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Capítulo 621 - Capítulo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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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화: 첫날부터 들어온 긴급 변경 14건

목요일 오전 8시 35분.“총괄님, 시범 운영 시작됐습니다.”서윤은 교육운영팀 직원이 보여 준 화면을 확인했다.오늘부터 물류운영팀과 고객지원팀, 시설관리팀에서 새로운 업무 지시 변경 시스템을 사용하기로 했다.일반적인 업무 변경은 사전 승인, 긴급 상황에서는 우선 변경한 뒤 사후 승인을 받는 방식이었다.“접속 오류는 없어요?”“현재까지는 없습니다.”“좋아요. 오전에는 실제 사용 기록을 확인하고, 오후에는 현장 의견을 들어 보죠.”서윤이 커피잔을 들려는 순간 화면에 알림이 떴다.‘긴급 변경 요청 1건 접수.’“벌써?”직원이 웃었다.“시작한 지 5분 됐는데요.”서윤은 알림을 열었다.변경 사유: 배송 차량 도착 지연.변경 내용: 오전 상차 순서 조정.요청 부서: 물류운영팀.“이건 실제 긴급 상황이 맞네요.”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지켜봐요.”오전 10시 20분.긴급 변경 요청은 어느새 14건으로 늘어 있었다.서윤은 목록을 보다가 이상한 항목을 발견했다.변경 사유: 담당자 점심 메뉴 변경.“잠깐만요.”직원이 화면을 확인했다.“어? 이게 왜 들어왔죠?”“업무 지시 변경 시스템에 점심 메뉴가 왜 올라와요?”담당 직원이 웃음을 참았다.“아마 테스트 삼아 입력한 것 같습니다.”서윤은 해당 요청의 처리 상태를 확인했다.이미 사후 승인까지 완료되어 있었다.“승인한 사람은 누구예요?”“시설관리팀 박주임입니다.”서윤은 곧바로 담당자에게 연락했다.“박주임님, 긴급 변경 요청 하나 확인하려고요.”전화기 너머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다.“아, 총괄님. 혹시 점심 메뉴 건인가요?”“네.”“죄송합니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려고 입력했는데, 삭제하는 방법을 몰라서요.”서윤은 웃음을 참았다.“테스트 자체는 괜찮아요. 다만 실제 운영 기록과 섞이면 안 되죠.”“네. 주의하겠습니다.”“그리고 삭제 방법이 어렵다는 건 개선해야겠네요.”오전 11시 40분.서윤은 시스템 담당자들과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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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화: 숫자가 말하지 않는 것

금요일 오전 9시 15분.서윤은 전날 시범 운영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펼쳤다.긴급 변경 요청 14건.실제 긴급 상황 9건.테스트 및 잘못 분류된 요청 5건.그런데 보고서 마지막 줄에 적힌 수치가 눈에 걸렸다.‘평균 업무 처리 시간 18% 증가.’“이거 계산 기준이 뭐예요?”담당 직원이 화면을 확인했다.“변경 요청 등록부터 최종 승인까지 걸린 시간입니다.”서윤은 펜을 내려놓았다.“그럼 긴급 변경은 실제 업무가 끝난 뒤 사후 승인한 시간까지 포함됐다는 거네요?”“네.”“그런데 현장 업무가 얼마나 늦어졌는지를 보려면, 승인 완료 시간이 아니라 실제 작업 시작 시간을 봐야죠.”직원이 잠시 멈칫했다.“아, 그렇네요.”서윤은 보고서를 돌려주었다.“수치가 틀렸다는 게 아니에요. 다만 이 숫자로 업무 효율이 떨어졌다고 결론 내리면 안 된다는 거죠.”오전 10시 30분.서윤은 물류운영팀의 작업 기록을 확인했다.전날 배송 차량이 늦게 도착하면서 상차 순서를 변경했던 사례였다.기존 방식이었다면 담당자가 전화로 관리자에게 확인하고, 다른 직원들에게 변경 내용을 전달해야 했다.이번에는 시스템에 변경 사항을 등록하자 관련 직원들에게 동시에 알림이 전달됐다.실제 작업 시작은 기존 유사 사례보다 6분 빨랐다.서윤은 담당자에게 물었다.“현장에서는 어떻게 느꼈대요?”“변경 내용이 한 번에 전달돼서 편했다고 합니다.”“그럼 그 의견도 보고서에 넣어요.”“네.”“대신 불편했다는 의견도 빼지 말고요.”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사후 승인 요청이 몰리는 문제도 그대로 기록하겠습니다.”