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 승진 통보 2일 뒤부터 3일간, 파리 센강 프러포즈로부터 약 3개월 후]다음 날 아침, 식탁 위에는 어젯밤 도현이 제목만 적어 둔 종이가 놓여 있었다.[두 도시의 약혼 계약서]그 아래에는 아무 내용도 없었다. 정확히는, 소율이 아무것도 쓰지 못하게 해 두었다.도현은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노트북과 태블릿, 검은색 파일 하나를 식탁 위에 차례로 올렸다. 마지막으로 세 종류의 펜까지 가지런히 놓는 모습을 보던 소율이 커피잔을 든 채 물었다."우리 둘이 이야기하는 데 펜이 왜 3개나 필요해요?""확정, 보류, 삭제.""색깔별로요?""한눈에 보여야 하니까."소율은 잠시 말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검은색 펜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 2개를 빼앗았다."확정되면 쓰고, 아니면 말로 해요.""기록이 없으면 같은 얘기를 반복하게 돼.""도현 씨랑 있으면 기록이 있어도 반복해요.""내가 언제?""입맞춤 보류 기간이 정확히 3일이냐고 어젯밤에만 4번 물었어요.""..."도현은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식탁 한쪽에 놓인 탁상시계를 확인했다. 소율이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가 헛웃음을 터뜨렸다."지금 시간 재는 거예요?""보류가 시작된 시점을 알아야 끝나는 시점도 정확하지.""그 집요함을 오늘 협의에만 써주세요.""협의가 빨리 끝나면 조정 가능하다고 한 사람은 당신이야.""그러니까 빨리 끝내 봐요."도현의 눈빛이 단숨에 진지해졌다. 방금 전까지 입맞춤을 계산하던 남자와 같은 사람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빠른 전환이었다.그가 노트북 화면을 소율 쪽으로 돌렸다. 화면에는 서울 복귀, 파리 잔류, 순환 근무라는 3개의 항목이 있었다. 어젯밤에는 제목뿐이었던 표에 어느새 장점과 위험 요인까지 정리되어 있었다.소율은 첫 번째 항목을 읽다가 고개를 들었다."언제 만들었어요?""아침에.""몇 시에 일어났는데요?""5시 반.""어제 거의 2시에 잤잖아요.""잠이 안 왔어.""승진 때문에요?""당신이 3일 동안 키스하지 말자고 해서."소율은 손에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4 Ler mais