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문 취소 금액은 생각보다 컸다.전체 초도 물량의 약 40퍼센트.출시 직후 반응은 좋았지만, 해외 유통사 세 곳이 동시에 발주 수량을 줄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다음 날 긴급회의가 열렸다.화면 너머 루카의 표정도 평소보다 진지했다.“뮌헨 쪽에서 계약 안정성을 다시 검토하고 있습니다.”“해임안은 부결됐잖아요.”내 말에 루카가 고개를 저었다.“그건 압니다.”화면에 계약 검토 요청서가 띄워졌다.“문제는 현재 대표가 누구냐가 아닙니다. 경영 구조가 앞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대표 권한 분산.이해충돌 관리 강화.해외 유통사 입장에서는 계약 승인 절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었다.한 임원이 말했다.“가격을 낮춰서라도 물량을 유지하는 게 낫습니다.”“반품 조건도 완화할 수 있습니다.”“광고비 지원까지 붙이면 다시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나는 수정안을 넘겨보다가 고개를 저었다.“이 조건을 다 받아들이면 매출은 유지돼도 수익성이 무너집니다.”“주문 자체가 없어지는 것보다는 낫죠.”“처음부터 우리가 불안하다고 인정하는 모양이 될 수도 있습니다.”회의실이 조용해졌다.도현은 내 쪽을 보지 않았다.공동 브랜드의 실무 결정은 이미 내가 맡고 있었다.나는 화면에 유통사 세 곳의 요청을 띄웠다.“직접 만나겠습니다.”“독일에 다시 가겠다는 겁니까?”“네.”“출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습니다.”“그래서 지금 가야 합니다.”나는 자료를 넘겼다.“세 곳 모두 취소 사유가 조금씩 다릅니다. 한 곳은 경영 안정성, 한 곳은 반품 조건, 한 곳은 향후 생산 보증을 문제 삼고 있어요.”가격만 깎아 줘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삼 일만 다녀오겠습니다.”루카가 물었다.“삼 일 안에 되돌릴 수 있겠습니까?”“모르겠습니다.”나는 솔직하게 답했다.“대신 무엇을 바꾸면 돌아오는지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그제야 도현이 입을 열었다.“인원은?”“저, 민석 과장, 법무팀 한 명.”“좋습니다.”그 한마디로 결정됐다.회의가
Last Updated : 2026-08-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