서윤은 웃었다.“좋아요. 잘된 것만 적으면 개선할 이유가 없어지니까.”오후 12시 10분.도현은 구내식당에서 서윤을 기다리고 있었다.서윤이 식판을 들고 맞은편에 앉았다.“오늘은 내가 먼저 왔네?”“저는 방금 왔습니다.”“뭐 먹어?”“돈가스입니다.”서윤은 도현의 식판을 바라봤다.“한 조각만.”도현은 웃으며 돈가스를 잘라 그녀의 접시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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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화: 토요일의 작은 도자기 공방

토요일 오전 9시 20분.“도현 씨, 오늘 일정 있어?”서윤은 식탁에 앉아 토스트에 딸기잼을 바르고 있었다.도현은 커피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오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습니다.”“그럼 나랑 어디 좀 가자.”“어디입니까?”서윤은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 주었다.《2인 도자기 물레 체험 — 서로를 위한 찻잔 만들기》도현은 사진을 유심히 살폈다.“물레를 직접 돌리는 겁니까?”“응. 지난번에 같이 새로운 취미 찾아보기로 했잖아.”“그렇죠.”“오늘은 서로 쓸 찻잔 만들어 주는 거야. 대신 완성품은 마음에 안 들어도 교환하기.”도현이 미소 지었다.“상당히 위험한 조건이군요.”“왜?”“제 손재주를 아직 모르시지 않습니까.”서윤은 웃었다.“나도 몰라. 그러니까 재밌지.”오후 1시 10분.두 사람은 골목 안쪽에 있는 작은 도자기 공방에 도착했다.작업대 위에는 회색 점토가 놓여 있었고, 창가 선반에는 크기와 모양이 다른 찻잔들이 줄지어 있었다.강사가 앞치마를 건넸다.“오늘은 처음이시니까 손잡이 없는 찻잔부터 만들어 볼게요. 굽고 유약을 입히는 과정까지 거쳐야 해서 완성품은 약 4주 뒤에 받으실 수 있습니다.”서윤은 앞치마를 두르며 도현을 바라봤다.“우리 4주 뒤에 다시 데이트할 곳 생겼네.”“그러네요.”“그때 누가 더 잘 만들었는지도 확인하고.”도현은 소매를 걷었다.“오늘 승부가 시작되는 겁니까?”“아니. 오늘은 사랑으로 평가해 줄게.”“그렇다면 안심입니다.”오후 1시 40분.서윤은 물레 앞에 앉아 점토에 손을 얹었다.기계가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어? 어어?”점토가 한쪽으로 기울었다.강사가 웃으며 설명했다.“손에 힘을 너무 주지 마세요. 양손으로 중심을 잡아 주시면 됩니다.”서윤은 다시 자세를 고쳤다.“생각보다 어렵네.”옆자리 도현은 말없이 점토를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손 아래에서 둥근 형태가 조금씩 올라왔다.서윤이 고개를 돌렸다.“잠깐. 당신 왜 잘해?”“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처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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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화: 일요일, 아내가 사라진 2시간

일요일 오전 9시 40분.차도현은 침실에서 나와 거실을 둘러봤다.평소라면 식탁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서윤이 보이지 않았다.대신 식탁 위에 작은 메모가 놓여 있었다.‘도현 씨, 나 잠깐 외출! 오후 1시 전에는 돌아올게. 아침 챙겨 먹고 있어. — 서윤’도현은 메모를 읽고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오전 9시 12분에 서윤에게서 메시지도 와 있었다.[한서윤]오늘은 나 혼자 다녀올 데가 있어. 걱정하지 말고 구름이랑 호두랑 놀고 있어.도현은 답장을 보냈다.[차도현]알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점심은 함께 먹겠습니다.그때 호두가 발치로 다가와 울었다.“야옹.”도현은 호두를 내려다봤다.“엄마가 외출하셨습니다.”호두는 대답 대신 그의 슬리퍼 끈을 물었다.“저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놀아 드리겠습니다.”