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9시 20분.“도현 씨, 일어나.”서윤이 이불을 살짝 걷자 도현이 눈을 떴다.“무슨 일입니까, 아내?”“어제 약속했잖아. 서로 새로운 취미 추천해 주기로.”도현은 시계를 확인했다.“아직 오전 9시인데요.”“벌써 9시지.”서윤은 침대 끝에 걸터앉았다.“당신이 뭘 준비했는지 궁금해서 잠이 안 왔단 말이야.”도현이 웃었다.“그렇게 궁금하셨습니까?”“응. 설마 나한테 등산시키려는 건 아니지?”“아닙니다.”“마라톤?”“그것도 아닙니다.”서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럼 뭐야?”도현은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오후 1시에 예약했습니다.”“어디를?”“가 보시면 압니다.”서윤은 베개를 집어 들었다.“차도현 씨, 자꾸 비밀 만들 거야?”도현은 웃으며 베개를 받아 들었다.“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오후 12시 50분.도현이 차를 세운 곳은 도심의 작은 상가 건물이었다.서윤은 간판을 올려다봤다.《소리를 만드는 작업실》“소리?”도현은 차 문을 열어 주었다.“오늘은 폴리 아티스트 체험입니다.”“폴리 아티스트?”“영화나 드라마에 들어가는 생활 소리를 직접 만드는 작업입니다.”서윤의 눈이 커졌다.“발소리나 문 닫히는 소리 같은 거?”“맞습니다.”서윤은 입을 벌렸다.“와, 이런 체험도 있어?”“아내가 인형극을 좋아하셨잖습니까. 무대 뒤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있으실 것 같았습니다.”서윤은 도현의 팔을 붙잡았다.“이거 진짜 재밌겠다!”오후 1시 10분.작업실 안에는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했다.자갈이 담긴 나무 상자, 낡은 구두, 금속판, 마른 나뭇잎, 여러 종류의 천까지.강사가 설명했다.“오늘은 30초짜리 무성 영상에 직접 효과음을 입혀 볼 거예요.”화면에는 한 여자가 비 오는 골목길을 걷다가 우산을 떨어뜨리는 장면이 나타났다.서윤은 신기한 듯 화면을 바라봤다.“진짜 소리가 하나도 없네.”“네. 발소리부터 빗소리까지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강사는 얇은 금속판을 흔들었다.우르르
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