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건 완전한 거절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었다.윤세라에게 보낸 답변은 간단했다.**[해외지사 파견을 수락하되, 1년 상주가 아닌 3개월 단위 순환 파견을 제안드립니다.]**프라하 현지 안정화가 필요한 초기 세 달은 내가 직접 머문다.이후에는 한국 본사와 프라하를 오가며 운영 상황을 점검한다.현지에 별도 실무 부책임자를 두고, 내가 모든 업무를 혼자 쥐지 않는 구조.처음부터 생각했던 답은 아니었다.하지만 일주일 동안 고민하고 나니 알게 됐다.나는 프라하에서도 일하고 싶었고,이 집에서도 살고 싶었다.둘 중 하나를 완전히 버리고 싶지 않았다.*도현과 통화한 건 메일을 보낸 직후였다.“어떻게 했습니까?”나는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조건부로 수락했어요.”잠깐 정적이 흘렀다.“조건부?”“1년 상주는 안 하고요. 처음 세 달만 프라하에 있으려고요.”“세 달.”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그 뒤에는 한국에서 본사 책임자로 일하면서 필요할 때 출장 가는 방식으로 제안했어요.”도현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왜 말이 없어요?”“계산 중입니다.”“뭘요?”“세 달이 며칠인지.”웃음이 터졌다.“그걸 왜 계산해요?”“길잖습니까.”“1년보다는 짧잖아요.”“그건 맞습니다.”도현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그래도 가는군요.”“네.”이번에는 나도 피하지 않았다.“가고 싶어요.”“알겠습니다.”“서운해요?”“많이.”“그래도?”“그래도 잘한 결정 같습니다.”나는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왜요?”“당신답잖습니까.”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좋았다.*다음 날 윤세라에게 답이 왔다.조건은 대부분 받아들여졌다.초기 석 달 프라하 상주.이후 분기별 현지 점검.현지 부책임자 신규 지정.본사 복귀 후에도 유럽 사업 총괄 업무 유지.윤세라는 마지막으로 물었다.“확실히 이 조건으로 하겠습니까?”“네.”“차 대표하고 상의했어요?”“결정하고 나서 말했습니다.”그녀가 웃었다.“그게 더 한서윤 대리답네요.”“
Last Updated : 2026-08-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