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전 9시 17분.최태혁은 감사 담당자에게서 전날 발견한 확인서의 검토 결과를 들었다.“문서 작성일이 실제 투자 확정일보다 5일 빠릅니다.”“발급한 곳은 확인됐습니까?”“당시 재무팀에서 작성했습니다. 외부 투자기관이 발급한 문서는 아닙니다.”태혁은 미간을 좁혔다.“그런데 제목이 투자금 집행 확정 확인서군요.”“네. 내부 예상 일정을 확정된 것처럼 기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작성 경위부터 확인하십시오. 실제 지급을 승인한 사람이 어떤 자료를 봤는지도요.”담당자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시 지급 절차에 참여했던 직원들을 면담하겠습니다.”태혁은 창밖을 바라봤다.6년 전 자신이 서둘러 승인한 계약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자금 집행까지 자신이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오전 11시 32분.후임 후보자가 수정된 업무 절차를 가져왔다.“최 이사님, 신규 계약부터 적용할 검토표입니다.”태혁은 내용을 살펴봤다.법무 검토, 재무 검토, 위험 사항, 최종 승인 사유가 각각 구분돼 있었다.“좋습니다. 다만 한 가지 추가합시다.”“어떤 부분입니까?”“검토가 완료되지 않았을 때는 완료된 것처럼 표시하지 못하도록요.”상대가 웃었다.“이번 조사 때문에 생각하신 겁니까?”“그렇기도 하고, 앞으로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태혁은 서류를 돌려주었다.“이제 이 업무는 당신이 주도하세요.”“믿고 맡겨주시는 겁니까?”“네. 대신 의견이 다르면 언제든 말씀하십시오.”오후 6시 46분.은서율은 거실 바닥에 여행 가방을 펼쳐 놓고 있었다.“주인님, 이번에는 제가 짐 목록 만들었어요.”태혁은 옆에 앉았다.“보여줘.”“옷, 세면도구, 충전기, 책. 그리고 간식!”“간식이 제일 크게 적혀 있는데?”“중요하니까요.”태혁은 웃으며 목록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었다.《아무것도 하지 않을 시간.》서율이 그의 글씨를 보고 미소 지었다.“이건 준비물이 아닌데요?”“제일 중요한 준비물이야.”“그럼 제가 하나 더 쓸게요.”서율은 그
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