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가이드라인 (Play Guideline)의 모든 챕터: 챕터 621 - 챕터 630

817 챕터

《621화 : 대표에게 보고되지 않은 결재》

금요일 오전 9시 32분.최태혁은 감사 담당자와 함께 회의실에 들어섰다.맞은편에는 현재 재무팀 책임자가 앉아 있었다.“6년 전 자문 수수료 선지급에 관해 확인하겠습니다.”태혁이 서류를 펼쳤다.“당시 대표 보고 전에 지급을 요청하셨습니까?”“네. 다만 사업본부장의 승인을 받았습니다.”“대표 승인도 필요했던 금액 아닙니까?”상대는 잠시 침묵했다.“당시에는 긴급 집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감사 담당자가 질문했다.“그 판단의 근거가 남아 있습니까?”“별도 승인 메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제출해 주시겠습니까?”“찾아보겠습니다.”태혁은 서류를 덮었다.“이번 신규 거래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지 마십시오.”상대가 고개를 들었다.“저를 업무에서 배제하시겠다는 겁니까?”“아닙니다. 승인 절차를 지키자는 겁니다.”오후 12시 18분.후임 후보자가 태혁에게 물었다.“최 이사님, 오늘 면담은 어떠셨습니까?”“확인할 자료가 더 남았습니다.”“자문위원 전환이 늦어질까요?”“그럴 이유는 없습니다. 조사와 인수인계는 구분해서 진행할 겁니다.”태혁은 새 업무 일정표를 내밀었다.“다음 주부터 정기 운영회의는 당신이 주재하세요.”“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네. 제가 계속 앞에 있으면 당신이 결정할 기회가 없으니까요.”후임 후보자는 미소 지었다.“그럼 책임지고 해보겠습니다.”오후 6시 41분.은서율은 현관에 들어선 태혁의 손을 잡았다.“주인님, 오늘은 제가 저녁 예약했어요.”“어디?”“우리 처음 데이트했던 레스토랑이요.”태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거기가 아직 있어?”“네. 메뉴도 거의 그대로래요.”“그럼 오늘 특별한 날이야?”서율은 웃었다.“그냥 주인님이랑 좋은 기억 하나 더 만들고 싶어서요.”태혁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옷 갈아입고 나올게.”오후 7시 26분.레스토랑 창가 자리에 앉은 서율은 메뉴판을 펼쳤다.“주인님, 예전에 여기서 뭐 드셨는지 기억하세요?”“스테이크.”“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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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화 : 내 이름으로 남겨진 결재》

토요일 오전 10시 18분. 최태혁은 감사 담당자에게 전달받은 자료를 다시 펼쳤다. 6년 전 월간 자금 보고서의 최종 검토자란에는 분명 자신의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다. “이 보고서는 재무팀에서 작성한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런데 왜 사업 담당자인 제가 최종 검토자로 지정됐습니까?” “당시 결재 경로가 변경된 기록이 있습니다.” 태혁은 화면을 바라봤다. 원래 최종 검토자는 사업본부장이었다. 그런데 보고서 제출 2시간 전, 검토자가 최태혁으로 변경돼 있었다. “변경 요청자는요?” “당시 재무팀 책임자입니다.” 태혁은 잠시 생각했다. “제가 실제로 승인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까?” “전자결재 기록에는 승인 완료로 표시돼 있습니다. 접속 기록은 추가 확인 중입니다.” “그럼 기록이 나올 때까지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오후 12시 36분. 은서율은 거실에서 낭독극 원고를 읽고 있었다. 태혁이 옆에 앉자 그녀가 원고를 내려놓았다. “주인님, 오늘은 회사 안 가세요?” “응. 오늘은 쉬려고.” “그럼 저랑 서점 갈래요?” “좋아.” 서율은 반갑게 웃었다. “이번에는 제가 책 1권 골라드릴게요.” “어떤 책?” “비밀이에요. 주인님이 평소에 안 읽는 종류로요.” 태혁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기대되네.” 오후 2시 14분. 서점에서 서율은 여행 에세이 한 권을 골랐다. “주인님, 이거 읽어보세요.” “여행 이야기네.” “네. 계획 없이 떠난 사람들이 쓴 이야기래요.” 태혁은 책을 펼쳤다. “나한테 필요한 책이군.” “그렇죠?” 서율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태혁은 이번에는 서율에게 책을 골라줬다. 작은 도시의 오래된 극장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었다.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서율은 표지를 살펴봤다. “주인님, 제 취향 정말 잘 아세요.” “10년 동안 배웠으니까.” 서율은 그의 팔짱을 꼈다. 오후 6시 27분.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새로 산 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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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화 : 그날 밤의 접속 기록》