오전 10시 25분.서윤은 시내의 작은 서점에 있었다.그녀가 찾아온 곳은 평소 자주 가던 서점이 아니었다.책장 사이에 오래된 엽서와 수제 노트가 진열된 독립서점이었다.“어서 오세요.”서점 주인이 인사했다.서윤은 가방에서 작은 종이를 꺼냈다.“혹시 주문한 책 도착했을까요?”“아, 한서윤 고객님이시죠?”주인은 카운터 아래에서 포장된 책 한 권을 꺼냈다.짙은 남색 표지에 은색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건축가의 스케치북: 오래된 집과 창문의 기록》서윤은 조심스럽게 포장을 풀었다.도현이 지난주 독립서점에서 골랐던 오래된 문과 창문 사진집을 떠올리며 찾아낸 책이었다.그가 좋아하는 건물의 구조와 손으로 그린 설계 스케치가 담겨 있었다.“와, 생각보다 더 예쁘다.”주인이 웃었다.“절판된 책이라 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서윤은 첫 장을 넘겼다.연필로 그린 작은 창문 옆에 건축가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사람이 오래 머무는 공간에는 반드시 그 사람의 습관이 남는다.’서윤은 그 문장을 한참 바라봤다.“이거 선물 포장도 가능할까요?”오전 11시 30분.도현은 집에서 고양이들의 놀이 시간을 마치고 있었다.호두는 낚싯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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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화: 월요일, 수정된 문장의 주인

월요일 오전 8시 50분.한서윤은 출근하자마자 지난주 금요일 정하린에게 받은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관리자 지시 변경 시 직원에게 사유를 공개한다.’하린이 제출했다는 원본에는 분명히 들어 있었지만, 팀에 공유된 최종본에서는 빠졌다는 문장이었다.서윤은 교육운영팀 담당자에게 연락했다.“지난달 업무 지시 변경 개선안 관련 자료 전부 확인할 수 있을까요?”“최종본 말씀하시는 건가요?”“최초 제출본부터 수정본까지요. 문서 이력도 포함해서요.”“네. 확인해 보겠습니다.”서윤은 노트북을 열었다.누군가 의도적으로 문장을 삭제했을 수도 있었다. 반대로 검토 과정에서 정당한 이유로 수정했을 가능성도 있었다.지금 필요한 것은 추측이 아니라 기록이었다.오전 10시 15분.담당자가 파일 4개를 가져왔다.“총괄님, 확인했습니다. 정하린 대리님이 처음 제출한 파일은 9월 18일 자입니다.”서윤은 문서를 열었다.하린이 말했던 문장이 있었다.그런데 9월 23일 수정본에서는 문장 끝부분이 달라져 있었다.최초 제출본‘관리자 지시 변경 시 직원에게 변경 사유를 공개한다.’수정본‘관리자 지시 변경 시 변경 사유를 기록한다.’서윤은 두 문장을 나란히 놓았다.“수정자는 누구예요?”“운영기획팀 공용 계정으로 표시됩니다.”“공용 계정이요?”“네. 당시에는 팀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던 계정이었습니다.”서윤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실제 수정자가 누구인지 바로 확인하기 어렵겠네요.”“접속 기록은 남아 있을 겁니다.”“그 기록부터 보존 요청해 주세요.”오전 11시 30분.서윤은 내부 감사 담당자와 회의를 진행했다.“현재 확인된 건 문구가 변경됐다는 사실뿐입니다.”감사 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수정 권한이 있었는지, 검토 과정에서 합의된 변경인지 확인해야 합니다.”“그리고 원래 제안자인 하린 씨에게 수정 사실이 전달됐는지도요.”“네. 관련 회의록도 확인하겠습니다.”서윤은 잠시 생각하다 덧붙였다.“하린 씨는 이미 퇴사했어요. 자료 확인이 필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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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화: 지워진 문장보다 중요한 것

