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9시 24분.은서율은 작업실에서 낭독회 대본을 확인하다가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어제 최태혁과 약속한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남편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함께 해보기로 했다.서율은 검색창에 몇 가지 체험을 입력했다. 도자기 만들기, 향수 제작, 목공, 요리 수업까지 살펴봤지만 대부분 이미 함께 경험한 것들이었다.그러다 화면에 나타난 한 가지 수업을 발견했다.‘성인 취미 발레 원데이 클래스.’서율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번졌다.“이건 안 해보셨겠지?”그녀는 곧바로 태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주인님.”“응, 서율아.”“이번 주에 저랑 새로운 거 하나 해보실래요?”“뭔데?”“비밀이에요.”수화기 너머로 짧은 웃음이 들렸다.“어제 내가 했던 거 그대로 돌려주는 거야?”“네. 아주 공평하죠?”“위험한 건 아니지?”“주인님, 저를 못 믿으세요?”“네가 그렇게 말할 때가 제일 의심스러워.”서율은 웃음을 터뜨렸다.“운동복만 준비하세요.”“운동복?”“네. 그리고 마음의 준비도요.”오후 2시 16분.태혁은 서율이 보내준 주소를 확인하고 건물 앞에 차를 세웠다.간판을 올려다본 그의 표정이 묘해졌다.‘성인 발레 스튜디오.’“은서율.”“네, 주인님.”“설마 발레야?”서율은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내가?”“저랑 같이요.”태혁은 잠시 말이 없었다.서율이 그의 팔을 잡았다.“주인님, 못하시겠어요?”“못할 건 없는데.”“그럼 들어가요.”“너는 해봤어?”“대학교 때 교양 수업으로 조금요.”태혁이 그녀를 내려다봤다.“그러니까 너한테 유리한 걸 골랐네.”서율은 뻔뻔하게 웃었다.“오늘은 제가 선생님이에요.”오후 2시 38분.스튜디오 안에는 커다란 거울과 긴 바가 설치돼 있었다.강사는 두 사람에게 기본 자세부터 설명했다.“발끝을 억지로 바깥쪽으로 돌리지 마시고, 편하게 설 수 있는 범위에서 시작하겠습니다.”서율은 양손을 허리에 올리고 자세를 잡았다.태혁도 옆에서 따라 했다.그
Last Updated : 2026-11-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