월요일 오전 9시 24분.최태혁은 감사 담당자와 함께 복원된 전자결재 기록을 확인했다.“원격 접속 가능 여부는 확인됐습니까?”“네. 당시에는 외부 접속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별도의 보안 인증이 필요했습니다.”“인증 기록도 남아 있습니까?”“일부 남아 있습니다.”담당자는 화면을 돌렸다.승인 시각은 오후 8시 46분.접속 계정은 최태혁.그런데 인증에 사용된 기기는 태혁이 회사에서 지급받았던 노트북이었다.“이 노트북은 당시 제가 사용하던 겁니다.”“그날 어디에 두셨는지 기억하십니까?”태혁은 잠시 생각했다.“계약 체결 후 사무실에 두고 나왔던 것 같습니다.”“그렇다면 기기 보관 기록도 확인하겠습니다.”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시 기기를 누가 사용했는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리지 마십시오.”오전 11시 18분.태혁은 후임 후보자와 인수인계 자료를 정리했다.“다음 주부터 운영회의는 전부 맡으셔도 됩니다.”“최 이사님은 참석하지 않으십니까?”“필요할 때만 참석하겠습니다.”상대는 잠시 웃었다.“이제 정말 자리를 넘겨주시는군요.”“그래야 당신도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태혁은 서류철을 건넸다.“대신 문제가 생기면 숨기지 말고 바로 공유해 주세요.”“그건 약속드리겠습니다.”오후 6시 32분.은서율은 식탁에 작은 상자를 올려놓았다.“주인님, 이거 보세요.”태혁이 상자를 열자 나무로 만든 작은 책갈피가 들어 있었다.“서점에서 주문한 거야?”“네. 이름도 새겼어요.”책갈피에는 **《최태혁의 쉬는 시간》**이라고 적혀 있었다.태혁은 웃음을 터뜨렸다.“이제 쉬는 것도 이름표가 필요해?”“네. 주인님은 자꾸 일하시니까요.”서율은 책갈피를 그의 손에 쥐여주었다.“하루에 30분이라도 책 읽으세요.”“그럼 그 시간에는 네가 옆에 있어 줄래?”“당연하죠.”태혁은 그녀를 끌어안았다.“고마워, 서율아.”오후 8시 41분.두 사람은 거실에서 각자 책을 읽고 있었다.서율이 먼저 입을 열었다.“주인님, 여행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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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화 : 노트북을 사용한 사람》