화요일 오전 9시 20분.한서윤은 내부 감사팀에서 전달받은 문서 수정 이력 보고서를 열었다.전날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수정자의 신원이 일부 밝혀져 있었다.9월 23일 오전 10시 42분.접속 계정: 운영기획팀 공용 계정.접속 단말기: 운영기획팀 3번 업무용 PC.수정 내용: ‘직원에게 변경 사유를 공개한다’ 문구 삭제.서윤은 마지막 항목을 다시 읽었다.“단말기까지는 확인됐네요.”감사 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만 해당 PC를 여러 직원이 사용한 기록이 있어서 실제 수정자는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당시 회의록은요?”“오전 중에 전달받을 예정입니다.”서윤은 보고서를 덮었다.“수정한 사람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문장이 왜 빠졌는지부터 확인해 주세요.”오전 11시.회의록이 도착했다.서윤은 화면을 넘기다가 9월 22일 자 검토 회의 내용을 발견했다.안건: 업무 지시 변경 이력 공개 범위.검토 의견: 관리자 판단에 필요한 내부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 있음.결론: 공개 범위 추가 검토 후 최종 문구 확정.그 아래에는 참석자 6명의 이름이 있었다.윤재석 본부장도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다.‘추가 검토’라고 적혀 있을 뿐, 공개 조항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은 없었다.서윤은 감사 담당자에게 물었다.“추가 검토 결과가 따로 남아 있나요?”“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그런데 다음 날 공유본에서는 문장이 빠졌네요.”“네.”서윤은 잠시 생각했다.“그럼 누가 삭제했는지만이 아니라, 그 문서를 최종본으로 승인한 과정도 확인해야겠어요.”오후 12시 30분.도현은 구내식당에서 서윤과 마주 앉았다.“오늘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까?”“일부만.”서윤은 물을 한 모금 마셨다.“회의에서는 공개 범위를 추가 검토하자고 했는데, 다음 날 공유본에서는 공개 조항이 아예 빠졌어.”도현의 표정이 진지해졌다.“최종 승인 기록은 없습니까?”“아직 확인 중이야.”“그렇다면 승인 절차에 문제가 있었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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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화: 직원 화면에 처음 나타난 이유

수요일 오전 9시 10분.“총괄님, 수정된 화면 배포 준비 끝났습니다.”한서윤은 물류운영팀의 시험용 시스템을 확인했다.어제까지 직원 화면에는 ‘업무 우선순위가 변경되었습니다’라는 알림만 나타났다.오늘부터는 변경 사유도 함께 표시될 예정이었다.“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장은 어떻게 처리돼요?”“자동으로 경고가 뜨고, 담당자가 공개용 문구를 따로 작성하게 했습니다.”“좋아요. 다만 경고 기능을 너무 믿지는 마세요. 실제 배포 전에는 사람이 한 번 더 확인해야 해요.”담당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오전 9시 30분.서윤은 배포 승인 버튼을 눌렀다.‘시범 운영 기능 업데이트 완료.’“이제 현장 반응을 봐야겠네요.”오전 10시 5분.첫 번째 변경 알림이 접수됐다.‘2번 상차 구역 설비 점검으로 작업 위치가 4번 구역으로 변경되었습니다.’서윤은 현장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알림 확인하셨어요?”“네. 이번에는 이유까지 바로 보여서 좋습니다.”“추가로 관리자에게 확인할 내용은 없으셨어요?”“작업 위치는 알겠는데, 언제까지 4번 구역을 사용해야 하는지는 안 나옵니다.”서윤은 메모했다.“종료 예정 시간도 필요하겠네요.”“네. 그게 있으면 훨씬 편할 것 같습니다.”통화를 마친 서윤은 담당자에게 말했다.“변경 이유만으로 충분하지 않네요. 직원 입장에서는 언제까지 적용되는지도 알아야 하니까요.”오전 11시 20분.두 번째 시험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나왔다.고객지원팀 직원이 보낸 화면이었다.‘긴급 고객 응대 요청으로 담당 업무가 변경되었습니다.’그 아래에는 변경 사유가 표시돼 있었다.