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전 8시 24분.은서율은 침실에서 눈을 뜨자마자 협탁 위에 놓인 작은 책자를 바라봤다.《은서율에게 처음으로 하지 못했던 말》전날 최태혁에게 받은 고백이었다.서율은 마지막 장을 펼쳤다.은서율과 최태혁, 다시 연애 1일 차.그녀는 혼자 웃다가 옆에서 책을 읽고 있던 태혁의 팔을 건드렸다.“주인님.”“응?”“오늘은 2일 차네요.”태혁은 책에서 시선을 떼었다.“뭐가?”“우리 다시 연애하는 거요.”“아, 그거.”“반응이 왜 이렇게 시큰둥하세요?”태혁이 웃었다.“그럼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데?”서율은 두 팔을 벌렸다.“새 여자친구한테 아침 인사부터 해주셔야죠.”태혁은 책을 내려놓고 그녀를 끌어안았다.“잘 잤어, 여자친구?”서율은 만족스럽게 웃었다.“네, 남자친구.”“오늘 일정은?”“오전에 대본 확인하고, 오후에는 별일 없어요.”“그럼 오후에 나랑 어디 좀 갈래?”서율이 고개를 들었다.“어디요?”“가보면 알아.”“주인님, 어제 고백 끝났는데 또 비밀이에요?”“이번에는 별거 아니야.”서율은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앉았다.“그럼 데이트 신청이네요?”“응.”“좋아요. 받아드릴게요.”태혁은 웃으며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오전 11시 36분.서율은 작업실에서 낭독회 대본을 검토하고 있었다.제작팀에서 마지막 리허설 일정을 확정해 보내왔다.서율은 일정표에 표시한 뒤 배우들에게 전달할 짧은 메모를 작성했다.마지막 장면에서는 서이강이 유일한 의자에 앉고, 차보배는 책갈피를 손에 쥔 채 서 있어야 했다.그 배치만큼은 그대로 유지하고 싶었다.두 사람이 어떤 관계가 될지 확정하는 대신, 보배가 스스로 다음 대화를 선택하는 순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서율은 수정 사항을 정리해 메일을 보냈다.그때 태혁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오후 2시까지 준비해. 편한 신발 신고.서율은 곧바로 답장했다.많이 걸어요?조금.등산은 아니죠?아니야.서율은 웃음을 터뜨렸다.알겠어요. 남자친구.잠시 뒤
Last Updated : 2026-11-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