화요일 오전 10시 12분.최태혁은 감사 담당자와 함께 IT 지원 담당자를 만났다.“6년 전 제 노트북을 점검하셨다고 들었습니다.”담당자는 오래된 작업 기록을 펼쳤다.“네. 보안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않는다는 요청이었습니다.”“당시 누가 노트북을 가져왔습니까?”“재무팀 직원이었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점검하는 동안 직접 사용하셨습니까?”“오류 확인과 프로그램 재설치는 제가 했습니다. 다만 중간에 다른 장비를 점검하러 자리를 비웠습니다.”태혁은 기록을 살폈다.“그때 노트북은 어디에 있었습니까?”“공용 점검실입니다.”감사 담당자가 물었다.“다른 직원이 접근할 수 있었습니까?”“가능했습니다. 당시에는 출입 통제가 엄격하지 않았습니다.”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접속 기록만으로 사용자를 특정하기 어렵겠군요.”“네. 죄송합니다.”“사과하실 일은 아닙니다. 기억나는 사실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오후 12시 28분.감사 담당자는 점검실의 과거 출입 기록을 확인했다.“당시 기록은 대부분 보존 기간이 지나 삭제됐습니다.”“복원할 방법은 없습니까?”“현재로서는 어렵습니다.”태혁은 잠시 생각했다.“그럼 결재 승인 방식부터 다시 확인합시다.”“어떤 부분을 말씀하십니까?”“승인할 때 비밀번호를 다시 입력해야 했는지요.”담당자는 자료를 확인했다.“당시에는 로그인된 상태라면 별도 인증 없이 결재가 가능했습니다.”태혁은 서류를 내려놓았다.“그렇다면 계정 사용 기록만으로 제가 승인했다고 확정할 수는 없겠군요.”“맞습니다.”오후 6시 35분.은서율은 거실에서 작은 상자를 포장하고 있었다.“주인님,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태혁이 웃으며 다가왔다.“약속했잖아.”“뭘요?”“이제 저녁은 가능하면 같이 먹기로.”서율은 상자를 내밀었다.“그럼 이것부터 열어보세요.”안에는 두 사람이 놀이공원에서 찍은 사진으로 만든 작은 탁상 달력이 들어 있었다.“직접 만든 거야?”“네. 사진 골라서 주문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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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화 : 마지막 결재의 진실》

수요일 오전 9시 42분.최태혁은 감사 담당자에게서 새로운 자료를 전달받았다.“재무팀 공용 계정의 사용 기록을 확인했습니다.”“실제 수정한 사람이 밝혀졌습니까?”“당시 재무팀 책임자가 직접 수정했다고 인정했습니다.”태혁은 서류를 내려다봤다.“수정한 이유는요?”“사업본부장의 요청이었다고 합니다. 성과보수 지급 내역은 별도로 보고할 예정이었다고요.”“그 별도 보고는 이루어졌습니까?”“현재까지 확인된 기록에는 없습니다.”태혁은 잠시 생각했다.“그렇다면 보고서를 수정한 경위와 결재 실행자는 별도로 확인해야겠군요.”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결재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직원이 나타났습니다.”“누굽니까?”“당시 IT 점검실에서 근무하던 직원입니다.”오전 11시 16분.면담실에 들어온 직원은 오래된 업무 수첩을 꺼냈다.“최 이사님 노트북을 점검하던 날이 기억납니다.”“특별한 일이 있었습니까?”“재무팀 직원이 점검 중인 노트북을 잠깐 사용해도 되느냐고 물었습니다.”태혁은 자세를 바로 했다.“사용했습니까?”“네. 급한 결재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누구였습니까?”“당시 재무팀 책임자였습니다.”감사 담당자가 물었다.“그 사람이 실제로 결재 버튼을 누르는 모습도 보셨습니까?”“아니요. 그때 저는 다른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습니다.”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기억나는 사실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제 누가 노트북에 접근했는지는 조금 더 분명해졌다.하지만 결재를 실행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확인이 필요했다.오후 6시 28분.은서율은 거실에 작은 돗자리를 펼쳐 놓고 있었다.“주인님, 오늘은 집에서 소풍이에요.”태혁이 웃음을 터뜨렸다.“거실에서?”“네. 밖에 비 오잖아요.”돗자리 위에는 샌드위치와 과일, 작은 보온병이 놓여 있었다.태혁은 외투를 벗고 그녀 옆에 앉았다.“이런 소풍은 처음인데.”“그럼 노트에 적으셔야겠네요.”서율은 《최태혁의 처음 해보는 일들》을 가져왔다.태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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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화 : 기억나지 않는 지시》