그런데 문장 끝에 고객의 이름 일부가 남아 있었다.서윤의 표정이 굳었다.“이건 안 되겠는데요.”담당자가 화면을 확인했다.“자동 경고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우선 해당 알림의 노출 범위부터 확인해 주세요. 이미 본 직원에게서 내용을 회수할 수는 없으니까요.”서윤은 곧바로 개인정보 담당자에게 연락했다.“시범 운영 중 고객 식별 정보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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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화: 의장님이 직접 받은 불편 신고

목요일 오전 8시 45분.차도현은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에 놓인 작은 봉투를 발견했다.발신자 이름은 없었다.봉투 앞면에는 단정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차도현 의장님께. 직원으로서 직접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도현은 봉투를 열었다.안에는 편지 한 장과 출력된 화면 사진 2장이 들어 있었다.의장님, 새로운 업무 지시 변경 시스템이 도입된 뒤 좋아진 점도 있습니다.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관리자가 구두로 지시를 바꾸는 일이 있습니다.시스템에 기록된 내용과 실제 지시가 다를 때, 직원들은 무엇을 따라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도현은 마지막 문장을 읽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저희가 원하는 건 관리자를 신고하는 방법이 아니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오전 9시 30분.서윤은 도현의 연락을 받고 의장실로 올라왔다.“무슨 일이야?”도현은 편지를 건넸다.“직원이 직접 보낸 것 같습니다.”서윤은 내용을 읽었다.“구두 지시와 시스템 기록이 다르다고?”“네. 실제 사례인지 확인해야겠습니다.”서윤은 첨부된 화면을 살폈다.첫 번째 사진에는 오전 10시까지 A 작업을 진행하라는 기록이 있었다.두 번째 사진에는 오전 9시 42분에 B 작업으로 변경됐다는 직원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이것만으로는 누가 잘못했다고 판단하기 어렵겠어.”“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다만 직원이 서로 다른 지시를 받았다면 확인할 방법은 있어야지.”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작성자를 찾기보다는 사례 자체를 점검하는 게 좋겠습니다.”서윤은 편지를 다시 봉투에 넣었다.“좋아. 현장에 같은 문제가 있는지 익명으로 확인해 보자.”오전 11시.서윤은 물류운영팀 관리자들과 화상회의를 열었다.“시스템에 등록하지 않고 구두로 업무 순서를 바꾸는 경우가 있나요?”한 관리자가 대답했다.“급한 상황에서는 있습니다. 직원이 바로 옆에 있으면 말로 전달하는 게 빠르니까요.”“그 자체가 문제라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이후 기록은 어떻게 남기나요?”잠시 침묵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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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화: 금요일 오후, 사라진 지시의 책임

