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9시 12분.“주인님, 오늘 준비물 확인하셨어요?”은서율이 현관에서 물었다.최태혁은 작은 가방을 들어 보였다.“운동화, 편한 옷, 물. 전부 챙겼어.”“좋아요. 그럼 출발!”“어디 가는지는 아직도 비밀이야?”“네. 도착하면 알려드릴게요.”서율은 태혁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그는 그녀가 평소보다 신나 보인다는 사실에 웃음을 지었다.오전 10시 26분.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실내 체험장이었다.입구에는 커다란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블라인드 미션 하우스 — 역할 교환 협동 체험》태혁이 안내판을 읽었다.“협동 체험?”“네. 오늘은 제가 주인님을 안내할 거예요.”“어떻게?”“직접 해보시면 알아요.”직원이 두 사람을 맞이했다.“이번 체험은 한 분이 안내자, 다른 한 분이 탐험자가 됩니다. 탐험자는 일부 구간에서 눈가리개를 착용하고 안내자의 말에 따라 이동하게 됩니다.”태혁은 서율을 돌아봤다.“그래서 운동화를 챙기라고 했구나.”서율은 웃었다.“맞아요.”직원이 덧붙였다.“진행 중 언제든 중단하실 수 있고, 장애물 구간에는 안전요원이 함께합니다.”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오전 10시 41분.첫 번째 공간은 작은 미로였다.태혁이 눈가리개를 착용하자 서율은 그의 옆에 섰다.“주인님, 준비되셨어요?”“응.”“그럼 앞으로 3걸음만 걸으세요.”태혁이 천천히 움직였다.“이제 오른쪽으로 돌아주세요.”그는 방향을 바꿨다.“잘하고 계세요.”“서율아.”“네?”“생각보다 네 목소리에 집중하게 되네.”서율은 미소 지었다.“그럼 계속 제 말만 들으세요.”그녀는 바닥의 표시를 확인했다.“앞에 낮은 턱이 있어요. 발을 조금 높이 들어주세요.”태혁은 안내에 따라 턱을 넘었다.그런데 다음 구간에서 서율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어…….”태혁도 걸음을 멈췄다.“왜?”“길이 2개예요.”“어느 쪽이 맞는데?”서율은 벽에 붙은 설명을 읽었다.“왼쪽은 빠른 길이고, 오른쪽은 돌아가는 길
Zuletzt aktualisiert : 2026-10-19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