목요일 오전 9시 36분.최태혁은 감사 담당자가 내민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6년 전 사업본부장과 통화한 건 사실이군요.”“네. 오후 8시 21분부터 3분 14초 동안 통화하셨습니다.”“통화 내용도 남아 있습니까?”“녹음은 없습니다. 다만 당시 사업본부장이 작성한 업무 메모가 있습니다.”태혁은 메모를 읽었다.《최 이사 통화 완료. 기존 일정대로 진행.》“이것만으로 결재를 대신하라고 지시했다고 볼 수는 없겠군요.”“맞습니다. 사업본부장에게 구체적인 지시 내용을 다시 확인할 예정입니다.”태혁은 서류를 내려놓았다.“제 기억으로는 계약 일정을 논의했던 통화입니다. 하지만 기억만으로 확정하지는 않겠습니다.”오전 11시 18분.후임 후보자가 태혁의 사무실에 들어왔다.“최 이사님, 자문위원 계약 수정안이 도착했습니다.”태혁은 문서를 펼쳤다.외부 사업 참여 제한은 실제 경쟁 사업으로 좁혀졌고, 일반적인 외부 활동은 사전 통보로 처리하도록 변경돼 있었다.“이 정도면 처음보다 훨씬 합리적이군요.”“법률 검토도 마무리 단계라고 합니다.”태혁은 미소 지었다.“그럼 다음 주에 최종 조건을 논의하겠습니다.”후임 후보자가 물었다.“오래된 계약 문제가 마음에 걸리지는 않으십니까?”“걸립니다. 하지만 그 일 때문에 앞으로의 선택까지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오후 6시 24분.은서율은 주방에서 감자를 깎고 있었다.“주인님, 오늘은 카레예요.”태혁이 소매를 걷었다.“내가 도와줄까?”“그럼 당근 좀 썰어주세요.”두 사람은 나란히 조리대 앞에 섰다.서율이 태혁의 손놀림을 살펴보다 웃었다.“주인님, 당근 크기가 전부 달라요.”“맛에는 문제없잖아.”“그래도 조금만 작게 썰어주세요.”태혁은 당근 한 조각을 들어 보였다.“이 정도?”“네. 합격!”태혁은 웃으며 그녀의 볼에 입을 맞췄다.“엄격한 선생님이네.”“주인님한테만 그래요.”오후 8시 47분.저녁을 마친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서율은 태혁의 어깨에 기대며 물었다.“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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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화 : 업무일지의 마지막 문장》

금요일 오전 9시 28분.최태혁은 감사 담당자가 전달한 업무일지 사본을 펼쳤다.6년 전 계약 체결 당일, 당시 사업본부장이 직접 작성한 기록이었다.《20:21 최 이사 통화. 계약 일정 유지 확인.》그 아래에는 또 다른 문장이 있었다.《20:46 자금 보고서 결재 처리. 추후 최 이사에게 별도 설명 필요.》태혁은 손가락으로 마지막 문장을 짚었다.“별도 설명이 필요했다면, 제가 결재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지 않습니까?”감사 담당자가 대답했다.“그렇게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작성자의 의도도 확인해야 합니다.”“본인에게 물어보셨습니까?”“오늘 오후 추가 면담이 예정돼 있습니다.”태혁은 서류를 내려놓았다.“제 기억과 일치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만으로 결론 내리지는 않겠습니다.”오전 11시 43분.후임 후보자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최 이사님, 자문위원 계약 최종 검토 의견이 나왔습니다.”태혁은 문서를 받아 들었다.월 4회 자문회의, 운영 업무 제외, 실제 경쟁 사업에 한정한 활동 제한.그가 요구했던 조건이 대부분 반영돼 있었다.“이제 서명만 남았군요.”“정말 떠나시는 기분이 어떠십니까?”태혁은 창밖을 바라봤다.“이상하게 홀가분합니다.”“섭섭하지는 않으시고요?”“섭섭하죠. 그래도 제 삶에서 다른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후임 후보자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그동안 감사했습니다.”태혁은 그의 손을 잡았다.“아직 인수인계가 끝난 건 아닙니다.”두 사람은 함께 웃었다.오후 6시 17분.은서율은 거실에서 작은 화분을 옮기고 있었다.“주인님, 이쪽이 나을까요?”태혁은 외투를 벗으며 다가왔다.“창가가 좋겠어. 햇빛이 잘 들어오니까.”“그럼 여기로 결정!”서율은 화분을 내려놓고 태혁을 바라봤다.“오늘은 표정이 좋으시네요.”“자문위원 계약이 거의 마무리됐어.”“정말요?”“응. 다음 주에 최종 서명할 것 같아.”서율은 환하게 웃으며 그를 안았다.“축하드려요,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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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화 : 도착하지 않은 이메일》

