓았다.“이거 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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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화: 고양이 돌보미의 첫 단독 근무

토요일 오전 9시 30분.“도현 씨, 구름이 어디 있어?”서윤은 거실을 둘러보며 물었다.도현은 소파 아래를 살폈다.“아까까지 창가에 있었는데요.”“오늘 돌보미 선생님 오시는 거 알고 숨었나?”“그럴 가능성도 있겠군요.”지난주 두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적응 방문을 마쳤던 돌보미가 오늘 처음으로 단독 돌봄을 진행할 예정이었다.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서윤과 도현은 그동안 외출하기로 했다.“호두는 걱정 안 되는데 구름이가 문제야.”서윤이 말했다.“낯선 사람이 있으면 숨어 버리잖아.”도현은 침실 문을 조금 열어 두었다.“숨을 곳은 그대로 두는 게 좋겠습니다.”“응. 억지로 꺼내지만 않으시면 돼.”그때 침대 아래에서 회색 꼬리가 살짝 보였다.서윤은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구름아, 거기 있었어?”구름이는 눈만 깜빡였다.“오늘은 엄마 아빠 잠깐 나갔다 올게. 무서우면 여기 있어도 돼.”오전 10시 50분.초인종이 울렸다.“안녕하세요. 조금 일찍 도착했어요.”돌보미는 신발을 벗고 들어오며 먼저 손을 씻었다.호두는 기다렸다는 듯 현관으로 달려왔다.“어머, 호두가 기억하나 봐요.”서윤은 웃었다.“호두는 손님 오면 제일 신나요.”도현은 준비해 둔 안내문을 건넸다.“사료와 물은 평소대로 준비해 뒀습니다. 간식은 여기 적힌 양만 부탁드립니다.”“네. 확인할게요.”서윤이 덧붙였다.“구름이는 침실에 숨어 있어요. 나오지 않으면 그대로 두셔도 돼요.”“그럼요. 제가 다가가기보다 스스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돌보미는 비상 연락처와 동물병원 정보를 다시 확인했다.서윤은 마지막으로 거실을 둘러봤다.“사진은 중간에 1번만 보내 주셔도 괜찮아요. 계속 확인하시느라 돌봄에 방해되지 않게요.”“알겠습니다.”오전 11시 15분.차에 올라탄 서윤은 안전벨트를 매면서 말했다.“이상하다.”도현이 시동을 걸었다.“무엇이요?”“우리 둘이 주말에 외출하는 건 익숙한데, 고양이들 두고 나오는 건 왜 이렇게 신경 쓰이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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