금요일 오전 9시 15분.한서윤은 출근하자마자 현장 확인 요청 기능의 최종 시험 결과를 확인했다.전날 추가한 ‘받은 지시 확인 요청’ 버튼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었다.‘관리자 미응답 시 처리 기준 없음.’서윤은 담당자에게 물었다.“직원이 확인 요청을 보냈는데 관리자가 답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죠?”“현재는 계속 대기 상태로 남습니다.”“그럼 직원은 기다리다가 업무를 못 할 수도 있겠네요.”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부분을 수정해야 합니다.”서윤은 화면을 가리켰다.“긴급한 작업 변경은 현장 안전 기준에 따라 우선 조치하고, 일반적인 변경은 정해진 시간 안에 답변하도록 구분해 주세요.”“답변 기한은 어떻게 정할까요?”“현장별로 업무 속도가 다르니까 직접 의견을 받아 봐야죠.”서윤은 회의 일정을 확인했다.“오전 중에 물류운영팀과 고객지원팀 담당자들을 연결해 주세요.”오전 10시 40분.화상회의에는 현장 직원과 관리자 8명이 참석했다.서윤이 먼저 질문했다.“구두 지시를 받았는데 시스템 기록이 다를 때, 확인 답변을 얼마나 기다릴 수 있나요?”물류운영팀 직원이 말했다.“상차 작업은 10분만 늦어져도 다음 작업에 영향이 있습니다.”고객지원팀 직원은 다른 의견을 냈다.“저희는 업무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고객 응대 중에는 바로 확인하기 어려울 때도 있어요.”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모든 부서에 같은 시간을 적용하면 안 되겠네요.”관리자 한 명이 손을 들었다.“직원이 확인 요청을 보내면 저희에게 알림이 오나요?”“네. 다만 알림만으로 끝나지 않도록 미응답 건을 따로 관리하려고 합니다.”“그럼 놓치는 일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서윤은 메모했다.“좋아요. 우선 부서별 기준을 정해서 제한적으로 시험해 보죠.”오후 12시 25분.구내식당에서 도현은 서윤의 맞은편에 앉았다.“오늘은 오전부터 회의가 많으셨군요.”“응. 현장마다 업무 속도가 다르니까 하나로 정하기가 어렵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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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화: 별이 보이지 않는 밤에도

토요일 오전 10시 20분.“도현 씨, 오늘 별 볼 수 있겠지?”서윤은 거실 창문 너머로 하늘을 올려다봤다.구름이 제법 많았다.도현은 태블릿으로 천문대 안내를 확인했다.“현재는 관측 프로그램이 정상 진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저녁에 구름이 많아지면 실내 강연으로 변경될 수 있다고 합니다.”“아쉽다. 나 망원경으로 달 보고 싶었는데.”“아직 취소된 건 아닙니다.”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저녁까지 기다려 보자.”그때 구름이가 창가에 올라와 앉았다.서윤은 고양이를 바라보며 웃었다.“구름아, 오늘은 네 친구들이 하늘에서 좀 비켜 줬으면 좋겠다.”도현이 옆에서 말했다.“구름이에게는 어려운 부탁일 것 같습니다.”오후 2시 15분.두 사람은 천문대로 출발하기 전 근처 카페에 들렀다.서윤은 따뜻한 바닐라라테를 주문했고, 도현은 아메리카노를 골랐다.창밖으로는 사람들이 우산 없이 거리를 걷고 있었다.“비는 안 오네.”“네. 구름만 조금 있습니다.”서윤은 휴대전화로 별자리 지도를 열었다.“오늘 북두칠성 찾을 수 있을까?”도현은 화면을 살폈다.“관측 장소에서 북쪽 하늘이 잘 보인다면 가능할 겁니다.”“당신은 별자리 잘 알아?”“기본적인 것만 압니다.”서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 말 지난번 도자기 공방에서도 했던 것 같은데.”“이번에는 정말입니다.”“믿어 줄게. 대신 오늘 나보다 먼저 찾으면 반칙이야.”도현은 웃었다.“그럼 아내가 먼저 찾으실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오후 5시 40분.두 사람은 천문대에 도착했다.입구에는 작은 전시실과 관측 안내판이 있었다.서윤은 천체 사진이 전시된 벽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와, 저거 토성이야?”사진 속에는 고리가 선명한 행성이 떠 있었다.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것 같습니다.”서윤은 가까이 다가갔다.“진짜 신기하다. 저 고리가 실제로 보인다는 거잖아.”“망원경 성능과 관측 조건에 따라 다르겠죠.”안내 직원이 다가와 설명했다.“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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