월요일 오전 9시 17분.최태혁은 감사 담당자가 건넨 이메일 사본을 확인했다.수신 주소에는 알파벳 하나가 빠져 있었다.“반송 기록은 없습니까?”“있습니다. 발송 2분 뒤 수신 실패 안내가 도착했습니다.”“그럼 당시 사업본부장은 메일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겠군요.”“네. 다만 실제로 반송 안내를 확인했는지는 불분명합니다.”태혁은 이메일 본문을 읽었다.《금일 자금 보고서는 일정상 우선 처리했습니다. 성과보수 지급 항목은 별도 정리 후 설명드리겠습니다.》그는 마지막 문장에서 시선을 멈췄다.“성과보수 항목이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네요.”“그 부분은 본인도 인정했습니다.”“그런데 왜 대표에게는 보고하지 않았습니까?”감사 담당자는 잠시 침묵했다.“그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오전 11시 32분.태혁은 대표와 마주 앉았다.“이번 조사 결과는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입니까?”대표는 감사 보고서 초안을 내려놓았다.“당시 책임자들의 행위를 구분해 판단할 겁니다. 법률 검토도 진행 중이고요.”“제 책임도 빠뜨리지 마십시오.”대표가 고개를 들었다.“최 이사님은 대리 결재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그래도 계약 승인 당시 위험 조항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건 제 잘못입니다.”대표는 잠시 그를 바라봤다.“그 부분까지 보고서에 반영하겠습니다.”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해주십시오.”대표가 서랍에서 문서 한 장을 꺼냈다.“그리고 자문위원 계약은 최종 승인됐습니다.”태혁의 시선이 문서로 향했다.“서명은 언제 하면 됩니까?”“내일 가능합니다.”오후 5시 48분.은서율은 서점에서 산 소설을 읽다가 휴대전화를 확인했다.태혁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최태혁: 오늘 저녁 시간 비워둘 수 있어?은서율: 무슨 일이에요, 주인님?최태혁: 좋은 소식이 있어. 직접 말하고 싶어서.은서율: 그럼 제가 데이트 신청받은 걸로 생각해도 돼요?최태혁: 그래. 오늘은 내가 신청할게.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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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화 : 최태혁의 새로운 첫날

화요일 오전 10시 06분.최태혁은 대표실에 들어섰다.책상 위에는 최종 자문위원 계약서가 놓여 있었다.“정말 이 조건으로 괜찮겠습니까?”대표의 질문에 태혁은 웃었다.“네. 충분히 고민했습니다.”“월 4회 회의만 참석하고, 실무 운영에서는 완전히 빠지는 겁니다.”“알고 있습니다.”태혁은 계약서 마지막 장을 펼쳤다.10년 넘게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책임져 왔다. 그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았다.하지만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일하고 싶었다.그는 펜을 들었다.최태혁.서명을 마치자 대표가 손을 내밀었다.“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앞으로도 자문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십시오.”“그보다 먼저 좀 쉬세요.”태혁은 웃으며 악수했다.“그럴 생각입니다.”오전 11시 42분.사무실로 돌아온 태혁은 마지막 개인 물품을 정리했다.후임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최 이사님, 정말 책상까지 비우시는군요.”“이제 당신 자리니까요.”“부담스럽습니다.”태혁은 책상 위에 놓인 작은 화분을 건넸다.“그럼 이것부터 잘 키워보세요.”“이건 최 이사님이 아끼시던 건데요.”“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자랍니다.”후임자가 웃었다.“운영회의보다 화분 관리가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태혁도 웃었다.“둘 다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게 중요하죠.”그는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둘러봤다.이상하게도 아쉬움보다 기대가 컸다.오후 1시 18분.은서율은 카페에서 원고를 수정하고 있었다.그때 태혁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최태혁: 계약 끝났어.은서율: 축하드려요, 주인님!최태혁: 지금 어디야?은서율: 집 근처 카페요. 왜요?최태혁: 10분 뒤에 갈게.서율은 휴대전화를 바라보다 웃었다.정확히 10분 뒤, 카페 문이 열렸다.태혁이 작은 꽃다발을 들고 들어왔다.“주인님?”“오늘부터 시간이 조금 많아진 남편입니다.”서율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런데 꽃은 왜요?”“기다려줘서 고마워서.”태혁은 꽃다발을 건넸다.서율은 꽃향기를 맡다가 그의 손을 잡았다.“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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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화 : 무대에 오르는 이름》

은서율은 이메일의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었다.《공연 진행에 앞서 작가님께 직접 확인드릴 사항이 있습니다.》“주인님,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요?”최태혁은 그녀 옆에 앉았다.“아직 모르잖아. 아래 내용을 읽어보자.”서율은 화면을 내렸다.《작품의 마지막 장면을 관객 참여형으로 구성하고자 합니다. 원작자의 동의 여부를 확인 부탁드립니다.》“관객 참여형이요?”“어떻게 진행한다는 거지?”첨부된 기획안에는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 한 명이 무대 위의 빈 승차권을 선택하는 방식이 적혀 있었다.서율은 고개를 갸웃했다.“그런데 제 작품은 여자가 스스로 선택하는 게 중요한데…….”태혁이 물었다.“관객이 대신 선택하면 의미가 달라지는 거야?”“네. 주인공이 자기 이름을 되찾는 이야기니까요.”“그럼 그 부분은 지켜야겠네.”서율은 잠시 생각하다 노트북을 열었다.“대신 관객이 승차권에 적힌 질문을 읽어주는 건 어떨까요?”“어떤 질문?”“당신은 누구의 기억으로 살고 있습니까?”태혁은 미소 지었다.“그거 좋다.”다음 날 오후 2시 10분.서율은 공연 연출가와 화상회의를 했다.“작가님, 제안해 주신 방식이 더 좋겠습니다.”“주인공의 선택만큼은 바꾸고 싶지 않았어요.”“동의합니다. 관객은 질문을 던지고, 마지막 결정은 배우가 하도록 구성하겠습니다.”연출가는 화면에 무대 도면을 띄웠다.작은 기차역, 벤치 1개, 문이 없는 출구.그리고 무대 중앙의 빈 의자.“여기에 작가님을 모시고 싶습니다.”서율은 눈을 깜빡였다.“저를요?”“공연이 끝난 뒤 15분 정도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입니다.”서율은 예상하지 못한 제안에 잠시 말을 잃었다.오후 6시 35분.태혁은 서율이 건넨 종이를 읽었다.“작가와의 대화?”“네. 그런데 제가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할 수 있을까요?”“원고는 누구보다 잘 쓰잖아.”“글이랑 말은 다르죠.”태혁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럼 연습해 보자.”그는 소파 맞은편에 앉았다.“첫 번째 질문입니다. 이 작품을 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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